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 What? - 삶의 의미를 건저 올리는 궁극의 질문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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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쿨란스키 - 무엇 WHAT?

 

 

 

 

 

 

  연말, 연초에 읽으면 좋은 책은 어떤 책일까요? 때에 맞춰 읽는 것보다 내 자신에 맞추어 읽어왔기에 새로운 한 해의 시작에 어울릴만한 책을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표지부터 철학적인 느낌이 팍 드는 책에 절로 손이 갑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음표들이 가득한 책,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하는 요즘 읽기에 좋은 책이란 느낌이 듭니다. 얼마전 읽기 시작한 강신주의 <감정수업>과 비슷한 느낌의 책일 것도 같아 기대가 되는 책. 하드커버 책으로 작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하드커버 책이면서도 중간에 있는 책갈피줄이 없어 뭔가 허전했습니다. 

 

 

 

 

 

  쉽다가 애매하고 복잡한 말이 나와 헷갈리게 하는 책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니 끝의 한 문장을 빼곤 모두 물음으로 쓰여진 책이라 독특합니다. 처음엔 너무 독특한 전개와 갑자기 너무 복잡한 문장들이 나와 집중을 방해하는 것이 너무 힘들게 느껴집니다. 질문체로 쓰여진 책이다 보니 문장 자체가 복잡해져 저자의 진의를 알아내기 위해선 한번씩 더 읽어야 되겠더군요. 게다가 질문 하나에 인생이나 여러 인문학에 대비해 넓은 시각을 만들어주리라 기대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한없이 넓게 생각할 수 있는 물음을 어느 특정한 인물, 예를 들자면 예수 혹은 공자 같은 사람이나 작품을 들어 질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깊이 있는 질문을 위해선 질문의 분야를 좁혀야 되는 한계가 느껴집니다만... 장단점이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독특했던 점 중 책의 모든 문장이 질문식이라는 점입니다. 처음엔 너무 신기해서 의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도 호기심에 계속 읽게 되고, 점점 뭔가 답변이 없다는 데 익숙해지지 않아 스스로 답을 찾아 생각이 많아지며 빠져들게 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항상 책에서 뭔가 답변을 받아내려 했던 제 자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이 책엔 질문만 있고 답이 없을까 처음엔 짜증도 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며 역사의 위대한 스승들은 답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질문을 주었던 분들임을 알게 됩니다. 이 책 또한 답보다는 질문을 통해 독자들의 생각을 뽑아내려는 노력이 보였습니다. 저자의 노력으로 독자의 생각이 폭이 점점 넓어진 데 반해 책은 뒤로 갈 수록 질문의 폭이 좁아져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이것 또한 저자도 우리 독자처럼 질문을 통해 뭔가 답을 얻었기에 질문의 폭이 좁아든 건 아닐까, 자신이 얻은 답변들에 대한 질문은 책에 싣지 않은 오류를 범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 일본의 '하이쿠'라는 짧은 시를 접했을 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도 독자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면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지요. 그리고 자세히 읽을 수록 의미가 깊어지는 것도 놀라웠고 그 짧은 시를 읽고 의미를 찾아내는 저 자신도 놀라웠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 안에 숨겨진 많은 이야기들을 무시한 채 남의 책, 남의 이야기에서 뭔가를 배우려 안달입니다. 이 책을 읽을 수록 내 안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들이 점점 끌려나와 저자가 미쳐 내놓지 못한 질문들까지 내놓으며 생각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해 놀라웠습니다. 이 또한 저자의 의도였을지 모를 일입니다. ^^

 

 

 

 

 

 

  훌륭한 책이란 어떤것일까 다시 생각하게 해주면서,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왜 등의 이유를 잊은 채 살아왔던 삶도 되돌아보게 합니다. 내 안에서 대답을 찾지 않고 다른 사람이 찾은 답을 내 답처럼 삼고 싶어 여기저기 헤맨 건 아닐까, 너무 내 안의 말에 귀기울이는 방법을 잊고 게을러진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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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심리학 - 18가지 위험한 심리 법칙이 당신의 뒤통수를 노린다
스티븐 브라이어스 지음, 구계원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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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브라이어스 - 엉터리 심리학

