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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학교 ㅣ 샘터어린이문고 79
박남희 외 지음 / 샘터사 / 2024년 5월
평점 :
제가 어릴 때만 하여도 학습적인 결과물을 최고로
인정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IQ로 약칭되는 지능 지수를
중시했지만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니 공감 능력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뒤늦게 감성지수 EQ 측정까지 하는
수준까지 상향된 것이 저는 차라리 반가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그동안 성적이라는 결과론적 산물만을 중시하다보니 인성이나
대인 관계에서 형편없는 인재들이 사회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자 인지했죠.

어찌 보면 공감 능력은 지능지수 IQ에 대비되는 개념으로도
볼 수 있지만 다시금 살펴 보면 마음의 지능지수라고도 생각할 수 있으니
우리 아이들의 총명함이라는 측정을 결정할 때 이젠 IQ뿐만 아니라
EQ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더욱 발전된 사회가 될 것 같았어요.
과거와 달리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던 유행어가 바로 너 T야? 라는 문장이었는데 단순히
mbti 유행으로 불거진 화두가 아니라 공감 지수와 관계있다 생각했죠.

아마 저와 비슷한 이런 고민과 생각을 근간으로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
탄생한 작품이 샘터출판사 샘터 어린이문고 시리즈 신간도서 제로 학교가
아닐까 싶은데 공감 능력 제로인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는 설정
자체가 발상에서부터 획기적이면서 그와 동시에 매우 신선했답니다.
게다가 제로 학교라는 동일한 배경에 네 가지 이야기가 단편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놀라운 것은 네 편의 작품이 네 명의 작가분들의 콜라보로
탄생했으며 그 모든 내용과 과정이 자연스럽다는 부분이었어요.

필력있는 작가분들이 그려내는 똑같은 작품 배경 속에서 전혀 다른
등장 인물로 풀어 나가는 제로 학교 모습은 때로는
서로 충돌하고 대립하기는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제대로 이해하며 공감할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나고 있답니다.

우리 애들과 함께 이 작품을 읽으면서 IQ 지능 지수 감성지수 EQ
이런 주제나 키워드와 상관없이 또래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공감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색다르기도 하면서 이럴수도 있겠구나라는 나와 다른 이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는데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생각해보면 관련 검사를 진행했을 때 이미 우리 아이들은 공감
지능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서 지능 지수가 탁월한
아이들의 세상이 더 신기했을 것이고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지 못했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등장 인물들이 신기했나봅니다.
나와 다른 세상과 시점 그리고 사고 방식을 이렇게 독서로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전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내가 타고난 능력과 생각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다른 영역을
들여다보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선 책 읽기만한 대안도 없더군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저와 아이들은 공감 능력이라는 것은
mbti 성격 유형과 달리 얼마든지 능력치를 신장시킬 수 있고
때로는 변화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자 비로소 책 표지에
색글씨로 강렬하게 강조된 우리는 지금 ‘제로’에 놓여 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제로는 무한한 가능성의 숫자니까!
라는 문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절실하게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샘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