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해록 : 조선 선비가 본 드넓은 아시아 샘깊은 오늘고전 10
방현희 지음, 김태헌 그림 / 알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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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에서 부터 이 책의 원작과 글 방현희님 그리고 그림의 김태현님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고 있으며

다음 페이지의 일러두기는 섬세하고 명확해서 따뜻한 정성을 맛보는 듯 포근합니다.

아주 꼼꼼하게도 원작자의 문서는 '표해록'으로 책은 "표해록"으로 구분해 두고 있습니다.

 

이 책은 세계 3대 중국 견문록 중 하나라고 광고 되어 있지만.

그러한 커다란 타이틀 보다 읽다보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진정 소중한 지혜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인간성이 드러난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느닷없이 곤경이나 문제에 처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고

삶의 기준이 없고, 누구를 따라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게 되는 것입니다.

당황하고 우왕좌왕하다 좌절하고 비관하다 남을 원망하는 모습들을 흔히 보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어린아이들 뿐이 아니라 성인들에게서도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문제해결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있지만.

실제로 흔치 않은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마흔 세 사람을 이끌고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 올 수 있었기에

그 어떤 자기계발서 보다도 이 견문록은 현실적이며, 해적과 바다라는 인생의 커다란 위험을 헤쳐나가며,

이끌어가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삶의 자세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어려움에 처 했을 때 일행들로 부터 이런 저런 여러 의견들이 나옵니다.

그것을 취사 선택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지도자 일 것 입니다.

최부는 삶의 원칙이 있었고, 어떠한 어려움에도 자신을 솔직히 그대로 보여주고 상대방에게 이해시키려 노력했지

어설픈 꾸밈으로 상대방을 쉽게 내가 원하는 쪽으로 유도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이 그를 가장 빛나게 하는 모습이었고 어려움을 딛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나이든 저도 이러한 자세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되새기게 됩니다.

 

표류하면서 해적과 중국 이곳 저곳에서 최부는 계속해서 자신을 소개하고

상대방이 묻는 조선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합니다.

이 부분에서 조선에 대한 객관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조선이 얼마나 유교를 숭상하고 학문이 발달 되어 있으며 예를 지키는지 끊임없이 강조합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중국과 그리고 조선이 중요시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이 책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참 이쁘게 꾸며져 있고 활자도 크고 줄 간격도 넓고 간략하게 정리되어있습니다.

또한 어려운 옛단어들 옆에 더 작은 크기의 글자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친절한 배경 설명을 한 다듬어 쓴 말 들이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해적과 마주치고 해적이라고 모함하려 했던 중국 관리들과의 만남은 너무

간략해서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아, 그러한 어려움들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서 긴장감을 높였으면 좋았을 것을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적극 권장할 만한 정성들인 좋은 책을 대하게 되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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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비둘기 똥구멍을 그리라굽쇼? - 디자인, 디자이닝, 디자이너의 보이지 않는 세계
홍동원 지음 / 동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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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디자인은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 어디든 디자인이 안 들어가는 곳이 없고 앞으로 디자인은 더 중요해 질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은 돈을 벌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돈이 되는 행위라고 생각해서

내 조카가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을 때 좋아하면서도 걱정을 했다.

예술분야란 것이 1%의 천재가 아니면 알아주지도 아니하고 살아남기도 힘든 곳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카에게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 조카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는데

결론은 미대를 졸업하고 미술선생님을 하는 것으로 정해졌고.

미대에 갔고 지금 1학년 새내기이다.

뭔가 남다른 재주가 있다는 점에서 믿음직하고 사랑스럽다.

 

그 1%만 이름을 남기고 살아남는 치열한 분야에서 살아남아 남들이 이름을 알아주는 분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생각해 보라.

대한민국의 그 엄청난 인구에서 1%에 속하시는 분이시니 대단한 분이심에 분명하다.

 

버스였는지 지하철이였는지도 기억이 안 나지만.

내 기억에 마주 보았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지하철 인 듯 하다.

