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
남재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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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일 - 사람의 거짓말 말의 거짓말

 

 

 

 

 

 

  

  제목의 오묘함에 어려운 책이지 않을까 살짝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빨간 색상에 작은 크기의 제목이 도드러져 보이는 것 없는 표지는 자극적인 색에도 불구하고 왠지 무덤덤한 책일 거 같아 선뜻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글자가 작은 편이지만 줄간이 넉넉합니다. 일견 본문은 가슴이 갑갑해질 정도로 압박감을 주지만 책에 점점 빠지며 저자의 화술에 휩쓸려 집중하게 되는 매력을 띕니다. 진보적인 내용이 빨간색과 잘 어울린다 느껴졌고, 오묘하고 볼 수록 매력적이며 생각하게 하는 제목과 같이 본문 내용 또한 매력적이며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고 있습니다.

 

 


 

 

 

  10년전만 해도 정치는 내가 몰라도 되는 분야였습니다.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생각했고 뉴스에서 떠들어 대는 내용들은 머리만 아프게할 뿐 아무 소용도 없는 것들이라 생각했습니다. 점점 그 생각의 오류를 하나씩 깨닫게 되었고 우리 생활 즉 돈을 벌고 쓰고 어울려 사는 모든 것들이 정치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한낱 말 한마디로 일베, 빨갱이로 몰릴 수 있는 중간이 없는 사회라는 생각에 점점 위축되고 생각만 많아질 뿐 행동을 할 수 없게 된 안일한 제 모습에 실망하곤 합니다. 정치적으로 깨인 지식인들 뿐 아니라 나태한 사람들까지 입만 나불대고 있습니다. 행동은 폭력에 의해 막혀진 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서 미묘한 비겁함과 포기를 혼자 느꼈나 봅니다. 이 책도 또 다른 입이 아닐까, 눈과 머리만 번잡해지는 게 아닐까 조금 걱정을 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책이 꽤 어려워 보여 더 걱정이 컸던 듯 합니다. 어려운 책이 아니면서 삐걱거리는 머리를 적당히 쓸 수 있는 논리력을 갖춘 책입니다. 게다가 저자의 주장이 논리적이면서 설득력이 있어 공감과 함께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펼칠 수 있는지 방법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논리의 흐림에 홀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입이지만 해답없는 문제점을 들추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자신의 철학, 생각을 설득력있는 차분한 흐름으로 이야기해 주고 있어 또 다른 입으로의 스트레스보다 배울 점이 많아 좋았습니다. 

  전체 5부로 이뤄져있고 각 장의 주제에 관한 짧은 글들을 모아 엮은 책입니다. 글마다 길이가 달라 짧은 글과 긴 글들을 섞어 놓아 읽는 속도와 집중도를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 사회문제와 요즘 떠오르는 이슈들, 자유주의, 민주주의, 법치국가에서 생길 수 있는 진지한 문제들을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지 않고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주위 사람과 이야기를 한다 해도 우스개로 끝내거나 흐지부지 되기 십상. 얼마전 국가가 우울함으로 뒤덥혔던 세월호 침몰사건까지 우리 사회가 갖춘 이슈와 감정을 같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익숙지 않은 주제가 나오거나 글이 길어져 흐름에 집중이 힘들 때면 읽기가 힘들기도 했고 짧은 글이 나오면 쉬어간다는 느낌으로 집중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시대가 고민하는 굵직한 시사 문제들을 저자와 같이 고민하고 그의 논조에 자극받아 제 생각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발랄하고 유쾌한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글의 묵직하고 진지한 무게감이 가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글을 어렵게 쓰시는 스타일이 아니라 어려운 주제들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쉽게 이해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우리 주변의 문제를 심각하게 정리해보고 나름의 철학, 생각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해 왔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태했던 나를 반성하고 각성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문제들은 우리들에게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문제들을 부지불식 넘기지 않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자각하지 못했던 주제들까지 접하고 내 안에서 그 주제들에 대한 감정과 논리를 만들어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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