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베스크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광수 - 아라베스크

 

 

 

 

 

 

  마광수 교수님의 책을 이제까지 3권 읽었습니다. 모두 소설이 아니였던지라 말이 많았던 교수님의 소설은 처음 읽게 되었습니다. 3권을 읽으며 재기넘치고 속도감 넘치는 글이 딱 제 스타일이라 너무 좋았고 저자 자신에 대한 한탄이 나올 때면 같이 한숨짓기도 하고 매번 반복되는 패턴에 조금 질리기도 했습니다. ^^; 이분의 소설은 어떨까 항상 궁금했습니다. 책은 두껍고 묵직합니다. 적당한 줄간에 글자 크기로 읽기가 좋았습니다.

 

 

 

 

 

 

  인문학적인 저자의 상상력이 어릴 때 읽었던 토속 신화와 설화 등을 엮었던 시리즈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아득한 판타지의 세계에서 아무런 걱정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나'라는 주인공은 여성들 사이에 파묻혀 지냅니다. 성적인 판타지로 독자들을 이끌어 가는 흐름이 매번 비슷하게 느껴져 어릴 때부터 섭렵한 다양한 할리퀸과 로맨스 소설에 익숙한 저로선 세련되게 느껴지진 않고 지겹기까지 했습니다. 제가 이 작품에서 집중했던 건 매번 판타지 소설같은 상황으로 '나'가 들어가는 유형과 빠져나왔을 때의 상황이 오랜 세월 전해져온 설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이였습니다. 그리고 성적인 것 이외에도 이야기의 상상력이 남달라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뿌려진 가벼운 이야기들로 저자가 이제까지 소설이 아닌 책에서 피력했던 이론들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어쩜 이렇게 한결같으실 수 있을까 신기하기도 했고 매번 다른 스타일로 같은 메세지들을 반복적으로 전하시는 거 같아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저자의 책 3권을 읽었을 때 든 느낌도 반복된 체념과 한탄이 지겨웠지만 딱히 제 수준에선 단점을 집어낼 수가 없었는데요. 저자 자신의 논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 명확하며 그 논조의 완급이나 이야기를 전하는 매개체만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할리퀸, 로맨스 소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서인지 뒤틀린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고 있는 저로선 소름끼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 하렘에서 할 일 없이 벌거벗고 유일한 남성을 애무하고 시중드는 여인들의 모습... 마조히스트로서의 여성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말 그럴까요? 일견 소름이 끼쳤지만 단순한 직설법이라기 보다 한번 뒤틀린 저자의 표현력이란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다른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오히려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여성 네들이 깨닫지 못한 네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까발려 주마 하며 여성의 내면 깊이 숨겨진 치부를 들추며 페미니스트들을 자극해 왔습니다. 이 책에서는 소설이니만큼 더더욱 노골적일 수 있었고 마음껏 자극하고 있습니다. 인문학적인 저자의 표현력에 지지를 보내며 나름 지적으로 그를 이해하며 좋아하고 있다며 자만해왔던 제 자신의 모습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종교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자극을 서슴치 않습니다. 예수를 요망히 그려 그를 믿는 신도들의 피를 거꾸로 치솟게할 만한 이야기를 천연스레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그리려는 목표가 몽롱하면서 안전한 설화같은 이야기의 틀인지, 아니면 자신의 논리를 보이려는 것인지, 혹은 그 둘을 다 취하려는 것인지... 전혀 아니고 또 다른 의도를 가지시고 있는지 읽어낼 수가 없습니다.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로서 60이 넘으셨지만 여전히 유치한 듯 진솔한 글을 쓰실 수 있다는 게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사회에서 터부시 되었던 것들을 책을 통해 무너뜨리며 진보적인 작품들을 내놓으실 수 있다는 데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 용기와 열정에 놀라고 아직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솔직히 까발려진 문학의 작품성을 평가하기는 어려웠지만 여러 면에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자극을 받았고 열불을 가라앉히며 다시 생각하고 생각하며 제 철학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어 좋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웰컴 투 디지털 월드 - 컴퓨터, 웹, 게임, SNS까지 한눈에 보는 IT의 어제와 오늘
클라이브 기퍼드 지음, 서기운 옮김, 정지훈 감수 / 중앙M&B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클라이브 기퍼드 - 웰컴 투 디지털 월드

