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 킹 - 채권시장을 뒤흔든 혁명가 빌 그로스와 핌코 이야기
메리 차일즈 지음, 이은주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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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와 기업 핌코의 이야기 <본드킹>을 다 읽었습니다. 빌 그로스가 대학을 졸업 후 퍼시픽뮤추얼에서의 활약, 그리고 핌코가 만들어지는 과정, 핌코가 거대한 채권운용회사로 성장한 과정, 마지막으로 빌 그로스의 야누스 캐피털로의 이직까지 다루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느낀 빌 그로스에 대한 소감은 ’실력은 있지만 졸렬하고 무례한 사람(!?)‘입니다. 스크루지 할아버지처럼 돈은 있지만 고약한 할아버지 느낌 입니다. 실력과 동시에 평판을 중요하게 여기는 저로써는 조금 받아들이기 힘든 면이 있었고, 어느 정도 반론으로 돕자면 적어도 ’자기 고객에게 만큼은 최고의 채권 트레이더 였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그런 그에게 배울 점이 없었느냐 하면 또 그러한 것은 아니기에 제가 배운 몇 가지를 나눠보겠습니다.

1. 역발상 사고

빌 그로스는 온통 세상이 주식에 대한 관심으로 지대하던 시절, 역발상으로 채권의 가치를 알아보았습니다. 채권의 안정적인 특성이 빌 그로스의 보수적인 면과 맞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2. 실행력

빌 그로스는 주어진 상황이 어떠하든 방향을 결정 짓고, 이익을 내는 데 몰두 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예민한 면과 강인한 그의 성격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장의 변화에는 예민하게 반응했고, 또 그것을 이용해 이익을 내기위해서 적극적으로 행동했습니다.


3. 투자에 좋은 환경

빌 그로스는 워런 버핏이 오마하, 존 템플턴이 바하마에서 자산을 운용하였듯이 소란스럽고 여러 소음과 정보로 독립적 사고를 방해하는 뉴욕을 벗어나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 핌코 본사를 두었습니다.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는 유행어처럼 환경이 또한 그러함을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4. 게임에서 로그아웃 당하지 않는 자세

빌 그로스는 시장의 생태계와 자산운용사의 수익구조에 대해 잘 이해하였습니다. 바로 게임에서 로그아웃 당하지 않고 꾸준히 잘 달리기만 한다면 자연스럽게 나라와 시장이 적절한 수익률로 보답할 것이고 그는 성공과 부와 명예를 얻으리라 예상하였습니다.


5. 실적

빌 그로스는 10년 동안 연평균 7.7% 수익률을 기록하며 모닝스타가 선정한 ’10년간 최고 채권 관리자‘에 뽑힙니다. 특히 2009년 13.8%라는 놀라운 수익률을 올렸으며 이는 기준 지수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익률이었습니다. 그가 ’채권왕‘으로 불리며 성공 할 수 있었던 요인은 화려한 언변이나 경영능력 보다 역시나 기본 중의 기본, 바로 투자실력에 있었습니다.

6. 확률론적 사고

빌 그로스는 대학4학년 시절 큰 교통사고로 병원에 있는 동안 에드워드 소프의 <딜러를 이겨라>라는 책을 접합니다. 확률에 따라 베팅하는 금액을 달리하는 것인데 이 이론에 매료되어 실제로 카지노에서 들락날락하며 이론을 시험해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 방식으로 카지노에서 성공했으며 그 기법을 투자에도 응용합니다. 확률이 높은 싸움에서는 크게 걸고, 낮은 싸움에서는 작게 걸면서 게임을 오래 반복 할 수만 있다면 확률의 힘은 발휘되어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빌 그로스가 게임에서 이탈하지 않는 이유도 이 이론에서 기반합니다.


빌 그로스의 6가지 강점 잘 보셨나요. 이처럼 빌 그로스에게 당연히 배울 점들도 많습니다. 다만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그의 기이한 행동과 성격을 참지 못한 동료들은 그를 핌코에서 쫓아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더욱 더 안타까운 일은 아내와의 이혼소식이었습니다.


태도와 평판이 왜 중요한지 아시겠죠. 이처럼 실력과 동시에 무엇이 또 중요한지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실력은 그를 최고로 만들었지만, 졸렬하고 무례한 태도와 잃어버린 평판은 그의 중요한 것을 앗아가버렸습니다.


