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가 되는 법 - 세종 대왕부터 일론 머스크까지 세상을 바꾼 발명가들을 만나다
로버트 윈스턴 지음, 제사미 호크 그림, 강창훈 옮김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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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 발명가가 되는 법

세종대왕부터 일론 머스크까지

세상을 바꾼 발명가들을 만나다

로버트 윈스턴 지음 / 제사미 호크 그림

/ 강창훈 옮김 / 책과함께 어린이 출판

 

아이들 아빠가 한 때 진지하게

발명에 심취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특허 사무실도 드나들고,

책도 온통 특허나 발명에 대한 것만 보고

뭐 그랬던 시절이 있었죠.

발명을 생각하는 사람과 가까이에서 살아보니

저 같은 보통 사람들과 달리

뭔가 생활에서 불편한 일을 겪으면

불편하다고 느끼고 마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안 불편하게 바꿀 수 있을까

계속 궁리를 하더라고요.

제 입장에선 그런 모습이

보통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의 많은 불편들이 해소가 되긴 하겠구나

간혹 인정을 하게 될 때도 있는데요.

그래서 보통 사람들과 조금은 다르게 생각하는 점은

아이들도 어느 정도 본받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러던 와중에 요즘 말로 그야말로 신박한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이 책, <발명가가 되는 법>인데요.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널리 이롭게 하다

일상을 더 편리하게

기발하도고 위대한 발명

등의 4가지 주제로 나누어

세상의 다양한 발명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입니다.

역대 그 누구도 감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모두가 칭송해 마지 않는

멀티플레이이어이자 천재였던 인물이죠.

아이도 다빈치에 대한 책을 몇 편이나 읽었는데도

또 이번에 책에서 소개하는 전차의 설계도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두르더라고요.

이렇게 1장에서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비행기, 자동차, 기차 등 탈것들에 대한

여러 발명가들의 노력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2장에서는

주로 의료기술과 관련한 발명품들과 발명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요.

엑스선을 발견한 빌헬름 콘라트 뢴트겐,

인공심장 개발의 선구자 도밍고 산토 리오타 등에

저희 아이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엄마 아빠가 특이하게도

의사가 되길 바라지 않는편인데

아이가 이 분야의 다양한 발명가들을 보면서

의료 분야 쪽에 관심이 가는지

의료와 관련된 책을 하나 더 읽어보고 싶다고 해서

엄마를 조금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답니다. ;;

그렇다고 이 책에서 엄청 위대한 이른바

위인들만 소개하는 건 아닙니다.

2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디피카 쿠룹처럼

젊은 발명가들도 소개하고 있어 더욱 맘에 들었는데요.

저희 아이도 디피카 쿠룹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어린 나이에 세계 많은 이들을 구하기 위한

발명에 몰두한 사실 자체가 너무 멋진 것 같다며

자신도 앞으로 다양한 발명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더라고요. ^^

그렇죠. 이런 책을 읽히는 목적이 여기에 있으니

그 꿈을 이루거나 그러지 않거나

그런 꿈을 꾸게 만든 것만으로도

이 책을 만나본 성과는

충분히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3일상을 더 편리하게편에서는

보다 우리 일상과 가까운 발명들이 소개되는데요.

수세식 변기의 개발이나, 급속 냉동식품의 개발 등은

그야말로 우리 일상을 바꿔놓은 발명들이죠.

저희 아이는 이중에서도

접이식 침대를 발명한

;사라 엘리자베스 구드에 주목했는데요.

작은 공간을 더욱 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발명이죠.

 

이 외에도 4장에서는 앞서의 3장에 분류되기 어려운

동서고금의 위대한 발명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유레카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에서부터

괴짜 갑부 일론 머스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분야, 다양한 발명가들을 소개합니다.

저희 아이는 그중에서도

고성능 컴퓨터를 개발한 전기공학자 린 콘웨이에

주목을 했는데요.

