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현암사 동양고전
오강남 옮기고 해설 / 현암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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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 무위 자연 → 현실 도피.


사실 장자에 대한 나의 생각은 부정적인 편이었다. 

도가적 사고란 현실에서 도태된 사람들이 찾는 정신적 피난처라는 편견도 있었다. 

실제 조선시대 많은 문인들이 그러했다고 나는 알고 있다.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수학공식처럼 배웠던 '도가 = 노장 사상 = 무위자연'이라는 공식도 사실상 도가사상이란 뜬그름 잡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굳게 했다. 

매일 아침 눈뜨면 경쟁이 판치는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내 입장에선 장자를 읽고 마음에 혼란이 생기면 오히려 내 전투력을 약하게 할것 같단 생각에 최소한 '지금' 읽을 책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은퇴후 60~70세가 되었을때나 읽어야할 '요가'같은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많지 않았다. 현실 세상을 살아야할 나는 차라리 손자병법 류의 '태권도' 같은 책을 읽어야 했다.


우연히 만난 모임에서 '장자'란 책을 소개 받았고, 큰 기대없이 읽게 되었는데, 그간 가졌던 생각이 많이 틀렸었다는 인정을 하게되었다. 너무나 잘못 알고 있었다. 


사실 요즘 너무 힘들어서 반정도는 현실 도피적 목적으로 이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계속해서 초현실을 이야기 했다. 우리 모두에게는 큰 잠재력이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초현실적 삶을 살아야 할것을 재미있는 비유, 이야기를 통해 알려 준다. 추상적인 이야기도 많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눈앞에서 보는듯 생생하게 전달된다. 역자이자 주석가인 오강남 선생의 현대적 해석도 장자를 쉽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독서의 즐거움과 함께, 초현실적 사고를 통해 현실에서 더 큰 전투력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유가가 조직적 삶의 규범을 제시한다면, 도가는 개인 수련의 좋은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현실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가지려면 '남들처럼' 살거나 생각해서 안된다는 것을 크고 작은 조직에서 15년 넘게 일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그것을 알아도 위험을 무릅쓰기 싫어 남들처럼 살다가 남들처럼 사라지는 것이 평범한 직장인들의 일상이다. 


장자를 통해 남들과 다른 생각, 남들을 뛰어넘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면 이책의 의미는 현실속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오강남 선생이 장자와 '갈매기 조나단'의 공통점을 이야기했을때는 25여년전 고교 시절에 갈매기 조나단이 내 가슴에 던졌던 충격을 생각나게 해서 화들짝 놀랐다. 그때는 고등학생에 세상에서 제일 힘든 존재인줄 알았는데, 그 이상으로 힘든 회사생활을 하며 장자를 만나, 그 때와 비슷한 희열을 느끼니 내가 아직 덜 큰건지, 그래서 세상에 이런 책들이 필요한건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현실 도피하기에는 책임져야 할 사람이 너무 많아진 상태에서 장자를 읽었다. 확실히 전투력을 올려주는 책이고, 다만 펀치력 보다는 맵집과 방어능력,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전술를 준비할 수 있게 해줄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현실을 도피하고 싶거나, 현실을 뛰어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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