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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 - 햄스터와 저주 인형 ㅣ 반올림 63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2월
평점 :
이 책은.
프랑스에서 임상심리학자로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8살 라자르를 입양하여 홀로 키우고 있는,
흑인 소뵈르박사의 이야기와
그가 상담하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다.
프랑스 사회 전반의 문제점들을
소뵈르박사의 개인적인 삶과 내담자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과거 식민지배시대, 인종차별, 이슬람극단주의 테러 뿐 아니라,
싱글맘, 재혼가정, 아동학대, 사이코패스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에서는 직집적이고 과격한 단어를 쓰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청소년소설로 분류되었나보다.)
그만큼 등장인물도 많고
여러 이야기가 한꺼번에 진행되는 데다가,
소뵈르 박사의 개인적인 삶,
아들 라자르의 이야기까지
머릿 속에 두고 읽으려면
한 번에 다 읽어야 한다.
ㅡ
소뵈르박사의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호기심있게 읽다가,
그 관심이 점점 라자르에게 옮겨갔고,
가뱅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프다가,
나중에는 소뵈르박사의 삶에 집중했다.
내담자들은 대부분 피해자이다.
주위에서 볼 수 았는 보통사람들이다.
특히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미웠던 ‘그들’
어른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나이만 먹은 ‘그들’.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흑인아이 돌보미를 5년째 하고 있는 인종차별주의자 니콜.
(해고될 때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자해를 하는 마르고의 상황보다 자신의 더 중요한 아버지 카레씨.
소아성애자 조아킴 등등
대체 머릿 속에 뭐가 들어있으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건지…
화내면서 읽었다.
과거의 역사는 그렇다치고,
현대의 프랑스는 아름다운 자유와 고귀한 평등의 나라라는 생각이 있었던 내게,
아직도 각종 차별이 만연하게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걸 알게 했다.
사실 이런 일들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ㅡ
미지막에 누나 에블린의 집을 방문하는 장면에서는
소뵈르박사의 삶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읽었다.
‘소뵈르 생티브’가 아니라 ‘소뵈르 파사부아르’로 살았다면
삶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소뵈르박사의 삶의 이야기만으로도 책 한 권 분량이 나오겠다 싶다.
(나중에 작가가 소뵈르 박사의 성장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써주면 좋겠다.)
소뵈르라는 이름까지도 제국주의의 잔재라니…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