 

 

 

 

 

 

  컴퓨터로 일을 하고 있고 지금 하는 일들이 컴퓨터가 없었다면 생길 수 없었을 일들이여서 항상 컴퓨터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발전시켜 온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매번 시험때만 공부해서 지나면 잊어버릴 뿐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사람은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정도로 굵직 굵직한 인물들 뿐입니다. 작년 밤에 꾸는 꿈을 공부한 후로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내게 꼭 필요한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으로선 컴퓨터는 제게서 떨어질 수 없는 것, 이 것이 내게 오기까지 어떤 경로를 거쳤으며 어떤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내어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을지 궁금해 읽게 된 책입니다. 책은 가로세로 길이가 크고 얇은 편으로 그림이 많아 읽고 보기에 좋은 책입니다. ^^

 

 

 

 

 

 

  제목 그대로 디지털 월드에 들어올 때 읽는 입문서로 적격입니다. 디지털 월드, IT 업계를 정의짓는 큰 테두리를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디지털 월드가 열린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기도 했지만 정의 지을 수 없을만큼 도태될 부분은 소멸되고 발전되어 변화되는 나날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긴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엄청난 돈이 돌고 있는 성공적인 업계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큰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학교나 컴퓨터 학원의 교재로 쓰기에도 좋을 책으로 그림이 많고 주요 포인트를 크게 보여줘 그림이나 영상에 더 익숙한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한눈에 흐름을 이해할 수 있어 기억하기에도 좋았습니다.

