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샤니 보얀주 지음, 김명신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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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 보얀주 - 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 때 성서를 읽을 때는 유대인과 이스라엘이 성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성서를 이어 쓸 만큼 유능한 인재들을 계속 배출해 낸데다 그 성서와 신화같은 자신들만의 주장으로 땅을 차지하는 뻔뻔함까지 대단하게 느껴졌는데요. 지금은 미국과 함께 암암리에 많은 테러를 저지르는데다 팔레스타인을 핍박하고 복수의 고리를 만들어가는 걸 알고 부터는 이스라엘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데요. 이제까지 한번도 이스라엘 관련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고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지도 않은 채 너무 편향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꽤 묵직하게 느껴지는 책이지만 가로 길이가 커서일까요 그립감이 좋아 휴대성이 괜찮았습니다.   

 

 

 

 

 

  어느 정도 몽롱한 듯한 시선으로 이스라엘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외곽지, 조용하고 평화롭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은 썩어 문드러져가고 있습니다. 평화롭지만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의 하루는 너무 스산하고 인간미를 잃어 사람을 피폐하게 하는 자연적인 블랙파워를 갖고 있습니다. 몽롱하고 뭉떵거린 듯한 그 내면작업이 너무 잔잔하고 평화로워 외부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살인, 테러, 자살, 죽음으로 받는 독자들의 충격을 완화해 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마냥 꿈속의 일처럼 추상적이고 상징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감정이입이 안되는 편이라 충격적인 내용들도 술술 읽히는 희안한 독서를 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행하고 비참한 소설은 견디지 못하는 약한 soul을 갖고 있는데 이 소설은 견딜만 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객관적이고 감정을 담지 않고 담담히 지켜볼 수 있었던 것도 같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 듭니다. 마치 꿈에서 일어나는 일인 냥 이것을 하다가 갑자기 다른 사람을 추억하고 자신의 감정 등 관념속으로 빠져들기도 합니다. <웰컴 투 동막골>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시점은 다르지만 전쟁중이지만 거기에 집중하지 않고 사랑, 형제애, 동지애, 인류애 등 다양한 테마에 시선을 분산하면서 전쟁을 관념적이지만 다시 한번 부드럽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지요.  

  물론 이 책은 전쟁 소설이 아니지만 산발적인 전투와 분쟁 과정이 보여지므로 전쟁인가 싶기도 합니다. 자살 테러와 목을 따고 폭탄으로 산산조각 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는 잔혹한 현장을 직접적으로 그려낸 것과 함께, 시리아로의 투입 작전이나 다른 사람의 작전 투입 처럼 간접적으로 전해지는 모습들은 전쟁처럼 혼돈의 도가니로 그려집니다. 이런 곳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죽음보다 오히려 더 잔혹하게 느껴지면서 인간의 나약함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면서 주인공 3명의 성장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많은 성장 소설은 어떤 우연찮은 계기로 한꺼풀 깨어져 나와 깨달음을 얻어 강해진다면, 이들은 순간 순간 우울과 고난과 고통이 끝나지 않으리란 걸 자각한 채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의 나약함 속에 깃든 강인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옮긴이의 말에서 번역이 어려웠음이 시사되었듯 읽기가 쉽지가 않았고 뜻깊은 시간이였습니다. 깔끔한 결론이 없음에 가슴이 답답하긴 했지만 사람 사는 게 어디 깔끔하게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있던가요. 소녀들의 성장과 그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겪는 혼란은 어디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이스라엘과 그 지역에서만 겪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런 아비규환에서도 사람을 살아남고 살아 있으니 살아가려 애를 씁니다. 과거와 현재, 화자를 넘나들며 털실을 엉클리는 고양이마냥 이야기는 들쑥날쑥이지만 그 털실을 다시 풀어 감을 수 있도록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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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고전 -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로베르트 짐머 지음, 이동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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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트 짐머 - 철학의 고전

 

 

 

 

 

