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감성여행 - 낭만을 찾아 떠나는
염관식.옥미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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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염관식, 옥미혜 - 소도시 감성여행

휴식을 위해 혼자 여행을 잘 가는 편입니다. 하지만 게을러져서 어디도 가기 싫을테면 거기는 너무 멀고, 거기는 너무 위험하고 혼자가서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등등의 핑계를 대며 안일하게 나를 위한 여행을 피할 때가 많은데요. 비교적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느리고 쓸데 없는 생각만 많이 하는 타입인지라 저에겐 여행이 꼭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는 나 자신에게 그래도 여행을 갈 수 있다며 내밀 수 있는 책인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요 관광지를 포인트로 찍고 다니는 여행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곳 한, 두 곳에서 쉬고 오는 걸 즐기는 타입이라 테마를 정해 여행을 짜놓은 책의 의도가 저에게 딱 맞는 거 같았습니다. 책은 두꺼워 여행에 동반할 수 없겠지만 그만큼 정보가 많을 거 같아 듬직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여기를 가면 어딜 가보고 무얼할까 구체적으로 계획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책입니다. 저처럼 가끔 여행에 수동적이고 싶은 분들이 책이 소개해주는 곳들을 참고해 루트를 짤 수 있도록, 세심하고 감성적으로 이야기하듯 테마에 충실한 루트를 짤 수 있는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흔치 않은 좋은 책입니다. 언제나 꿈꾸는 이야기가 있는 여행을 내가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보통은 그 주변의 역사나 유명 관광지의 역사는 알아보고 가는 것이 혼자 가도 그 곳이 내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기억에 오래 남을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이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갈 꺼리들을 잘 모아놓은 책입니다.

에세이처럼 느껴지는 편안한 말투도 흔치 않게 여행책에 푹 빠지게 만드는 매력입니다. 여행을 가기 전 들뜬 마음으로 책을 펼치면 도통 그 흥분에 도취되어 뭐가 잘 안보이기 마련이라 기존의 여행책들이 이미지를 강조하고 글자들은 구석에 처박히듯 무시된 것일까요. 이 책의 차별점은 차분히 그 지역의 매력을 충분히 파악하고 가기를 독자들에게 충고하듯이 그 지역의 테마를 차분한 어조로 설명한다는 점입니다.

여느 여행책처럼 추천 여행코스도 디자인해 주고 있습니다. 간단명료, 지도도 이미지로 귀엽게 그려져 있어 마치 그 지역을 잘 아는 친구가 그려준 그림 지도처럼 눈에 쏙 들어오고 마음도 편안합니다. 2-3개의 코스를 추천하여 1페이지에는 안내 그림을, 한 페이지에는 코스 소개와 간략한 교통편, 음식점을 수록해 한 눈에 그 코스를 파악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북디자인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낯선 여행지를 편안한 말투와 눈이 편안한 디자인으로 보니 낯선 곳을 대하는 흥분감을 주는 것보다 차분히 계획을 짤 수 있게 도와주는 조용한 책이라는 느낌입니다. 여행의 기쁨은 여행지에서, 책으로는 계획을~ ^^

각 테마는 그 지역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 지역의 주요 여행 테마, 여행의 대략적인 디자인 2개 소개, 구체적인 코스 설명과 식당 소개, 각 유명 관광지에 대한 소개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테마와 지역에 따라 이 내용은 달라지고, 총 12개의 테마로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테마는 제목에서 보여주듯 작은 소도시에서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테마들로 혼자도, 연인과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여행을 디자인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겨울이 오기 전 이 즈음 저는 떠나는 꿈을 자주 꿉니다. 겨울이 되기 전에 거친 파도로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바다, 단풍으로 화려히 지는 머리숱을 부끄럼 없이 보여주는 산을 주로 즐기는 편인데요. 소도시의 작은 시내에서 즐길 수 있는 식도락 여행을 즐긴다는 건 아직 해보지 못해서 즐거운 여행 테마를 하나 얻은 거 같아 좋았습니다. 딱딱한 정보로 가득하거나 눈이 어지러운 여행책에 질리신 분들, 잔잔한 감성이 살아있는 기분 좋은 여행책 즐겨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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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사로잡는 Why 마케팅 - 감성시대에 요구되는 마케팅 트렌드
조기선 지음 / 타래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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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선 - 고객을 사로잡는 Why 마케팅

