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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구원자들 - 금융회사의 수익을 투자자의 몫으로 돌려준 월가 괴짜들의 위대한 유산
로빈 위글스워스 지음, 고영태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8월
평점 :
로빈위글스워스의 <투자의 구원자들>을 다 읽었습니다. 이 책은 패시브 투자의 역사와 사례, 그리고 고민들을 다룬 책으로 꽤 상세하면서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패시브 투자는 쉽게 시장지수에 투자한다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기존의 뮤추얼 펀드의 실력검증 기준점이 시장지수 였고, 이 시장지수를 이기는 펀드는 매해 10~20%에 지나지 않을 뿐이기에 그냥 80~90% 승률에 달하는 평균점을 사는 게 맞지 않냐는 아이디어가 이 투자의 출발점입니다.
보통 패시브 투자하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존 보글을 떠올리는 데, 이 책은 존 보글 이전 시대, 곧 이 아이디어의 출발점부터 다루면서 현재까지의 역사를 잘 알려줍니다. 또한 등장 인물들 역시 신선한 인물들과 유명한 인물들도 골고루 볼 수 있어서 패시브 투자를 선호하는 분들에겐 꽤 유용하고 알찬 지식들을 제공하며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바슐리에 -> 시카고 학파 학자들 -> 큰 기관을 상대로 한 인덱스 상품 개발 -> 대중을 상대로 한 인덱스 상품 개발 -> 인덱스 상품의 발달과 함께 파생된 상장지수펀드의 탄생 -> 패시브 투자의 유행에 따라 생겨난 거대 기업 BIG3 -> 패시브 투자의 우려들
역사를 다루는 부분들은 크게 위와 같이 정리하여 볼 수 있습니다. 시장지수 하나를 놓고 여러 사업들이 파생되는 부분 역시 개인적으로 참 재밌었는데요. 역시나 잘 팔릴만한 아이디어와 제품이 나오면 이를 선점하기 위해 여러 사건들, 인물들, 각축전이 나오는 듯 합니다.
이 책에서 제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이 하나가 더 있는 데 바로 패시브 투자의 우려 부분입니다. 늘 투자와 관련 된 책을 접하면서 시장지수 전체를 담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면서도 효율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의심이 없었습니다. 엄청난 분산을 통한 안정성과 동시에 평균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과연 패시브 투자를 맹목적으로 하는 게 맞는가와 같은 부분에는 항상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돈이 한 군데로 집중 된다면 역사적으로 언제가는 탈이 나기 마련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늘 있었는 데 마침 이 책에서 이 부분을 함께 다루기에 제 관심사와 일치하여 좋았습니다.
미국 작가 데이비드 윌리스 : 어린 물고기 두 마리가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가볍게 인사하는 나이 든 물고기를 만났다. "안녕 얘들아, 물이 어떤 것 같니?" 그 두 어린 물고기들은 잠시 헤엄치더니 하나가 다른 물고기를 보면서 "도대체 물이 뭐야?"라고 물었다.
말 그대로 어느 순간 지수를 맹목적으로 신뢰하면서 무엇에 돈을 투자하고 있는 지 인지하지 못하기 시작했고, 또 지수는 단순히 측정을 위해 개발 되었지만 실제로 막대한 돈들이 투입되면서 지수 자체도 왜곡되기 시작했다라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돈이 몰리는 곳에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겠죠. 책에서 말하는 내용 5가지를 아래에 정리해보겠습니다.
1. 대부분의 인덱스펀드는 시가총액에 가중치를 둔다.
S&P지수는 시가총액의 가중치를 두기 때문에 결국 인덱스에 유입 된 1달러 가운데 평균 14%로 시가총액이 가장 큰 5개의 기업으로 돈이 흘러들어감을 야기합니다. 10년 전에는 10센트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20센트를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2020년 기준) 말 그대로 시장의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는 것 입니다.
2. 인덱스펀드들은 지수와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현금을 적게 보유하고 대부분 투입한다.
이렇게 되면 보유한 현금 비중이 적을 수 밖에 없고, 하락장에서 투매가 발생 했을 때 당연히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수들을 정리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쉽게 말해 투매가 더욱 극대화되게 된다는 점이죠. 전통적으로 현금과 채권에 함께 비중을 두는 액티브 펀드와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3. 특성상 인덱스펀드의 소유 부분은 대부분 장기보유의 형태가 된다.
이것은 반대로 말해면 시중의 순환하는 물량이 적어짐으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함도 뜻합니다.
4. 아무도 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들지 않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겠지만 위의 데이비드 윌리스 말처럼 별 생각없이 그저 투자하는 경우도 생겨나기 시작 할 것입니다. 대중에게 평균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기 위해 시작한 좋은 상품인 것은 맞지만 과연 나의 전재산이 내가 모르는 곳에, 아무 생각없이 투자 되는 것이 맞는지는 한 번 생각해볼 문제라 생각합니다.
5.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스트리트, 이 세 회사는 그들의 지분을 합치면 S&P500에 속한 기업들 가운데 80퍼센트 이상의 기업에서 최대 주주가 된다.
위의 세 회사는 이미 막강한 파워를 지닌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세 회사가 단합으로 힘을 발위하게 되면 영향력은 무지막지 할 것입니다. 그들이 정직한 청지기의 역할을 수행하리라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악용 사례가 생길 수도 있겠죠.
존 보글 : "만일 모든 사람이 오로지 패시브 투자만 한다면 그 결과는 혼돈과 재앙일 것입니다. "
어떤 점이 우려되는 지 잘 아시겠죠? 마지막으로 아메리카 드림은 언제까지 안전할까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보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수 투자가 미국 S&P지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저 역시 워런 버핏처럼 미국의 번영이 장기간 지속 될 것임을 낙관하는 편입니다만)
이렇듯 <투자의 구원자들>은 패시브 투자의 역사와 사례, 그리고 고민들을 꽤 상세하면서도 흥미롭게 다룬 책으로 특히나 패시브 투자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꼭 역사를 이해하고, 고민들에 대해서도 점검하고 나가기에 아주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제게도 여러 유익과 생각을 준 책이라 투자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꼭 추천 드리며 이만 서평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