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할로윈데이를 맞이하여 수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여러 사람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나는 아이가 입원해있는 병실에서 늦은 밤 뉴스속보를 통해 이런 사실 알게 되었는데 도통 믿기지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그때부터 뉴스와 온라인에서는 당시 현장 상황을 알 수 있는 영상이 고스란히 올라왔고,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한 매체에서는 이런 영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우울감을 느낄 수 있으니 자제하길 바란다는 기사까지 전했다.
전문가의 판단이니 옳은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표현이 조금 불편했던 건 나뿐이었을까?
우울감을 넘어 이런 영상을 가십거리로 유출했다는 것과 사고를 당한 분들과 유가족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음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되는 것이 순서 아닌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온라인 문화가 발달되면서 간편한 것도 있지만, 이렇게 불쾌한 일도 종종 발생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대체해야 할까 이 일을 통해 많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 <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주인공 고울이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친구 예담이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이후, 트라우마로 힘든 시간을 보낸 고울이는 세상과 담을 쌓아 버린다.
이런 고울이를 세상 밖으로 안내하는 친구가 있었으니, 그건 같은 반 민서와 태린이다.
이들과 함께 북튜브 대회를 준비하면서 예담이의 사건에 얽힌 고울이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오해도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는데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다. 특히 온라인 세계는 고울이에게도 시련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고울이는 자신을 가둬둔 담을 허물고, 결국 스스로 그 담을 넘어 성큼성큼 세상으로 걸어 나온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찡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너무도 쉽게 누군가의 말을 옮기고, 또 재생산 해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깨닫게 되기도 했다. 그러는 동시에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청소년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래서다.
그 어떤 소설보다 깊은 감명을 주고,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은 내 삶의 전반을 돌아보게 해 준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