 

 

 

 

 

  심리학은 어릴 때부터 사람의 심리에 호기심을 가졌던 제게는 언젠간 꼭 정복하고 싶은 분야였지만, 책만 읽으면 졸게 되는 오를 수 없는 탑처럼 느껴졌습니다. 1년여 인문학책을 읽다 보니 좀 어렵게 느껴지는 책도 잘 소화하게 되었고 심리학을 비판하는 비판서라는 이야기에 좀 더 대중적이지 않을까 기대를 안고 읽게 된 책입니다. 대중적인 책을 써낸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저자라 더 기대가 되었는데요. 돋보기 안경이 놓여져 있고 세로로 내려써진 제목이 위트있어 보입니다. 책은 세로로 좀 긴 편이고 두꼐가 있는 편이지만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글씨가 작은 편이지만 줄간이 넉넉해 읽기에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복잡한 현실을 너무도 단순하게 설명해주고 해결책을 내놓는 많은 자기계발서들을 보고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잘못 알려진 엉터리 심리학,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우리에게 심리학의 잘못된 부분을 보여주는 많은 매체들의 잘못된 지식이 당연하고 진리인 것인냥 잘못 알려지고 있어 임상심리학자로서 반론을 재기해 독자들에게 올바른 심리학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엉터리 심리학은 오히려 안전하게 느껴지며 지나치게 사람들을 단순하게 만들어 편협한 시각에 만족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 총 18가지의 엉터리 법칙을 18장에 나눠 다루고 있는데, 각 장의 제목은 잘못된 심리학 법칙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 제목들 중 많은 것들이 상식으로 많이 들어왔던 것들이라 놀랍습니다. 

  감정은 마치 살아 있고 생물체 같아 좀 더 세심하게 감정을 다루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율적으로 감정을 조절한다 착각하지만 사회에 의해 조정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됩니다. 우리가 무심하게 진실이라 믿어왔던 것들, 책에서 읽었거나 혼자 터득했거나 어찌저찌해서 알고 있던 사실들의 오류를 하나씩 증명하고 있습니다. 왜 잘못된 말일 수 있는지 다른 분들의 실험과 연구와 저자 자신의 지식을 합쳐 설득력있는 말투로 상황에 따라 각 법칙들이 오류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인간의 심리가 얼마나 럭비공 같은지, 그리고 우리 심리가 영향받는 것들은 얼마나 다양한지 새삼 생각하게 합니다. 옳다고 생각했던 법칙들이 하나씩 까발려져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알게 된다는 건 충격이면서도 다시 깊이 있게우리 생각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합니다. 긍정적인 사고는 그 사람을 성공으로 이끌어준다고 알고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범죄자가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합리화하는 심리 과정과 유사하다고 설명합니다. 우리 심리는 자그마한 요건이 바뀌어도 달리 설명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이 혼란스럽습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음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좋지만 혼란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상황에 따라 저자의 주장이 아닐 때도 있을 수 있음을 여러번 느끼게 되는데... 저자처럼 학계의 연구나 저 자신의 연구가 없었으니 증명할 수 없으니 안타깝습니다. 

 

 

 

 

 

  세상에 절대라는 말은 쓸 수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마치 세상에 더 이상의 진리는 없다는 듯이 확고한 목소리를 내는 심리학자, 철학자들의 생각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왔던 엉터리 법칙도 상황에 따라 맞는 얘기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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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해산물 요리 교실 - 왕초보도 쉽게 따라하는
가와카미 후미요 지음, 김정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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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카미 후미요 - 친절한 해산물 요리

 

 

 

 

 