* 워런 버핏 - “평판을 쌓는 데 20년이 걸리지만 망치는 데는 5분이면 된다”


저처럼 빌 그로스에 대한 소감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호불호를 떠나 그래도 우리가 배울 점들은 그의 강점과 약점 모두 입니다. ​

이 외에도 빌 그로스가 투자에 관한 사례들, 기법들, 전략들, 합법적이지만 나쁜 사례들(?) 등도 나오지만 그러기엔 서평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그러한 부분들은 책을 통해 만나실 수 있길 바랍니다. 투자자 혹은 인간으로써 명암을 보여준 ’채권왕‘ 빌 그로스의 <본드 킹> 제 서평이 책에 대한 관심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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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시대 숨어있는 명품 우량주로 승부하라 - 증권업계 '기업 탐방왕'의 실전 투자법
김기백 지음 / 세이코리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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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신탁운용의 펀드매니저 김기백 님의 <주주환원 시대 숨어있는 명품 우량주로 승부하라>를 다 읽었습니다. 크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변화, 우량주의 8가지 유형과 사례, 투자에 대한 가치관들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이야기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부분이라 이번 기회로 내용들을 잘 정리해가며 국내의 흐름도 볼 수 있었고, 투자 가치관들 다시금 되새김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책 중 - 드디어 한국도 자사주 소각이 본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연간 자사주 소각이 10건도 되지 않았는데 2022년에는 4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흐름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2023년은 11월 기준으로 소각 건수가 무려 82건이며, 아마도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재밌었던 부분은 우량주의 8가지 유형과 사례 부분이었습니다. ‘기업탐방왕’이란 별명 답게 살아있는 정보들과 핵심 정리들을 볼 수 있었고, 현재도 투자가 가능한 현재진행형 기업들이 눈에 보이기에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사례 한 가지만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포스코퓨처엠 : 모회사의 비지니스 구조 속에서 고로 등 철강 생산에 있어서 필수재인 내화물 생산과 생석회 제조 등의 화성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을 운영 -> 기존 사업의 풍부한 현금흐름과 자산을 기반으로 10년 전부터 신규 투자(2차전지 소재인 음극재)에 활용 -> 음극재로 후발주자에 안착하며 LG화학, 삼성SDI로 공급 -> 음극재에 대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양극재까지 확장


* 책 중 - 여기서 주목할 점은 포스코퓨처엠의 이러한 투자는 기존 산업인 내화물의 현금흐름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내화물의 안정적인 캐시카우가 없었다면 초기에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신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 회사의 안정적인 수익원은 또 다른 성장의 마중물이 된다. 

* 책 중 - 이 회사는 금융위기 이후 2010~2017년까지는 5,000억 원대에서 8,000억 원 사이의 시가총액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대표적인 저PER 종목군에 속해있었다. 같은 기간 회사의 영업이익은 700~1,100억 원 수준

* 책 중 - 첫째는 내화물이라는 본업의 강력한 캐시카우로 높은 수익가치와 순현금의 우량한 재무구조... 둘째는 ... 10년 이상 꾸준히 RD 비용을 투입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왔다는 점이다.


책에 여러 사례가 있지만 위 사례를 거론한 것은 돈에 대한 형태 전환이 눈에 잘 보이기 때문 입니다.


돈은 어떤 형태로든 전환 가능합니다. 그리고 형태에 따라 방향이 달라집니다. 방향에 따라 기업의 운명도 달라집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이익이 있고, 그러므로 이 이익을 어떤 형태로 전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자본배분의 영역이죠. 물론 형태는 아주 다양합니다. 


이익을 고객에게, 직원들과, 주주들에게 

이익으로 범위의 경제를 늘리자, 규모의 경제를 늘리자,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자

이익을 직접 만지자, 맡기자

이익으로 단기적으로 효과를 누리자, 장기적으로 효과를 키우자


등등 아주 많겠죠. 포스코퓨처엠은 기존의 현금을 장기적이고 새로운 사업의 형태로 전환하였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그 사업은 잘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점은 '포스코퓨처엠의 성공'이 아니라 '포스코퓨처엠이 이익을 어떤 형태로 전환했는가' 입니다. 각 기업마다 이익의 잉여금을 여러 형태로 전환 할텐데 그 전환 형태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려있고, 투자자들은 그 형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라는 것 입니다. 


<주주환원 시대 숨어있는 명품 우량주로 승부하라>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끊임없이 체크하며 여러 유형의 기업들을 분석합니다. 이러한 시각은 경험이 많거나 사업을 훤히 꿰뚫고 있지 않은 이상 책상에 앉아서만은 쉽게 알 수 없는 부분들 입니다. 그래서 김기백 님은 끊임없이 현장으로 탐방합니다. 


