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 동안 우리는
지서희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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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시에도 마침표가 있어서
마침표가 있는 행을 읽고 나면
침을 꼴깍 삼켰었는데,

요즘 시에는 마침표가 없어서
문장의 끝을 읽고도
더 생각이 뻗게 된다.



모르는 시인의 모르는 시를 읽을 때는
초반에 좀 당황한다.
오롯히 혼자 느껴야 하고
내가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지서희 시인의 시들은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조용히 끙끙 앓는다.

막 사랑하지도,
막 슬퍼하지도,
막 외로워하지도 않는다.

사랑한 사람(들)이 생각난다.
상처입었던 상황도 떠오른다.

애달팠던 사랑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그러면 더 깊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겠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기억은 한 겹, 또 한 겹
길 위에 내려앉아’

<추억의 길>의 한 부분이다.

몇 번이고 읽었다.
어제 그제도 읽고,
오늘도 읽었는데,
자꾸 눈물이 났다.

읽을 때마다
다른 기억이 떠올라서
눈물의 종류도 달랐다.

왠지 모르겠지만
울고나니 좀 시원했다.



역시 시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수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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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레디 마인드 - 원하는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6가지 법칙
프레데릭 페르트 지음, 이지연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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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뭉뚱그려 생각만 하던 것을
명확한 단어와 문장으로 구체화시켜주고
행동의 방향을 제시해줘서 읽기 쉬우면서 시원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드는 생각은
내 미래의 ’운전자‘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승객‘이 아니라.

미래의 방향과 속도는 내가 정할 것이다.
힘들면 브레이크도 밟아주고,
기운이 빠지면 휴게소에 들러 주유도 하면서 말이다.

-

나는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목차만 보고도 꼭 읽어보고 싶었다.
빠르게 한 번 읽고, 파트별로 다시 읽으며
단어와 문장을 추출해서 나의 상황에 비추어 보았다.

1. 끝내주는 낙천성
2. 거침없는 개방성
3. 강박적 호기심
4. 끊임없는 실험
5. 광활한 공감력
6. 당신의 X차원

-

책의 첫 페이지에
“미래는 무한한 기능성이 펼쳐지는 캔버스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말이다.

지금,
너무 늦은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시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

작가는 파타고니아에서의 펭귄을 관찰했는데
이 때 감명을 받아서 ‘펭귄어워드’라는 것을 만들었다고 한다.

펭귄어워드는
먹이를 위해 첫번째로 바다로 뛰어드는
퍼스트펭귄에서 따왔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작가의 설명을 읽어보니 두번째 펭귄의 존재가 있었다.

첫 번째 펭귄의
먹이를 발견할 확룰과 포식자에게 사냥당할 확률이 50 vs 50 임에도
먹이를 발견할 것이라는 철썩같은 믿음으로 뛰어드는 낙천성도 대단하지만,

두번째 펭귄은
첫 번째 펭귄이 불운한 종말을 맞은 것을 목격하고도 뛰어드는 우주 큰 용기를 가졌다.

첫번째펭귄의 낙천성도 대단하지만,
두번째펭귄의 용기도 만만치 않은 대단함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집단으로 보면 첫 번째 펭귄의 낙천성이 필수불가결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리스트를 감수할 하려면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

p111
닫힌 마음은 ‘필요한 건 이미 모두 알고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보낸다.
‘ 기존의 아아디어도 그런대로 효과가 있는데
왜 굳이 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해봐야 해?’
그러나 분명히 말하지만,
지금 아는 것에만 매달려 있으면 기회는 당신을 찾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배울 수 없다.
당신의 관심사는 협소하고 정적인 상태에 머물게 된다.

-> 닫힌 마음에 대한 이 문장은 알고리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언젠가부터 알고리즘의 늪에 빠져있는 날 발견하고서
유튜브도 검색해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쇼츠는 가급적 안보려고 한다.
유튜브 시청기록도 안되게 설정해놓았다.
물론 이걸 한다고 해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생각나는 것을 실천해보고 있다.

-

p339
에필로그 중에서..

미래를 늘 옆에 두고 산다는 것은
가능성을 내다보는 능력과 회복력을 끊임없이 키워서,
미지의 것에 대한 우려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흥분으로 바꾼다는 뜻이다.
낙천성은 뭐가 잘못될지 모른다가 아니라
뭐가 잘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개방성은 변화를 당신의 친구로 만든다.
호기심은 처음보는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탐구하게 한다.
실험을 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배움과 발견이라는 스릴로 바뀐다.
공감력은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상기시키고
다 함께 더 많은 가능성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X차원은 당신의 경험을 관통해 무언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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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뵈르 박사의 상담 일지 - 햄스터와 저주 인형 반올림 63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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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스에서 임상심리학자로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8살 라자르를 입양하여 홀로 키우고 있는,
흑인 소뵈르박사의 이야기와
그가 상담하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다.

프랑스 사회 전반의 문제점들을
소뵈르박사의 개인적인 삶과 내담자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과거 식민지배시대, 인종차별, 이슬람극단주의 테러 뿐 아니라,
싱글맘, 재혼가정, 아동학대, 사이코패스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에서는 직집적이고 과격한 단어를 쓰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청소년소설로 분류되었나보다.)

그만큼 등장인물도 많고
여러 이야기가 한꺼번에 진행되는 데다가,
소뵈르 박사의 개인적인 삶,
아들 라자르의 이야기까지
머릿 속에 두고 읽으려면
한 번에 다 읽어야 한다.