 

 

 

 

 

  언제부턴가 물건이 넘쳐 나고 뭘 안해도 잘 팔리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에도 넘쳐나는 광고 문구, 나를 봐달라는 듯 화려한 연예인들의 사진으로 도배된 벽면들. 튀어야 팔리고 예뻐야 호감을 살 수 있는 무한 광고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지요. 그러면서 광고, 마케팅 책들도 우후죽순 늘어났습니다. 저 또한 팔아야 살 수 있는 회사의 직원인지라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 종종 읽으려 노력하는데요. 은근 촌스럽게 느껴지면서 시원하고 따뜻함까지 보여주는 색깔의 표지가 마케팅 책으로는 좀 아닌거 같다 생각하며 책을 들었다가 글자들의 텍스처가 달라 이리저리 만지다가 읽게 된 책입니다. ^^;; 제목도 특이하게 '왜 마케팅이냐' ,'왜를 강조하는 마케팅인가' 중의적인 거 같아 생각하게 하는 제목입니다. 보통 크기에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마케팅 책에 대한 필요가 절실할 때가 많음에도 책으로는 잘 안 읽게 되는 건... 마케팅 책들이 주구장창 내세우는 숫자 자료들에 대한 두려움과 이론들이 어렵게 느껴져서 입니다. 개인적으로 숫자와 낯선 단어들에 대한 마음깊이에 있는 두려움이 있어서 제대로 읽은 마케팅 분야 책들이 많이 없습니다. ^^; 언제나 수박 겉핥기식이지만 인생에서 큰 두려움도 아니고 자잘한 두려움은 극복해야겠기에 주구장창 깊이 읽기를 도전하지만 실패가 더 많았습니다. 그런 제게 아주 쉽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일반인들이 왜? 라고 생각하는 마케팅의 원리들을 마치 무의식중에 말한다는 식으로 흘리는 듯이 한두 마디이지만 정확하게 요점을 찍어 주는 말들이 많아 놀라웠습니다. ^^ 왜 이런 자료가 중요하지라는 이유를 충분히 납득하지 못했음에도 저자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찝찝한 기분을 무시한 채 읽은 책들이 많았던 반면, 이 책의 저자는 마치 의도하지 않은 듯 독자들이 찝찝해질거 같아 라고 느끼는 순간 포문을 열고 시원하게 해답을 주는 식입니다. 

  마케팅 책도 이제는 분류가 다양한 거 같습니다. 실제 어떤 기법들을 연구한 실용서적인 책들도 보았고 사례 연구를 통해 정리된 이론들을 주장하는 책들도 있습니다. 저자는 마케팅 전문가답게 1-2부에는 시장의 흐름을 쉽고 재미있게 파악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할려면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으로 시장이 과거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시장과 얼마나 달라졌고 변화가 진행중인지에 대해 자각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자극을 줍니다. 보통의 마케팅 책들은 저자의 흐름에 맞게 잘 따라오도록 독자들을 지적인 지식과 전문용어로 마비시켜 따라오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와 달리 독자들의 내면 가능성을 점점 깨워 뒤쪽의 이론들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다각적인 시장 변화를 사례를 통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고객보다 직원이 먼저라는 시류 분석은 요즘의 이마트를 떠올립니다. 예전엔 직원구간에서 나올 때마다 인사하고 쇼핑에 방해되지 않도록 직원들이 피해 있었다면 삼삼오오 모여 떠들고 잡담하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처음엔 눈에 거슬리고 왜 우리가 물건 살때 재고 정리하고 잡담하고 직원들이 쇼핑도 하는 모습 등이 낯설었는데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그 분위기가 또 편해지더라구요. 책을 읽을 수록 시장도 이제 고지식하고 가부장적인 분위기를 떨치고 자유럽고 민주적인 방향으로 나간다는 걸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파는 물건에 집중되었던 시장이 점점 변화해 '누가' 파느냐에서 부터 '어떻게' 가치를 파느냐로 까지 변화하고 있다는 걸 책 전반에서 느낄 수 있어 인이 박힐 정도입니다. ^^ 그리고 저자의 말에 설득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충분한 감정선을 연결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 흡입력이 높았을 뿐 아니라 독자들의 충성도도 높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수치를 계산하고 사례를 들기 위해 해당 사업체를 조사한 것에만 그친 것이 아니였는데요. 다양하고 많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들을 굵직하게 여러 포인트들을 모아 반복해서(설명하기도 하지만) 극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가치'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글들이 짧아서 교육에 쉽게 지치는 독자들을 배려하고 있어 읽기가 편했습니다.






