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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미 153 브랜딩 - 디자인 씽킹이 60년 기업 모나미에 불러온 놀라운 변화
신동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평점 :
신동호 님의 <모나미 153 브랜딩>을 다 읽었습니다.
국민들 대부분 모나미 볼펜에 대한 추억은 다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것 입니다. 손가락으로 휘휘 돌리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만화를 그리기도 하고, 볼펜을 개조해서 게임도 하고 말입니다. 저 역시 평소에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책을 보는 데, 이 책을 받고 평소에 쓰던 형광펜이 무슨 브랜드였나 살펴보니 역시나 모나미 형광펜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모나미라는 브랜드가 장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 궁금증으로 서평단을 신청하였고 감사하게도 이번에 책을 볼 기회가 생겨 열심히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얼마 전에 읽었던 CCC(츠타야 서점)의 감성을 많이 닮아있다라는 점 입니다. 우연찮게 비슷한 시기에 읽게 되었는 데, 그 감성이 여기에도 많이 뭍어있었습니다. 이전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의 서평에서 배운 것은 고객들의 편의와 감성을 끊임없이 만지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인간-상품이 아닌 인간-인간의 관계로 브랜드가 나아가는 것을 배웠었는 데, 모나미 역시 그 지점을 파고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고객의 문제해결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 곧 디자인 씽킹입니다. 실제로 책에 이 CCC의 마스다 무네아키의 사례를 들면서 디자인 씽킹의 설명들이 나옵니다.
마스다 무네아키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디자인 씽킹의 과정은 모든 직원이 (1) 고객과 공감하고 (2) 문제를 정의하고 (3)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4)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5) 사용자 테스트 단계를 통해 가시적으로 고객의 불편함을 구체화시키고 해결해나가는 것 입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의 객체가 '경쟁자'가 아닌 '고객'인 것 입니다.
책에 여러 예시들이 많이 나오는 데 그 중 형광펜을 많이 쓰는 저로써는 공감 되었던 예시 하나가 있습니다.
신학기를 맞아 엄마와 중학생으로 보이는 딸이 형광펜을 고르고 있었다. 엄마가 노랑색, 분홍색, 녹색 형광펜을 골라들자 딸은 고개를 저으며 라이브칼라 코너로 이동했다. 사실 라이브칼라는 수성펜으로 형광펜처럼 눈에 띄게 표기를 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다. 중요한 것에 밑줄을 치려면 눈에 잘 띄어야 하지 않느냐는 엄마의 말에 중학생 소비자는 형광펜을 여러 개 쓰면 눈만 아프다며 라이브칼라 여러 개를 집어 계산대로 향했다. 이때까지 우리는 형광펜은 중요한 것을 강조하는 용도니까 강하고 눈에 띄는 색이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은 달랐던 것이다. 이날 이후 형광펜 라인업을 소프트컬러로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 역시 형광펜을 연한 노랑색만 사용하는 편인데 이유는 너무 색상이 쨍하면 글자가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색상 또한 이 색, 저 색 섞어서 쓰다보면 책이 지저분해하게 느껴지고, 통일감이 없어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다양한 색상이 크게 의미가 없었는 데요, 실제로 모나미도 이러한 점들을 현장을 통해 파악하고 보완, 제시하였습니다.
그 외에 각자 원하는 레시피로 조합을 할 수 있는 DIY향수 키트와 모나미 잉크 DIY키트, 물기에 잘 써지는 마카570, 중성세제에만 지워지는 키친마카, 자 기능이 들어간 스킨라이너, 세탁을 해도 지워지지 않는 패브릭마카 등 모나미는 고객 관찰에서 출발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디자인 씽킹을 제품에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이것으로만 그친다면 '평범'에 그칠 수도 있었겠죠.(평범함을 지키는 것 조차 쉽지 않습니다만) 더 나아가 모나미는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희소성'을 선택합니다. 바로 '한정판' 153 리미티드 메탈 버전과 같은 것 입니다. 이 제품은 두 시간만에 완판되었다고 합니다.
함께 동행하기 위한 모나미 '펜클럽' 창단도 있습니다. 고객과 함께 브랜드의 이야기를 써가는 것 입니다.
츠타야 서점처럼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모나미스토어'도 시작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를 주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플랫폼으로써의 활용, 그리고 브랜드 소통의 시각으로 다가가는 것 입니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추세에서 모나미는 정반대로 고객에게 소통하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나오는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여기에서 지속적인 컨셉스토어로써 원데이클래스, 브랜드 공간 협업, 아티스트 전시, 체험형 상품 판매(153DIY존, 잉크DIY존, 노트DIY존), 무료 각인 서비스, 프로모션 등이 이루어집니다.
재밌는 것은 저자께서 마케팅이 단순히 사라지는 돈이 되어서는 장기적으로 마케팅을 지속 할 수 없다는 관점이 있어 철저하게 비용 대비 효과를 계산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효과가 큰 유튜브를 활용한다던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한다던지 여러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데 나머지 이런 세세한 부분들은 책을 통해서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슬슬 모나미 브랜딩의 장수 비결을 알 수 있겠죠?
우연하게도 최근에 읽은 책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동일합니다. 비결의 핵심은 '고객'입니다. 고객의 필요를 충족하던, 숨겨진 욕구를 만족시켜주던, 함께 스토리텔링을 하던, 핵심이 고객인 것을 훌륭한 기업들은 파악하고 늘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존처럼 바로 고객을 향해 플라위휠을 돌리는 것입니다.
슬슬 서평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모나미 153 브랜딩>을 읽어보니 경영과 브랜딩, 마케팅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며 사례와 사진들이 수록 되어 있어 참고 하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크기도 작고 가벼워 핸드북으로 들고 다니며 카페에서 기분 전환 겸 술술 읽기에도 좋습니다. 오랜만에 국내기업의 서적으로써 인상적으로 보았습니다. 아무쪼록 제 서평을 통해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되시길 바라며 <모나미 153 브랜딩> 서평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