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지금 어디 가? 창비청소년문학 54
김한수 지음 / 창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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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 너 지금 어디 가?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진정 어른스러운가 따진다면 자신이 없어집니다.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고 싶고 그런 미래를 막연히 꿈꾸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보며 같이 크고 싶기도 하고 부러운 주인공의 학교 생활과 전원 생활을 같이 느껴보고 싶어 읽게 됩니다. 표지의 그림은 좀 어설퍼 보이지만 읽고 보면 내용을 잘 내포하고 있습니다. 책은 가로가 보통의 책보다 꽤 길고 표지가 귀여워 동화책처럼 느껴집니다. 꽤 얇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토요일 새벽, 이 책을 들었다가 밤을 새고 말았습니다. 4시간만에 뚝딱 읽어버렸고 한 순간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었지만 독특한 도입에 일순간 100%의 급관심이 생기고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뚜렷한 캐릭터와 그 입장들에 감정 이입되고 이들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 궁금해하며 집중하게 됩니다.

청소년 문학임을 중간 중간에 자각했지만 참 재미있는 시간이였습니다. 도입 장면이 독특하게도 아버지의 100평 농지에서 밭일을 하며 용돈을 버는 주인공의 모습입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청소년들만의 반항기와 어린 아이 같은 생각들이 자연스러웠고 어릴 때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청소년들은 부모의 사랑을 당연한 것이며 그들의 희생을 생각지 못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고 지금의 많은 청소년들이 그렇겠지요. 어른이 되면서 점점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댓가를 치뤄야 했는지 깨달으며 철이 들게 되는데 우리의 주인공은 부모가 스스로 각성하게 도와주고 있어 일찍이도 어른이 되는 거 같습니다.

후반부에 가서야 주인공이 중학생인 걸 깨닫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 텃밭 일은 왠만한 전문가 수준의 아이가 어쩐지 생각이 천진하고 귀엽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고등학생으로 단순히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현재 우리 청소년들의 습성을 다양한 등장 인물들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대사를 하는 어른들은 모두 현명하고 밝은 쪽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맑고 투명한 어른들을 보여 주며, 작은 역할이며 대사가 없는 인물들로 어두운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 주어 사회의 그림자도 청소년들이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약하게 보여주고 있어 조화롭게 느껴집니다. 청소년들이 내가 커서 나갈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줌과 동시에 내 주위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지금의 자신의 모습도 되돌아보게 합니다. 비현실적으로 어른스러운 아이들이 많이 나와 과하게 밝은 부분만 부각시킨 면도 있습니다. 그에 비례해 학업 경쟁과 지나친 어른들의 집착으로 비틀어지는 아이들의 모습과 범죄에 이용되는 부분 등 어두운 부분도 조금 보여주며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지만... 역시 너무 밝은 분위기가 오히려 저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괴리감을 느꼈습니다.

제 청소년 시절은 암흑처럼 거의 잊혀졌지만... 주인공처럼 자신의 혼란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였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만큼 주인공은 지각있고 많이 고민한 부모님의 교육으로 자신의 노동으로 합당한 용돈을 벌며 돈을 배우고 생태를 배우고 자연의 조화로움을 배우며 어른스럽게 자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학부모에게는 어떻게 아이들을 공부에 이끌어야 될런지 고민하게 하고, 청소년들에게는 내 미래를 한번 상상해보고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줍니다.

주인공이 속으로 투덜거리는 말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어른들은 모르지만 우리도 알건 다 안다고, 모르는 척 할 뿐이라고. 어른 위에서 생각하는 청소년들만의 화법이 느껴졌습니다. 자신들은 하루종일 누워 텔레비전을 보며 10분도 자식을 쉬게 내버려두질 못하는 부모들의 행태도 비꼬고 있어 청소년들의 마음을 속시원하게 해줄 것 같습니다. ^^ 그만큼 작가는 청소년과 소통하며 무엇이 그들에게 이로울지 재미있는 소설의 형식으로 지혜로움을 나누고 있습니다. 게다가 농사, 농촌의 미래, 그리고 그 가능성까지 대략적으로 정보를 전해주거나 목수, 가게, 선생님 등의 직업군을 보여주며 공부가 아니더라도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용기를 심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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