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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먹어요
우치다 미치코 지음, 모로에 가즈미 그림, 김숙 옮김, 사토 고시 감수 / 만만한책방 / 2022년 5월
평점 :
어린 시절 식사 때마다 부모님은 농부아저씨의 피 땀 어린 노력으로 만들어진 밥이니 쌀 한 톨도 버려지지 않게 깨끗하게 먹으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늘 농부의 노력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랐지만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눈물이 났습니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먹는 것이 다른 생명을 먹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눈물이었습니다.
사카모토씨는 도축장에서 일합니다.
고기를 얻기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지만 죽기 전 소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이 일이 싫어졌습니다.
사카모토씨는 언젠가는 이 일을 그만 두겠다고 결심합니다.
사카모토씨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시노부의 학교 수업 참관을 하러갑니다.
시노부는 아빠의 직업을 소개하는 시간에 ‘우리 아빠는 보통의 정육점에서 일한다.’고 발표합니다.
피가 잔뜩 묻어 있는 아빠의 모습이 보기 싫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안 담임선생님은 아빠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고기를 먹을 수 없다며 아빠는 대단한 일을 하시는 거라고 이야기해줍니다.
그 말을 들은 시노부는 아빠가 하는 일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축장에 ‘미야’라는 이름의 소를 실은 트럭이 들어옵니다.
사카모토씨는 그 트럭에서 내린 소녀가 미야와 마지막 인사를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소녀의 할아버지는 어려워진 집안 형편 때문에 소녀와 함께 자란 미야를 팔수밖에 없게 되었다며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납니다.
그날 밤, 미야를 죽이는 일을 못하겠다는 사카모토 씨에게 이야기를 들은 아들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소가 더 괴로울 것 같다며 그 소를 죽이는 일을 아빠가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도축장으로 간 사카모토씨는 죽기 직전 눈물을 흘리는 미야를 보고 이 일을 좀 더 하기로 결심합니다.
이 책은 도축장에서 일하는 사카모토 씨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조산사로 오래 일한 작가가 삶에 대한 강연을 위해 들른 한 초등학교에서 강연을 하는 사가모토시의 이야기를 듣고 그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우리는 음식물을 먹고 살아갑니다. 산다는 것은 곧 먹는 것이지요. 모든 먹을거리는 생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기도 물고기도 채소도 살도 모두가 새로운 씨앗을 만드는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생명을 먹는 일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죽이는 일이지요.
우리는 많은 생명들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을 실감할 때 비로소 먹을거리의 고마움을 알게 됩니다. 그 소중한 먹을거리를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본문 중에서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위해 생명을 죽여야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생활을 위해 정성껏 키운 생명을 죽여야만 합니다.
그리고 인간을 위해 자신의 내어주는 생명들도 있습니다.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모든 것들이 이렇게 고마운 것이었습니다.
그런 고마움을 그동안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거리를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에게 먹거리의 고마움을 알려주기에 아주 좋은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