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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팡차오후이 - 나를 지켜낸다는 것
작년 여름, 밤에 꾸는 꿈에 대해 배우면서 알게 된 내면작업이라는 단어는 제가 이제까지 내면작업을 많이 해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닺게 해 주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고 지금에사 되돌아보면 내면작업을 해오지 않아서가 아닐까 나름 생각해 봅니다. 이런 내면작업을 새롭게 배우고 익혀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뭐든 할 작정인지라 정말 어렵고 싫어했던 인문학을 공부하고 읽게 된 거 같습니다. 내면작업을 하되 나만의 고집으로 뭉쳐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인문학으로 재점검에 또 점검하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 책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으로 유명한 북경대가 아니라 칭화대 교수님이여서 더 놀라웠습니다. 책은 노란색에 두껍해 묵직했습니다.
원작의 제목은 유가수신9강이라는 딱딱한 제목입니다. 부드럽게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란 제목으로 탈바뀜했지만 여전히 너무 자기계발서 같다는 느낌. 읽어보면 오히려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더 강해집니다. 우리가 말하는 유교, 성리학에서 뭔가를 배워보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님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인문학으로서 접근했고 김용옥 선생께서 해주신 노자, 맹자 등의 수업과 마찬가지로 생활에 느낌을 넣어 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기대되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습니다. 김용옥 선생님을 좋아하지만 책보다 강연이 제 수준에 맞았습니다. 이 저자의 강연은 들어본 적이 없지만 책 또한 어렵지 않으면서 재미있습니다. 주요 단어 하나하나 번역이 가끔 너무 그대로를 옮기신 거 같아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느낌이 제대로 와 닿는다는 걸 깨닫게 되고 본문 번역의 매끄러움과 단단함에 감탄하게 됩니다.
한 마디마다 가슴과 머리를 울려주는 책입니다. 저절로 천천히 정독하며 생각하게 되는 책으로 수신에 대한 생각을 뒤엎어줍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라는 말로 저는 수신을 기억합니다. '내가 바른 사람이여야 가정을 꾸리고... '라는 해석을 듣고도 그러려니 큰 감동없이 기억하고 있는 건 반복된 공부탓. 저자는 저자의 실생활 이야기와 함께 고전들을 주제별로 비교하며 해설해주고 있습니다. 총 9장으로 이뤄져 단순히 나를 갈고 닦아야 된다고만 알았던 수신이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 다듬어야 될 중요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반복된 이야기들이 조금씩 바꿔진 듯한 판에 박힌 듯 느껴지는 자기계발서들 사이에 단연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작년의 꿈수업을 듣고 나를 알아가는데 대한 시선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팃낙한 스님의 마음챙김과 <새처럼 자유롭게 사자처럼 거침없이>처럼 마음 수련에서 우러난 글들을 보며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틈새시장으로 인문학, 수천년의 내공이 쌓인 고전에서 나를 바꾸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감동을 담고 있습니다.
1강 고요히 앉아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힘을 읽으며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던 조급한 내 안의 고요한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안에서 제일 신과 가까운 모습으로 그려지는 부처의 큰 얼굴이 지긋이 내 눈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에 흠칫 놀랐지만 감동이였습니다. 마음이 걱정으로 가득차 주변의 가벼운 움직임에도 동요하던 가벼운 마음에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힘이 눌러주 듯 무게감과 함께 안정감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동요되면 책을 읽는 집중력도 떨어지기 마련, 마음이 안정되니 한번 읽으면 눈을 뗄 수 없는 집중력도 선물해 줍니다. ^^
고전은 수천년의 내공이지만 제 선입견은 꽤 공고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도덕 선생님께 죄송하지만 도덕은 고리타분한 비슷한 말들로 사람 숨을 막히게 했었지요. 그런 고루함없이 매 순간 공감과 새로운 자각에 내 내면을 더 들여다보게 도와줍니다. 고전과 함께 고사들과 저자의 생활, 현대인의 주변을 같이 비교해 현대와 과거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합니다. 어쩌면 과거에 태어났더라면 더 조용히 잘 살 수 있었을텐데 생각해왔던 제게 지금의 삶에서도 조용한 나만의 방을 갈고 닦을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일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