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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소로 - 일하고, 돈 벌고, 삶을 꾸려 가는 이들을 위한 철학
존 캐그.조너선 반 벨 지음, 이다희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평점 :
“일터에서 내가 쓰고 있는 시간은 다름 아닌 내 삶이다.”
(나는 평소에 서문을 나중에 읽거나 대충 읽는 편인데,
책의 초반에 20쪽에 달하는 서문에서는 소로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노동자로서의 소로를 보는 작가의 관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서 먼저 읽으면 좋다.)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다시피,
소로의 생과 사상이 오늘날의 직업노동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작가 자신의 경험과 소로의 경험을 한데 엮어 만든 이야기다.
쉬운 책은 아니다.
200년전의 사람의 경제활동과 개념이 지금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 그 가운데 어떤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하는지를 깊게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어렵게 읽은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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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든’을 먼저 읽어보면 좋은데, 그 이유는,
첫번째, 윌든의 내용이 꽤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두번째, 소로의 책을 읽은 다른 사람이 분석한 글이라서, 소로의 글 전문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읽는다면 자칫 저자의 관점이 곧 나의 관점이 되어버릴 수도 있어서 조심해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일터의 소로‘를 읽다가 다시 ‘월든‘을 꺼내 후루룩 읽었다.
자연 속으로 떠나서 사는 것에 집중해서 읽느라고,
소로가 윌든 호숫가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직업이 아닌 글쓰는 것, 집을 짓는 것, 밭일을 하는 것을 ‘일’이라고 여기지 않았었기도 했고.
일터의 소로‘를 읽으면서 그 호숫가에서 소로가 얼마나 애쓰며 일했는지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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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뜬구름잡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있다. 200년 전의 이야기라서 현실과 동떨어지는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다. 하지만 곱씹어 보면 끄덕여지기도 한다.
시간과 경제개념,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 성공과 발전에 대한 견해,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대목에서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당시에는 주목 받지 못했던 소로의 책들이 이렇게 현재 각광받고 있나보다. 아마 저자도 그 부분을 중심으로 집필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면,
p228
‘내가 나일 수 없다면 누구일 수 있겠는가?’
->와 같은 문장은 한참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소로의 첫 책인 <콩코드와 메리맥강에서의 일주일>에 나오는 문장이라고 하는데, 정말 소로의 모든 책을 다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p229
’소로가 지지했던 특정한 개인주의‘
->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하는 부분에서는
정말 그 ’누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
p233
‘성장을 단순히 변화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직장을 바꾸고 동료를 바꿔도, 역할과 책임을 바꾸고 사무실과 회사를 바꿔도 결코 성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
내가 설정하는 목표에 부합하는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모든 능력을 수양해야 한다.‘
(문장을 조금 수정함)
-> 그렇다.
화가에게 제일 필요한 건 창의력과 관찰력이지만 사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체력인 것처럼,
선생과 의사에게 철학적 사유가 기본인 것처럼 목표한 바를 이루려면 거기에 팔요한 모든 것을 수양해야 한다.
그래야 그 목표를 이루었을 때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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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참 오래도 읽었다.
윌든과 함께 읽어서이기도 하고,
나만의 윌든호수에서의 생활(지금은 사정상 떠나왔지만)을 떠올리다가 울컥하기도 하고,
내가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찾아야 할지에 대해 자꾸만 생각의 가지가 뻗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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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가 존과 조너선이라는 기가 막힌 우연에 대해 p131에 나와 있으니 찾아보시길. ^^
(내가 가지고 있는 ‘윌든’에는 영국인과 미국인이라고 나와있긴 하다. 영어원서로 읽어봤으면 좋겠다.
다음 생에 태어나면 최소 5개국어는 하겠다!!!고 결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