젊은 새댁으로 보이는 분이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고 계셨는데

인상이 깊었다.

바로 디자인이었다.

눈에 확 띄고 인상에 남게 그 젖병이 남다르게 예뻤다.

불투명한 젖병들과 달리 투명함 속에 예쁜 디즈니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에 그치지 않고 어린 나는 생각했다.

아, 변화다.

젖병도 저렇게 예쁜 것을 사용할 수 있다니.

변화다.

어줍잖게도 난 그 젖병에서 무언가 새로운 변화를 감지했던 것이다.

구질구질 한 생활에서 이제는 여유와 풍요란 변화를 감지할 정도로 '그' 젖병은 인상 깊었고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이 분은 그 안정된 교수의 자리에서 뛰쳐나와 1%의 세계로 뛰어드신 분이시다.

그 만큼 강한 자신감이 있으셨던 것이 아닐까?

읽다보니 이 디자이너가 디자인 한 작품들도 보고 싶었다.

아쉽게도 저작권 때문인지 몇 작품 안 나왔다.

그 중에서,

친절할 것 같은 검찰 로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달력 숫자.

그리고, 파주 출판단지 포스터는 정말 매력적이다.

이 책 표지의 꼭두각시는 저자가 아닐까 싶다:)

 

세상사는 것은 똑 같다 싶다.

제 아무리 뛰어난 분이시더라도 역시나 싶다.

세상사 마음대로 될리가 없는 것이다.

 

특별히 전문가 라고 해서 디자이너를 것도 최고로 알아준다는 디자이너를 찾았을 때는

얼마나 기대가 크고 지불한 돈 값을 제대로 뽑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겠는가?

이러한 요구자의 기대에 부응해서 한 눈에 보기에도 대단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 감각이 어디 가겠는가 만은 사람의 일이 그런가?

매번 대단한 작품이 나올리가 만무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 후로도 두고두고 디자인에 대해 여러 소리를 들어야 하니

디자인이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싶고 얼마나 긴장속에 사셨을까 싶다.

 

전문가 답게 여러 시계니, 의자니, 자동차니 하는 디자인에 대한 말씀이 있으신데

나는 정말 구제불능인지 이러한 디자인에 관심도 없고 끌리지도 않는다.

다행이지말이다.

당장 사야겠다 싶으면 그거 대단히 큰일이지 않겠는가?

사실 시계 디자인들 중에 끌리는 것도 없고 그 유명하다는 뭔 시계 디자인도 전혀 인상 깊지 않았다.

자동차 디자인도 그동안 보아온 기막힌 자동차나 비행선 바탕화면들에 비하면 뭐..

신발이나 가방들의 디자인을 좀 더 봤으면 끌렸을지도 모르는데:)

 

아래하 한글이 외국 회사에 팔린 줄 몰랐다.

나도 무척 아쉽다.

그런데 나도 사실 아래하 한글에 대해 말하자면 할 말이 많다.

회사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난, 이십얼마인가 주고 그 당시 이십얼마면 지금은 거의 50만원대가 아닐까?

2.5 한글을 샀었다.

그런데 얼마 후 8.15 한글이 나오고 몇 만원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그 황당함을 그 회사 직원들은 알까?

그렇다고 2.5 사용자들에게 8.15 버젼을 무료로 제공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아래하 한글은 나름대로 팔아서 회사를 유지하긴 했었다.

그에 비하면 삼성의 훈민정음은 어떻겠는가?

 

저자의 디자이너로서의 삶이 구석 구석 진지하게 확 와 닿아서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특히나 뛰어난 명성을 쌓아오면서 치열하게 살아오신 삶이니 느끼고 배울 점이 많다.

내 조카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책이다.

 

저자이신 홍동원 선생님께 꼭 드리고 싶은 부탁이 있다.