  다른 책들에 비해 독창적인 부분이 많았습니다. 시간의 흐름대로가 아닌 업계의 주요 흐름순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도 독특했습니다. 컴퓨터 관련 책들은 컴퓨터가 계산기로 시작해 어떻게 네트워크가 생겼는지, 누가 뭘 발명해 지금의 컴퓨터가 되었는지 시간 순서로 열거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책은 컴퓨터가 생겨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겼는지 하나하나의 디테일에 빠지지 않습니다. 큼직한 흐름에 매 페이지마다 주안점들을 두고 그 것들의 흐름에 스토리라인이 맞춰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디테일에 빠지지 않는 대신 저자가 보여주려는 독특한 화재 하나씩이 덧붙여져 있어 생각할 거리들이 툭툭 던져지며 디테일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어 27페이지에 나오는 해저 케이블은 그리 중요하지 않지만 평소 궁금했던 분야라 관심있게 읽었는데요. 수리중이라며 인도의 해저케이블이 손상되어 수리중이라며 이야기의 흐름과 생뚱맞은 내용과 사진이 수록되어져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며 우리는 앞서 이야기 된 해저케이블에 대한 내용을 기억하며 수리중이라는 사진과 내용을 보며 수리는 얼마나 걸릴 것이며 바닷속에 어떻게 들어가서 고칠까, 손상된 케이블은 어떻게 될까, 그 사이 인도는 어떻게 인터넷을 사용할까 등을 생각하며 불필요하게 해저케이블의 디테일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손으로 그려진 듯한 그림, 스케치화,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간단한 일러스트, 그리고 실제 사진등이 이용되어 본문과 함께 속도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요즘 강의를 듣는 것이 많다 보니 그 강연의 속도감으로 강연자의 숙련도를 평가하곤 합니다. ^^; 이 책은 전체 틀을 잘 이해한 숙련자가 쓴 책으로 속도감이 엄청납니다. 하지만 앞서 장점으로 언급했던 디테일에 빠지지 않는 점이 단점일 때도 있습니다. 조금 더 알고 싶은데 중간에서 끊긴 듯한 찜찜한 느낌. 입문서이기에 전체 흐름을 느끼기에는 손색이 없지만 더 깊이 들어가기엔 한계가 있을 듯 합니다. 이 책을 보고 자신이 유독 관심을 갖게 되고 더 알고 싶은 분야를 알게 된다면 그 쪽의 책이나 교육을 더 접해보거나 구글링 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디지털 월드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데 아주 좋은 책입니다. 우리 일상이 디지털 월드가 된 마당에 무슨 입문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일상과 업계는 전혀 다릅니다. 전체적인 이해와 함께 내가 더 관심갖는 분야를 찾고 직업을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내용들이나 존재 자체도 몰랐던 기업이나 서비스를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디지털 업계에 대한 큰 흐름을 알게 되어 시야가 넓어진 듯 해서 좋았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유인경 -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제 사회생활 첫 멘토는 전여옥씨로 무려 10여년 전의 일입니다. 대학때부터 그분의 책을 즐겨 읽었고 제가 잘 모르는 사회 생활에 대해 조언해 주시는 책들을 내주셔서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주로 조직생활에 순응하지 말고 나의 길을 가라는 조금 진보적인 내용이였고 제 성향과 맞는 거 같아 그의 글에 더 빠졌던 거 샅습니다. 정치 생활을 하시며 어쩔 수 없으셨겠지만 제 뇌리에 갇혀있던 그에 대한 이미지가 깨어졌고 그에 대한 믿음도 깨어졌습니다. 줄곧 의지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멘토가 필요했던 순간, 이 책을 만나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어디에선가 본 듯한 출근길 사진에 단아한 파스텔톤 색의 표지입니다. 본문은 줄간이 넉넉해 읽기 편했고, 반짝거리는 표지가 차갑게 느껴졌지만 책을 읽을 수록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표지에 작게 쓰여진 문구도 제게는 전여옥 씨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조직 생활을 하면 어른이 가자는 데로 밥을 먹으러 가야 된다고만 생각했지만 그의 책에서는 내 생활과 일에 방해가 된다면 조용한 사무실에서 혼자 밥을 먹어보라는 조언을 해주었고 10여년의 직장 생활에서 그의 말이 큰 힘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표지의 문구는 '혼자 밥을 먹어도 혼자 일하지는 마라.' 라는 것으로, 거의 전투적이며 배타적이였던 전여옥 씨와는 다른 조직 생활 자세를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스물 중반 나이대의 딸을 둔 엄마로서, 3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해온 직업 여성으로서 자신의 딸에게 하듯 사회 생활을 시작하거나 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책입니다. 우리 어머니대에는 저자처럼 고등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하셨고 직장 생활을 안 하셨던 분들이 더 많지요. 저희 어머니도 아주 어렸을 때 잠깐 했던 직업 생활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셨고 집안 일에 자녀 양육까지 정신이 없으셨지요. 회사를 다니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어머니께 의지하고 싶었지만 어른들 입장에서의 말을 해주시며 제 입장보다는 오히려 꾸지람을 듣곤 했습니다. 같이 직장생활을 해보지 않으면 모를 작지만 큰 공감대, 그것이 어머니와 저 사이에 없었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래서 의외로 동료, 아는 언니, 친구 들에게 조언을 듣곤 했을 뿐 정말 오랜 직장 생활로 '그거도 저거도 해봤는데 이렇게 하는 게 제일 좋아.' 라며 선험자로서 확고한 말을 듣는 건 거의 불가능했죠. 

  오랜 직장 생활, 그것은 조직에서 견뎠고 살아났았고 인정을 받았으면서도 매일 매일 새로운 투쟁에 부딪혀 견디고 있다는 것. 저자는 그런 반복된 생활에서 건진 경험과 지혜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딸과 대화하듯 친근하게 얘기해 주고 있습니다. 오랜 경험에 바탕했으며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딸에게 조언하듯 선의로 책을 썼음을 프롤로그에서부터 명확히 밝히며 독자들의 두터운 믿음을 받습니다. 