성소수자로서 겪어야 했던 방황과 갈등을 이겨내고

오늘날 우리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고성능 컴퓨터 개발에 공을 세운 린 콘웨이가

멋지게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

역시, 일찍부터 성 고정관념에 휩싸이지 않게

다양한 책을 보게 하고 공을 들인

덕을 보는 것 같아 엄마는 또 괜히 뿌듯했습니다. ^^

 

이 책은 사실 <발명가가 되는 법>

진짜로 알려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드러난

수많은 발명가들의 발명품과 그의 생을 짧게나마 소개하며

아이들에게 발명가를 꿈꾸게 하고,

발명가들의 발명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크게

바꾸어 놓았는지는 충분히 깨닫도록 해줍니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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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자꾸만 하고 싶어! - 생물들의 독특한 행동 도감
고자키 유 지음, 요쓰모토 유키 그림, 곽범신 옮김,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외 감수 / 나무말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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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들의 독특한 행동도감

나도 모르게 자꾸만 하고 싶어!

글 고자키 유 / 그림 요쓰모토 유키 /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감수 / 곽범신 옮김

/ 한국어판 감수 장이권 / 나무말미 출판

 

아이가 과학 분야라고는

지구, 태양계, 우주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을 뿐

동식물이나 실험 등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아이가 그래도 과학 분야 책을 읽는 건

이렇게 특정한 주제 아래 다양한 짧은 정보들을

엮어 모은 책들은 보는 편인데요.

그중에서도 캐릭터가 맘에 들면 더욱 좋아합니다.

 

아이가 실사 위주의 동물도감 같은 건

도무지 보려고 하지를 않으니

이런 책들이 보일 때마다 엄마는

아이에게 제공하느라 바쁩니다. ;;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하죠.

이렇게 다양한 의외의 정보들을 접하다 보면

나중에는 머릿속에서 하나의 정보로 합쳐리리라

조금이나마 기대를 해보는 겁니다. ;;

 

그런 엄마의 눈에 띈 책이 있었으니,

<나도 모르게 자꾸만 하고 싶어!>인데요.

책 제목을 보자마자 궁금증이 저절로 생기는 제목이죠?

저희 아이도 보자마자 뭐가 하고 싶다는 거야?”

라며 자연스럽게 책을 펼쳐 읽더라고요. ^^

과학 좋아하는 아이들이야 사실 이런 과정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만 ;;

저희 아이처럼 과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에겐

이렇게 자연스럽게 본인이 궁금해서

책을 펼치도록 해준다는 것 자체가

엄마에겐 또 고마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1장 소름 돋는 행동,

2장 행복한 행동,

3장 정신 사나운 행동

4장 상냥한 행동

이렇게 4가지로 분류를 하고

육해공의 다양한 동물들이 보여주는 특이한 행동들을

주제별로 엮어서 설명해줍니다.

가령 1장 소름 돋는 행동에서

저희 아이가 깜짝 놀란 내용은

알파카의 침 뱉기였습니다.

알파카가 침을 뱉는다니요!

불량학생인가요. ;;

알파카가 침을 뱉는 이유는 무서워서라고 합니다.

겁이 많아 상대를 발로 차거나 물지 못하니

토사물이 섞인 침을 뱉어서

지독한 냄새가 나도록 해서

상대를 물러가게 하고 싶은 행동이랍니다. ;;

과연 자연환경에서 배고픈 포시자들이

냄새 따위로 물러날지 모르겠지만요. ;;

 

아이들과 강원도 목장에 방문해 본 적이 있는데

아이가 기억이 가물거린다고 했는데요.

코로나가 좋아지면 다시 한 번 방문해서

알파카를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알파카가 귀를 뒤쪽으로 내리깔고 있을 때는

겁을 먹었다는 뜻이라고 하니

알파카의 침세례를 받지 않으려면

알파카의 귀를 유심히 관찰해야겠어요. ^^

이런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와 함께

알파카의 기본적인 정보도 제공이 되는데요.