 

"선생님, 다른 것 보다 그 비상구 디자인 좀 어떻게 해 주세용~

예전에 가로 긴 직사각형 일 때의 디자인을 그저 반토박으로 정사각형으로 작게 만들어 놓으니

영 보기 안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하이 서울 이라고 영문 써서 만든 그 유치한 서울 로고를

좀 품위있고 세련된 영어 뺀 디자인으로 좀 어떻게 해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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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 - 피로 쓴 조선사 500년의 재구성
배상열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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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반역이란 주제로 살펴보는 역사책이다.

그런데 실제 반역다운 반역은 역시나 나라를 세위기 위해서는 반역을 반드시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성계와 태종, 그리고 세조이다.

그들은 반역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슬픈 낙인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내 생각에 슬픈 낙인에 어울리는 것은 소현세자와, 사도세자, 연산군, 광해군이다.

물론, 이들은 반역자들도 아니였고 오히려 반역을 당했다.

 

정말 드라마틱한 제대로 된 반역의 역사는 역시나 이성계와 태종과 태종의 장자방 한명회이다.

그러고 보면, 이성계야 말로 대차고 거칠 것이 없는 무인의 모습 그대로 인 듯 하다.

이성계의 혈통도 여진족 쪽이고 고려의 혈통도 옅어졌을 것이다 하니

예전에 본 조선왕비실록에서 이성계 측근으로 낯선 여진족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어 특이하다

했었던 기억이 났다.

그러나 이 이성계의 혈통 문제는 구체적인 기록이 아니라 주변사항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이라 답답하다.

( 이 책은 실록에서 많은 문장들과 기록들을 증거로 제시하나 의외로 미루어 짐작하는 부분도 많았다.

  특히, 기록이 허술한 조선말 고종과 민비 그리고 대원군에 대한 부분은 저자의 주관에 의해 단정적으로

  인물의 평가를 하고 있어서 상당히 당황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피로 쓴 조선사 500년의 재구성 이라는 주제에 맞게 재미있는 사건들도 있었지만 무언가 지루한 면도 있었다.

그 예로 가장 드라마틱한 역사의 한 장면인 이성계 부분이 그렇다.

혈통의 부분도 구체적인 증거가 없이 짐작이었고.

그 드라마틱한 이성계가 아들 태종에게 함흥지방에서 반란을 일으킨 사건도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이 실록에 수록된 몇 조각의 문장들로 재구성하고 짐작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구체적으로 세세히 묘사 되면서 그 긴박하고 숨막히는 긴장감을 불러 일으켜야 하는데

이거 몇 조각의 문장 분석을 통해 짐작하려니 지루해진다.

 

이 책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면서 숨겨진 패배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표지에 적혀 있었으나

역시나 기타 동양사 처럼 왕 중심의 이야기 였고 왕과 신하 사이의 정치적 경쟁 이야기 였다.

거기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내었다기 보다는 수 많은 역사책이나 인터넷에서 많이 본 자료들이다.

그것도 심도있게 들어갔다기 보다는 실록에 있는 몇 문장들을 해석해서 짐작하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 그래도 이성계가 아들 태종에게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다는 이야기와 정여립의 난 이야기는 처음 들었기에

신선했다. 그러나 역시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뒷부분의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 이야기도 큰 이야기는 없고 이들이 과대포장 되었다는 사실을 밝히는데 주력한 것 같다.

 

이 책의 재미는 역시 저자의 재미있는 말 솜씨다.

사료들을 해석해 당시를 설명하는데 마치 무성영화의 변사의 해설을 듣는 듯 폭 빠져들게 한다.

학창시절 고문을 배울때 나는 고문 선생님을 존경했었다.

선비다운 자부심과 당당함 그리고 풍류를 아시는 멋진 분이라 생각했다.

그 분의 호가 우현이셨다.

그 분이 고문 중에 가장 주목할 작품이 정철의 "사미인곡"이라 하셨고

정철에 대한 그 분의 무한한 흠모는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도 정철을 참으로 좋아했고 사미인곡을 달달 외웠을 정도다.

지금도 정철을 무한히 사랑하고 존경한다. 심지어 사미인곡에서 님 타령할 때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이 책에서 새로이 선조와 정철을 대하고 보니 마음이 씁쓸하다.

