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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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한 잡화를 소개하거나, 잡화를 고르는 감각에 대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주제가 잡화인 에세이다.

잡화와 관련된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 추억. 경험, 생각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기억에 남는 문장도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다.
당연히 요약도 불가능하다.

나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나의 추억과 함께 책장을 넘겼다.

예를 들어,작가가 어버지얘기를 하면
나도 아버지와 나눴던 이야기가 떠올라서생각에 잠겼다.



작가의 다양한 방면의 지식이 마치 거미줄처럼 모든 방향으로 뻗어 얽혀있다.
내가 열심히 공부를 해도 알까말까한 지식들이 상식처럼 씌여있다.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얼마나 재미있고 신날까?
자신만의 언어와 생각이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특히, Kitsch에 대한 글이 인상적이었다.

Kitsch
: 저속한 것을 뜻하는 독일어, 고상한 척하는 모조품, 예술이 왜소화한 것.

Kitsch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그냥 기존의 예술을 비꼬는 B급 감성 정도라고 생각했다.

일본의 전설적인 분카야 잡화점, 자본의 매커니즘,1930년대의 논문, 팝아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작가 밀란 쿤데라를 통해 이야기 한다.
대단한 통찰력이다.

나는 분명 잡화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뭔가 잡학다식해진 기분이다.



잡화(잡화점)에 대한 재미있는 표현들이 나온다.
어떻게 이렇게 한번에 딱 알아듣고 웃음이 나는 표현을 한건지. ^^

-주인이 자기 감성대로 고른 물건을 죽 늘어놓고 “마음에 들면 사주세요.”하는 잡화점
-전문적인 사용처를 조금이라도 잃어버린 물건들을 발견하는 즉시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팔자 좋은 가게, 잡화점



“서서히 도구를 멀리하는 대중에게
어떻게 물건을 팔지 고민했던 자본가가
생각해낸 것이 (패션과 같은) 이미지의 차이이며,
동시에 대중들에게 나타난 것이 잡화감각이다.”

작가가 설명하는 잡화감각에 대한 설명의 요약이다.

잡화에 대한 몽글몽글한 나의 느낌이 순간 좀 딱딱해졌다.

감성적 잡화에 이성을 한 줌 뿌린 것 같달까? ^^;

하지만 어쨌든 내가 심사숙고해서 고르고 고른 나의 잡화들은 계속 기쁜 존재다.

내 기준 잡화는,
구매시점에서 스토리가 있을 것,
쓰임새 여부에 관계없이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내 주먹보다 크지 않을 것,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할 것.

사실 크기의 기준은 점점 확장되고 있고, 코로나 때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을 허용하다보니
지금까지도 그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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