  장황하지 않고 절제됨에도 친절하게 느껴지는 감각적인 책입니다. 회사마다 사연이 다르고 성공 포인트가 다름을 잘 이해하고 다양한 케이스를 소개해 독자들의 이해영역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은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잘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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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풀링 - 하루 한 번 가글링으로 온몸의 독소가 빠진다
브루스 피페 지음, 엄성수 옮김, 전홍준 감수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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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브루스 피페 - 오일 풀링

 

 

 

 

 

  얼마전 인터넷 뉴스에서 본 황당한 기사가 저를 이끌었습니다. 뇌 질환의 원인이 치주질환일 수도 있다는 간단한 기사의 제목만 보고서 하루 종일 혼자 그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는데요. 상식적으로 거의 불가능할 것 같지만 아직 뇌질환 중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병환들이 많다는 이유로 왠지 설득력있게 들리더군요. 이런 생각을 하는 저 자신도 황당하지만 이런 제 생각에 어떤 결론을 내려줄 것만 같아 의욕적으로 읽게 됩니다. 표지는 글자와 색깔들, 그리고 간단한 이미지 만드로 깔끔하고 상쾌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멋진 디자인을 채택합니다. 책은 보통 크기에 꽤 묵직했으며 본문은 줄간이 넉넉해 가독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어디 학교나 연구소에서의 연구, 실험을 통해 나온 치료법이 아닌 민간에서 전해져 오던 것을 저자가 나름의 연구를 통해 그 효능을 증명하는 책입니다. 처음에는 오일 풀링의 단점을 연구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것이 본인이 직접 해보고 효과를 보는 바람에 그 의도가 전도되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  

