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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X와 OXO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30
질 바슐레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0년 6월
평점 :
질 바슐레의 그림책이라서 기대하고 있었지만, 이 책은 기대이상이었다.
미알못인 내가 봐도 유명한 예술작품이 눈에 들어오는데, 잘 아시는 분들이 보시면 입을 쩍! 벌리지 않을까 싶었다.
우선 제목이 신비롭다.
왜 xox와 oxo인가?
x는 kiss를 o는 hug를 나타내고, xoxo라고 편지의 말미에 많이 쓰는데, 즉 kisses and hugs라고 한다.
미지의 행성에 사는 외계인인 xox와 oxo가 행성 Ö에 살고 있다.
특별한 고통도 기쁨도 없는 별에서 글리무이를 키우며 산다.
매일 오후 5시 31분에서 53분 사이, 잠깐 나오는 다른 행성의 방송이 이들에게 새로운 상상을 하게 한다.
글리무이 기계를 만들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반죽을 주물러서 다양한 작품들을 만드는 xox와 oxo..
질 바슐레의 전작 <어느사랑이야기>의 주인공 노란 고무장갑과 분홍 고무장갑도 등장한다.
그리고 나를 이 책에 푹 빠지게 만드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제프쿤스의 벌룬독, 루이즈 부르조아의 마망, 뒤샹의 샘,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그리스 신화의 아틀라스, 밀로의 비너스상, 헨리무어의 와상, 자유의 여신상 등등..
며칠동안 이 책의 예술품을 찾기에 정신이 없었다. ^^
6세는 면지에서 글리무이로 만든 다양한 동물들을 찾기에 여념이 없고, 행성 Ö에 가고 싶다고 난리다.
엄마는 도시락만 준비해달라고 한다.
책을 다 본 후, 6세는 작품을 하나 남긴다. 이름하여 ‘모래시계’...ㅋㅋㅋ
예술 작품을 보는 재미만 있느냐,
아니다. 난 위로를 받았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로 시간을 다 보내 버린 것 같아.
그 순간이 행복했다면, 쓸모없는 일은 아니었겠지.
그래, 네 말이 맞아. 우리 둘만 알기에는 참 아깝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