  10여년 여러 회사를 다니며 남의 돈을 받기 위해 매일 고민하고 갈등했던 순간들이 책을 읽으며 하나하나 떠올랐습니다. ㅠㅠ 남들 기준에선 어떨지 모르지만 의외로 직장 생활을 하며 나름 무의식적으로 철학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음을 책을 읽는 내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잘 해왔구나, 이건 내가 잘못했지만 자기 합리화를 했구나, 이게 더 나은 방법이였겠다며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사실 되돌아보면 직장 생활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친구들과는 공감대를 나누며 마음을 편하게 할 수는 있지만 자체 문제 해결은 불가능했습니다. 동료나 상사와는 이해관계가 얽혀있습니다. 혼자 이겨낼 수 밖에 없었고 실수가 많았고 상처가 많았던 만큼 성숙해졌다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더 현명하게 겪어낼 수 있는 도움들이 가득합니다. 읽는 매 페이지마다 공감가는 글귀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내가 푹 빠져 있는 걱정들을 미리 한 분의 경험은 그대로 따라하기 보다 내 상황에서 이런 현명한 분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많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멘토를 만나게 된 순간, 푸근한 마음으로 다음주를 시작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의 하얀 렌즈, 그녀의 붉은 렌즈
서동우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서동우 - 그의 하얀 렌즈, 그녀의 붉은 렌즈

 

 

 

 

 

  제목에서 확연히 느껴지는 남자와 여자의 다른 시선이 호기심을 느껴 읽게 된 책입니다. 성별마다 다른 시선으로 그려질 소설이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가 떠오르고 어떻게 다를까 기대도 되는 책입니다. 책은 작고 가볍고 휴대성이 좋았고 읽기에도 좋았습니다. 전체 2장으로 나눠져 남성의 시선에서의 이야기 전개에 이어 여성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들이 커플이 되지 않을까 내내 기대하는 마음으로 조바심을 누르며 읽었습니다. 남성의 이야기에서 점점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아 더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어떻게 감동을 줄 것인가, 어떻게 독자들의 마음을 얽어맬려는 걸까. 운명의 힘으로 꼬일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관계가 점점 드러나며 호기심도 풀리며 조금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른 결론이 충분히 나올 수도 있었을텐데 독자들을 격동시키는 비극을 그릴 수 밖에 없었는지. 눈물도 흘릴 수 있는 격정적인 감동도 담고 있어 저 같은 경우 새벽까지 책을 놓지 못했습니다. ^^

  초반부터 남성, 여성독자 모두에게 자극적인 소재와 전개, 주인공들의 화려함들이 독자들을 자극해 책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 면에서 할리퀸처럼 가벼운 로맨스 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크가 크지만 사정이 좋지 못한 남자 주인공, 그의 배경과 여자 주인공과의 필연적인 인연은 노출되지 않은 채 '그의 하얀 렌즈' 1장이 마감됩니다. 2장인 '그녀의 빨간 렌즈'에서야 그들이 어떤 관계였는지, 그들의 관계가 꼬일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이해하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건 매일이 모여 내일을 만들어 간다 합니다. 그래서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들 하지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삶과 소설의 결론을 두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입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태생적인 성격에 따라 그들의 순간과 전체 인생이 달라진 건 아닐런지. 맑고 때가 덜 묻고 순수한 남자 주인공을 보며 느꼈을 여주인공의 비참함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자신의 잘못과 뒤틀린 운명에도 잘 살아온 남자를 보며 희망과 환희를 느꼈지 않았을가, 왜 이런 결론이 날 수 밖에 없었을까 생각이 많아집니다. 

  제목처럼 성별에 따라 다른 렌즈의 색깔만큼, 성별에 따라 시각이 다르다는 건 우리 삶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왔고 여느 비극적인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처럼 극한적인 상황에 몰리지는 않았음에도 동상이몽 다른 렌즈를 통해 다른 결론을 맞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투사'라고 하죠, 삶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렌즈같은.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어떻게 투사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을 2장의 다른 시각을 통해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남녀 다른 시각에서 삶으로 들어가는 소설을 기대하며 읽었습니다. 가벼운 연애소설 같아 새삼스레 재미에 빠져 밤을 새고 말았지요. ^^ 눈물을 쏟고 잠에 빠져들며 살짝 소설이 너무 가벼운 건 아닌가 실망도 했지만 그 다음날에도 생각나는 그런 책이였습니다. 우리는 소설에서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인생을 느낍니다. 내가 저 모습은 아닐지, 내가 저렇다면 어떨까, 저 사람은 왜 저럴 수 밖에 없었나 소설을 읽으며 내 인생을 돌아보고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의 모습도 멀리서 그려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팡차오후이 - 나를 지켜낸다는 것