분류와, 분포, 크기, 특이사항 등이 간략하게 소개돼

해당 생물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파악을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

2. 행복한 행동편 중에서

저희 아이는 짓는 원숭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원숭이에 주목을 했는데요.

일단 이름이 너무 특이해서 신기했답니다.

그리고 이 원숭이들은 새벽부터 마구 짖어댄다는데요.

일종의 영역 표시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소리로 영역을 표시할 수 있도록

공기주머니가 달려 있어서

목소리를 더욱 우렁차게 낼 수 있답니다.

아이가 혹부리 영감님의 혹은 노래 주머니가 아니었는데

짖는 원숭이의 주머니는 진짜였네라고 해서

저를 빵 터뜨리기도 했답니다. ^^

이 외에도 4장에선

코끼리의 집단생활 방식과 배려하는 행동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요.

아이가 이런 코끼리의 행동은 본인도 본받고 싶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

 

동물들의 특정한 행동들이

사람의 눈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렇게 그 이유를 조금 알고 나서

동물들의 행동을 접하게 된다면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 같아요.

그리고 이해하는 만큼 동물들에 대한

안목과 관심도 증가할 테고요.

 

<나도 모르게 자꾸만 하고 싶어!>

판형 자체가 책처럼 생겼고,

글자가 조금 작은 편이긴 하지만

각각의 동물에 대한 소개내용 자체가 많거나

어려운 것들은 특별히 없는 편이라서

유치부부터 초등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이

부담 없이 접하고, 이색적이고 폭넓은 배경지식을

쌓기 좋은 책인 것 같아요.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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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도둑 수학동화 3 수학도둑 수학동화 3
여운방 지음, 서정 엔터테인먼트 그림, 송도수 글 / 서울문화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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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이해력창의수학 논술동화

수학+도둑 수학동화 3

글 동암 송도수 / 그림 서정 엔터테인먼트 / 서울문화사 출판

/ 수학콘텐츠 여운방 박사(시스템수학연구회 회장)

 

[수학도둑] 시리즈 유명한 건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에 가서 빌려 읽어보려고 하면

책이 어찌나 너덜너덜하던지 ;;

차마 빌려오기 미안할 정도의 수준이 대부분이더라고요.

괜히 빌렸다가 책을 변상해야 할 것 같은 상태랄까요. ;;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반증이긴 하겠지만

그래서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운 좋게 [수학도둑] 최신작 중 하나를 만나봤는데

종합편이라 그런지 난이도가 있어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러다가 [수학도둑] 시리즈의 이름으로

<수학동화>도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1권은 못 만나고 2권부터 만나봤는데요.

그 때까지만 해도 정확하게는 몰랐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3권을 만나보게 되면서

이게 기존 학습만화인 [수학도둑]의 이야기 자체를

동화형식으로 바꾼 거라는 사실을

비로소 처음 알게 됐답니다. ^^

 

사회적 거리두가 4단계가 되기 전,

아이와 도서관에 갔을 때

그 현장에서 수학도둑을 아이가

앞쪽 몇 권을 읽은 적이 있는데

80권 이후 신작을 봤을 때와 달리

이건 볼만하다며 잘 읽다 온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 아이에게 <수학도둑 수학동화3>편을 권해 줬더니

아이가 책을 읽다가 말고

이거 저번에 봤던 건데? 도서관에서 본 거야하더라고요. ^^

[수학도둑]을 제대로 직접 본 적이 없는 저는

같은 이름 시리즈의 다른 버전인줄 알았거든요. ;;

 

<수학도둑 수학동화> 시리즈는

학습만화 [수학도둑]과 동일한 내용인 겁니다. ^^

아직 학습 만화가 꺼려지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야말로 망설임 없이, [수학도둑]의 명성은 그대로~

동화로 접할 수 있는 거죠. ^^

[수학도둑]의 장점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스토리 라인 속에 각종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잘 녹아 있다는 점입니다.

