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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헌혈 ㅣ 이야기강 시리즈 12
정광민 지음, 도휘경 그림 / 북극곰 / 2024년 12월
평점 :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헌혈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아이들은 집안의 내력인
유전적인 이유로 악성 빈혈을 갖고 있어서 헌혈 자체를 아예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집안 여자들에게 있어서 헌혈은
과연 어떻게 진행되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은 항상 품고 있었죠.
북극곰 출판사의 이야기강 시리즈 12번째 신간도서 이상한 헌혈
그림책은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혈액이나 혈장 등을
신체에서 빼내는 것이 아니라서 마치 마법 같은 설정을
제시하고 있어서 우리 애들도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나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직 나이가 되지 않아서 할 수도 없으나
극악에 가까운 빈혈 때문에 평범한 헌혈도 가능한 나이가 된다하여도
절대 할 수 없기 때문인지 내심 궁금하기는 했었다면서 경험 있는
어른들에게 헌혈하면 어떠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린 학생도 가능한 헌혈이 있다면 해보겠느냐고 질문부터
먼저 던져서 이 책 내용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읽기 시작했어요.
아무런 생각없이 책 읽자고 권유해서 함께 보는 것과 일단 호기심을
유발시킨 다음 독서하는 것은 기본 자세부터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먼저 선독한 후 애들과 읽는답니다.
이 작품 역시도 마찬가지였는데 겨울 방학 시작해서 이것저것 활동 및
독서를 많이 하고 있는 아이들을 대신해 책이 도착하자마자
제가 먼저 읽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르게
완독하고 애들에게 저녁 수면 시간 직전에 함께 읽자고 추천했거든요.
처음에는 내 피를 빼내어서 헌혈한다고 생각하면서 읽던 아이들이
갑자기 감정을 헌혈할 수 있어서 청소년기 너희 나이에도
헌혈이 가능한 것이라는 부분이 나오자 갑자기 어리둥절했답니다.
그리고 갑자기 내가 감정 헌혈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그리고
감정 헌혈을 하고 나면 앞으로 24시간 동안은 그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면 어떨지를 고민하더라구요.

그동안 감정에 대해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일뿐이지
감정 그 자체가 뭔가 가치가 있다던가 아니면 그것이 소중한지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해서 그런지 당황했다고
소감을 말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어떤 감정이든 매우 소중하며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느끼게 되었다고 털어놓았답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용기는 감정을 헌혈한다는 제안을 받아들여서
직접적으로 그 결과를 온 몸으로 체감하게 되었지만 우리 애들은
과연 선뜻 동의할지 어떨지 궁금했던 저의 생각을 완전히 빗나갔는데 일단
낯선 사람의 제안은 일단 경계하고 보겠다는 의견을 표현하더라구요.

하지만 아이들도 이야기 속 용기의 감정 헌혈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나
독서를 통해 보게 되자 더욱 더 복잡한 심정인지 일종의 부작용과 같은
아이들의 반응과 이 모든 사태 속 진짜 비밀을 궁금하게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위태로운 일에는 절대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겠다면서
아무런 이유 없고 대가 바라지 않는 제안은 이 세상에 결코 존재하지
않는 현실과 공짜 없는 인생 섭리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답니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 조심하고 이유없이 잘 해주는 것은
이 세상에 절대 없다면서 인생 조언 아무리 해줘도 귓등으로만 듣던
우리 애들이 이제 겨우 현실의 어둠에 조금 눈을 뜬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나에게 뭔가 주어진다면 그와 동시에 내가 잃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읽은 보람을 실감했고 내적으로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아 매우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