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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말해주세요, 꽃들의 비밀을 - 꽃길에서 얻은 말들
이선미 지음 / 오엘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저와 아주 친한 오랜 인연의 지인들조차도 잘 믿지 않는
이야기지만 전 초등학교 시절부터 원예에 관심이 많았고
나만의 나무를 키워보고 싶다는 바램을 갖고 있었는데
물론 아끼없이 주는 나무라는 쉘 실버스타인의 작품 영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로망이 있었지만
아파트라는 공동 주택에 살고 있는 저에게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고 좁은 베란다 속 작은 화분으로는 무리였죠.

하지만 학창 시절 언제나 교실 내 화분 물주기 담당은 제가
일임했었고 자취를 하던 시절에도 작은 화분 하나는
반드시 키우곤 했었기 때문에 나름의 관심은 있었답니다.
제 친구들이 저의 취향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보통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 속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라서 그런 것 같은데 전 진즉에 관심이
많아서 직접 수집한 식물 도감이 초등 저학년 때 완성되었죠.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나무와 꽃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어서 저 혼자 식물 도감 같은 도서를 즐겨 읽으면서
쉽게 접하기 힘든 신기한 꽃과 수목의 이름을 암기하곤 하네요.
그런 취미를 갖고 있는 저에게 있어 오엘북스 출판사의 신간도서
누군가 말해주세요, 꽃들의 비밀을 책은 제가 알고 싶은 이쁜
수목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사연까지 들려주는 에세이북이었죠.

식물들에 대해서 박한다식한 친한 언니가 자연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가 꽃길에서 얻은 말들을 조곤조곤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굉장히 편안하게 읽을 수 있더라구요.
그냥 무심하게만 보고 넘겼던 수많은 산천에 지천으로 깔린
초록색들 속에서 이런 사랑스러운 식물들이
존재하고 있었는지도 몰랐고 실제로 소개해주신 곳들은
제가 가본적도 있었는데 전 보지 못하고 넘어갔음도 깨달았죠.

이제는 저도 무릎을 굽히고 고개를 숙여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하게 자라나고 있을 길 위에서 만난 꽃들과 대화를 주고
받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던 다정한 이야기가 가득해요.
흥미로웠던 것은 제가 평소 가장 좋아하는 꽃 베스트 3에 무조건
들어가는 은방울꽃에 대한 일화가 가장 인상깊었는데
역시 너무 아름다운 것은 위험한 것인지 아니면 너무 아름답기에
스스로를 치명적인 방식으로라도 지켜야 했던 것인지
저자의 의문과 동시에 저 역시도 똑같은 생각에 사로잡혔답니다.
이렇게 지식과 정보의 즐거움으로 꽃을 대하는 자세를 기본으로
갖고 있는 제가 처음으로 아리게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는
모든 꽃이 장미가 되려고 하면 봄은 그 사랑스러움을 잃어버릴 거예요
라는 말을 남긴 프랑스의 소화 小花 테레사 수녀님의
일생이었는데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모두가 하지는 않는 일을 몸소
실천한 그녀의 삶을 최소한 제가 조금이나마 따라해보고 싶더군요.

모든 꽃은 아름답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사람의 영혼도 그렇다는
것 알아들을 수 있는 인간이 되어서 세상 속 삶을 영위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더욱 더 꽃이
좋아진 나의 내면의 이유를 발견한 것 같아서 매우 기뻤답니다.
오엘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