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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 ㅣ 하다 앤솔러지 5
김경욱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평점 :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여러 작가님들이 “안다”라는 단어를 모티브로 써내려간 각양각색 다섯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대부분 아는 작가님들이라 왠지 모를 기대감이 가득. <보다>와 <듣다>, <묻다>도 꼭 챙겨보리라는 다짐을 곁들여 읽기 시작!
개인적으로 다섯 편의 호불호가 심했어서 호 위주로만 간단히 요약을 해보자면,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거나, 사라질 - 김경욱
제목에서부터 세 가지 시제가 모두 드러나 있듯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공간을 초월한 엄마의 이야기. 꿈인지 상상일지 모를 기억 속에서 누군가의 품에 안겨 있는 화자. 집에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겁에 질려 작디작아진 늙은 아비를 꼭 안아주는 화자. 돌아간 엄마는 몇 살로 갔을까. 여운이 좋다. 너무 구체적이지 않은, 불친절한 서술이 주는 열린 결말도 완성도를 높여주는 느낌.
다시 한 번 - 정이현
대사도, 상황도, 생생해서 초반몰입도 굿. 오랜만에 연락한 남사친(이름마저 ‘용기’라니)과 푸켓 여행이라니. 20년 전, 같은 형식으로 떠났던 제주도 여행이 교차해서 나오는 구성이라 전체적으로 입체감을 주는 구조. 스물 여섯살의 그들과 마흔여섯살의 그들의 이다지도 대책없음이, 천진한 유쾌함이, 부딪히는 용기가, 건네는 위로가 무척이나 귀엽고 부럽다. 불필요해 보이는 소설 초반 두 페이지가 주는 박미경의 현재가 갑작스러운 이 여행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
그녀들 - 조경란
구어체 기술. 정확한 문장으로 끝맺지 않고 도치를 하거나 명사 또는 부사로 끝나는 문장이 상당히 많은데 이 점은 주인공 ‘영서’의 태도를 정확히 반영한다. ’영서‘와 시인 ’오‘, ’윤 선배‘ 세 여자의 얽힌 인연. 하지 않은 행동, 남아 있는 이야기, 마음에 걸리는 일. “어쩌면, 서로를 이해해서 멀어질 때도 있을 거야.” 라는 윤 선배의 말이 마음에 걸린다. “한번 안아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영서의 후회도. 인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읽으면 읽을수록 쓰는 입장에서는 단편이 참 어려운 것 같다. 적절한 소재와 분량, 임팩트있는 문장에 마무리까지 모든 요소들이 잘 어우러진 작품들이 귀하고 귀한. 특히 <안다>에서는 글을 오래 써오신 작가님들의 내공이 확실히 보여서 역시는 역시라는 소감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