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을 잃고 영혼을 찾다 - 오십,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나를 만나다
이재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서평 한마디
삶의 고비마다 힘들고 버겁게만 느껴졌던 인생길.
제정신을 잃고 헤맬 때 그 버겁게만 느껴졌던 수고 하고 무거운 짐, 한꺼번에 던져버리고 영혼의 안식과 쉼을 찾아 떠난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

34일간의 순간순간의 발자취와 그만의 땀 냄새와 발냄새 그러니까 그만의 체취를 맘껏 맡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 냄새는 도심에서는 맡을 수 없는 체취로 책을 덮는 순간 나 또한 이 순례의 길에 나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사전 준비와 마음의 준비 없이 그리고 많은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몰라 나의 부족한 지식과 나의 저질 체력으로는 도저히 도전할 수 없기에 극찬만 남기고 그의 체취가 사라지기 전 서평을 남긴다.

니체는 ‘걷는 동안 사고하고 사고하며 걷는다’라고 말하며 실내보다 야외에서 걸어야 그 사고에 진정성이 있다고 말했다. (p102) 그러나 바쁜 일상 속 숲속을 거닐고 등산하며 초록으로 물든 풍경을 만끽한다는 것은 마치 사치인 양 현대인들은 바삐 살아가고 있다.

작가 또한 대기업에서의 20년 근속에 보상이라도 받으려 오십이라는 중년의 나이임에도 새로운 방향을 찾아 순례의 여정에 발을 내딛었지만, 결코 쉬운 여정의 길은 아니었다.

배타랑의 순례자라 할지라도 그날의 날씨와 사전에 예약한 스케줄이라 할지라도 현지의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컨디션에 따라 식습관도 바뀌어야 하는 환경에 멋진 풍경과 사진에 담을 아름다운 배경의 사진은 그 길을 떠난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그 길은 한 걸음 앞의 길 뿐, 아무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단지, 걷고 또 걸으며 내가 그다음에 발을 어디에 내 딛어야 할지를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결정해야 멀고도 고된 그 순례의 길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정처 없이 걷고 또 걸으며 무아지경에 빠져 내려놓음과 비움의 마음으로 뇌의 구조를 바꾸고 변화하여 이 길을 걷고 또 걸었던 이들의 순고한 정신을 그 길을 밟아본 자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순례의 길은 길을 걷고, 걷고 또 걷는 것이 아니다. 그 고된 순례의 길을 걷고 또 걸었던 그 한 사람과 한 사람의 사이를 전승(傳承)하는 것이다. 제 정신을 잃고 영혼을 찾으려면 순례의 길을 떠나보길 바란다.

오늘 나는 나의 길을 걷고 걸으며 이 단어를 외쳐본다.

“뷰엔 까미노” <스페인어 / 좋은 길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