  병소 감염 이론은 치아, 잇몸 등 입속의 병증이 우리 몸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으로 항생제가 생기며 수십 년 동안 무시되고 잊혀져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말을 살 때도 잇몸을 보고 사듯 연구를 통한 것이 아닌 은연중에 깨우치 듯 입속과 병증의 관계를 유추해 내게 됩니다. 입안에 질병이 있는 경우 몸에 생기는 병증에 대한 통계가 생기며 그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이런 이론이 나왔다 합니다. 입안에서 만성질환 등의 원인을 찾게 되고 그 조그만 추론이 꾸준히 연구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민간요법은 주로 의심받고 외면받고 무시받는 편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일화 형식으로 진행하고, 의학계에서의 실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점점 설득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제가 주목했던 것은 관절염에 관한 내용으로 저희 부모님 모두 다 관절이 좋지 않으시거든요. 치과에 어떻해서든 보냈어야 되는데 매번 실패했었는데 관절염 부분을 읽고 보니 많이 걱정이 됩니다. 이번 주말에라도 같이 모시고 가봐야 될 거 같아요. 잇몸에 염증도 자주 있고 아프다고도 하셨는데 이렇게 책에서 연관지어 설명해주니 왠지 치주염처럼 염증이 커질까 우려되더라구요. 입안의 세균들이 혈류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인체에서 제일 약한 부분으로 침투해 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치아가 좋지 않은 임산부의 경우 미숙아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미래의 출산이 걱정되기도 해서 저도 무섭고 비싸서^^;; 피했던 치과 치료를 당장 하러 가볼려구요.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오일 풀링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설명해 주어 읽으면서 생겼던 궁금증들이나 의심을 조금씩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이런 책을 읽는다며 왠지 부모님의 관절염이 이와 관련이 있는 거 같다며 지인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제대로 이야기를 못했는지 신뢰를 얻질 못했답니다. 상식적으로는 쉽게 이해도 되지 않고 납득이 되질 않는 점들이 많을 정도로 너무 생소한 이야기인지라 얼결에 누군가에게 말했다가는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짧은 코너들을 통해 짧지만 간략하고, 가볍지만 설득력있게 대화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총 6장에서 4장까지 오일풀링의 역사와 장점을 잘 설명해 독자들을 설득하고, 5, 6장은 실전에 필요한 정보들을 담고 있습니다. 명현현상이 생길 수 있고 처음에는 오히려 몸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꾸준히 할 것을 당부합니다. 식전에 20분 정도 입안에 식물성 기름을 한 스푼 모자라게 넣고 치아와 잇몸 사이로 오일을 굴리고 뿜으며 기름의 색이 변할 때까지 느긋하게 입 안을 헹군 후 기름을 뱉어 내고 물로 입을 다시 헹궈주면 됩니다. 오일풀링과 함께 건강에 좋은 수칙들도 소개해 상승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도록 조언합니다. 읽다 보니 '이가탄'같은 잇몸치료약?이 떠올랐습니다. 치통을 약하게 해주는 진통제나 소염제일텐데... 이를 믿고 쓰는 분들의 입속은 얼마나 병들어갈까 걱정이 됩니다. 이는 오일풀링에 관한 책들이 대형 제약사들이나 병원들과 트러블이 생길 수 있겠다는 점을 시사하고 널리 퍼지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귀가 얇은 편이라 이렇게 건강에 좋다면 저는 잘 설득되는 편입니다. 설득은 되었지만 쉽게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요. ^^; 이 또한 식용기름으로 하는 가글링이니 먹는 기름을 입안에서 20분이나 머금고 있는다는 건 상상이 잘 안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참기름으로 입안을 헹군다니 그 원리에 솔깃하긴 했지만 막상 해볼려니 왠지 모를 망설임이 드는 건 사실인데요. 우리가 쉽게 걸리는 치통, 감기까지 예방할 수 있다니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쓴다고 큰 돈을 벌 것도 아니고 약을 만들 것도 아니고 오일을 만드는 등 상업적인 목적이 없는 분인 게 더 설득력이 높았습니다. 무한한 인간애와 명성 ^^; 등이 이 책을 내놓는데 공헌했지 않을까요. 요즘 세상에 뜻높은 책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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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지금 어디 가? 창비청소년문학 54
김한수 지음 / 창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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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 너 지금 어디 가?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진정 어른스러운가 따진다면 자신이 없어집니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고 싶고 그런 미래를 막연히 꿈꾸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보며 같이 크고 싶기도 하고 부러운 주인공의 학교 생활과 전원 생활을 같이 느껴보고 싶어 읽게 됩니다. 표지의 그림은 좀 어설퍼 보이지만 읽고 보면 내용을 잘 내포하고 있습니다. 책은 가로가 보통의 책보다 꽤 길고 표지가 귀여워 동화책처럼 느껴집니다. 꽤 얇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토요일 새벽, 이 책을 들었다가 밤을 새고 말았습니다. 4시간만에 뚝딱 읽어버렸고 한 순간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었지만 독특한 도입에 일순간 100%의 급관심이 생기고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뚜렷한 캐릭터와 그 입장들에 감정 이입되고 이들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 궁금해하며 집중하게 됩니다.