내 돈이 어떻게 돌고 도는 지 '이해'하기 위함 입니다. (당연히 잘못된 형태로 전환하면 망할 수도 있습니다.)


재미있죠? 


'기업탐방왕' 김기백님의 가치탐방을 위한 기백이 넘치는 책, <주주환원 시대 숨어있는 명품 우량주로 승부하라>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은 제 서평이 도움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책에서 공감이 갔던 좋은 내용을 공유함으로써 서평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 책 중 - 저자의 어느 선배님 :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음'이고, 바꿀 수 있는 것 을 바꾸지 않는 것은 나태함'이다. 또한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평온함'이라면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려는 것은 '용기'이다. 그리고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하는 것을 지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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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 전 세계 투자자들의 영원한 투자고전서, 전면 개정판
에드윈 르페브르 지음, 박성환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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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레미디어에서 전면 개정판으로 낸 에드윈 르페브르의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다 읽었습니다.

추세매매로 유명한 제시 리버모어의 이야기이며, 그가 주로 활동한 시기가 거의 10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출판사에서 낸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을 여러 번 읽었음에도 질리지 않음은 그의 영화 같은 일대기가 한 몫 한다고 생각됩니다. 교훈 역시 시대를 여전히 관통하며 배울 점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번 이레미디어에서 나온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전면 개정판은 조금 더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세한 내용들을 이미 알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는 배제하고 소설처럼 술술 읽히는 데 초점을 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므로 제시 리버모어의 일대기가 대해 궁금한 분들은 이 책을 통해 편하게 큰 틀을 잡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을 때 마다 다방면으로 교훈을 배우곤 하는 데, 이번에는 제시 리버모어의 삶이 아닌 투자자로써 진화에 관심을 두고 보게 되었습니다.

1. 조금 더 장기적으로
2. 조금 더 규모가 큰 방식으로
3. 조금 더 크게 판세를 읽는 방식으로

이렇게 3가지 입니다.

제시 리버모어는 어릴 적엔 숫자 감각과 암산이 뛰어나 과거의 주가 움직임에 근거를 두고 매매를 했습니다. 말 그대로 시세의 일정 패턴을 활용한 단기트레이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그는 이 방식으로 돈을 꽤 벌었고, 사설 주식거래소에서는 그를 더 이상 받아주려고 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결국 월스트리트 뉴욕으로 진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의 방식이 잘 통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여러 번 파산을 경험하게 되는 데 이유는 첫 번째는 원칙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 두 번째는 증권시세표의 차이였습니다.

특히나 거래소의 차이, 혹은 현실과의 괴리가 컸습니다. 사설거래소의 경우 모의투자대회처럼 거래자의 매수, 매도에 의한 거래를 바로바로 반영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뉴욕거래소의 경우 거래 할 때 마다 숫자가 바뀌어 있었고 곧 파산으로 이어졌습니다.

* 책 중 - 내 낡은 엽총과 BB탄은 큰 게임에서 고성능 자동소총 같은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는 이 현실에 적응하고자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바로 주식을 단순 종이쪼가리가 아닌 기업으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소소하게 수익을 반복실현하는 단기트레이딩을 벗어나 조금 더 큰 돈을 굴릴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집중하게 됩니다.

* 책 중 - 철도회사 순이익과 재무 통계, 상거래 통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시간이 흐른 후 한 번 더 진화하게 되는 데, 바로 시장의 흐름을 우선순위 위로 놓는 방식입니다. 패트리지라는 한 노인을 통해 이러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 책 중 - 패트리지 "지금은 강세장이잖나!”

제시 리버모어의 진화의 큰 틀이 눈에 보이시죠.

조금 더 장기적으로, 조금 더 규모가 큰 방식으로, 조금 더 크게 판세를 읽는 방식으로 확장하면서 진화하였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유명한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떠올리게도 합니다. 결국 제시 리버모어는 상승장과 하락장을 잘 넘나들면서 큰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대규모의 하락장에서 공매도로 얻은 수익과 명성은 컸습니다.

물론 이대로 해피엔딩, 멋진 투자자로써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후 여러 번 또 실패(비밀정보에 휘둘림, 성급한 공매도 등등)과 파산을 경험하며 결국 스스로 죽음도 선택하게 됩니다. 이전 다른 서평에는 이 부분에 초점을 둬서 서평을 하곤 했었는 데 이번에는 어두운 면이 아닌 밝은 면, 그의 진화에 대해 다루어 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거래량으로 분위기를 파악하며 물량을 늘려가는 피라미딩 기법, 주식을 기업으로 봐야한다는 시각, 인간의 본성 단속, 거래량의 중요성, 독립적인 사고의 필요성, 내부자의 움직임, 시장의 효율성, 중개인과 투자자와의 괴리 등 다양한 교훈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훈들은 여전히 현재에도 통용 됩니다.