  관심은 있었지만 너무 어렵게 느껴 잘 접하지 못했던 심리학, 철학 관련 강연을 듣고 있습니다. ^^ 역시 이런 분야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한 거 같아요. 책은 아직 제게는 너무 어려게 느껴져 도통만 불러 일으켰는데요. 장장 1년여 강연을 즐겼으니 조금씩 책으로 읽어보고 싶어지더군요. 그 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강연에서 자주 인용되어 궁금했던 작품이라 궁금했었는데요. 기본적으로 관심이 가고 호의를 가지고 기분좋게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인 듯한 그리스 철학자들이 토론하며 걷는 그림으로 표지가 적절히 장식됩니다. 고전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차분한 색과 디자인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 좋았습니다. 보통 크기에 두껍지 않고 무겁지 않아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평소 철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어려운 책으로 읽기에는 아직 인문학적 이해가 부족한 제게 딱 맞는 책입니다. 요즘 저같이 인문학에 관심이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문학 고전들을 해설하는 책들이 유행처럼 나왔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요. 이런 유행에 맞추듯 정말 고전 중의 고전 플라톤, '군주론'에서 시작한 작품들을 소개해주는 책입니다. 매혹될 수 밖에 없는 스토리라인으로 가볍되 마냥 가볍지 않고, 재미있되 여운이 많이 남아 읽을 수록 뼈와 살이 되는 듯한 실한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많은 분들이 철학 고전을 읽기 위해 저처럼 수차례 시도해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중학생때부터 철학책은 왠지 읽고 있으면 멋있는 사람이 될 거 같고 남들에게 멋있는 사람으로 보일까 싶어 읽어보려 부단히도 노력한 거 같습니다. ^^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들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죠. 한 두장만 읽으면 머리에 쥐가 나고 몽롱해지며 눈이 감기곤 합니다. 이제는 그때의 내 수준으론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거란 걸 알겠는데 그때는 이런 재미없는 이야기를 사람들은 왜 좋다고 권해주고 읽을 수 있는걸까 심각하게 고민도 했었지요. 아직도 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해서인지 철학책을 읽어도 잠들지 않고 꾸준히 읽을 수 있으니 이 책과 그 전에 들은 강연들에 감사할 뿐입니다. ^^

  총 16권의 고전을 소개하며 저자가 작품마다 진실하게 집중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구색을 갖추려 한 리스트가 아니라는 게 절절히 느껴집니다. 각 고전의 저자가 그 책을 썼던 배경에서 부터 지금 이 고전이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등으로 경이로움과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게다가 철학 이론 등 관념어가 많아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속도감까지 있어 짜릿한 스릴감과 내가 마치 그 고전을 쓴 천재들마냥 동급의 천재가 된 듯 머리가 잘 돌아가는 착각마저 듭니다. 용어가 어렵고 문장구조와 번역이 조금 삐끄덕 거리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재미있는 스토리라인에 절로 생기는 지적 호기심은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

  제일 궁금했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후반에 있었지만 과감히 제일 먼저 읽기 시작했습니다. 강연들을 통해 막연히 개념이 잡혀있던 니체가 점점 더 가깝게 느껴지고 이해되도록 조금씩 얼려져있던 니체에 대한 벽이 녹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보통은 인문학인 철학을 책으로 많이 접하고 높은 벽에 상처입고 괜히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데요. 저도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마음속의 만년설같은 선입견이 녹으며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 것같은 걸 느꼈습니다.   

  놀라운 것은 무섭게만 느껴졌던 어려운 작품들이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느껴졌다는 것입니다.초반부에 나오는 '고백록'은 종교적인 글로 저와는 전혀 상관없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스토리가 느껴져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책을 쓰면서 우리는 어떤 목표를 정해두고 달려가지만 이 책은 그렇게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아우라가 입체적으로 며칠 제 머릿속을 오가며 생각하게 해주더군요.  

  철학이라고 자신의 이론만 주구장창 나열한 책이 거의 없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였고 위대한 창작품과 철학 고전으로 인정받는 작품들이라 더 우러러 보게 됩니다. 이제까지 막연히 철학 고전들은 어렵고 사람을 힘들게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 이야기가 있어 철학 이론의 예리함을 완화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고통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도록 배려?한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용어들 자체가 어렵고 가끔 번역의 삐끄덕 거림이 느껴져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인문학 초보는 깊이 있는 집중이 힘듭니다. ㅠㅠ 재미있게 읽다가도 원체 산만한 정신이다 보니 정신이 왔다갔다 혼란스러울 수 있는 걸 방지하기 위해 책갈피로 사용하는 메모지로 한줄 한줄 받치면서 읽어 나갔습니다. 이렇게 읽어야 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집중하게만 해준다면야 뭘 못 할까요. 인생의 의미와 정진해 가야되는 이유를 새삼 더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해주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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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콘서트 - 아날로그에서 디지털까지
스티브 파커 지음, 공민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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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파커 - 발명 콘서트

 

 

 

 

 

