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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10년 -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우석훈 - 불황 10년
김미화, 선대인, 우석훈이 같이 진행했던 <나는 꼽사리다>를 듣고 세 분의 팬이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모피아>라는 경제 소설을 읽었고 어디선가 들었던 음모론이 실제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선대인씨는 가끔 방송에서 나오셔서 얼굴과 말투가 익숙한데 우석훈씨는 2년전 들은 방송에서도 존재감이 미미했고 ^^; 얼굴도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많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표지는 기존 내놓으신 책들만큼 상큼하고 발랄합니다. 불길하고 우울한 제목의 느낌을 뒤덮을 만큼. 본문 글자가 좀 작게 느껴지지만 금새 집중되어 버려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진보 채널에 푹 빠진 계기는 <나꼼수>였습니다. 자신들을 희생하며 대중의 알 권리와 함께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사람들, 숭고하게 느껴졌고 고마웠고 가끔 방송을 들으며 감동해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 그 안에서 같이 살아야 된다는 연대의식이 느껴졌고 약한 서민들이 권력자에게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오롯이 지킬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식이 고대로 느껴지는 책이였습니다. 내 밑천 다 내놓을께 제발 죽지말고 같이 살자 뭐 이런 생각으로 똘똘 뭉친 책. ^^
나라의 정책을 위해 뭔가를 고양시키는 그런 추상적인 경제책이 아닙니다. 서문에서 밝혔듯 저자는 미래를 무게감있게 엮어갈 90학번대 서민들을 목표를 책을 섰고 그들이 얼마나 길지 모를 불황을 대비해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대책을 일러주고 있습니다. 높아가는 자살률에 이들이 휩쓸리지 않도록,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눠서라도 그들이 현재와 미래에 좌절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절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인류애가 느껴지는 책은 언제나 감동이지요.
선대인씨의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를 읽었습니다. 그때의 책 강연에서도 월세를 권해주셨었는데 그 이유가 제겐 크게 와닿질 않았습니다. 그 미흡한 점을 우석훈 씨가 시원하게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전세라는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상황에서 불황이 계속된다면 전세비가 오히려 집값을 우회할 수 있으며 집주인이 오히려 전세사는 사람에게 돈을 돌려줘야 될 상황에 법률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월세는 전세계적으로 보여지는 형태로 전세와 비교해 장단점이 있지만 불황이 예상되는 상황에선 오히려 더 유리한 점이 많을 수 있음을 말하면서도 선택의 개인의 몫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즘 많은 지식인들이 월세에 살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도 해서 전세에 더 무게를 두었었는데 요즘은 월세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였습니다.
우석훈이라는 저자를 몰라도 경제학자는 어떻게 미래를 대비할까, 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어떤 경제 활동을 할까, 돈은 얼마나 벌기에 저런 여유있는 이야길 할 수 있을까 궁금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팬으로서 더더욱 궁금했습니다. 방송 등에서 간간이 알 수 있었던 경제 생활 스타일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인들에게 하는 경제적 조언에서 차를 살때 어디까지 염두해 두어야 되는지에 대한 말들도 참 현실적이였습니다. 저자가 모닝차를 샀다는 말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1년치 생활비를 준비한다는 것이 제일 신기하고 현실적인 조언으로 느껴졌습니다. 예금이든 어떤 것으로든 현금화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것인데 불황에 대비한 현실적인 조언이란 생각이 들었고 미래 사업까지 생각하는 제게 더 많은 준비를 종용하는 한마디였습니다. 이렇게 항상 거시적인 경제문제를 추상적으로만 전해주던 경제학자의 현실적이고 실감나는 말들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경제 상황을 10년 20년 더 빨리 똑같이 겪고 있는 일본과의 비교로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실감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거시 경제가 아니라 서민이 느끼는 생활 경제에 도움되는 비교가 많았습니다. 개인재무, 부동산, 고용, 육아 등 우리 생활에 빠질 수 없는 문제들을 다루어 매번 지루하게 느껴져 이건 내 문제가 아닌거 같아 라는 추상적인 느낌만 남겼던 경제책이 재미있고 꼭 다시 읽어봐야겠다 느낌이 들어 새로웠고 중요한 책으로 느껴졌습니다.
우석훈씨는 매번 위트있는 경제책을 써주셨습니다. <내릴 수 없는 배>, <88만원 세대>, <모피아>, <누나를 위한 경제> 등 그 시대에 맞는 책을 매번 내놓아 인기작가의 길에 서서히 오르고 있는 듯 합니다. 엘리트 코스로 안정적인 길을 갈 수 있었음에도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뛰쳐나와 윗분들을 모시는 경제가 아닌 서민과 함께하는 경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황은 시작되었고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