  비위가 약한데다 저희 어머니도 비위가 약하셔서 집에서 먹은 적이 많지 않아 해산물 요리는 사먹는 걸로 아는 일인입니다. ^^; 여전히 비위는 약하지만 먹는 걸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나이라 다양한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며 해산물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씩 저렴하게 나오는 오징어, 조개살 등을 보면 요리를 해보고도 싶지만 손질 방법을 모르는데다 비위가 약하고 익숙하지 않은 재료에 생기는 반감으로 자연히 피하게 됩니다. 손질법을 익히고 좀 더 알다보면 반감이 줄까 싶어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전체 컬러지로 되어 있어 묵직하고 가로 길이가 좀 길 편이라 넓적한 크기가 부엌에 서서 읽기에도 좋은 크기입니다. 해산물들의 다양한 그림과 컬러로 시각을 사로 잡는 표지입니다. 본문의 글이 작은 편이라 자세히 봐야 되는 단점이 있지만 그림과 글이 자연스럽게 조화되어 보기 좋은 북디자인입니다. ^^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일본에서 요리 강좌와 책을 펴내고 있는 저자가 쓴 책입니다. 일본식으로 본격적이란 말이 떠오르는 책입니다. 해산물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야 될 요리 툴, 재료 손질 방법을 개략적으로 처음부터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위약한 제가 보기엔 좀 불편했지만 제대로라는 느낌을 확 받는 책입니다. 생선, 조개, 오징어 등 해산물은 요리 재료일 뿐 우리처럼 생명을 가진 것들로 접근하면 안되겠단 느낌이 팍! 그리고 제가 항상 찝찝해 했던 해산물의 신선도에 대한 느낌은 손질법과 소독법 등을 조금씩 배워 가며 퇴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리 전 준비해야 될 것들과 재료별로 챕터로 나뉘어 총 8부로 이뤄져 있습니다. 처음부터 재료 손질법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비늘 벗기기, 생선별 손질하고 포 뜨는 방법까지. 마트에 가면 다 준비되어진 반재료들만을 봐서 많은 분들이 해보질 못했던 작업들을 일일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던 건,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 부모님들도 생선 손질법은 확실히 모르시다는 점입니다. 예전부터 시장에서도 손질해서 팔았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자 한다면 부모님도 알려줄 수 없는 것들까지 알려준다는 점. ^^ 그리고 전승 받는데도 여러번 물을 수 없는 단점이 있는데 책으로 소개해 주시니 너무 좋았습니다. 조개도 종류따라 해감법이 조금씩 다르고 손질법이 다른데 제대로 소개되어져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번역의 문제인지 원래 책의 문제인지 공통되는 부분이 있는지 아니면 같은지 처음부터 제대로 설명되어져 있지 않고 뭔가 생략된 느낌이 많이 들어 좀 찜찜했습니다. 이런 점은 인터넷 검색으로 보완을 해야겠어요. ^^

  각 재료별 요리로 들어가서도 좋은 점은, 일목 요연하게 요리하면서도 참조할 수 있도록 순서별 사진과 설명이 한 눈에 보이도록 잘 디자인 되어져 있고 재료 손질법이 책 앞쪽에 한번에 설명되었지만 다시 돌아가 찾지 않게 또 소개되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리뷰를 위한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부분이 뭔가 낭비가 아닐까 생각이 들곤 하지만, 이 책은 실용서로서 요리를 할 때 번거롭게 재료를 만져 더럽거나 젖은 손으로 다시 페이지를 넘기는 일이 없도록 배려한 점이 좋았습니다.

  






  다른 어떤 식재료도 마찬 가지이지만 해산물은 신선도가 중요합니다. 재철 해산물이 대략적으로 잘 소개되어져 있어 좋았고 되도록 깨끗이 그리고 신선하게 손질하는 방법을 알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물론 직접 요리를 해보려면 더 큰 각오와 어떤 계기가 필요할 거 같지만 ^^; 해산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비호감은 어느 정도 극복하고 식재료로서 바싹 다가간 거 같아 제게는 큰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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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공작소 - 베스트셀러 작가 오슨 스콧 카드의 소설 창작 노트
오슨 스콧 카드 지음, 김지현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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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슨 스콧 카드 - 캐릭터 공작소

 

 

 

 

 