   마침 <아이디어 퍼주는 스푼 2>라는 책을 읽고 뭔가 조금 모자란 듯한 느낌을 받았을 때 만난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아 이디어 퍼주는 스푼 2>이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으켜 실천했는지 좀 고차원적인 아이디어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실제 만들어진 제품이 어떤 원리의 작동법에서 발전되어 또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그 역사와 함께 많은 현대 기기들의 제품 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 기본적인 전자제품의 원리를 이해해 더 다양한 분야로 아이디어들을 펼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책은 전면 컬러지라 두껍고 무거워 휴대성은 좋지 못했고 그림과 설명들로 꽉 차 있어 좀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만약 세계가 멸망한다면 그 전에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인류가 거의 전멸하고 살아남은 미래의 후손들이 읽으면 좋을 듯한 책입니다. 백 과사전보다 축약되었고 특정 분야를 집중해 우리에게 보여주는 책으로 타임캡슐에 넣고 싶어 지는데요. 생활에 혹은 어떤 분야에 어떤 편리를 주는 어떤 제품이 있었는데 그건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고 무엇에서부터 발전되어 어떻게 발전되어 가고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서 한가지 제품을 왼쪽, 오른쪽 두 페이지에 걸쳐 그림과 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꽉 찬 글과 그림들이 좀 답답하지만 한 눈에 여러가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장점입니다.

  기계의 원리 자체를 모르는 제게 전기 회로에서 부터 어려운 LCD 기술까지 쉽게 이해시켜 주는 책입니다. 전반적으로 쉽지만 어려운 원리, 단어들은 자세히 설명되어져 있지 않아 좀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그런 어려운 건 적절히 무시하고 ;; 저같은 경우 원리를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실제 만들지 못하는 많은 아이디어맨들의 영감을 북돋워주는 책입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기계는 그냥 공장에서 나오고 나와는 멀게만 느껴졌고 돈이 해결해준다는 식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을, 은공예를 배우면서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공구를 접하고 용접 같은 작업을 해보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뭐든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과거 장인들은 다 이렇게 만들었는데 요즘엔 이런 기본적인 작업들마저 전문가에게 맡겨지만서 우리 현대인들의 소울이 약해진 건 너무 분업화되어서는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여튼 이렇게 평소와 달리 색다른 것들을 접할 수록 의식 구조가 넓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아무리 의식이 깨어도 실제 기술을 알지 못한다면 공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책은 그 기술의 원리를 보편적으로 쉽게 설명해주는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어 저같은 초보자도 읽기에 참 좋은 책입니다.  '아, 그렇구나', '어머, 정말?' 같은 코너는 지루해질 수 있는 독자들을 흥미돋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다양한 글씨체와 마치 손으로 마킹한 듯한 드로잉이 재미있습니다. 입체적으로 한 화면에 그 제품을 분석해 한 눈에 볼 수 있게 했습니다. 2면의 한 중앙에 크게 분해해 입체화한 이미지에 부가적인 이미지들로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상 생활에선 상상도 하지 못했던 굴착기, 방공구축함에 우주왕복선까지. 다양한 것들의 원리를 알 수 있습니다. 그 존재조차 몰랐던 것들이 발명될 수 밖에 없던 필요, 그리고 그 발명의 원리, 거기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발전되어 현대의 기술이 이룩되었는지에 대한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줍니다. 기술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도 읽으면 교육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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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 - 한 권으로 읽는 모든 것의 역사
데이비드 크리스천 & 밥 베인 지음, 조지형 옮김 / 해나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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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크리스천, 밥 베인 - 빅 히스토리

 

 

 

 

 

  항상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종종 걸음치는 제게는 인문학이 꼭 필요합니다. 눈앞 일에만 집중해 제대로 미래를 계획하지 못하고 항상 현재에서만 급급하는 제게는 미래를 내다보며 현재를 살 수 있도록 의식을 넓힐 필요가 절실했는데요. 작년부터 조금씩 읽기 시작한 인문학에 영향을 받아 다른 사람들과 달리 한 두가지에만 집중해 급급하던 제 성향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해 시야를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제게는 너무 어려운 인문학, 그 중에도 이야기가 있어 감동을 쉽게 받을 수 있어 그만큼 영향받기 쉬운 분야가 역사입니다. 빌 게이츠가 지원하는 빅 히스토리란 프로젝트를 책으로 만들었다기에 망설임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가로 길이가 짧고 세로 길이가 길며 두께가 두껍해 그립감이 좋아 들고 읽기에 좋습니다. 그림, 이미지와 적절한 문자 배열로 보기 좋은 책이며 두께감이 있지만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인문학은 이래야 된다며 생각했던 모범답안 같은 책입니다. 독자의 의식을 깨워주고 넓혀 주고 계속 자극해줄 수 있는 몸에 나쁘지 않은 자극제입니다. 책의 어감은 친절하고 일방적으로 가르치려는 책이 아닌 천천히 독자에게 질문하며 의식이 깨도록 유도하고 역사적인 지식을 간단하게 순서대로 나열해 어떤 패턴으로 우리 역사가 발전했는지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천천히 독자 내면의 의문들을 톡톡 두드려 자극해서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같이 생각하도록 하는 제대로 된 인문학 도서입니다. 게다가 어렵지 않도록 글의 강약과 흐름이 적절해 인문학 초보인 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쉽고 착한 책입니다.

