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그루팔로와 이야기꾼 생쥐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69
줄리아 도널드슨 지음, 악셀 셰플러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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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살다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도망을 칠 수도 없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그저 꼼짝없이 기다려야 하는 순간도 있지요.


<할머니 그루팔로와 이야기꾼 생쥐>의 생쥐가

바로 그런 상황에 처했습니다.


할머니 그루팔로가 오신다는 소식에

아빠와 딸 그루팔로는

할머니를 위한 음식을 만들 재료를 구하러 숲으로 갑니다.


생쥐는 숲에서 다른 동물들에게

예전에 그루팔로를 골탕 먹였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그들에게 잡혀 냄비 속에서 끓여질 위기에 처하게 되지요.


그런데 생쥐는 당황하지 않습니다.

냄비에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겠다고 제안하지요.


생쥐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아빠와 딸 그루팔로는 이야기에 푹 빠져듭니다.

그리고 생쥐는

가장 재미있는 순간에 이야기를 멈추지요.


"나머지는 내일 들려줄게"


뒷이야기가 궁금했던 아빠와 딸 그루팔로는

생쥐를 냄비에 넣는 일을 뒤로 미루고

그 틈을 이용해 생쥐는 조금씩 빠져나갈 길을 만듭니다.


힘으로는 그루팔로를 이길 수 없었지만

생쥐에게는 이야기라는 큰 힘이 있었네요.


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상상의 세계로 데려가 주기도 하고,

생쥐처럼 막다른 곳에서 빠져나갈 길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이 그림책을 보며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들었던 이야기들이

아이들이 살아가면 어려운 순간을 만났을 때

문득 꺼내 쓸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야기를 할 때

생쥐가 썼던 '재미있는 부문에서 이야기 끊기'도

꼭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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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로직 탐정단 2 ㅣ 네모로직 탐정단 2
이람이 지음, 지은 그림, 김경래 / 다산어린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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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시나요?


저는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무서운 이야기가 끌립니다.


어릴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무서운 이야기를 TV로 볼 때면

귀를 막고 이불을 뒤집어쓰고도

궁금해서 작은 틈으로 끝까지 보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아이들도 그렇더라고요.

무섭다고 하면서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릅니다.


어쩌면 이것은

안전한 곳에서 두려움을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무서운 일이 벌어지지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듣는 나는 안전하니까요.


무서운 이야기 말고

또 아아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직접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인데요.

내가 생각해서 답을 찾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무서우면서

직접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책이 있다면

아이들은 무척 좋아할 겁니다.


그런 책이 있습니다.

바로 <네모로직 탐정단>인데요.


무서운 이야기를 따라가며

네모로직 퍼즐을 풀어야 사건의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밤중 학교에 나타난 해골 유령,

귀신의 집에 나타난 수상한 아이,

거울 너머의 괴물들,

그림 속 얼굴을 훔쳐 가는 얼굴 도둑까지.


책을 읽는 아이는 그저 독자가 아니라

직접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 됩니다.


무시무시한 분위기지만

귀여운 캐릭터들로 인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요.

이야기를 읽어가며 네모로직을 풀다 보면

집중력, 관찰력 논리력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도

퍼즐을 좋아하는 아이도

재미있게 빠져들 것 같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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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8
이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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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이 덜 무서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도

새로운 곳을 가는 일도

여전히 조금은 긴장됩니다.


아마 '처음'이라는 것은

나이를 먹는다고 익숙해지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어른도 그런데 아이들은 어떨까요?

그래서 아이들의 처음을 지켜볼 때면

제가 더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어린이집을 보낼 때도 그랬지만

남편의 직장 때문에 아이들이 전학을 했을 때는 더 그랬습니다.


모두가 서로 아는 아이들 사이에서

혼자 어울리지 못하면 어떡하지?

누군가에게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그림책 <놀이터>를 보면서

전학 가던 날 아이의 아이가 떠올랐습니다.

그날 제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아이의 마음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고요.


새로운 놀이터에 간 아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놀이터에서

놀이 기구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한 몬스터를 발견합니다.


아이는 선뜻 다가가지 못합니다.

숨어서 바라보기도 하고 뒤쫓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다 조금씩 가까워지고

어느 순간 몬스터들과 함께 뛰어놀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도 몬스터가 되지요.


흑백 톤이었던 놀이터와 아이.

그것과 달리 색이 있는 몬스터들.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있고

가까이 가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그랬던 것이 아이가 몬스터들과 조금씩 어울리며

놀이터도 아이도 색채를 갖게 됩니다.


알록달록한 색채와

아이의 환한 얼굴을 보니

저도 모르게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새롭게 사귄 친구 이야기를 신나게 들려주던

아이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의 '처음'앞에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걱정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내디딜 때까지

조금 떨어져 기다려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영장>, <문>의 이지현 작가의 새로운 그림책으로

글자 없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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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 제3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단요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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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보고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평가합니다.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죽어서 지옥 갈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늘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건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 사람을 평가하는 수레바퀴가

사람들 머리 위에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파란색은 정의,

빨간색은 부덕.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두 색의 비율이 달라지고

죽은 뒤 어디로 갈지도 결정됩니다.


사람들은 수레바퀴의 색을

파랗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남을 돕고,

기부를 하고,

환경을 생각하고,

나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이유가

그 사람을 돕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 수레바퀴를 파랗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그것도 선행일까?


그런데 그 수레바퀴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우리 머리 위에도 보이지 않는 수레바퀴가

하나씩 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별점으로 가게를 평가하고,

댓글 몇 줄로 사람을 판단하고,

끊임없이 서로를 평가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책을 덮으며 이런 질문 하나가 남습니다.


아무도 나를 평가하지 않는 순간,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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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랑깨 ㅣ 사이다 고구마 그림책
사이다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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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개성만점의 고구마들이 나와

사투리를 활용해 재미있는 말놀이를 선보였던

<고구마구마>, <고구마유>를 기억하시죠?


이번에 그 세 번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첫 번째 책 <고구마구마>에 나왔던 '작구마'입니다.


너무 작아서 슈우우웅 던져진 작구마.

그런 작구마를 '큰 친구'라고 부르는 깨를 만납니다.


처음 들어보는 '크다'는 말에 작구마는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작은 깨를 보며 작아서 힘들겠다고 말하는데요.


그 말에 깨는 자신이 작지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작구나는 깨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구마", '~랑깨'를 말끝에 붙여 주고받는

작구마와 깨의 대화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 말놀이에 푹 빠져 읽다 보니

'크다'와 '작다'는 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구마들 사이에서는 가장 작았던 작구마가

깨를 만나 큰 존재가 되었으니까요.


생각해 보면 우리도 비슷합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는

한없이 작아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의지가 되는 큰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내가 작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알고 보면 나에게 멋지고 소중한 큰 존재가 되기도 하고요.


이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한 번 더 재미있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았던 깨가 식물로 자라면서

작구마보다 더 커지는 모습을 보여주거든요.


지금은 작아 보이는 존재도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네요.


우리 모두에게

아직 펼쳐지지 않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유쾌하게 보여줍니다.


이야기만으로도 깔깔 웃게 되는데

긍정적인 메시지까지 전달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눈으로 읽는 것보다

꼭 소리 내어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소리 내어 읽을 때

작구마와 깨의 말맛의 재미가 더 크게 느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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