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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를 구한 개 - 버림받은 그레이하운드가 나를 구하다
스티븐 D. 울프.리넷 파드와 지음, 이혁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스티븐 울프, 리넷 파도와 - 늑대를 구한 개
우연히 tv를 보다가 임종을 지키는 고양이 '오스카'를 알게 되었습니다. 오스카도 미국에서 실제 지금도 활동하는 호스피스 고양이로 이 책을 보자마자 오스카가 연상되더군요. 어쩌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개와 고양이는 사람이 줄 수 없는 감동을 전해주는 건 아닐지, 그래서 그들이 우리와 함께이면 불편함이 많음에도 곁에 머물 수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으로 요즘 자기계발서만 주구장창 읽고 있는 제게 감동을 주기 위해 읽은 책입니다. 책은 적당한 크기에 종이가 가벼워서인지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고 글자가 작아 좀 아쉽게 느껴졌지만 줄간이 넉넉해 금새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크게는 시간 순으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흐르지만 중간중간 주인공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부연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밋이 새로운 환경과 훈련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과정이 궁금했던 제게는 초반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필수불가결한 설명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카밋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되어서였습니다. 미국 내 그레이하운드들이 얼마나 덧없이 희생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처우가 좋아졌다는 점, 많은 사람들이 이에 힘을 보탰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제가 집중했던 부분은 카밋과 울프의 교감과 이로 인한 울프의 깨달음이였습니다. 저도 사람과의 교감보다 동물과의 교감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워와서 울프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 자기 주관과 감성을 가진 사람, 가족과는 오히려 더 힘들 수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입니다. 우리와는 다른 생각체계와 감성을 가졌으며 먹이를 우리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동물들은 어떻게 아름답게 표현하든 우리보다 못한 처지임이 확실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들과 같이 있을 때면 나를 해코지 하지 않겠구나 하는 기본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어서였던 거 같습니다. 더구나 카밋은 불우한 과거를 가져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도 약한 상태여서 기력이 약해지고 몸이 불편해지는 울프의 입장에선 마치 자신을 보듯 애틋함을 더할 수 있었을 듯 합니다.
이런 감정라인에 공감을 느끼며 책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표지에 있는 개가 담요위에 앉아 있어 혹시 카밋도 몸이 불편한 개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여서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나빠지는 울프의 상태가 불편했고 그런 가운데서도 카밋이 다른 그레이하운드들과 다른 점을 발견하고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되는 과정이 감동적이였습니다. 한두번 울컥하며 눈물이 나올 때도 있었는데 역시 말 못하는 동물과의 공감은 인간사이의 일과는 다른 감동을 주며 내 주변을 되돌아보고 내 상태를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생각의 여유를 만들어 주는 거 같습니다.
생뚱맞게도 비쩍마른 외양에 소심한 그레이하운드인 카밋에게 보조견을 시킨다는 전개가 너무 특이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레이하운드 답지 않게 자신의 동물적인 감을 누를 정도로 깊은 교감을 만들어낼 만큼 카밋은 처음 접하는 가족다운 가족인 울프에게 충실합니다. 그의 행동이 점점 불편해지고 자신을 산책시켜 주지 못할 정도로 아파도 그에게 불평하지 않고 오히려 걱정하듯 그를 지긋한 눈빛으로 지켜봅니다. 보조견이라면 크게 힘이 세며 온순한 골든리트리버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카밋의 행동과 울프와의 지긋한 교감, 사람을 위하는 동물답지 않은 따뜻한 마음이 그를 울프의 보조견이 되도록 이끌 고 있어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갈등과 실수들이 불편해지는 울프의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감동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카밋의 입장에서 본다면 성장 소설 같습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구출되어 울프를 주인으로 선택하고 조금씩 자신의 어두운 내면을 이겨내고 새로 생긴 가족들과 친해지며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으니까요. 현재 14살이면서 보조견 활동을 하고 있고 이제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와 함꼐하며 울프의 인생도 변화되었고 그의 이야기가 전해지며 그레이하운드에 대한 처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닐 거 같습니다. 전 세계에서 달리기용으로 사육되는 그레이하운드, 시합을 뛰지 못하면 사료비와 관리비를 아낀다며 처참히 버려지겠지요. 동물 중 제일 가까운 개와의 교감으로 이뤄진 감동적인 실화가 개가 우리와 살면서 얼마나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감동적인 이야기에 "세월호의 비참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