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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 돈 걱정 없는 노후를 위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부채 관리 전략
백정선.김의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3월
평점 :
백정선, 김의수
두 저자들을 처음 만난 건
『빚지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이었다.
당시에
나는 정신없이(!) 살고 있었다.
결혼 전부터 직장에 다녔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하루 24시간이 빠듯하게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시간이 없으면 돈 쓸 시간도 없었어야했는데
육아용품과 아이책을 구입한다고
아끼지 않고 지출했었다.
그나마
결혼하면서 장만한 집 대출 갚기를
최우선으로 여겼기 때문에
월급 이외의 보너스 등의 수입은
전부 대출에 밀어넣었다.
저축을 못했던 시기였지만
덕분에 대출금을 줄일 수 있었다.
돌아보면 신용카드 때문에
쓸데없이 돈을 많이 썼다.
고백하자면,
어느 달에는 월급을 고스란히
카드회사에 주었다. ㅠㅠ
정신을 차린건
내가 회사를 그만 둘 시점을 정하기
시작한 때부터였다.
남편 혼자 외벌이를 하게 되면
가계지출을 많이 줄어야하는 상황.
그때 읽었던 책 중에
『빚지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이 있었고
곤도 마리에 책이 있었다.
덕분에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있었고
신용카드를 없애게 된 계기가 되었다.
본격적으로 남편과 내가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시작한 때도
그때였다.
국민연금 수령액을 확인해보니
그야말로 용돈 수준;;;
둘 다 정년까지 일할 생각은 없어서
퇴직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자니 국민연금에
개인연금 한두 개를 더 쌓아올려야했다.
『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를
읽으면서 다시한번
국민연금과 개인연금들을 살펴봤다.
부족하지만 최소한의 생활자금이 모이고
있어서 마음 한구석이 든든하다.
부모가 40대를 시작하는 현재
가장 고민 되는 것은
아이 교육비다.
아이가 원하는만큼 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한계를 두지 않으면
아이 하나에 들어가는 돈이
훌쩍 생활비를 넘는다.
연금을 아이 학원비 보다
높은 우선순위에 두었지만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 생기면
유혹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도서관과 서평단 활동을 통해
조금씩 갈증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다.
3월에 방과후 바둑 교실에 간 첫 날,
선생님과 친구들이
아이보고 정말 바둑 처음 배우는 거냐고 물었단다.
겨울 방학에 갑자기 바둑에 꽂혀서
역시 초짜인 엄마 아빠와
함께 스마트폰 앱으로 책으로 공부하다가
방과후 교실에 간거였다.
그러고보면 아이는 관심이 있는 분야는
스스로 배운다.
배우고 싶다고 바로 학원에 보내기 보다는
아이의 열정을 확인할겸
또 기초는 떼고 갈겸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5년, 빚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를 읽으며
다시한번 우리집 가계부를 재정비할 수 있었다.
부동산, 차를 욕심내지 않았고
보험, 연금
그리고 책에서 말하는
최고의 노후 준비 '부부의 대화'까지도
우리는 잘 준비해왔다.
5년 전에 저자들의 책을 만나고
조금씩 준비해온 덕분이라고 여기고 있다.
스스로 진단하기에
현재의 우리집 재정 상태에서 한발 더 나아가려면
1장 있는 체크카드 마저(!) 없애고 현금만 사용하며
금융지수를 높여서 앞으로 필요한
아이 교육비와 노후 자금을 살뜰히 모아보는 연습을
하면 어떨까 한다.
더불어 꼭 필요한 물건만 지니기로~
***
32) 자신 또는 가족의 라이프 사이클을 길게 보고 그 안에서 예상되는 여러 가지 변화가 현금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따져 봤다면 용감하게 빚을 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가족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비재무적인 문제가 재무적인 문제에 어떻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연관 짓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10년 후, 20년 후는 고사하고 당장 앞으로 몇 년, 심지어 지금 당장의 현금 흐름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수입의 상당 부분이 빚과 관련된 비용으로 나가고 있는데도 천하태평인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현실 속에서 가계 부채의 폭탄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44) 세상에 '돈 버는 소비'는 없다. 아무리 포장해도, 아무리 좋은 사은품이나 할인으로 유혹을 해도 소비는 돈을 쓰는 것이다. 소비자심리학은 그 사실을 어떻게 해서든 잊게 만들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합리적인 소비, 똑똑한 소비는 불필요한 소비 그 자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46) 2015년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대별 경제적 행복의 장애물 1위로 20대는 일자리 부족을, 30대는 주택 문제를, 40대는 자녀 교육 문제를, 50대 이상은 노후 준비 부족을 꼽았다. 그런데 이러한 조사 결과는 나이대별로 빚지는 주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60) 당장 돈이 없어서 빚을 냈다고 해도 그것이 무리한 욕심이나 사치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았고 평범한 것, 그저 남들 하는 정도의 것만 바랐을 뿐인데 그 결과는 늘어만 가는 빚이다.
