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하게 용감하게
김윤미.박시우 지음 / 몽스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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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살면서 꼭 가보고 싶은 나라가 있을 것이다.

나는 여러 국가 중에서도 최근 남편이 다녀온 아프리카를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내렸는데 드넓은 자연에서 자유롭게 다니는 야생동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꽤 매력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아프리카는 여행자들에게 다소 위험할 수 있는 나라라고 해서 내 상상에 찬물을 끼얹긴 했지만, 나는 기필코 언젠가는 아프리카를 가보고 싶다.

 

 

사실 아이와 여행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챙겨야 할 것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아이의 건강 상태 또는 여행지의 날씨 등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도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거나 계획하는 것은 아마도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책 <유난하게 용감하게>의 저자 역시 그런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던 저자는 오래전부터 유럽으로 자리를 옮겨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

그런 마음을 알고 있었던 남편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회사에 휴직계를 승인받고, 저자와 딸 시우와 함께 영국으로 떠나게 된다. 이후 영국에 살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글로 써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유난하지만, 용감한 시우 가족의 영국 생활기를 담고 있는 책이 분명하다. 하지만 조금 독특한 점이 있다면 엄마인 저자와 딸 시우가 함께 썼다는 점이다.

저자의 글과 딸의 글이 번갈아 가면서 읽다 보면 어느새 다양한 각도의 영국을 접할 수 있어서 꽤나 흥미롭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반면에 가족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의무적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에피소드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우 가족이 경험한 캠핑카 등 다양한 체험과 영국살이에 대한 실질적인 팁이 담겨 있어서 아이와 함께 영국 여행 및 살이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 책은 모델 장윤주의 추천사처럼 일상을 넘어 미친 용기가 필요한 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리고 일상을 여행처럼 살고 싶은 이들이 읽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아이와 언젠가 함께 떠날 먼 나라 여행을 용감하게 머릿속으로 벌써 계획하게 되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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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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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린 시절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지방 한 소도시에서 살았다.

외곽이라 말해도 되지만, 도시에 살던 친척들은 우리 집 얘기를 할 때마다 시골이라고 표현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표현이 적합한 곳이니 어쩌면 시골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다.

그런 우리 동네에는 주택이 대부분이었다.

아파트라고 말할 수 있는 건물은 몇 채가 되지 않아서였는지 어린 시절 나는 아파트에 사는 것을 동경했다.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한 후 나는 처음으로 아파트라는 곳에서 살게 되었고, 그 편안함에 취하고 말았다.

겨울이 되어도 춥지 않은 곳, 여름이 되어도 온갖 벌레를 만나지 않는 곳. 그곳이 바로 아파트였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주택에서 살았던 삶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땅에 떨어져 은은하게 번지는 흙냄새,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빗방울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았던 남편에게 이런 얘길 했더니 남편은 내게 노년에 우리도 시골로 돌아가 집을 짓고 살자고 말했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의 로망은 한적한 시골에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것이 되었다.

 

 

나의 이런 마음을 더 설레한 것은 최근에 읽게 된 <집이라는 모험>이라는 책을 통해서다.

이 책의 저자는 세 아이와 함께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마음을 흔들어 놓는 집을 보고 이사를 결심하게 된다. 그런데 하필이면 일 년 중 가장 춥다는 일월에 이사를 하게 되었고, 겨우내 오들오들 떨면서 주택에 이사 온 것을 실감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택에 살고 있음을 계속 인식시켜주는 또 다른 존재들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벌레다. 세상에 있는 벌레란 벌레는 다 본 것 같은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자보다 앞서 했던 내가 한 경험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주택에 사는 것이 행복해 보인다. 이번에도 나는 그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고,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저자가 주택에 사는 것이 행복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계절의 변화를 몸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아파트에서 보던 풍경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특히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어두운 밤 가로등에 비친 눈 오는 풍경이었다. 눈이 마치 비 오듯 쏟아지는 모습을 묘사하는 데나는 저자와 같은 장소에 있진 않지만, 그 모습이 얼마나 운치 있는지 알기에 그저 저자가 부러웠다.

또 하나 마음이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저자의 배려심 넘치는 모습이었다.

언덕 위에 있는 저자의 집에 찾아오는 택배기사, 가스검침원, 우체부, 배달원을 걱정하는 마음은 내가 평소에 생각지도 못 한 부분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일상을 누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동에 기대왔는지 주택으로 이사 온 후 알게 되었다는 부분이 왠지 모르게 뭉클했다.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아 괜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주택에 살고 있는 어느 가족의 삶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집을 바꾸고, 누군가의 인생과 가치관이 달라졌고, 그 속에서 얻은 지혜를 나누는 값진 경험담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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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 인생 후반전에 만난 피아노를 향한 세레나데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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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항상 자연과 함께였다.

봄이면 친구들과 쑥을 캐러 다니고, 여름에는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았으며 가을과 겨울은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낙엽을 줍고, 눈을 굴리며 놀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놀이가 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나도 사교육이라는 것을 받았는데 바로 피아노 학원을 다니는 것이었다.