  소설을 써보고 싶은 꿈은 많은 문학 소녀들이 꿈꿔옵니다. 저도 몇번이나 소설을 써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계속 막혔던 것이... 제가 읽어도 마음에 안 들고 뭔가 말이 안되고 주인공들도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저자의 일면이 담긴다고도 하죠, 그런 주인공들이 재미없고 푸석하고 쫄깃한 말 한마디 못하도록 그려내고 있으니... 제가 쓴 짧게 시작한 소설들을 다시 읽어 보노라면 자괴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작가의 꿈은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에 책을 읽으며 계속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소설 뿐 아니라 글쓰기에도 사람의 숨결을 넣어 설득력을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펜 끝에서 줄줄 캐릭터들이 나오는 제목과 어울리는 표지가 인상적입니다. 생각보다 두껍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캐릭터 하나를 설명하기에는 두껍다는 생각이 들며 더 많은 걸 기대하게 합니다. ^^ 글자는 작지 않고 줄간도 넉넉해 가독성이 좋았으며 묵직해 휴대성은 좋지 않았습니다.

 

 

 

 

 

 

  캐릭터, 소설을 연구하며 인생까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인문학적인 창작 노트입니다. ^^ 평소 영화, 소설을 보며 캐릭터를 생각할 때면 주변의 매력적인 사람들을 그대로 옮긴 것이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라며 막연히 쉽게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소설을 써보면 내가 얼마나 관찰력이 없고 통찰력이 없는 사람이였나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글을 쓰려 앉으면 평소 또렷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믿었던 내 주변 사람들의 캐릭터들은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몽롱하게 제 머릿속을 맴돕니다. ㅠㅠ 생각만 또렷하게 그려냈을 뿐 글로 옮기는 건 별개의 것인가 봅니다. 그런 캐릭터들을 제대로 잡아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꼭 필요한 책입니다. 

  총 3부로 이뤄져 있으며 순서는 캐릭터 착상, 구성 그리고 집필까지 입니다. 마치 소설을 읽듯 ^^; 재미있게 읽히는 책입니다. 캐릭터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처음부터 캐릭터의 확장이라는 마무리까지 진실한 선생님이 재미있게 강연하는 듯한 느낌의 책입니다. 실제 저자의 책은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책을 읽을 수록 어떤 책을 쓰셨을지 궁금해집니다. 저자는 과학소설이라는 장르 소설과 함께 스토리작가, 칼럼리스트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실제 살아 있는 듯한 캐릭터들로 생동감과 현실감을 느끼게 해주는 짜릿한 영화, 소설, 그리고 다양한 매체를 보고 감동을 받습니다. 캐릭터의 뚜렷한 역할과 성격없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흔치 않지요.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캐릭터는 소설 뿐 아니라 정치가, 심지어 틀에 맞춘 듯한 아나운서에게 까지 요구되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무엇인지부터 캐릭터에 영향을 미치는 주변, 다양한 캐릭터를 구성하는 방법까지 작가가 상상으로 만들어내는 캐릭터의 최선을 뽑아내기 위한 방법들을 저자는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 소설이 아니면 의례 마음편히 소설을 읽을 수 있습니다. ^^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캐릭터들의 역할이 뚜렷해 억지스런 스토리도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들이였습니다. 스칼렛 오하라가 나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그런 의미에서 불후의 명작입니다. 저자의 꼼꼼한 강연 내용에서 하나도 빠지지 않는 작품이지 않을까 딱 떠오르는 작품으로, 역사적 배경과 함께 캐릭터들의 성격과 행동, 작은 소품들에까지 캐릭터를 담아 낸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마음편히 읽은 이런 소설들의 어느 것 하나도 간단히 만들어진 건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ㅠㅠ 캐릭터의 성격을 구상하는데 우리 인간의 성격을 분석하는 데서 부터 시작합니다. 어떤 일 하나를 하려면 다른 열개를 배워야 한다는데, 소설은 인생을 알아야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저자의 꼼꼼하고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만 독자들이 무의식중에 감동도 받고 울기도 하고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은 독자들을 편히 모시기 위해 저자들의 서비스 정신과 감성을 일깨우는 서비스지침서 같은 느낌도 듭니다. 

