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지옥
김인정 지음 / 아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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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관계 속 미묘한 감정의 균열을 겉으로 보기에는 다정해 보이면서도 그 속은 불편하다 못해 위태로워 <다정한 지옥>이란 이런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묘한 분위기의 한국 고전 판타지 소설인 <다정한 지옥>

8편의 단편은 작은 오해나 사건으로 감정에 균열이 생기면서 한 사람의 지속적인 사랑과 배려 그리고 참고 인내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잃어가며 다정함이 왜 이토록 숨 막히는지를 엿볼수 있다. ⌜누마의 여름 ⌟은 누마하고의 모호하고도 불완전한 관계를 짤막하고도 흐릿한 연민의 감정을 시사했다면, ⌜화적⌟은 평온한 일상 속 불편함과 긴장감을, 한 긴장감을 그리고 ⌜그리고 낙원까지⌟는 이 책의 뼈대를 이루는 대표적 작품으로 일검지임(一劍之任 / 칼을 한번 내둘러서 완수하는 일이란 뜻으로 자객의 임무를 이르는 말)의 전설의 이야기다, 감히 겨룰 자 없다던 유씨를 홀로 무너뜨린 남자에 대한 전설의 이야기로 아비의 원수에게 검을 배우는 소녀와, 언젠가 제자가 자신의 목을 칠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스승의 이야기로 “지옥에서 태어나 지옥을 거닐며 살았으니 죽어서라도 낙원을 밟아봐야 하지 않겠냐”는 이 말이 곧 <다정한 지옥>을 연상케 하는 중요한 대사이다.

다시 말해, 이 소설은 관계의 온도차(?), 보이지 않는 힘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데 다정함이란 언제나 따뜻하지 않다는 것을 사랑, 배려, 책임이라는 포장으로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그 지옥의 문이 열린다면 당신은 들어갈 것인가…
그렇다면 다정한 지옥이란 있을 수 있을까?
우리가 사는 이곳이 혹시 다정한 지옥은 아닌지.
이 목숨 다하는 그날, 이 땅에서의 모든 것을 ‘하나님 나라’에서 결산한다면 다정한 지옥이 아닌 지옥불이 있는 곳이 아닌 다정한 천국, 화평과 평화가 넘치는 천국에서 온전히 하나님의 얼굴을 뵈옵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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