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한마디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요.주인공 ‘틸다’에게 아빠는 아빠라는 이름조차 부를 권리마저 박탈당하고 엄마라고 하는 사람은 알코올 중독자로 제대로 된 엄마라고조차 부르기 힘든 혼수상태에 빠진 한 사람으로 ‘틸다’에게 유일한 웃음과 행복을 주는 사람은 아직 돌봄이 필요한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여동생 ‘이다’ 뿐이다. 베를린에서의 미래의 꿈.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박사과정.누구나 꿈꾸고 누구나 당연하다 여겼던 것이 자신에게는 왜 그토록 죄책감과 고통스러운 자책으로까지 이어져야 하는지 논리적으로도 이성적으로도 또는 감성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틸다’는 언제나 이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안고 유일한 안식처인 수영장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그 더럽고 쓰레기 같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가슴에 안은 채 호흡이 허락하는 한 수영장 레인을 스물두 바퀴 돌고, 그리고 가장 깊은 바닥 그 깊은 곳으로 내려가 잠잠히 마음을 달래본다.‘틸다’에게 수영장은 마치 엄마의 자궁과도 같다. 자궁 속 아기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엄마와 연결된 탯줄로만 생명을 유지한다. 그곳은 고요하고 잔잔하다. 맘껏 울어도 누구도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엄마조차 그 울음을 들을 수 없다. 그러나 어린 동생 ‘이다’가 있다. 그럼에도 엄마는 아직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땀인지 눈물인지 창백한 얼굴로 그냥 뛴다. 어린 ‘이다’는 엄마의 손찌검으로 얼굴뿐만이 아닌 마음 까지 갈기갈기 찢겨진 상태다. ‘틸다’에게 꿈은,미래는 사치일까? 꿈은 그냥 꿈일까? '틸다'의 이런 생각은 불 화산처럼 터질 것 같다. 그래서 수영장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이제 꾹꾹 눌렀던 감정과 함께 맘껏 레인을 돈다. 그리고 바닥 깊이 내려 앉는다. 땀인지 눈물인지 수영장 물과 함께 희석되면서 호흡곤란이 올 때 즈음이면 수영장 물은 '틸다'를 바닥에서 힘껏 높이 올려보낸다. "넌 할 수 있어.""힘껏 올라봐."<스물두 번째 레인> 이 책은 고통스러운 삶을 직접 대면하는 성장소설로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에게서 자신과 어린 동생이 벗어나기 위한 삶의 몸부림으로 그토록 엄마를 저주하며 자신에게 있는 핏줄이라고는 어린 동생을 위해 어떻게 이 시련을 극복할지만 고민한다.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술에 취해 어린 동생을 때리고 약을 먹고 죽기 일보 직전의 마구 흐트러진 정신상태라 할지라도, '틸다'는 만신창이가 되어 소파에 누워있는 엄마의 손을 잡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얼굴에서 걷어내며 담요를 덮어주고 엄마의 볼에 입을 마춘다.“숨을 쉬지 못해 죽지만 않는다면, 물 아래에 좀 더 오래 있고 싶다”이 말은 ‘틸다’의 고통이 얼마나 크고 아픈지를 대변해주는 말 같이 보였으나 역시 가족의 힘은 강하다. 철부지 엄마, 마음에 상처가 깊은 엄마 그리고 아직 너무나도 어리고 이쁜 동생 ‘이다’. 이 모든 짐을 홀로 짊어져야 하는 것이 ‘틸다’의 숙명이라면 기꺼이 짊어지겠다고 선언한 ‘틸다’의 스물두 바퀴의 레인은 ‘틸다’의 안식처이다. 이제 마냥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이다’가 변한한다. 새 학교에 입학한 후 지긋지긋한 엄마의 저녁상도 차리고 엄마의 주치의와도 인사를 하며 오히려 아픈 언니 ‘틸다’를 돌보기까지 한다. 이제 ‘이다’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이다’를 알코올 중독 엄마 곁에 두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베를린으로 떠날 순 없다. 그렇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