지금과 달리 때가 되면 남자아이들은 태권도장으로 여자아이들은 피아노 학원으로 가던 때라 교육이라기 보다 나는 피아노 학원을 친구와 거의 놀기 삼아 다녔다.

그랬으니 선생님이 주문하는 연습량을 거짓으로 다 채웠다고 하고, 피아노 학원에 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튀어나오거나 아예 학원을 빼먹는 날도 종종 있었다.

그랬던 내가 시간이 흘러 배우고 싶은 것 중 하나가 피아노가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가끔 주변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그래서 더 반갑다.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는 제목부터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어린 시절 피아노 학원을 다녔지만, 잘하지 못할 때마다 무서운 모습으로 바뀌는 선생님 때문에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40년 만에 다시 피아노를 시작하게 되었다니 그 동기와 과정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50살이 되던 해 은퇴한 그녀는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떠올리다가 어린 시절 아쉽게 끝낸 피아노를 떠올린다.

마침 때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운이 좋게 피아니스트 스승을 만난 그녀는 한 단계 한 단계 피아노를 배워 나간다.

나이가 들어 배우는 피아노는 정신과 육체적인 좌절을 주었지만, 그녀는 배움을 멈추지 않게 계속해서 나아간 끝에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연주를 선보일 기회까지 얻는다.

지금까지도 피아노와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는 그녀는 이 책을 통해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관련 팁을 주는가 하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나는 이 책이 단순히 한 개인이 피아노라는 악기를 배우는 것을 넘어 50대라는 인생 후반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위대한 삶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노력을 엿볼 수 있어서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나도 50대가 되었을 때 과연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낼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만약 그때가 온다면 나 역시 저자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삶을 한껏 끌어안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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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김보영 옮김, 최재천 감수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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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환경운동가인 타일러 라쉬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기후 위기 인식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해 필수라는 그의 강연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환경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쓰라고 하면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요', '나무를 많이 심어요' 등의 답을 내놓곤 했었는데 지금은 확연히 달라졌다.

왜냐하면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보존을 해야 한다는 그때와 달리 그다음 세대가 바로 우리가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함께 살아갈 지구를 위해 기후 위기 인식을 바로 하고, 그 심각성을 깨달아야 하며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 힘을 합해야 할 것이다.

 

 

책 <여섯 번째 대멸종>은 기후 위기를 함께 극복해야 할 우리 모두가 읽으면 하는 책이다.

나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하고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책의 추천글 "나는 바로 곁에서 한 존재가 영원히 사라지는 걸 목격했다"를 보고 호기심으로 끝낼 책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대멸종이라. 우리에게 멸종이란 단어는 익숙한 듯 익숙지 않은 단어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땐 멸종은 곳곳에 존재하고 있었다. 지구는 5대 큰 멸종을 맞이했고, 그 바탕에는 환경 변화와 기후 위기와 같은 자연적 요소가 있었다.

책의 제목처럼 아직은 아니지만, 아마도 곧 오게 될 여섯 번째 멸종은 전과 달리 '호모 사피엔스' 즉, 인류에 의한 것이라 저자는 주장하며 이 책을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는 실로 충격이다. 또한 인류가 발전시켜온 것들이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 칼을 겨누는 꼴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니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을 통해 인류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과 혼자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기후 위기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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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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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할로윈데이를 맞이하여 수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여러 사람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나는 아이가 입원해있는 병실에서 늦은 밤 뉴스속보를 통해 이런 사실 알게 되었는데 도통 믿기지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그때부터 뉴스와 온라인에서는 당시 현장 상황을 알 수 있는 영상이 고스란히 올라왔고,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한 매체에서는 이런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울감을 느낄 수 있으니 자제하길 바란다는 기사까지 전했다.

전문가의 판단이니 옳은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표현이 조금 불편했던 건 나뿐이었을까?

우울감을 넘어 이런 영상을 가십거리로 유출했다는 것과 사고를 당한 분들과 유가족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음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되는 것이 순서 아닌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온라인 문화가 발달되면서 간편한 것도 있지만, 이렇게 불쾌한 일도 종종 발생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대체해야 할까 이 일을 통해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 <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주인공 고울이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친구 예담이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이후, 트라우마로 힘든 시간을 보낸 고울이는 세상과 담을 쌓아 버린다.

이런 고울이를 세상 밖으로 안내하는 친구가 있었으니, 그건 같은 반 민서와 태린이다.

이들과 함께 북튜브 대회를 준비하면서 예담이의 사건에 얽힌 고울이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오해도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는데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다. 특히 온라인 세계는 고울이에게도 시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고울이는 자신을 가둬둔 담을 허물고, 결국 스스로 그 담을 넘어 성큼성큼 세상으로 걸어 나온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찡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너무도 쉽게 누군가의 말을 옮기고, 또 재생산 해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깨닫게 되기도 했다. 그러는 동시에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청소년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래서다.

그 어떤 소설보다 깊은 감명을 주고,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은 내 삶의 전반을 돌아보게 해 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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