초반에 제시되는 것들은 덧셈 뺄셈만 좀 할 줄 알아도

문제를 해결하고 의기양양하게

다음 페이지를 넘길 정도의 문제가 등장하고요.

조금 뒤로 가니 조금씩

이른바 사고력 수학 같은,

생각을 좀 골똘히 해봐야 하는 문제들이 등장하는데요.

중요한 건 수학 문제집에서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재미난 책을 읽으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수학 퀴즈를 푸는 거다 보니

아이가 훨씬~~ 더 즐거워한다는 거죠. ^^

물론 이야기 중간, 중간에 좀 더 심층적으로

수학적 문제를 다루고 더 복잡한 문제를 풀어보도록 하는

별도의 부록 코너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문제 난이도가 마구 격하게 높지는 않아서

아이들이 고민해볼만한 수준은 되겠더라고요. ^^

 

사실 제가 학습만화를 선택할 때

이런 부연 설명이 잘 돼 있는 건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보고 또 보고를 몇 번을 반복하면

그 부연설명코너까지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게 아닌 경우라면 보통 스토리 라인을 읽는 게

거의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그러니 메인 스토리에 학습적 내용이

가미돼 있지 않으면 저는 별로

학습만화로서의 효과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그냥 만화가 아니고, 엄연히 학습 만화이니까요. ;;

 

그런데 수학동화는 만화로 볼 때나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동화로 볼 때나

스토리 라인 안에 자연스럽게

수학적 문제들이 녹아 있는 거죠.

이렇게 해야 아이들이 수학적 학습

맛이라도 본다고 저는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수학도둑 수학동화> 2권과 3권을 보니

80권 이후의 고급 난이도에 비해서는

그래도 조금 쉬운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서

초등 저학년이나 중학년 아이들도

어느 정도는 따라가면서 읽어볼 수 있겠더라고요. ^^

아이들은 도도와 슈미, 아루루가 악당에 맞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겪는

모험 이야기에 흠뻑 빠져 책을 읽지만

그 안에서 평소 학교에서 접해보던 것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수학적 사고를 해볼 수 있는 거죠.

또 수학동화는 2권 때도 그랬듯이 책 속 부록처럼

만들기 페이퍼가 하나씩 주어지는데요.

이번엔 정십이면체를 직접 만들어 보는 거였습니다. ^^

각 면의 일부에 책에서 소개됐던

다양한 수학적 정의들을 정리해 놓아

갖고 놀면서 한 번 더 정의들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더라고요.

지난번에는 아이들 아빠가 냉큼 만들어서

아이가 뿔이 났었는데,

이번엔 아이가 직접 만들기를 해볼 수 있었답니다.

정십이면체를 완성하기가 쉽지 않아

아이와 제법 끙끙거려야 했답니다. ;;

 

글밥과 제시되는 수학 문제들을 고려해 볼 때

평균적으로 초등 중학년 정도부터

읽어보면 딱 좋을 <수학도둑 수학동화> 시리즈!

요거, 신간 나올 때마다 눈여겨 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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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상과 시인 아저씨 생각하는 숲 27
박상률 지음, 윤미숙 그림 / 시공주니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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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상과 시인 아저씨

박상률 글 / 윤미숙 그림 / 시공 주니어 출판

 

제목이 너무 특이해서

별 기대 없이 무방비 상태로 읽었다가

왈칵 눈물을 쏟았습니다.

아이가 깜짝 놀라 달려와 위로해주는 통에

겨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네요.

<개밥상과 시인 아저씨>를 읽은 저희 집 풍경입니다.

처음엔 저희 아이가 먼저 읽었습니다.

다 읽고 나더니,

엄마 이거 좀 슬픈데 독특하고 음.. 하여간 특이해.

엄마도 읽으면 아~ 할 거야

라고 말해주더군요.

