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바다에서 왔다 - 제11회 네오픽션상 우수상 수상작 네오픽션 ON시리즈 27
국지호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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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든 순간, 이 표지의 느낌은 뭐지?
이 표지의 얼굴은 남자일까, 여자일까?
왜인지 깨끗하면서도 수심 깊은 곳에서 자포자기한 듯 독자와 눈동자도 마주하지도 않은 채, 갈 길을 잃은 한 영혼처럼 묵묵히 현실의 고통을 받아내는 듯한 이 책은 과연 무슨 내용일까 무척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3편의 소설로 삶이 버거운 세 사람의 이야기로 구성돠었다

<소운>
저 아래에 분명 무언가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p9)
소운은 친구들에게는 왕따를 당하면서도 담임의 무언의 용인하에 백태라는 별명을 가지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소운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닷가를 찾아가 분하고도 서러운 울음을 한바탕 쏟아낸다. 그런데 이상하다. 방파제 위로 무언가가 다가온다. 그렇다. 폴더 휴대전화 속 엄마 아빠다.
그들은 바다에서 왔다. 소운이에게…

<진겸과 연호>
있잖아, 그 얘기 들어왔어? 저기 남쪽 어디에 가면 소원을 들어주는 바다가 있다는거.(p55)
착하기만한 진겸은 연호로부터 벗어나고 싶지만 그의 족쇄는 그리 쉽게 풀리지 않는다. 특별히 모난 부분 없이 친구들과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지만, 진겸의 생각뿐 진겸은 철저히 혼자이고 연호에게는 흥미로운 먹잇감으로 진겸은 잠을 편히 잘 수도 제대로 먹을 수도 무언가 할 수도 없다. 연호에게서 벗어나려 해봐도 꼼작할 수 없다. 그러다 무작정 떠난 남쪽 어느 바다.
진겸은 깊은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가 자신이 바다인지 바다가 자신인지 바다와 한 몸을 이룬다. 그제서야 진겸의 소원이 이뤄진다.

<영의와 천주>
천주의 영결식을 마치고 영의는 바닷가에 정착을 했다. 왠지 그곳에서 천주를 다시 만날거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불면증으로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날 방파제를 걷는데, 꿈에서도 그리던 천주였다.
'천주야, 천주 맞지? 그렇지? 너 진짜로 살아 있었던 거지?' (p132)
진짜 천주와 가짜 천주 사이에서 영의는 갈등하기 시작한다. 영의는 진짜천주와 가짜 천주중 누구를 선택할까. 영의에게는 연인의 폭력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감수하며 그의 죽음도 외면한다. 영의는 진짜건 가짜건 천주이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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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파도가 방파제에 힘껏 내리쳐 부서지는 듯한 그들의 아우성은 사회적 약자의 울음소리였으며 그들의 말 한마디는 마치 요술램프와 같이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책을 덮고 서야 이 책의 표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표지의 주인공은 소운, 진겸, 영의였다.

올해만에 울림있는 속 시원한 책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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