청소년 문학임을 중간 중간에 자각했지만 참 재미있는 시간이였습니다. 도입 장면이 독특하게도 아버지의 100평 농지에서 밭일을 하며 용돈을 버는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청소년들만의 반항기와 어린 아이 같은 생각들이 자연스러웠고 어릴 때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청소년들은 부모의 사랑을 당연한 것이며 그들의 희생을 생각지 못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고 지금의 많은 청소년들이 그렇겠지요. 어른이 되면서 점점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댓가를 치뤄야 했는지 깨달으며 철이 들게 되는데 우리의 주인공은 부모가 스스로 각성하게 도와주고 있어 일찍이도 어른이 되는 거 같습니다.

후반부에 가서야 주인공이 중학생인 걸 깨닫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 텃밭 일은 왠만한 전문가 수준의 아이가 어쩐지 생각이 천진하고 귀엽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고등학생으로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현재 우리 청소년들의 습성을 다양한 등장 인물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대사를 하는 어른들은 모두 현명하고 밝은 쪽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맑고 투명한 어른들을 보여 주며, 작은 역할이며 대사가 없는 인물들로 어두운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 주어 사회의 그림자도 청소년들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약하게 보여주고 있어 조화롭게 느껴집니다. 청소년들이 내가 커서 나갈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줌과 동시에 내 주위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지금의 자신의 모습도 되돌아보게 합니다. 비현실적으로 어른스러운 아이들이 많이 나와 과하게 밝은 부분만 부각시킨 면도 있습니다. 그에 비례해 학업 경쟁과 지나친 어른들의 집착으로 비틀어지는 아이들의 모습과 범죄에 이용되는 부분 등 어두운 부분도 조금 보여주며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지만... 역시 너무 밝은 분위기가 오히려 저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제 청소년 시절은 암흑처럼 거의 잊혀졌지만... 주인공처럼 자신의 혼란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였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만큼 주인공은 지각있고 많이 고민한 부모님의 교육으로 자신의 노동으로 합당한 용돈을 벌며 돈을 배우고 생태를 배우고 자연의 조화로움을 배우며 어른스럽게 자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학부모에게는 어떻게 아이들을 공부에 이끌어야 될런지 고민하게 하고, 청소년들에게는 내 미래를 한번 상상해보고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줍니다.

주인공이 속으로 투덜거리는 말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어른들은 모르지만 우리도 알건 다 안다고, 모르는 척 할 뿐이라고. 어른 위에서 생각하는 청소년들만의 화법이 느껴졌습니다. 자신들은 하루종일 누워 텔레비전을 보며 10분도 자식을 쉬게 내버려두질 못하는 부모들의 행태도 비꼬고 있어 청소년들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해줄 것 같습니다. ^^ 그만큼 작가는 청소년과 소통하며 무엇이 그들에게 이로울지 재미있는 소설의 형식으로 지혜로움을 나누고 있습니다. 게다가 농사, 농촌의 미래, 그리고 그 가능성까지 대략적으로 정보를 전해주거나 목수, 가게, 선생님 등의 직업군을 보여주며 공부가 아니더라도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용기를 심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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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밥이다 - 매일 힘이 되는 진짜 공부
김경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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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집 - 인문학은 밥이다

인문 분야를 즐겨 읽지만 아직은 어렵게 느껴지는 인문학, 그래서 저는 인문학 해설책들을 즐겨 읽고 있습니다. 아직 인문학 원문을 읽기가 버거운 초보로, 미리 누군가가 잘 씹어 소화시켜 둔 해설서는 인문학의 정수를 쉽게 전해주고 있어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언젠가는 원문을 읽을 수 있으리라 자신을 안위하지만 글쎄요... 해설서만 주구장창 읽다간 원문이 너무 어렵고 장황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던 때에 만난 책입니다. 책 2-3권을 합친 듯한 두께와 튼튼한 제본이 먹음직스럽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 인문해설서에만 매달린 채 원문을 읽지 못하며 안절부절 못하는 제 마음을 토닥여줄 수 있는 책같아 읽게 됩니다.