 

아이가 잘 읽었다니 그걸로 됐다, 솔직히 그러고 말았는데,

이게 몇 살을 대상으로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느낄 바가 많은 책입니다.

제 일에 대해 열정과 에너지가

사그라들다 못해 소멸할 지경에 이른

저 스스로를 엄청 반성하기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개밥상과 시인 아저씨>의 화자는

시인 아저씨가 키우는 개입니다.

한때는 단란했을지도 모르는 가정을 꾸렸던 아저씨는

언제부턴가 시골마을에 들어와 화자인 진돗개와

단둘이 살아가고 있는데요.

 

몸은 어딘가 아프고,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며 그나마 있던

시인의 집과, 퇴직금까지 모두 위자료로 가져가고

아저씨는 근근이 생활을 유지해 갑니다.

가끔 옆집 사는 할머니와 소통을 하고,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 누나가 시인을 방문할 뿐

시인 아저씨는 대부분의 시간을

화자인 진돗개와 함께 보냅니다.

그냥 반려견 수준이 아닙니다.

진짜 식구(食口)’입니다.

정서적으로도 그렇기도 하지만

주변의 어떤 핀잔과 호들갑에도

시인 아저씨는 개와 한 상에서 밥을 먹으니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식구인 겁니다.

 

심지어 자신의 죽음 이후에 대한

법적 서류를 작성할 때조차

엄연한 보호자로 진돗개의 발도장까지 찍게할 정도로

둘은 서로에게 보호자로서 의지하며

식구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시인 아저씨는 수시로 떠오르는 시상과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에 대한 느낌과 생각,

시를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진돗개에게 들려줍니다.

 

그래서 진돗개는 시를 좀 압니다.

아니, 사람보다 어쩜 더 잘 아는지도 모릅니다.

진돗개의 눈에도 한심하게 비친

시인 아저씨의 팬이라는 아줌마들이 들이닥쳐

스쳐가는 바람처럼, 하나의 놀잇감처럼, 장식품처럼

시를 소비하려는 모습을 읽으면서

씁쓸하면서도 얼굴이 화끈거리도록 부끄러웠습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의 열정은

온 데 간 데 없이 하얗게 재만 남은 것 같은

지금의 저를 돌아보며 마음이 많이 부대꼈습니다.

그리고 사실 아직도 많이 부대껴서

별로 부담감 느끼지 않았고

어렵지 않던 서평 쓰는 일이 지금 참 어렵습니다.

시인 아저씨의 병세가 악화되고

너무나 쓸쓸히 죽어간 후

세상은 뒤늦게 그의 죽음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호들갑을 떨고

그의 죽음은 물론 살아남은 화자, 진돗개까지

오로지 상품으로서 바라보며 함부로 떠들어 댑니다.


또 화들짝 놀라 멈칫하게 됩니다.

세상 누구보다 모난 돌로 살았던 저였지만

일을 하면서 만나는 취재원들 앞에

절대 을의 입장으로 엎드리고 조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태생적으로 제가 하는 일이 그런 맥락의 일이었음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지만,

다시 한 번 활자를 통해 적나라하게

제가 몸담은 업계의 생리를 직면하고 나니

더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

말이 넘치려고 합니다.

자칫 일기가 될 지경입니다.

 

그냥 진심으로 많은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작가님이 시에서부터 청소년문학, 희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깊이 쌓은 연륜으로 써낸,

시 같으면서도 소설 같고

재미있고 유쾌하고, 기발하면서도 처연하고 아픈

좋은 작품을 만나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더구나 아이들이 아니라 본인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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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짝이의 초등학생 손그림 교실 - 누구나 그림 실력이 쑥쑥 자라는
최창준 지음 / 다락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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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학원 다니기 싫다는 아이, 그런데 그림은 잘 그리고 싶대요 ;; 그런 저희 아이에게 꼭 필요한 책이 돼 줄 것 같아 완전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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