정철의 선조를 향한 님 타령은 과연 얼마나 진심이었을까?

 

ps.

206페이지 선조의 계보도에서 왕과 왕비를 연결하는 화살표가 한 칸씩 위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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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양의 탄생 1881 함께 읽는 교양 3
임승휘 지음 / 함께읽는책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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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대했을 때 참으로 예쁘고 고대 그리스인들을 그린 듯한 오래되고 귀한 듯한 그림들과 세련된 현대적 감각의 편집에

황홀했다.

내용은 둘째치고 두 손에 잡고 넘길 때 펼쳐지는 이 아름다운 그림들과 편집은 사랑스러웠다.

 

작가는 자신의 의견을 뚜렷히 표현하고 주장하면서 그것을 쉽게 이해가 되도록 최신의 유행어로 전한다.

 

[ 세익스피어는 위대한 문인답게 왜 사느냐의 문제를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리고 오늘까지도 사람들은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며 합창하곤 한다.

"Happy birthday to you"". 왜 태어났니  - 29p]

이러한 재치가 넘쳐난다!

 

식인양의 탄생이란 제목으로 이 책의 내용을 어림짐작하긴 어렵다.

아름다운 그림들에 황홀해 하며, 작가의 Re-thinking history 란 충고를 되풀이 발견하며 훑어 보고

대충 읽어보기 시작했을 때 방대한 서양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정리한 새로운 서양사 한 권을 마주하게 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중간쯤 읽었을 때는 ................................................

"지겹다, 이 놈의 종교 이야기는 언제 끝나나?"

했다.

323 페이지 중에서 짐이 곧 왕이다 라고 주장한 프랑스의 절대왕정이 탄생하는 203 페이지 까지

저 종교 이야기가 차지한다.

저자가 특별히 종교가 좋아서 또한 싫어서 또한 특별히 종교를 연구한 학자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서양사에서 종교가 가지는 의미는 절대적이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 까지 저 정도로 서양에 있어 종교가 가지는 의미가 저토록 큰지 몰랐다.

서양인들에게 있어 종교가 가지는 의미를 모르고서는 절대 서양을 이해할 수 없을 듯 하다.

종교 이야기가 끝나고 절대왕정이 시작되면서 저 식인양이 등장한다.

식인양이 제목이 된 것으로 미루어봐도 식인양이 서양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케 한다. 

서양의 문화를 알고자 하려면, 서양의 문학을 알려면 필수적으로 그리스신화를 알아야 한다고 배워왔고

한국의 신화나 전설은 몰라도 되었지만,

서양의 그리스신화는 필수적인 교양이었다.

서양을 알려면, 그리스신화와 더불어 기독교문화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제 이 책의 끝까지 읽고 나서 다시금 생각해 볼 때

이 책의 의미는 맨 첫 장에 나와 있다.

 

[ 역사란 역사가가 구성해낸 흔들리는 담론이다. ]

 

서양사를 시작하기 전에 저자는 서양위주의 서양사, 서양식 관점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관점에서 서양을 재조명해야 하고 무조건적인 서양의 찬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 주장은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있는 에필로그 '역사란 무엇인가?'에 정리되어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 란 역사학도들의 대표적인 교과서가 있다.

역사부전공을 할 때 이 책을 교수님의 강요에 의해 샀고 지금도 소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읽어보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도 교수님의 가르침은 기억한다.

그 교수님의 가르침 보다 이 책이 더 훌륭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날.

 느닷없이 지진이 나서 그대로 시간이 정지한 채 땅 속으로 묻혀졌다가 후대가 발견하게 되면

 후대 역사학자들이 어떻게 해석을 하게 될까?

 호텔에 있던 수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해석할까?

 신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모였던 장소로,

 그리고 변기의 뚜껑은 목에 거는 장식품으로 해석하지는 않을까? "

 그 변기 뚜껑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유머였다:)

 수많은 말씀 중에 그 대사만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된다.

 그 분은 지금도 정정하게 교수로 일하시고 계실까?

