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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ㅣ 소담 클래식 5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지음, 안영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학창 시절 엄청나게 많은 서양 고전 명작 도서들 중에서
이상하게 제일 먼저 읽게 되는 책들은 거의 정해져 있는데
아마 그 중 대표적인 한 작품이 바로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이라고 짐작되며 그 이유가 뭔진 아시겠죠?
아마 우리는 모두 비슷비슷한 이유로 이 도서를 선택했을 것이고
일단 독일인의 사랑 원제 Deutsche Liebe 자체가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 것 같습니다.

물론 세계적인 명작인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보통 너무 딱딱한
거의 대부분의 서양 명작 제목들은 선뜻 손이 가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이 작품은 거의 예외더군요.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 무척이나 아름다운 문장 이상으로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아님을 점점 느끼게 되는데
8개의 회상으로 구분지어 진행되는 주인공의 사연은 애틋하죠.

게다가 수많은 명작 세계 고전 작품 중에서 가장 먼저 도전하기
쉬웠던 이유 중 하나는 제목 뿐만 아니라 너무 두껍고 긴 장편도 아니고
짧은 단편이 모여 있는 단편집이라 여러 작품을 읽을 필요도
없는 간략한 여덟 개의 회상으로 구성된 중편 소설이기 때문이었어요.
읽다 보면 소설 속 어휘가 어찌나 영롱하고 맑고 깨끗하며 아름다운지
작가에 대해서 먼저 인지하지 않고 처음에 읽었을 때도 감탄했지만
완독 후 막스 뮐러에 대해서 다시 알아보면 남자인 그가 이렇게나 뛰어난
감수성으로 이 작품을 탄생 시켰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긴 한답니다.
역시 재능은 유전되는 것인지 서정 시인 빌헬름 뮐러의 아들이라는
사실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소담 출판사 신간도서 소담 클래식 시리즈
다섯번째 이야기 독일인의 사랑 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가가
남긴 단 한 작품으로 유일한 순수문학이라고 하니 더욱 경이로워요.
이렇게 뛰어난 재능으로 감성적인 구슬이나 보석 같은 언어가 가득한
수작인데 왜 작가는 장편도 아닌 중편으로 그것도 유일하게 딱 하나만
자신의 일생에서 남겼는지 이해 불가이긴 했지만 어릴 때 제가 느낀
의아함이 이 나이 먹고 다시 읽어 보니 왜 그가 그랬는지 이해가 됩니다.
자신의 모든 열정을 쏟아 부은 단 하나의 작품이 있다면 아마도 다른
작품 구상 자체를 하기 힘들었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결말 부분에 마치 그의 독백과도 같은 문장을 보면 납득도 되는데
무한하게도 불가사의한 사랑의 수수께끼 앞에서 입을 다물고 마는
정도의 영향력이 바로 마리아를 향한 애절한 사랑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이 작품에서 그 유명한 문장이 저절로 떠오르는데
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느냐고 물어보고 들판에 핀 꽃들에게
왜 피었냐고 묻는 것처럼 마리아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서 더 할 말도 없고 대답할 필요도 없다는 진심이 가득해
아마 그의 평생에 또 다른 순수 문학을 출판할 필요 자체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