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생활자 시점 - 일상에서 사람을 만나고 삶을 배운 순간들
양윤희 지음, 양윤선 그림 / 미다스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가 선생님이어서 그런지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이야기 하면서도 감정에 파묻히지 않는다.

나도 버스생활자이다보니 비슷한 경험들이 있어서 기억을 떠올리면서 읽었다.

나는 버스만 타면 꿀잠을 잤다.

내가 타는 노선의 종점은 거의 다 가봤다. 자다가 못내려서.
고등학생 때는 기사아저씨가 사주시는 컵라면 먹으면서 나가는 차를 기다린 적도 여러 번이다.
버스종점의 자판기에서 커피나 율무차도 많이 마셨다.
기사아저씨들과 직원아주머니가 참 잘해주셨다.

잠을 잘 못자던 때가 있었는데 일부러 버스타서 잔 적도 있다.

마음 놓고 자기에 편한 자리가 있는데,바로 뒷문 첫 자리다.
자다가 일어나서도 바로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카드로 바로 찍을 수 있고, 내리는 벨을 바로 누를 수도 있으며,잘 때 다리를 둘 자리가 넉넉하고, 부피가 큰 짐은 다리 아래에 두면 딱이다.



저자가 학교선생님이다보니 아이들의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자기 물건을 안챙기는 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도 같은 생각을 했었다.
이이들이 생각하기도 전에 어른들이 챙겨놔주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조금씩 잔소리를 하다가 나중에는 그냥 내버려 두었다.
수업끝나고 자리정리를 하고 가야한다고 했더니, 학원 차시간에 늦는다고 울상이 되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했더니,다음 날부터는 끝나기 3분전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 정리를 했다.
물을 엎질러도 어떻게 하는 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었다.
나도그냥 같이 쳐다보면서 어떻게 하지? 했더니
서로서로 도우며 알아서 잘들 하더라.

아이들은 똑똑하고 기특하다.



잔소리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다.

p25
잔소리
: 필요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
-표준국어대사전

p27
듣는 사람 자신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옳은 말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사람을 짜증나게 한다.
-소설가 은희경

(반가운 문장이다!
작가는 다른 책에서 읽으면서 메모해 둔 모양인데,
사실 이건 은희경작가가 신문에 기고한 글에 나오는 문장이다.
곳곳에 붙어 있는 현수막과 포스터에 대한 글이었는데, 잊고 있다가 다시 생각났다.
그 때도 이 문장을 읽으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학교에 가서 써먹기도 했었는데..하하)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고등학생때 버스에서의 추억이 정말 많이 떠올라서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래가 숨결이 될 때 - 내 삶에 찾아온 질문에 답하다
이나열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래를 통해 얻은 위로를 담담한 어조로 쓴 에세이.

작가의 경험에 동화되기도 하고,
나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잊고 있었던 기억을 끄집어 내고,
나를 둘러보게 해주는 힘이 있는 책이다.

유독 작가의 아버지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나도 아버지를 떠올리며 읽었다.
울기도 하고, 잠깐씩 쉬기도 하면서.

-

각 장마다 적어두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슬픈 날에는 눈물이 마음에 붙어 위로를 줍니다.’

p25에 나오는 문장인데 계속 마음에 남는 글귀다.

카타르시스, 정화작용이라는 말을
이렇게 예쁘게도 할 수 있구나~

응용해보자면..
기쁜 날에는 웃음이 마음을 안아준다고 하면 딱 되겠다.
(오! 괜찮은데!)

-
사실 나는 가사를 잘 듣지 않는 사람이었다.
2015년 전까지는.

힘들었던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 지 몰랐는데,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에서 많은 위로를 얻었다.

특히 answer:love myself가 그렇다.

100번도 넘게 필사하면서 스스로 안정을 찾았다.
특히 마지막 구절은 300번은 썼을 거다.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빠짐없이 남김없이 모두 다 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친 날이면 꽃이 말을 걸어왔다 - 흔들리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서른다섯 송이의 위로
최은혜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의 삶 이야기와 그에 맞는 꽃의 경험이 잔잔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 책이다.
힐링포인트가 페이지마다 있어서 고맙다~

작가의 꽃글을 따라가다보면 나의 꽃도 새록새록 떠오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된 이상!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나의 꽃이야기를 몇 가지 써본다.

-
작가의 첫사랑은 치자꽃.
나의 첫사랑은 귤꽃.
미술관 뒷마당에 피있던 귤나무에서 너무 근사한 하얀 꽃이 피었는데,
천국에 온 것 같았다. 꽃을 딸 수는 없으니 나무 가까이를
빙글빙글 돌면서 향을 맡았다. 5월에 서귀포의 귤밭근처 지날 때면
향에 취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
비오는 날 실려오는 라일락의 향
가던 길을 멈추고 한 참 서 있을 만큼 매력적이다.
어지러울만큼 깊이 맡고나면 그제서야 다시 갈길을 간다.
라일락이 없는 계절의 비오는 날은 엉빠썽향수를 사용한다.
(물향이 좀 섞여있어서 꼭 비오는 날만 뿌린다.
라일락향수 중애서는 이게 최고다. 물론 내 기준!)