  일단 책에 빠지게 되면 한마디를 놓치기 싫어지는 명강의를 듣는 듯 집중하게 됩니다. 어떤 주제에든 초반에는 의문문을 던져 독자들이 천천히 생각하며 의식을 열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점점 속도를 높여 글의 흐름은 빨라 지고 점점 빨려들어가면서 그 지식들을 쏙쏙 뽑아먹고 싶은 욕심을 느낄 정도로 정갈하게 잘 정돈된 크고 중요한 지식들을 풀어 놓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정규 교육 그 12년을 총 망라한 그리고 더 전문적이고 거대해졌지만 잘 정리된 내용들을 읽으며 나는 이 거대한 그리고 더 커지고 있는 우주에서 어디에 서 있으며 얼마나 하찮으면서 중요한 존재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이런 흐름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머리도 마음도 묵직하고 든든한 만족감을 느끼며 총 10장으로 이뤄진 10개의 주제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쉽지 않은 내용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생활하면서 갑자기 이런 진지하고 근원적인 고민들로 들어가려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고 해도 점점 깊어지는 지식과 넓어지는 의식에 부담스럽기 마련입니다. 그런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가 세련된 디자인과 보기 쉬운 본문 디자인입니다. 한 페이지를 할당해 이제까지 어렵게 느껴졌던 내용들을 큰 글씨로 다시 정리하고, 어렵다 느꼈더니 아주 쉬운 예문과 이와 관련된 사진을 보게 되니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집중이 잘 되는 걸 몇번이고 경험했습니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이 경이로운 느낌. 우습게도 저는 이 책의 첫부분을 읽으며 사기꾼의 입담같다고 느꼈습니다. 실제 증명되지 않은 이론적인 이야기들로 강연한다는 것과 너무 느린 이야기 속도에 신뢰감이 들지 않았는데요.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지식들을 동원해 그런 전문가들의 의식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제까지 각 주제에 대한 연구들을 정리해볼께 라며 너무 티내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정리하면서 여러명의 천재들과 그 보조자들의 연구 흐름을 따르면 의식이 넓어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드는 성취감은 어렵지만 그 천재들의 지식을 빨아들여 더 나은 성취를 이루고 싶은 욕심도 몽글거리게 합니다.  

 

 

 

 

 

  저는 지적 호기심이 많은 편입니다. 아무리 책을 읽어도 내 것이 되질 않아 더 더욱 책에 빠져들고마는 악순환에 갖힌 듯 했는데요. 이 책을 읽고 보니 이제까지 많이도 읽은 책들을 무조건 따라갔지만 그 순간에 내 의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저자들의 천재성에 감탄하고 졸졸 따라다닌 것에 불과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잘랐네 하는 책보다 이 책처럼 내 무의식을 일깨워주고 점점 의식을 넓혀주는 인문학책을 찾아 읽어야겠습니다.

  지적 호기심이 강한 분들과 저처럼 의식세계를 넓혀줄 인문학 책을 찾는 분들에게 적극 권해드리고 싶은 처방전같은 책입니다. 어떤 주제의 장을 읽든 마치 읽기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듯한 느낌을 받으실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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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컨설팅북 1 -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라오스 편
성희수.박정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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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수, 박정은 - 저가항공 컨설팅북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점점 여행객이 늘고 있습니다. 저도 그 수많은 여행객들 중 하나로 거의 격년으로 계획을 세워 혼자 훌쩍 떠나곤 하는데요. 최대한 줄이고 줄인 알뜰한 여행이야말로 내 속에 숨어있던 나를 끄집어 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최대한 줄이되 계획없이 떠나면 더 좋겠지만, 내 집 근처만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외국임을 감안할 때 최소한의 계획은 필수라 생각됩니다. 최소한의 계획에 적합한 책일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마침 동남아를 가보지 못했는데 <저가항공 컨설팅북 1편>은 동남아 위주이기에 딱 좋았습니다. 책은 두꺼운 편이며 모두 컬러지로 되어 있어 책이 무거워 휴대성은 좋지 않았습니다. 본문은 글자가 작은 편이지만 전체적으로 눈이 편해지는 디자인이라 읽기 좋았습니다.