78) 일본의 노인들은 왜 파산 상태에 빠지는가?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진단된다. 첫째는 의료비다. 나이가 들면 몸이 아프고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도대체 어느 정도나 늘어날지는 감이 잘 안 온다. 그렇다 보니 의료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늙기 전까지 운동을 하고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보다 몸 관리를 못해서 나이 들어 늘어나는 의료비 부담이 훨씬 크다. 60세 이전의 의료비와 60세 이후 의료비를 비교해 보면 무려 네 배나 차이가 난다. 일본의 노인파산 가운데 상당수가 의료비 때문이다.
둘째는 주거 문제다. 일본의 노인 관련 문제 중 가장 주요한 것으로 지적되는 문제는 너무 낮은 공공주택 보급률이다. 나이가 들면 수입은 줄지만 비싼 주거비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에 월 생활비 가운데 많은 부분을 주거 관련 비용으로 털리고 나면 빈곤층 수준의 생활을 살 수밖에 없다. 월세를 사는 사람들은 월 임대료가 부담이지만 자기 집이 있다고 사정이 크게 나은 것도 아니다. 일본은 자가 가구의 비율이 60퍼센트로 유럽 주요 국가보다 높은 편이지만 노인파산 문제가 심각하다. 각종 수선비나 관리비, 자산 관련 세금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보니 우리나라도 일본과 별 다를 게 없거나 오히려 상황이 나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는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건강보험 제도가 있지만 나이가 들어서 중병에 걸리면 이래저래 비급여가 많다. 주거비 부담도 크고 공공주택 보급률이 낮기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상황은 일본보다 더 나쁘다.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은 공공임대주택 거주 가구 비율이 4퍼센트대에 불과하다. 노후파산의 원인으로 주거비가 꼽히는 일본도 6퍼센트로 우리보다는 낫다.
80) 노인 빈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잘 알려진대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다. 2012년 기준으로 노인파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이 19.4퍼센트인데 비해 한국은 무려 49.6퍼센트다. 거의 절반의 노인이 빈곤 상태인 것이다. 국민연금이 커버해 줄 수 있는 생계비도 일본보다 뒤떨어진다.
98) 미국의 한 유명 재무설계 전문가는 "빚지고 싶지 않습니까? 돈 모으고 싶습니까? 그럼 무조건 현금 쓰세요."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현금은 1만 원을 쓸 때와 100만 원을 쓸 때 빠져나가는 돈의 부피와 느낌이 완전히 다르지만 카드는 똑같이 한 번 긁고 서명하는 것이 전부다. 돈은 열 번을 쓰면 줄어드는 게 보이지만 신용카드는 열 번을 써도 똑같이 카드 한 장이 그대로 유지되므로 무언가가 줄어든다는 느낌이 둔해진다. 꼭 한 번에 수십만, 수백만 원짜리를 질러야만 카드 빚에 시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99) 소비를 절제하려면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가상보다는 실물과 가깝게 지내라. 핀테크보다는 그나마 신용카드가 낫고,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가 낫고, 체크카드보다는 현금이 훨씬 낫다. 하루 혹은 1주일 단위로 봉투에 내가 쓸 만큼의 돈만 넣어두고 그만큼만 쓰는 소비를 하면 그다음 달 통장 잔액이 크게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돈을 쓰는 편리함과 멀어질수록 불필요한 소비, 무리한 소비와도 멀어진다.
128) 자녀 교육에 무리수를 두고 나의 노후를 저당 잡혀서 나중에 자녀에게까지 짐이 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승자와 패자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무엇을 하든 사회에 필요한 역할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곧 성공이라고 믿는 자신감은 부모와 자녀의 미래를 함께 지키는 열쇠가 될 것이다.
200) 돈 쓸 일이 많은 세상이다. 하루에 1억 쓰기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가 아니라 한 달에 1억을 버는 사람도 소수에 불과하다.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고 살 수는 없다. 하나를 이루는데 너무 많은 돈을 쓰면 이루고 싶은 다른 목표 여러 개가 멀어진다. 우선순위가 아닌 것은 내려놓음으로써 기회비용을 줄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새로이 출발하는 신혼부부들에게 내려놓음의 지혜가 절실하다.
요즘 신혼부부들은 모든 것을 갖춰 놓고 시작하려고 한다. 집도 갖추고, 집 안의 온갖 가전제품도 풀 세트로 갖추고, 자동차도 갖추고 싶어 한다. 반지하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고, TV를 사고 냉장고 등을 살 때마다 파티를 했던 부모 세대의 신혼 생활은 나므이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그렇게 신혼을 시작하라고 이야기한다면 '요즘 시대가 어떤데 고리타분한 소리 하고 있네'하는 소리나 들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적게 시작하고, 작게 채우는 것이 현명한 시작이다. 신혼부부가 과다한 전세금으로 대출을 끼로 있고 그것도 모자라서 자동차 할부까지 내고 있다면 외벌이든 맞벌이든 저축 여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자산을 모을 수 있는 금쪽 같은 골든타임을 놓치고 나면 출산 이후 가계는 본격적으로 마이너스의 늪에 빠진다.
살다 보면 이것도 저것도 다 필요해 보이지만 냉정하게 우선순위를 따지고, 꼭 비싼 돈을 주고 소유하지 않아도 가능한 대안이 없는지를 생각해 보자. 그로 인해 절약되는 자금을 합리적으로 저축과 투자에 분배하면서 앞으로 꼭 필요한 것을 위한 자금을 준비해 나간다면 미래에는 더욱 많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