 

 

 

 

 

   

  작년 여름, 밤에 꾸는 꿈에 대해 배우면서 알게 된 내면작업이라는 단어는 제가 이제까지 내면작업을 많이 해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닺게 해 주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고 지금에사 되돌아보면 내면작업을 해오지 않아서가 아닐까 나름 생각해 봅니다. 이런 내면작업을 새롭게 배우고 익혀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뭐든 할 작정인지라 정말  어렵고 싫어했던 인문학을 공부하고 읽게 된 거 같습니다. 내면작업을 하되 나만의 고집으로 뭉쳐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인문학으로 재점검에 또 점검하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 책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으로 유명한 북경대가 아니라 칭화대 교수님이여서 더 놀라웠습니다. 책은 노란색에 두껍해 묵직했습니다.

 

 

 

 

 

 

  원작의 제목은 유가수신9강이라는 딱딱한 제목입니다. 부드럽게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란 제목으로 탈바뀜했지만 여전히 너무 자기계발서 같다는 느낌. 읽어보면 오히려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더 강해집니다. 우리가 말하는 유교, 성리학에서 뭔가를 배워보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님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인문학으로서 접근했고 김용옥 선생께서 해주신 노자, 맹자 등의 수업과 마찬가지로 생활에 느낌을 넣어 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기대되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습니다. 김용옥 선생님을 좋아하지만 책보다 강연이 제 수준에 맞았습니다. 이 저자의 강연은 들어본 적이 없지만 책 또한 어렵지 않으면서 재미있습니다. 주요 단어 하나하나 번역이 가끔 너무 그대로를 옮기신 거 같아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느낌이 제대로 와 닿는다는 걸 깨닫게 되고 본문 번역의 매끄러움과 단단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한 마디마다 가슴과 머리를 울려주는 책입니다. 저절로 천천히 정독하며 생각하게 되는 책으로 수신에 대한 생각을 뒤엎어줍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라는 말로 저는 수신을 기억합니다. '내가 바른 사람이여야 가정을 꾸리고... '라는 해석을 듣고도 그러려니 큰 감동없이 기억하고 있는 건 반복된 공부탓. 저자는 저자의 실생활 이야기와 함께 고전들을 주제별로 비교하며 해설해주고 있습니다. 총 9장으로 이뤄져 단순히 나를 갈고 닦아야 된다고만 알았던 수신이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 다듬어야 될 중요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반복된 이야기들이 조금씩 바꿔진 듯한 판에 박힌 듯 느껴지는 자기계발서들 사이에 단연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작년의 꿈수업을 듣고 나를 알아가는데 대한 시선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팃낙한 스님의 마음챙김과 <새처럼 자유롭게 사자처럼 거침없이>처럼 마음 수련에서 우러난 글들을 보며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틈새시장으로 인문학, 수천년의 내공이 쌓인 고전에서 나를 바꾸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감동을 담고 있습니다.

  1강 고요히 앉아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힘을 읽으며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던 조급한 내 안의 고요한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안에서 제일 신과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지는 부처의 큰 얼굴이 지긋이 내 눈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에 흠칫 놀랐지만 감동이였습니다. 마음이 걱정으로 가득차 주변의 가벼운 움직임에도 동요하던 가벼운 마음에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힘이 눌러주 듯 무게감과 함께 안정감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동요되면 책을 읽는 집중력도 떨어지기 마련, 마음이 안정되니 한번 읽으면 눈을 뗄 수 없는 집중력도 선물해 줍니다. ^^

  







  고전은 수천년의 내공이지만 제 선입견은 꽤 공고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도덕 선생님께 죄송하지만 도덕은 고리타분한 비슷한 말들로 사람 숨을 막히게 했었지요. 그런 고루함없이 매 순간 공감과 새로운 자각에 내 내면을 더 들여다보게 도와줍니다. 고전과 함께 고사들과 저자의 생활, 현대인의 주변을 같이 비교해 현대와 과거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합니다. 어쩌면 과거에 태어났더라면 더 조용히 잘 살 수 있었을텐데 생각해왔던 제게 지금의 삶에서도 조용한 나만의 방을 갈고 닦을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