다음에 언제 또 그의 책을 접하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접하게 되면 그 때는 또 다른 면에 초점을 두고 읽게 되겠죠? 그 날을 기대하며 이만 서평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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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모든 것의 마이크로칩 - 휴대전화의 두뇌에서 인공지능의 두뇌로
제임스 애슈턴 지음, 백우진 옮김 / 생각의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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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애슈턴의 <ARM, 모든 것의 마이크로칩>을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은 각종 가전제품, 컴퓨터, 스마트폰,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 우리 일상을 지배한 대부분의 제품에 들어가있는 마이크로칩의 역사 이야기이며, 이를 만드는 애플, 아마존, 구글,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테슬라 등 모든 기업들이 이용해야만 하는 기업. 바로 영국의 마이크로칩(프로세서류,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ARM에만 초점을 다룬 책이 아니라 마이크로칩의 역사와 연관 된 기업들, 경영자, 기술자들, 기술들, 국가들 등이 함께 등장하며 훌륭한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지루한 감 없이 흥미진진하게 책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치 다양한 영웅과 스토리가 등장하는 삼국지를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 한 권으로 마이크로칩의 역사, 그리고 그 가운데 자리한 ARM까지 아주 즐겁게 배웠습니다.


나눌 점은 꽤 많았지만 기억에 남는 것 몇 가지만 함께 해보겠습니다.


1. 산업의 분업 및 전문화


이 분야에서 어떻게 생소한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가 가능했는 지 궁금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돈이 많은 공룡기업들이 장악했던 시장이고, 혹시나 작은 기업들이 자리 잡아가더라도 돈이 되는 순간 새로운 경쟁자들이 출현하면서 가만히 둘 리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이 책에 나와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칩에 대한 성능과 활용도가 증가하면서 수요도 커지면 당연히 돈이 될 줄 알았는 데 의외로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감당해야 할 투입자본의 크기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투입해야 할 자본은 늘어나는 데 기술경쟁은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악화되자 아무리 날고 기던 기업도 설계부터 제작, 판매 등 모든 과정을 혼자 감당하기에 어려워지기 시작 한 것 입니다. 기술 집약적, 자본 집약적산업이 되어버린 것이죠. 결국 그러한 지점을 공략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곧 설계 따로, 제작 따로, 구매 따로 이렇게 분야가 나눠지게 됩니다.


마침 이러한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준 기업들이 ARM(칩 설계), ASML(칩 제조장비), TSMC(칩 제조)였습니다.


 


2. ARM의 강점 - 단순화


수 많은 칩 설계 업체들을 뛰어넘고 이 분야를 독점하게 된 ARM의 강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책을 통해 발견한 것은 단순함이었습니다. 효율과 집중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가격은 낮추고, 질은 높이고. 이 단순한 공식을 그들은 해냅니다. 물론 단순한 것과 쉬운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


 


3. ARM과 애플의 인연


재밌던 일화는 ARM의 탄생에 애플이 관여되어 있었더라는 점 입니다. 만약 애플이 그대로 ARM을 보유하고 있었으면 또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론 이미 창출한 현금으로 잘 활용하기도 했고, ARM의 강점이 범용에 있으므로 애플의 폐쇄성 전략과 충돌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즐거운 상상을 해봤습니다.


 


4. 경쟁자 인텔의 몰락


재밌는 점은 여러 기업들의 몰락도 볼 수 있었습니다. ARM을 만들었던 모회사 에이콘의 몰락, 마이크로칩 부분에서 함께 경쟁하던 인텔의 몰락, ARM을 모바일시장에 선점시켰던 노키아의 몰락 등 여러 사례들 입니다. 이들의 몰락 원인들을 알면 또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5.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


ARM이 현재 독점적 지위를 가진 회사라고 말씀드렸지만, 책을 통해 드디어 경쟁자들의 출현을 볼 수 있었습니다. RISC-V 재단이며, 공교롭게도 ARM의 기술에 대한 폐쇄성이 한 몫 했습니다. 그리고 공짜를 내세운 그 경쟁자의 강점은 막강합니다.


물고 물리는 기업들 간의 기술경쟁, 시대를 잘못 만난 기업들의 기술, 기술이 발달 할수록 변화되는 생태계, 그 생태계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강점 등 여러 부분들을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 같이 만든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배울 점 많고, 재밌고.. 그러면 충분한 것 아닌가요.