 (왜 또 이렇게 회상에 빠져서 -.-

  나이 먹고 쓸쓸해지면 이런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그렇다.

 실제 과거는 과거고

 역사는 후대들이 해석해내는 새로운 번역판인 것이다.

 

 최근의 역사는 서양인의 관점에 의해 지배되어 왔고 서양의 사상을 강요당해 왔고

 그 와중에 서양은 비정상적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왔다.

심지어는 역사를 보는 관점인

고대, 중세, 근대, 현대 라는 역사구분도 지극히 서양적인 구분법이란 것을 역사를 배운 분들은 아실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서양의 사고방식과 관점에서 쓰여진 역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Re-thinking history ) 서양사를 다시금 살펴보고 서양을 다시 살펴보자는 점에서

그리고 훌륭하게 서양사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커다란 자리 매김을 한다.

그리고 서양사에 있어 종교가 어떻게 서양을 지배해 왔는지 정리했다는 점에서 소중한 책이다.

 

그런데, 저자기 피력하는 관점에서 민족주의와 반미에 관한 부분은 사족이 아닐까 싶다.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좋을 부분을 건드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민족주의란 근대에 그 의미가 확대되고 중요시 되었던 것이고 민족주의를 너무 과도하게 이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셨는데 ..

전 세계가 하나의 경제시장으로 뭉치고 있고 양극화가 심화 되는 상황에서

민족이란 한 울타리가 없다면 과연 그 약자들을 누가 보호해 줄까 ?

정치인들이? 절대 아니라고 본다.

그래도 한민족, 한 나라 사람이란 가느다란 실가닥으로 약간이라도 약자가 보호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극단적인 민족주의란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 시대에 맞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가는 민족주의를 조금이라도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반미에 관한 표현도 상당히 위화감이 들었다.

 

[ 효순이와 미선이의 참혹한 죽음과 그 책임자에 대한 허무한 판결로 인해 우리 사회는 어찌 보면 지극히 낯선 밤미주의의

물결을 경험했다.

한때 "바꿔"를 노래하던 "꽃잎"의 그 여자아이는 자신의 반미주의를 공중파에서 떠들어댔다.

하지만 도대체 그녀의 반미란 무엇인가? 내용도 없는 유행에 지나는 것은 아닌가?" ]

이런 말씀들은 이해하기 어렵게 너무나 극단적인 폄하를 하고 있다.

그리고 누구나 다 아는 특정한 개인을 대 놓고 '그 여자아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경악스럽다.

 

반미를 주장하면서 미국에 왜 유학을 가냐는 비난은 당황스럽다.

반미를 주장한다고 극단적인 미국 거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훌륭하고 굉장한 책을 쓰신 분이 어떻게 저런 비 논리적인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색인이 없는 것은 너무나 아쉽다.

이렇게 훌륭한 편집에 색인이 없다니!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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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서양 음악사
오카다 아케오 지음, 이진주 옮김 / 삼양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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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서양음악사가 한 눈에 들어오도록 한 장의 도표로 음악사가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사진자료도 곁들어서 깔끔하고 명확하게 잘 정리가 되어 있어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들어가는 말은 어려웠습니다.

 

[ 필자는 지금 '일반적인 독자를 위해' 라고 말했다.

아마도 이 책을 고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들일 것이다. ]

라는 머리말에 기죽고 말았습니다.

 

어릴적부터 음악과는 멀었고

지금도 음악은 목욕할 때 와 설거지 할 때 가끔 라디오 방송을 들을 뿐입니다.

그래도 모짜르트 시디와 베토벤 심포니 nos 5,7 번 sacd 그리고 바흐의 시디는 가지고 있습니다.

자주 듣지 않아서 그렇지.

 5.1 채널 스피커를 설치하고 베토벤 시디를 들을 때는 쿵쾅 울리는 그 웅장함에 흐뭇했습니다.

음악 자체 보다는 그 커다란 울림이 경이로웠던 것 입니다.