 

 

 

 

  아름답고 보기 쉬운 디자인입니다. 글자가 작은 게 흠이지만 많은 정보를 보기 좋게 나열하기 위함임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마음 편히 볼 수 있었습니다. 동선과 일정대로 보기 쉽게 디자인된 본문이 최고의 장점이였습니다. 요즘 읽은 여행관련 책들은 이미지로 꽉 채워져 본문이 보기 불편한 책들이 있었는데요. 이 책은 적절한 글과 이미지로 조화롭고 세련된 이미지에 눈과 마음이 편안합니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26페이지에 나오는 '저가항공만 타면 되는 동남아시아 여행코스 14'였습니다. 저는 여행 계획을 세울 때가 참 행복한데요. 물론 책에서 소개해 준 코스가 개인적으로 괜찮다면 문제없지만 너무 대중적인 장소고 감동이 없을 것 같다 싶으면 다른 계획을 세워야 되더라구요. 너무 자세한 여행 계획은 창조적인 여행에 도움이 되질 못하고 오히려 헷갈리게 하는 요인이였어요. 대략적으로 항공편과 여행시간만 기록되어져 어디로 갈까 상상력을 풍부하게 하는 부분이였습니다.  

  한 나라를 가더라도 목적에 맞는 코스를 여러가지 소개한 것이 센스있는 책이라 느껴집습니다. 핵심코스 두어개와 허니문, 패밀리 코스로 나눈데다 식도락 코스와 그 지역 특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들을 짜둔 것이 좋았는데요. 저렴한 여행을 즐긴다고 한가지 저렴한 항공만으로 만족하리란 생각에서 벗어나 그 지역에 맞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최저가격과 한가지 테마에 여러가지 가게를 소개하고 추천 코스까지 짜놓아 세심함이 돋보입니다. 뚜벅이 여행을 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세심함. 대형 여행사의 패키지만 짜던 분들이 내놓는 대략적이고 뭉떵거린 책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듯 보입니다. 게다가 패키지만큼 잘 짜여진 일정을 소개해 주니 다양한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저같은 뚜벅이에 저가를 지향하는 여행객들이 여행가기 전에 알고 싶은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정리한 정성이 느껴집니다. 물론 보기 좋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마음을 녹인 것이 책을 좋아하게 된 첫번째 이유이지만 큰 돈이 드는 항공, 숙소, 식사, 교통편과 지역 테마 여행 관련 가격까지 계획 세우기 편하게 잘 소개해 주어 오랜만에 호감가는 여행정보책입니다. 

  아쉬운 점은 그 지역을 관광하는 데 꼭 필요한 역사적 배경 설명이 미흡한 점입니다. 관광지를 둘러만 보면 아무런 감동이 없더군요. 그래서 저는 어디를 가든 그 지역이나 장소의 역사적인 의미를 알아보고 가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야 작은 것에도 관심을 더 갖게 되고 감동을 받을 가능성도 더 커지구요. 짧게나마 지역 대략 설명을 조금 해주고 있지만 이왕 작은 글씨라면 대략적인 소개는 어느 책에나 있으니 역사적인 이해를 깊이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았겠다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 소개에 그 나라에 어디에 있는지 대략적으로 그림으로 표시되어져 있었다면 좋았을 거 같아요. 

 

 

 

 

 

  해외 여행, 이왕에 나가는 거 외화는 적게 쓰면서 더 많은 감동을 받고 오는 게 제 목표인데요. 올 겨울에도 동남아는 또 못 갈거 같지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도와줄 책이 생겨서 너무 든든합니다. 다음 여름 휴가로 갈 계획을 세울 수 있는 희망을 주니깐요. ^^ 

  저같은 알뜰족에겐 큰 돈이 드는 관광지의 가격을 계획할 수 있게 도와 줍니다. 그 외에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라오스까지 다양한 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어 다양한 여행객들이 여행코스를 잡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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