<ARM, 모든 것의 마이크로칩>

외외로(?) 너무 알차고! 즐거웠기에! 강력추천 드리며 이만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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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 101 - 뉴욕 연방준비은행 트레이더가 말하는 연준의 모든 것
조셉 왕 지음, 존 최 옮김 / 비즈니스101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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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왕의 <영방준비제도101>을 다 읽었습니다. 세계 금융 시스템의 중심, 연방준비제도(줄여서 연준)을 다루고 있는 책으로 화폐의 종류부터 각종 돈을 만드는 주체들, 시장 조성자들, 금리의 형태들, 금융 및 자본시장 형태들, 통화정책, 연준 감시법까지 꽤 체계적으로 교과서 같이 다루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뭐 이런 기본적인 것까지‘라는 생각이, 중반부터 점점 ’오 이런 것도 있었나‘라는 생각이, 나중엔 점점 ’이건 뭔 말이지‘라는 생각까지 꽤 다양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 여러 배울 점이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연준을 공부한다고 해서 투자 실력이 마냥 늘어난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연준의 행동을 예측하고, 시장 파급력을 계산한다는 건 어려운 숙제이기 때문 입니다. 연준 외에도 변수가 많을 뿐더러 그 많은 변수로 인해 신경을 분산하느니 기업에 대한 가치분석에 집중하고, 포트폴리오의 안전성을 높이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쉬운 숙제들을 풀어가는 게 낫다 생각합니다.

* 찰리 멍거 - ”미시경제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거의 없습니다. 미시경제가 곧 기업이니까요. 미시경제는 우리가 하는 일이고, 거시경제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변수입니다.“

시간과 인력은 한정적이고 우리가 아는 것,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겠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을 공부함으로써 금융 및 자본시장의 원리를 알게 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됩니다. 연준의 행동에 따른 시장파급력은 엄청난 것이 사실이고 또 무시 할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 입니다. 책에 나오는 연준의 행동에 따라 파생 된 여러 사례들을 알아두면 비가 오기 전 미리 우산을 준비 할 수 있습니다. ”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는 속담의 교훈처럼 말이죠.

* 책 중 - 국채의 공급은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에 따라 결정된다. 연방정부가 대규모 예산 적자를 발표하면 일반적으로 국채 시장은 이 소식을 국채 공급 증가로 해석하고 그에 따라 수익률이 소폭 상승한다.

또한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연준의 학습과 진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기준금리를 조절하거나 국채를 발행, 매수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채를 매수하거나 구제금융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규제를 마련하는 등 연준이 진화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책 중 - 중앙은행이 회사채 시장에서 점점 더 적극적인 매수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2013년에 주요 중앙은행 중 최초로 회사채 매입을 시작했고, 2016년에는 유럽중앙은행, 2020년에는 연준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회사채 매입은 돈을 빌리는 회사의 차입 비용을 낮춰 통화정책의 전달력을 높이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정당화되었다.

* 책 중 - 연준은 도덕적 해이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바로 규제이다.

* 책 중 - 연준은 ’포워드 가이던스‘와 ’양적완화‘라는 두 가지 새로운 도구를 도입함으로써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연준의 다양한 역할과 사례들이 보이시죠. 분명 전체적인 원리를 이해하면 도움이 되실 내용들입니다.

다만 경제 쪽의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을 접하면 내용이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소한 단어들도 많이 있고, 내용도 꽤 넓고 다양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 입니다. 232쪽의 다소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명절에 머리 쉴 겸 볼려고 했다가..

그래도 저자가 밝힌 저술의 목적처럼 연준의 역할과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이 책을 펼치는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에 단어 검색도 하면서 천천히 이해를 하고 넘어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래야 뒷 내용들도 이해가 되고 전체적인 흐름이 눈에 그려집니다. 얻은 영양가에 대한 통찰은 각자에게 달렸습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라던데 뭐 약이라면 먹어야겠죠?

아무쪼록 <연방준비제도101>에 대한 제 서평이 도움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출판사 비지니스101에서 투자, 사업, 이번에는 연준 순으로 다양하게 다루고 있기에 다음 책 <사라진 억만장자>도 기대됩니다. 제가 서평단 신청 할 때 경제, 경영, 투자 부문의 리뷰어라고 소개하는 데 마침 비지니스101이 저의 관심사랑 딱 일치합니다. 다음 행보가 기대됩니다. 응원합니다.

이만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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