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골동한 나날 - 젊은 수집가의 골동품 수집기
박영빈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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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골동품사용자 박영빈작가의 골동품이야기인데,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아는 만큼 보인다.’였다.

불교학을 전공하는 작가의 지식과
골동품의 이야기가 합쳐져서
읽을 거리가 참 풍부하다.
게다가 문장도 자연스럽고
관련지식들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골동품을 구하게 된 과정을
정말 스펙타클(?)하게 썼다.
(특히 후령통 구매과정에서는
골동품가게 주인과의 흥정에서 긴장감까지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오랫동안 불교국가였던지라
골동품은 거의 불교와 관계된 것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불교학을 공부하는 작가의 지식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지식을 자신을 위해서만 쓰지 않는 정의감도 있다.
의미있는 불교화를 발견하면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도 마다치 않고 한다.
사실 이건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책에는 대단한 일이 아닌 듯 무심히 썼지만,
딱 맞는 곳에 연결을 해준다는 건
매우 신경을 써야하는 어려운 일이다.



몇 년전에..
도난당한 탱화가 경매에 나왔는데,
SNS펀딩으로 모금하여 낙찰받아
원래 소장하고 있던 사찰에 돌려준 일을 기사로 읽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그 일을 한 사람이 이 책의 저자라니!



자칭 ‘프로골동러’ 작가의 구매 철칙은,

“생활 속에서 실사용할 수 없으면 들이지 않는다.”

성덕대왕신종이 생각난다.
(2004년 이후로는 타종을 안하고 있는..)

종은 소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관상 미학적 가치도 중요하다는
’타종반대론자‘와,

종은 소리가 날 때 의미가 있고
종은 존재의 본질은 종소리이기 때문에
종은 치는 것 바람직하다는
’타종찬성론자‘의 대립.

나는 종은 쳐야한다는 입장이다.

모든 물건은 쓰임새가 있어서
그 기능을 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많았던
갓 꼭대기에 다는 ‘은정자’가
지금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이유는
참 안타깝기도 했다.

300년 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으로
아직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송나라때 만들어진 1000년이 넘은 금(악기)이
아직도 연주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작가는 향을 너무 좋아해서
호를 ‘향운재’로 지었다고 한다.
나도 향을 좋아해서
차 마실 때 하나씩 피우는데,
침향, 백단향, 청향 정도만 알고있었다가
책을 읽고 향의 종류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았다.
향을 더 알아보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혔지만
얼른 진정시켰다.

“흔히 하는 말로 차를 하면 가산을 탕진하고,
향을 하면 기둥뿌리를 뽑아먹고,
골동을 하면 부모도 못 알아본다.” 는
우습지 않은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

나도 차 좋아하고, 향을 좋아하지만
아직 겉핥기 중이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차도 더 깊이 파지 않고,
향은 2개정도에 정착하여 더 늘리지 않고 있다.
이~ 다음에 부자되면 열심히 파봐야지!
다음 생 쯤 되려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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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의 희망배달부입니다 - 우리 이웃들의 따뜻한 위로와 나눔 이야기
김완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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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불우했던 가정환경 탓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데다가
군대에서의큰 수술까지 견뎌내기도 하는 등
힘든 삶을 살아왔지만,

자신보다 더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들의 소중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내어
세상의 희망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그 결심을 구체화하여
사회전담공무원을 목표로 삼고,
차근차근 밟아 공부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썼다.

또, 현재의 사회복지체계와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업무에 대해
정확한 용어로 자세히 서술해놓고 있고,

사회복지제도의
여러가지 유형에 대해서도 잘 나와있으며,

직접 도움을 준 사례를 통해 사회복지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참고로 삼아도 좋을 법하다.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이 겪는
고충과 불안도 씌여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읽었다.

읍,면,동 단위에 전담공무원이 1명뿐이라니.
1명이 그 많은 일을 담당하다보니
힘든 일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근무 중 공황장애를 겪어서 휴직계 내고 휴식 중에,
본인의 경험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다양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취약계층의 사람들을 돌보는 좋은 일을 하지만,
갖가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함께 있지 않았을까 한다.



p64
사회복지망이 하나씩 뜯겨 나가면서
의지할 곳이 없던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의 모습으로서의 모습을 잃어버린다면,
그들은 사회 질서를 파괴하려는 사회적 괴물로 변해갈 것입니다.
사회의 심리적 안전망, 촘촘한 사회복지망의 확대가 대한민국에 꼭 필요합니다.