소뵈르박사의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호기심있게 읽다가,
그 관심이 점점 라자르에게 옮겨갔고,
가뱅의 이야기에 마음이 아프다가,
나중에는 소뵈르박사의 삶에 집중했다.

내담자들은 대부분 피해자이다.
주위에서 볼 수 았는 보통사람들이다.
특히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미웠던 ‘그들’
어른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나이만 먹은 ‘그들’.
(뭐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흑인아이 돌보미를 5년째 하고 있는 인종차별주의자 니콜.
(해고될 때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자해를 하는 마르고의 상황보다 자신의 더 중요한 아버지 카레씨.
소아성애자 조아킴 등등

대체 머릿 속에 뭐가 들어있으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건지…
화내면서 읽었다.

과거의 역사는 그렇다치고,
현대의 프랑스는 아름다운 자유와 고귀한 평등의 나라라는 생각이 있었던 내게,
아직도 각종 차별이 만연하게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걸 알게 했다.

사실 이런 일들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미지막에 누나 에블린의 집을 방문하는 장면에서는
소뵈르박사의 삶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읽었다.

‘소뵈르 생티브’가 아니라 ‘소뵈르 파사부아르’로 살았다면
삶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소뵈르박사의 삶의 이야기만으로도 책 한 권 분량이 나오겠다 싶다.
(나중에 작가가 소뵈르 박사의 성장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써주면 좋겠다.)

소뵈르라는 이름까지도 제국주의의 잔재라니…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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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명랑한 우울들
정말빛 지음 / 인생첫책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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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가 봄의 대표 색, 샛노랑이군요.
명랑한 색이면서도 우울감을 나타내는 묘한 색.

타고난 명랑함과 우울증상의 사이에서
잘 조율해 나가고 있는 정말빛작가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어요.

우울증상을 치료하고 있는 선생님의 일상고백을 통해
누군가는 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거에요.

선생님은 우울증을 어떻게 대하고 있을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었어요.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선생님이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위하는 행동과
아이들의 명랑한 애정이 서로에게 긍정의 영향을 끼쳤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선생님이 되고 싶은 생각이 처음 들었던 그 순간은
아주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거든요.
보람이 고생과 귀찮음을 이기는 경험이요.



우울감을 한동안 겪은 적이 있는데 정말 당황했어요.
항상 신나는 일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저한테
그런 감정이 찾아올 줄을 몰랐거든요. ^^;
그 때는 바닷가에 몇 시간씩 앉아있으니 지나갔는데..

다음에도 우울이 찾아오면
제 안의 명랑함을 꺼내봐야겠어요.

저도 한 명랑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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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데리러 갈게
서석하 지음 / 인생첫책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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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 할무이가 델러 오꾸마~”

유치원에 데려다 주시면서 할머니가 하시던 말이다.



내가 5살 때.

엄마가 동생을 낳느라
시골살던 할머니가 3개월정도 우리 집에 와계셨다.

우리 할머니는
한복을 입고 쪽진머리에 비녀를 꽂고 다니셨는데,

유치원 등하원때 할머니가 오는 것이 창피해서
교실에서 일부러 버티고 안나간 적도 있고,
오지 말라고 막 울었던 적도 여러 번이었다.

3개월동안 보살펴 주시다가
끝내는 가시면서 울면서 내려가셨다.
나 때문에 힘들어서.

엄마, 아빠는 할머니께 죄송하다 하시고
나는 또 혼나고…

사정상 5학년이 되어서야 명절에 시골에 가기 시작했는데
할머니가 그 때 얘기를 하시면서
너는 너무 예쁘고 귀여운 아기였다고 하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잡채를 따로 남겨두셨다가 볶아주시고,
할머니의 쌈짓돈은 다 내 용돈이 되었다.

나중에 다 커서야 할머니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죄송했다고 하니
기억도 안난다고 하셨다.

돌아가실 때 참 많이 울었다.

-

제목을 보고는 할머니 생각이 참 많이 나서
선뜻 첫장을 넘겨보지 못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더 많이 떠오르는 것은 조카였다.

조카가 학교가 5살까지는 일주일에 3~4일씩 와있었었고,
첫 번째 조카를 시작으로 4명의 조카가 생기면서
매주 2~3명의 조카들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 때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어떤 부분은
나를 보살피던 할머니 생각이 나서 눈물 짓기도 했고.
또 어떤 부분은
내가 보살피던 조카들 생각에 웃으며 읽기도 했다.

그래서 이렇게 푹 빠져들어서 읽었겠지.

할배의 원칙 중에 제일 마음이 드는 것은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주더라도 예쁜 그릇에 담아서 주기‘다.

나도 꼭 알맞은 그릇에 예쁘게 담아주었는데,
그러면 조카도 아주 기분 좋게 먹었다.

몇 살이나고 물으면 8살이라고 말하는 할배.
나는 100살이라고 했는데…^^;

매 번 달라지는 동화책부분에서는 픽 웃음이 났다.
조카들이 옛날 이야기 해달라고 조르면
아는 동화들을 각색하거나 몇 가지 동화를 합쳐서 들려주곤 했는데,
자꾸 얘기가 달라지니 왜 저번이랑 얘기가 다르냐고 물어봐서
할배랑 똑같은 답을 해준 적이 있다. ㅎㅎ

할배가 둥이들이랑 했던 것들은
거의 나도 해봤던 것들인데
비슷하기도 하고 조금 다른 면도 있었다.
이것이 할배와 이모의 차이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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