 

들어가는 말 부터 어려웠고 기죽고  모르는 용어들이 많았는데

많은 그림자료들은 정말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그림자료들 위주로 훑어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웠던 것이 프랑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파이프 오르간 사진입니다.

여러번의 개축을 거쳐 지금의 5메뉴얼, 110스탑, 7800개의 파이프 이랍니다.

5메뉴얼이 무엇인지, 110스탑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 대성당의 천장까지 닿은 굵고 기다란 파이프의 장관이란!

( '그' 라는 단어의 난발이지만 꼭 서점에 가서 이 그림을 보셨으면 합니다. 그래야 왜 특별한 '그' 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소망이 하나 생겼는데요.

죽기전에 꼭 한 번 노트르담 대성당에 가서 이 엄청난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 책의 수 많은 그림자료들을 훑어 보는 것 만해도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부록으로 같이 온 클래식 시디를 들으며 본격적으로 이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들어가는 말이 왜 이렇게 어려웠나 했더니 번역의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제해서 (갖고 있어야만 하는 것 같은 )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가 일본인인데 일본식 문장 그대로 번역을 하여 상당히 길고 꾸미고 또 꾸민 문장이 되었습니다.

[지식을 갖고 있다는 전제로 ( 갖고 있어야만 하는 ) 설명을 하지 않았다. ] 라고 간단히 번역한다면

더 이해하기 쉽다고 봅니다.

일본식의 화려한 꾸밈을 그대로 번역하니 저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되었다고 봅니다.

[이 같은 전제에서 이 책은 또 하나의 방침을 만들었다. ] ->

[ 이 같은 전제로 또 하나의 방침을 만들었습니다.]

 

97p [ 그것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감각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

이 문장도 일본 어투 그대로 번역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어색한 번역은 그렇잖아도 어려운 작가의 심오한 말을 더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도 본문에서는 객관적인 서술이 대부분이라 이러한 어렵고 난해한 문장들이 없습니다.

들어가는 말을 간신히 이해한 결과 단순히 중요한 음악가나 작품, 용어들의 설명을 시대순으로 열거하는 것이 아니라

서양 음악의 '역사' 즉, 그것이 왜, 어떻게 생겨나고, 어디로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살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의 그 뜻이 충실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정말 훌륭하게 각 시대별로 그 특징과 그 전 시대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 되고 그 시대상이 어떻게 반영이 된 것인지

잘 그려져 있습니다.

그 시대상과 더불어 그 시대의 음악을 주도했던 계층의 삶과 그림들까지 아우르면서 그 시대의 음악의 특징을 설명해 주고 있어서 마치 수 많은 학자들의 검열을 통과한 한 권의 교과서를 마주하는 듯 합니다.

 

시대별로 그 시대의 음악을 명확하고 깔끔하게 정리해 주고 있으면서도 쉽고 명확한 표현들이여서

훌륭한 학자에게 제대로 된 음악개론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전 역사를 아우르다 보니 방대해서 소설처럼 단 번에 읽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저자가 쉬운 용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셨다 해도 워낙 문외한 이라서 용어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봐야했습니다.

저 같은 초보자는 화성, 대위법, 성부, 정선율, 정한가락, 음율, 선율 등을 미리 찾아보고 읽어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가락이란 단어도 정확한 뜻을 몰라서 찾아 봐야했습니다.

가락에는 [고저, 음조, 박자, 리듬] 이 모든 것이 다 포함이 되더군요.

 

다시 한 번 더 이 책을 읽어 볼 생각입니다.

덕분에 음악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습니다.

음악가란 모짜르트와 베토벤만 알았는데 저자 덕분에 바흐가 위대한 음악가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오타를 발견했습니다.

84p [음악사가들은 대부분 음악사에 있어 르네상스의 종언을 약 1600년 전후로 간주한다]

-> 르네상스의 종말

 

255 p 맨 아래 그림 설명 중

[ 조세핀 베이커라는 흑인 스트리퍼가 영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 [조세핀 베이커라는 흑인 스트리퍼가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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