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
빌리엔 & 오르바르 뢰프그렌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너머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빌리 엔, 오르바르 뢰프그렌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

 

 

 

 

 

  밤에 꾸는 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와 연관있다는 무의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꿈과 무의식은 제가 무의식적으로^^; 무시했던 분야였던 거 같아요. 어디에서도 그런 게 중요하다는 말을 듣지 못했는데 얼마전 꿈에 관한 강연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목을 보고 무의식과 관련된 책일 거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이 바로 우리 의식이 작동하지 않을 때 즉 무의식이 작동할 때란 생각이 들더군요. 심플한 미니멈한 표지 디자인이 깔끔합니다. 가로 길이가 짧고 길이는 길어 좁은 지하철 자리에 앉아서도 예절바르게 읽을 수 있습니다. ^^ 400페이지 이상이라 꽤 무거웠습니다.

 

 

 

 

 

  사람이 뭔가를 하지 않는 순간, 의외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심리적인 흐름이 활발함을 깨닫게 되며 저자들은 이 순간을 연구하게 됩니다. 2명의 공동 저자로 문학, 인문학 등을 가르치는 교수님들의 공동 연구로 이뤄졌습니다. 기대했던 것만큼 쉽고 재미있는 글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하찮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을 진지하고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학자의 입장에서 차근하게 다양한 각도로 점점 그 신비의 꺼풀을 벗기고 있지만 사실 학자가 아닌 평범한 수필같은 글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겐 좀 어렵고 관념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을 기다림, 일상의 습관과 공상 이렇게 3가지로 나누었습니다. 3가지는 한부씩 할애되어 분석됩니다. 이런 순간들을 너무 무시했던 건 아닌지, 그리고 너무 사소해서 전혀 의미없는 시간이라 치부하며 이런 순간들을 줄이기 위해 조급해 하진 않았는지 점점 반성하게 됩니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고 조급하거나 멍하게 때우던 시간들을  하나씩 그리고 다양하게 분석하면서 의미없지 않았음을, 그리고 우리 삶 어디에도 하찮은 순간은 없음을 꺠닫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꿈은 없다'는 고혜경 님의 무의식에 관한 강연이 또 떠오릅니다. 우리는 뒤죽박죽이고 갑자기 휙휙 뭐든 다 바뀌어 버리는 꿈을 무시해 개꿈이라 이름짓고 빨리 잊어버리는 걸 습관화해 왔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들은 고혜경님의 강연을 듣고 개꿈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무의식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투사로서 모두 의미가 있으니 하찮게 여기지 말고 귀기울이자는 강연 내용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 사람도 하찮은 사람이나 인생이 없듯이, 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순간이 헛되지 않고 무의식의 투사로서 굴절된 것들을 그대로 보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 있지 않을까요. 이들의 연구는 투사의 숨겨진 진실된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입니다.

  뭔가 빠졌음직한 게 있을 것도 같은 분석들, 하지만 너무 관념적이라 제 수준에선 집어낼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ㅠㅠ 그래서인지 연구와 깨달음에서 나온 글은 다르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저는 여러 방면에서 좀 깍쟁이 스타일이라 ^^; 깨달음에서 나온 쉬운 글을 더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연구는 말 그대로 연구하며 내가 이만큼 했다 알리는 글이기에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말할 의무는 없겠지요. 진지하게 투사를 재조명해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쉽지 않은 글들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ㅠㅠ 쉽고 재미있게 써 더 깊은 감동을 줬다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책일 정도로 좋은 책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참 좋은 데 말로는 표현이 안된다는 광고 문구가 떠오릅니다. 멍한 채 잊혀진 순간들이라 생각했던 시간들을 많이 생각하게 만들어 주고 새삼 우리 일상과 공상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주지만, 우리가 쉽게 생각했던 순간들을 몽롱한 관념어로 어렵게 표현해 쉽고 어려움 그 중간의 어느 정도에서 설명하긴 어려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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