  소설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저자가 얼마나 많이 알고 능력있는 사람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겠지만 더 중요한 것들 저자가 독자들이 마치 잠에서 깨지 않게 충격을 주지 않는 꿈들처럼 껄끄러움 없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소설을 읽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야 할 의무를 지닌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언제나 가볍게 쓰고 가볍게 포기해 버리던 소설 쓰기. ^^; 가슴이 묵직해지는 책입니다. 소설은 읽히기 위한 매체,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쓰여지는 작품입니다. 내 속의 복잡함을 떨궈내고자 자제없이 쓰여지는 잡글을 만들어내선 안되겠단 생각이 듭니다. 체계적인 강연같은 글이였고 시종 일관 푹 빠질 수 있을 정도로 저자의 정성이 담겨진 책입니다. 글쓰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씩 읽어보고 참고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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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
빌리엔 & 오르바르 뢰프그렌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너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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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엔, 오르바르 뢰프그렌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

 

 

 

 

 

  밤에 꾸는 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와 연관있다는 무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꿈과 무의식은 제가 무의식적으로^^; 무시했던 분야였던 거 같아요. 어디에서도 그런 게 중요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는데 얼마전 꿈에 관한 강연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목을 보고 무의식과 관련된 책일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이 바로 우리 의식이 작동하지 않을 때 즉 무의식이 작동할 때란 생각이 들더군요. 심플한 미니멈한 표지 디자인이 깔끔합니다. 가로 길이가 짧고 길이는 길어 좁은 지하철 자리에 앉아서도 예절바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 400페이지 이상이라 꽤 무거웠습니다.

 

 

 

 

 

  사람이 뭔가를 하지 않는 순간, 의외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심리적인 흐름이 활발함을 깨닫게 되며 저자들은 이 순간을 연구하게 됩니다. 2명의 공동 저자로 문학, 인문학 등을 가르치는 교수님들의 공동 연구로 이뤄졌습니다. 기대했던 것만큼 쉽고 재미있는 글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하찮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을 진지하고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학자의 입장에서 차근하게 다양한 각도로 점점 그 신비의 꺼풀을 벗기고 있지만 사실 학자가 아닌 평범한 수필같은 글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겐 좀 어렵고 관념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을 기다림, 일상의 습관과 공상 이렇게 3가지로 나누었습니다. 3가지는 한부씩 할애되어 분석됩니다. 이런 순간들을 너무 무시했던 건 아닌지, 그리고 너무 사소해서 전혀 의미없는 시간이라 치부하며 이런 순간들을 줄이기 위해 조급해 하진 않았는지 점점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고 조급하거나 멍하게 때우던 시간들을  하나씩 그리고 다양하게 분석하면서 의미없지 않았음을, 그리고 우리 삶 어디에도 하찮은 순간은 없음을 꺠닫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꿈은 없다'는 고혜경 님의 무의식에 관한 강연이 또 떠오릅니다. 우리는 뒤죽박죽이고 갑자기 휙휙 뭐든 다 바뀌어 버리는 꿈을 무시해 개꿈이라 이름짓고 빨리 잊어버리는 걸 습관화해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들은 고혜경님의 강연을 듣고 개꿈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무의식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투사로서 모두 의미가 있으니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귀기울이자는 강연 내용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 사람도 하찮은 사람이나 인생이 없듯이, 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순간이 헛되지 않고 무의식의 투사로서 굴절된 것들을 그대로 보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있지 않을까요. 이들의 연구는 투사의 숨겨진 진실된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뭔가 빠졌음직한 게 있을 것도 같은 분석들, 하지만 너무 관념적이라 제 수준에선 집어낼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ㅠㅠ 그래서인지 연구와 깨달음에서 나온 글은 다르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저는 여러 방면에서 좀 깍쟁이 스타일이라 ^^; 깨달음에서 나온 쉬운 글을 더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연구는 말 그대로 연구하며 내가 이만큼 했다 알리는 글이기에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말할 의무는 없겠지요. 진지하게 투사를 재조명해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쉽지 않은 글들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ㅠㅠ 쉽고 재미있게 써 더 깊은 감동을 줬다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책일 정도로 좋은 책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참 좋은 데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는 광고 문구가 떠오릅니다. 멍한 채 잊혀진 순간들이라 생각했던 시간들을 많이 생각하게 만들어 주고 새삼 우리 일상과 공상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주지만, 우리가 쉽게 생각했던 순간들을 몽롱한 관념어로 어렵게 표현해 쉽고 어려움 그 중간의 어느 정도에서 설명하긴 어려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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