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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감성여행 - 낭만을 찾아 떠나는
염관식.옥미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염관식, 옥미혜 - 소도시 감성여행
휴식을 위해 혼자 여행을 잘 가는 편입니다. 하지만 게을러져서 어디도 가기 싫을테면 거기는 너무 멀고, 거기는 너무 위험하고 혼자가서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등등의 핑계를 대며 안일하게 나를 위한 여행을 피할 때가 많은데요. 비교적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느리고 쓸데 없는 생각만 많이 하는 타입인지라 저에겐 여행이 꼭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는 나 자신에게 그래도 여행을 갈 수 있다며 내밀 수 있는 책인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요 관광지를 포인트로 찍고 다니는 여행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곳 한, 두 곳에서 쉬고 오는 걸 즐기는 타입이라 테마를 정해 여행을 짜놓은 책의 의도가 저에게 딱 맞는 거 같았습니다. 책은 두꺼워 여행에 동반할 수 없겠지만 그만큼 정보가 많을 거 같아 듬직하게 느껴집니다.
내가 여기를 가면 어딜 가보고 무얼할까 구체적으로 계획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책입니다. 저처럼 가끔 여행에 수동적이고 싶은 분들이 책이 소개해주는 곳들을 참고해 루트를 짤 수 있도록, 세심하고 감성적으로 이야기하듯 테마에 충실한 루트를 짤 수 있는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흔치 않은 좋은 책입니다. 언제나 꿈꾸는 이야기가 있는 여행을 내가 만들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보통은 그 주변의 역사나 유명 관광지의 역사는 알아보고 가는 것이 혼자 가도 그 곳이 내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기억에 오래 남을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비법이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갈 꺼리들을 잘 모아놓은 책입니다.
에세이처럼 느껴지는 편안한 말투도 흔치 않게 여행책에 푹 빠지게 만드는 매력입니다. 여행을 가기 전 들뜬 마음으로 책을 펼치면 도통 그 흥분에 도취되어 뭐가 잘 안보이기 마련이라 기존의 여행책들이 이미지를 강조하고 글자들은 구석에 처박히듯 무시된 것일까요. 이 책의 차별점은 차분히 그 지역의 매력을 충분히 파악하고 가기를 독자들에게 충고하듯이 그 지역의 테마를 차분한 어조로 설명한다는 점입니다.
여느 여행책처럼 추천 여행코스도 디자인해 주고 있습니다. 간단명료, 지도도 이미지로 귀엽게 그려져 있어 마치 그 지역을 잘 아는 친구가 그려준 그림 지도처럼 눈에 쏙 들어오고 마음도 편안합니다. 2-3개의 코스를 추천하여 1페이지에는 안내 그림을, 한 페이지에는 코스 소개와 간략한 교통편, 음식점을 수록해 한 눈에 그 코스를 파악할 수 있도록 편안한 북디자인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낯선 여행지를 편안한 말투와 눈이 편안한 디자인으로 보니 낯선 곳을 대하는 흥분감을 주는 것보다 차분히 계획을 짤 수 있게 도와주는 조용한 책이라는 느낌입니다. 여행의 기쁨은 여행지에서, 책으로는 계획을~ ^^
각 테마는 그 지역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 지역의 주요 여행 테마, 여행의 대략적인 디자인 2개 소개, 구체적인 코스 설명과 식당 소개, 각 유명 관광지에 대한 소개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테마와 지역에 따라 이 내용은 달라지고, 총 12개의 테마로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각 테마는 제목에서 보여주듯 작은 소도시에서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테마들로 혼자도, 연인과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여행을 디자인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겨울이 오기 전 이 즈음 저는 떠나는 꿈을 자주 꿉니다. 겨울이 되기 전에 거친 파도로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바다, 단풍으로 화려히 지는 머리숱을 부끄럼 없이 보여주는 산을 주로 즐기는 편인데요. 소도시의 작은 시내에서 즐길 수 있는 식도락 여행을 즐긴다는 건 아직 해보지 못해서 즐거운 여행 테마를 하나 얻은 거 같아 좋았습니다. 딱딱한 정보로 가득하거나 눈이 어지러운 여행책에 질리신 분들, 잔잔한 감성이 살아있는 기분 좋은 여행책 즐겨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