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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백영옥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주 동안의 피로를 풀기 위해 나른한 잠에 빠져 있을 토요일 아침 일곱시. 실연당한 사람들은 한 작은 가게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였다. 위로를 받기 위해서였든, 다 잊고 새로이 출발하기 위해서였든, 공통점이라고는 실연당했다는 것 뿐인 사람들의 7시 조찬 모임은 상상만으로도 상당히 낯설고 기이하다. 하지만 소설은 모임을 따스한 묘사로 그려낸다. 물론 상업적 음모가 도사리고 있긴 했지만!
주인공 격인 사강이나 지훈, 미도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어쩐지 이상하게도 미도의 회사 사장에게 감정이입이 됐던건 내 처지가 비슷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원하던 일로부터의 실연을 떨쳐내지 못한채 현재도 방황하는 늙은 청년이 되어가고 있다. 어떻게 해야 내가 살아온 시간들, 이뤄내지 못했던 나의 꿈들에게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넬 수 있는 날이 올까.
`안녕`하고 인사 얘기를 적고나니 책 속의 책들도 떠오른다. 그 중 사강의 물건으로 나온 `슬픔이여 안녕`이란 책. 그 또한 `안녕`이 헤어짐의 인사가 아닌, 정면으로 곧게 마주할 때의 `안녕`임을 전한다. 내가 나의 꿈에게 고해야 할 것은 `안녕`인가, `안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