다양한 분야,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었다 보아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전체적 평균적으로 본다면 깊이가 얕고 넓어 어느 분야에서는 한계를, 어느 분야에서는 날카롭고 독특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오랫동안 써온 작품으로 알려졌으며, 총 4부로 나뉘어 인문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폭넓고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게 해주고 인문학을 제대로 된 이해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1부는 철학, 종교, 심리학을 다룹니다. 각 테마에서도 주제를 달리해 접근하며 여느 책에서 보지 못한 폭넓은 연구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노래할 때 소리반, 공기반일 때 시원한 목소리가 나오 듯 쉬우면서 합리적인 관념어가 시원하게 이해되어 좋았습니다. 어떤 이념이 그냥 그렇게 여겨져 왔다며 관념어로 뭉텅거리는 것이 아니라 왜 그리 인식되어 왔는지, 어떤 이론이 주목받아 온 이유를 역사적 사유를 통해 연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장황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듯한 흐림이 자주 보여 그 또한 정성스럽게 느껴져 좋았습니다. 제가 요즘 집중하고 있는 아니마, 아니무스, 그리고 무의식과 그림자에 대한 융의 연구가 잘 요약되어 있어 너무 반가웠습니다.

2부는 역사, 과학을 다룹니다. 인문학은 다른 분야와 함께 콜라보레이션 되면서 더 큰 발전을 거듭합니다. 저자도 인간인지라 덜 연구하신 분야는 관념어가 어렵고 추상적이여서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실례를 들어 친숙하게 느껴질 인물이나 사건을 들어 편히 이해되도록 배려합니다. 3부는 문학, 미술, 음악 분야로 평소 관심은 있지만 깊이 알지 못했던 작가, 음악가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4부는 정치, 경제, 환경, 젠더를 다루고 있습니다.

요즘은 연예가 뉴스에나 반짝거리며 주목하지요. 지적인 면에서 귀차니즘이 팽배한 요즘, 이 책처럼 길고 장황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성스런 글이 옳은 방법으로 평가받을까 걱정이 됩니다. 저처럼 깊게 들어간 관념어에 익숙하지 않고 어려움을 느끼시는 분들께는 쉽고 오히려 빨리 이해되어 좋습니다. 관념어가 반복되어 머리에 쌓이고 쌓이면 읽으며 이해하려니 생각하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그러면서 머릿속은 엉킨 실들이 뭉쳐있듯 답답하게 느껴지곤 했는데요. 이 책에서는 그런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대로 이해되어 저자와 곧바로 대화로 공부하는 듯 쉽게 머리에 들어오고 정리됩니다.

하지만 한계점도 읽을 수록 느껴졌는데요.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한 책을 썼으면 어떻게 바뀌었을까 계속 상상하게 되더군요. ^^; 물론 한 분야의 전문가가 다양한 분야를 집약하여 들려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분야마다 저자의 이해 정도가 차이가 나면서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 도움을 받고 싶은 급한 마음이 풀리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관심있는 심리학 분야에서 진화, 인지심리학에 대한 부분이 특히 어렵게 느껴졌는데요. 물론 어디에서도 이 분야의 쉬운 글을 아직 보진 못했고 그만큼 축약된 내용이라 어렵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겠다 싶습니다.

저도 이런 책을 쓰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어서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매일 엄청나게 책을 읽고 공부를 해도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다면 얼마나 허탈하고 아쉬운가요. 책이라도 남기면 내가 다 이루지 못한 공부는 후세가 이뤄줄 것만 같은 막연한 희망도 갖게 됩니다.평생의 공부를 집약하 듯 정성스럽게 쓰인 책입니다. 분야마다 학계의 논쟁을 자세히 다루지 않은 채 전체 흐름만 전하고 어디에서 근거한 것인지 밝히지 않은 채 저자만의 생각에 치중하는 부분들이 보여 어쩌면 객관성을 잃지 않을까 걱정되는 면도 있었지만 각 챕터의 마지막에 읽어볼 만한 책들을 권하며 저자가 참고한 도서이지 않을까 유추하게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인문학의 힘이 얼마나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전반적인 이해가 가능했습니다. 우리가 왜 인문학을 계속 공부해야 되는지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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