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여행 - 나이 듦, 그래서 더 아름다운
이여진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P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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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한마디
오랜 직장생활을 등지고 대한민국 법적 노인이 되자 비로소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 며느리가 아닌 나, 나를 찾기 위한 삶의 도피라 할 수 있는 여행을 칠십이 되어서야 시작한 이여진 작가. 그녀는 젊었던 시절 눈으로 그냥 지나쳤던 추억의 일기장을 하나, 하나 꺼내듯 나이 들어 오래 살아왔기에 비로소 보이게 되는 여유와 그리움 그리고 여운의 미덕을 한 폭의 사진과 함께 진솔한 이야기로 에세이를 엮었다.

33년의 공직 생활이 무색할 정도로 열심히 달려온 작자는 이제 은퇴 후 전 세계를 여행하며 대자연이 선사한 풍경과 국토를 오고 가며 만났던 사람, 그리고 사물들 그리고 그 공간의 숨소리까지 그 모든 것들은, 작가가 젊은 시절 잘 버티고 잘 살아왔던 기억의 한 조각 한 조각이었으며 지나온 세월의 흔적이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코타키나발루로 저녁노을이 지는 바닷가의 풍경은 한 편의 영화 장면을 보듯 환상 그 자체였다. 어깨동무를 한 채 황혼에 깃든 노부부는 저녁노을을 함께 바라보며 둘만의 지나온 세월의 퍼즐 조각을 맞춰보는 듯 아름다웠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이 아닌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저 석양 속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었던 시간 속에 둘만의 알 수 없는 시선은 어느 한 곳을 향하고 있다.

그렇다.
여행은 나이가 들수록 발걸음이 아닌 마음으로 걷고 눈으로 풍경을 담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속도 만큼 느리면서도 천천히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추억의 일기장을 써 가는 것이다.

삶은 살아서 사는 것이 아니다. 살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젊어서의 삶이란 참으로 치열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머리에는 은 갈색의 황금물결이 일렁이고 걸음은 비록 느리다 할지라도 그 마음의 눈으로 담은 이 세상의 풍경은 노년이 되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 일 것이다.

지나온 세월도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도 모두 퍼즐의 한 조각일 뿐 그러나 퍼즐은 마지막 하나까지 맞춰져야 완성되듯 노년의 퍼즐 한 조각 비록 떨리는 손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맞춰보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먼 곳이 아니어도 가까운 여행지를 찾아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나의 퍼즐 한 조각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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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jer98 2026-01-26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기 감사합니다 좋은 작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