작가는 나눔문화를 박수에 비유한다.
둘은 선뜻 나서기 어려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한 명의 나눔과 박수는 점점 확산되어 큰 힘을 낸다는 것이다.

p116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사회보장제도에 전부 온전히 담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국민의 사회 문제 참여, 의식 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사회보장제도가 있어도
국민 의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허울에 불과합니다.
한 명의 박수는 약하지만, 여러 명의 박수갈채를 강하다.
여러분이 앞장서 박수를 치는 한 명이 되어주세요.
내가 먼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동체 정서를 만들기라는
국민 의식 변화에 앞장섰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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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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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한 잡화를 소개하거나, 잡화를 고르는 감각에 대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주제가 잡화인 에세이다.

잡화와 관련된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 추억. 경험, 생각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기억에 남는 문장도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다.
당연히 요약도 불가능하다.

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나의 추억과 함께 책장을 넘겼다.

예를 들어,작가가 어버지얘기를 하면
나도 아버지와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라서생각에 잠겼다.



작가의 다양한 방면의 지식이 마치 거미줄처럼 모든 방향으로 뻗어 얽혀있다.
내가 열심히 공부를 해도 알까말까한 지식들이 상식처럼 씌여있다.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얼마나 재미있고 신날까?
자신만의 언어와 생각이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특히, Kitsch에 대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Kitsch
: 저속한 것을 뜻하는 독일어, 고상한 척하는 모조품, 예술이 왜소화한 것.

Kitsch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냥 기존의 예술을 비꼬는 B급 감성 정도라고 생각했다.

일본의 전설적인 분카야 잡화점, 자본의 매커니즘,1930년대의 논문, 팝아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 밀란 쿤데라를 통해 이야기 한다.
대단한 통찰력이다.

나는 분명 잡화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뭔가 잡학다식해진 기분이다.



잡화(잡화점)에 대한 재미있는 표현들이 나온다.
어떻게 이렇게 한번에 딱 알아듣고 웃음이 나는 표현을 한건지. ^^

-주인이 자기 감성대로 고른 물건을 죽 늘어놓고 “마음에 들면 사주세요.”하는 잡화점
-전문적인 사용처를 조금이라도 잃어버린 물건들을 발견하는 즉시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팔자 좋은 가게, 잡화점



“서서히 도구를 멀리하는 대중에게
어떻게 물건을 팔지 고민했던 자본가가
생각해낸 것이 (패션과 같은) 이미지의 차이이며,
동시에 대중들에게 나타난 것이 잡화감각이다.”

작가가 설명하는 잡화감각에 대한 설명의 요약이다.

잡화에 대한 몽글몽글한 나의 느낌이 순간 좀 딱딱해졌다.

감성적 잡화에 이성을 한 줌 뿌린 것 같달까? ^^;

하지만 어쨌든 내가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고른 나의 잡화들은 계속 기쁜 존재다.

내 기준 잡화는,
구매시점에서 스토리가 있을 것,
쓰임새 여부에 관계없이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내 주먹보다 크지 않을 것,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할 것.

사실 크기의 기준은 점점 확장되고 있고, 코로나 때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을 허용하다보니
지금까지도 그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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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소로 - 일하고, 돈 벌고, 삶을 꾸려 가는 이들을 위한 철학
존 캐그.조너선 반 벨 지음, 이다희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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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내가 쓰고 있는 시간은 다름 아닌 내 삶이다.”

(나는 평소에 서문을 나중에 읽거나 대충 읽는 편인데,
책의 초반에 20쪽에 달하는 서문에서는 소로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노동자로서의 소로를 보는 작가의 관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서 먼저 읽으면 좋다.)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다시피,
소로의 생과 사상이 오늘날의 직업노동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작가 자신의 경험과 소로의 경험을 한데 엮어 만든 이야기다.