-
제주 약천사에 예쁜 작은송이 목련꽃의 향
물론 다른 목련들도 향이 좋지만
멀리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섞인 목련의 향은 더더더 좋다.
(약천사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올라가다보면
있는 목련나무인데 유난히 꽃이 예쁘게 핀다.)

-
슬슬 후반부의 페이지를 넘기다가
이 단락을 보고 너어무 공감했다.

‘경험이 쌓였다. 해봐야 알게된다. 내가 진짜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뭘 잘하고 못하는지, 어떤 걸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여러 공예를 배우면서 나는 내가 한 땀 한 땀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명확히 알게되었다.
내 기준으로는 내가 하든 남이 하든 결과물이 비슷한 것도 매력이 없었다.
이 기준은 해 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덕분에 꽃에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거다!
해보지도 않고 어렵겠다고 생각해서 안 배운 것들이 참 안타깝다.
아! 그 때, 그거, 그 분이 가르쳐 준다고 할 때 배울 걸.

이 책의 끝에는 꽃이름을 15초만에 찾는 법이 나온다.
이제 길가에 핀 꽃의 이름을 몰라서 안타까워하지 않아도 되지! 하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시아에서는 여행이 아름다워진다 - 10년째 모스크바 거주하며 다닌 소도시 여행의 기록
이지영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겨울에 관련된 좋은 기억을 몽땅 끄집어내는 이야기‘ -

러시아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책을 좋아하는 작가의 러시아 소도시 여행기다.

프롤로그를 2번 천천히 읽었는데글이 따뜻했다.

분명 추운 러시아에서의 이야기인데, 사진도 너무 추워보이는 것들 뿐인데 노란색이 느껴진다.
작가의 언어가 따뜻하기 때문일거다.

분명 작가를 따라 러시아를 여행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나의 옛 시간을 여행하고 있다.
어린 시절 겨울의 기억이 한꺼번에 마구 밀려온다.

손이 얼어 검붉은 색이 될때까지 하던 눈놀이,
말도 안되는 썰매를 만들어서 하던 눈자동차놀이,
장갑에 덕지덕지 붙은 눈덩이를 입으로 빨아먹기도 하고,
경비실에 맺힌 고드름따서 눈 위에 글씨쓰고..

_

p15
‘평범한 하루에도 내가 주는 작은 특별함’

:
코로나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때, 집 안으로 여행하고 책 속으로 여행했다던 작가의 이야기는 당시 나의 상황과 맞물려 동질감까지 느껴졌다.

나는 이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터진 코로나 사태(!).
문 밖의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외출이 번거로워졌고, 심지어 닫아버린 도서관.
도서관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로 집을 구했는데
하아…

그래도 작은 행복거리를 찾아서 즐겼었다.

나만 사용할 수 있는 넓은 데크에 간이의자 하나 두고서 매일 일출을 바라보기도 했다.

나만의 책방을 꾸며보기도 했다.
책을 작가별로 모아놓기도 하고, 출판사별로 모아두기도 하고, 색깔별로 모아보기도 했다.
1칸짜리 종이책장을 사서 이리저리 배치하니 아주 근사한 책방이 되었다.

_

p109
피할 수 없을 때에는 오히려 눈을 밟고 나가본다. 괜찮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겠지 뭐. 그러니 오늘도 우선을 밖으로 나가보련다.

:이거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되면나름의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

_

p121
시골의 ‘염소 박물관’
주인 할아버지가 염소를 좋아해서 세계를 다니며 염소에 관련된 건 모두 수집해서 작은 박물관에 알차게 전시했다.

:
책을 읽으면서 정말 꼭 가보고 싶은 곳을 하나만 고르라면 여기다!
제주 크리스마스 박물관이 생각난다.
그 수집품들 너무 근사했었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 리스트
재키 캐블러 지음, 정미정 옮김 / 그늘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리 엘리스에게 배달된 크리스마스선물 다이어리.
그 안에는 씌여있는 살인예고.

1월 1일 리사 죽이기
2월 1일 제인 죽이기
3월 1일 데이비드 죽이기
4월 1일 메리 죽이기

1월 31일
1월 1일 리사가 이미 죽었다.

2월 1일
제인이 죽었다.

3월 1일
데이비드가 죽었다.

3월 3일
헉!
범인에게 알려야 한다!
메리와 어맨다의 이야기를.

4월 1일
모든 관계자가 다 모였다.
과연 누가 다이어리 킬러지?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뭐지?

-

장르 특성상 뭐 어떻게 더 쓸 수가 없다.
입이 근질근질하다.

작가가 영국인인데다
표지를 보니 왠지 잭 더 리퍼가 생각나서
지레 겁먹고 낮에 카페에서 읽었다.

범인이 누구일까 계속 추리하며 읽게 되는데,
처음엔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의심했다가
메리의 제 2의 자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제 2의 인물이 있긴 하다.)

책의 뒷표지가 아주아주 큰 힌트다!
(사실 알고보면 힌트지만 모르고 보면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그늘 #장르소설 #스릴러 #스릴러소설 #범죄 #살인리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