쉬운 책은 아니다.
200년전의 사람의 경제활동과 개념이 지금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 그 가운데 어떤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하는지를 깊게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어렵게 읽은 것일 수도 있다

-

*윌든’을 먼저 읽어보면 좋은데, 그 이유는,

첫번째, 윌든의 내용이 꽤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두번째, 소로의 책을 읽은 다른 사람이 분석한 글이라서, 소로의 글 전문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읽는다면 자칫 저자의 관점이 곧 나의 관점이 되어버릴 수도 있어서 조심해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일터의 소로‘를 읽다가 다시 ‘월든‘을 꺼내 후루룩 읽었다.
자연 속으로 떠나서 사는 것에 집중해서 읽느라고,
소로가 윌든 호숫가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직업이 아닌 글쓰는 것, 집을 짓는 것, 밭일을 하는 것을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었기도 했고.
일터의 소로‘를 읽으면서 그 호숫가에서 소로가 얼마나 애쓰며 일했는지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다.

-

이 책을 읽다보면 뜬구름잡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다. 200년 전의 이야기라서 현실과 동떨어지는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다. 하지만 곱씹어 보면 끄덕여지기도 한다.
시간과 경제개념,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 성공과 발전에 대한 견해,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대목에서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당시에는 주목 받지 못했던 소로의 책들이 이렇게 현재 각광받고 있나보다. 아마 저자도 그 부분을 중심으로 집필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면,

p228
‘내가 나일 수 없다면 누구일 수 있겠는가?’

->와 같은 문장은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소로의 첫 책인 <콩코드와 메리맥강에서의 일주일>에 나오는 문장이라고 하는데, 정말 소로의 모든 책을 다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p229
’소로가 지지했던 특정한 개인주의‘

->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그 ’누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

p233
‘성장을 단순히 변화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직장을 바꾸고 동료를 바꿔도, 역할과 책임을 바꾸고 사무실과 회사를 바꿔도 결코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내가 설정하는 목표에 부합하는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모든 능력을 수양해야 한다.‘
(문장을 조금 수정함)

-> 그렇다.
화가에게 제일 필요한 건 창의력과 관찰력이지만 사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체력인 것처럼,
선생과 의사에게 철학적 사유가 기본인 것처럼 목표한 바를 이루려면 거기에 팔요한 모든 것을 수양해야 한다.
그래야 그 목표를 이루었을 때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

이 책을 참 오래도 읽었다.
윌든과 함께 읽어서이기도 하고,
나만의 윌든호수에서의 생활(지금은 사정상 떠나왔지만)을 떠올리다가 울컥하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찾아야 할지에 대해 자꾸만 생각의 가지가 뻗었기 때문이다.


-

이 책의 저자가 존과 조너선이라는 기가 막힌 우연에 대해 p131에 나와 있으니 찾아보시길. ^^

(내가 가지고 있는 ‘윌든’에는 영국인과 미국인이라고 나와있긴 하다. 영어원서로 읽어봤으면 좋겠다.
다음 생에 태어나면 최소 5개국어는 하겠다!!!고 결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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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유전자 라임 어린이 문학 48
김혜정 지음, 인디고 그림 / 라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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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살 수 있다는 설정은 계속 있어왔지만,
이 책에서는 시간 유전자를 팔면 나이도 먹는다.

유전자구조가 맞는 사람한테만 팔 수 있고,
병에 걸린 사람의 시간유전자는 빨리 소멸되기도 한다.

세랑 누나의 비밀…하아…
이걸 얘기하면 스포가 되니 말할 수 없다.

굳이 나이를 정하자면 초등학생정도가 읽으면 좋을 동화다.

하지만 어른인 나도 동화를 좋아하지!
동화에는 나이가 없으니까~
경험치에 따른 다른 해석이 있을 뿐이다.

읽으면서 나의 slow life를 생각하니 부자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느긋하게 살고 있다니 책 속의 사람들이 보면 부러워 할 삶이다.

p130
아빠는 사람의 나이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나이, 유전자 나이, 그리고 정신 나이. 아빠는 자신의 유전자 나이는 마흔두 살, 실제 나이는 서른일곱 살이지만 정신 나이는 서른 살이라고 했다.
-> 음..나의 정신 나이는? 가끔 5살, 가끔 15살, 가끔 70살. ^^

p37
메모리 D 바이러스 후유증도 정확히 말하면 기억이 삭제된 것이 아니라 기억을 불러올 수 없도록 시냅스가 파괴된 거라고 할 수 있어요. 현재까지의 의학 기술로는 한 번 파괴된 스냅스는 복구할 수 없어요.
-> 나 혹시 이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가!? 바나나우유 꺼내먹으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왜 열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물 한병 꺼내왔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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