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곳의 빛 - 어둠을 넘어서는 희망의 빛
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지음, 김희정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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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신부님은

1980년 이탈리아 메사녜에서 태어나

2005년 라퀼라 대교구에서 서품을 받았다.


성직자이자 철학자이며

강의와 피정을 통해 평신도와 수도자, 성직자

양성에 헌신하고 있다.



이 책은,

코로나로 이탈리아에는 봉쇄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는데,

어려움을 겪는 신자들이 신부님께 보낸 편지에

자신의 묵상과 사유를 담아 답장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관계, 고독, 침묵, 육체, 죽음의

다섯 가지 주제에 대한 물음과

신부님의 답장이 실려있다.


무엇보다 신자들의 편지가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고민했을 주제들이라

공감되었다.


또, 신부님의 답장에는

경험과 성찰이 담겨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며 읽어내려갔다.



팬데믹을 경험하며

우리 각자가 보여주는 태도는 다양하다.


두려움, 우울감, 좌절, 슬픔...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이 있음을 믿는다.


어려운 시기가 지나면 흔적이 남기 마련이지만,

그 흔적은 어둠을 거치면서 끌어낸

축복과 선함의 표식이 될 것이라는

신부님의 말씀대로

지난 2년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


7) 이제까지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숱하게 살펴볼 수 있었고, 그때마다 두 눈을 통해 그러한 인생들을 마음에 새겼다. 이는 어찌 보면 운명의 장난인 것만 같다. 나는 눈이 매우 나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항상 안경을 쓰고 살았다. 하지만 나는 바라보는 일을 가장 좋아했다.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 바로 그 부분으로 전문가가 되었다니. 이는 인생의 기이한 이치다.

나는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관찰하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빵이 아니라 경청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 주길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경청은 말을 담아 주는 자선이다. 내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은 내가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 준다. 내 말을 들어 주지 않는 사람은 나를 죽은 사람으로 만든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자신의 말을 들어 주길 바라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자신의 말을 들어 주는 데 기꺼이 돈을 치를 마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할 정도다.

사실 이야기가 마음속에 있을 때는 소리와 소음이 혼란하게 뒤범벅된 것에 불과하다. 그것이 말이 되어야만 비로소 내부의 혼란이 정리되고 의미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도 이를 들어 주지 않으면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스스로에게 짧게 독백할 수는 있겠지만 길게 이야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듣는 사람이 들어 주기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판단하지 않고 들어 주는 것, 무엇보다도 얽매이지 않고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분류하고 평가하고 정리할 시간은 나중에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 경청할 때에는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14) 바다는 통제할 수 없지만, 건널 수는 있다. 폭풍우는 이겨 낼 수 없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데 이용할 수는 있다.


31) 사실 코로나바이러스는 현실을 악화시켰다기보다는 실상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인간관계보다는 상업적 관계로 구성된 세계화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리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즉 인간관계를 충족하거나 지원하지 못하는 이익과 소득은 최선의 거래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했다.

최근 우리는 이번 역경의 교훈을 한마디로 요약한 문장을 여러 곳에서 듣고 있다.

"혼자서는 아무도 자신을 구할 수 없다."

'성공'을 외치는 세상에서, 개인의 자아실현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연대가 아닌 경쟁에 기반을 둔 사회에서, 혼자서는 자신을 구할 수 없다는 교훈을 깨닫는 것은 변화를 앞둔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이번 비극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48) 현대 사회는 구조적으로 인간의 외로움을 부추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혼자 있는 사람은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낀다. 그렇기에 소비를 하며 그 괴로움을 다스리려고 한다.

경제는 사람들의 불행을 적절히 이용한다. 우울한 기분을 돈을 쓰면서 달래는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이때 욕구불만은 경제 순환의 시작점이 도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생산, 소비, 균열'이라고 요약했다. 그러나 이는 궁극적으로 생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살게 하는 일시적인 안도감, 순간적인 호흡으로 견디는 것이다.

만약 우리 사회와 문화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면 이러한 경제 체제는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중심에 있지 않은 오늘날, 그러한 일대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현대 사회가 고독을 권하는 두 번째 이유는 '하다'라는 말을 추구하며 사는 불균형에 숨겨져 있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이기를 바라는 우리 사회는 '존재하다'라는 말을 잊었다.

행위에 몰두하는 삶은 존재성을 망각하게 하고 중요한 질문에서 멀어지게 한다. '우리는 누구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삶의 신비에 직면한 인간의 근본적인 고독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대답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


58)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외로움을 느끼면서도 그 감정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고독의 징후를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물건이나 사람 혹은 활동으로 채운다. 이러한 점을 간파했던 프랑스의 뛰어난 사상가 블레즈 파스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자신의 방에 홀로 머무르지 못하는 데서 나온다."

혼자 있지 못하는 사람은 이미 고독의 희생자다. 그는 버림받고, 오해받고, 고립되고, 멀어진다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온 힘을 다해 둥둥 떠 있으려고 한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고독의 기회와 이야기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묻는 용기를 내야 한다. 자신을 되찾기 위해 고독과 함께할 기회를 얼마나 추구하는지, 그리고 삶이 부여하는 고독과 직면할 때 자유를 얼마나 행사하는지 자문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고독을 경험하며 절망과 만난다.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무관심과 방치로 외로움을 겪는다. 물론 우리가 지금 나누는 이 이야기는 해로운 이기주의의 결과인 그러한 고독을 정당화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고독의 현실이 비관적이라면, 그 절망과 외로움의 중심에서 문제의 열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89) 자비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는 경험이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즉 우리가 되어야 하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의 부족하고 추한 모습까지 기꺼이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기세등등하던 비판의 소리는 이제 무의미한 메아리가 되어 잦아든다.

우리가 본모습 그대로 사랑받는다고 느끼면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사랑이 실체의 진실에 닿을 때 우리는 위선의 가면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의 약점과 과오를 감추려고 한다. 그러나 가면이 벗겨져도 지속되는 사랑과 만나면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진정한 친밀감이 샘솟는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에 대한 미움의 감정도 떨칠 수 있다.


105) 오늘날에는 육체를 절대화하고 그것을 과시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겸손하고 단정한 육체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간관한 것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영혼과 내면성을 제쳐 두고 육체만 돌보는 것은 단순히 외모만 가꾸는 일이 될 수 있다. 외벽만 있고 그 뒤로 집이나 쉴 만한 공간이 없는 허상과 같은 건물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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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길을 찾다
문재상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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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상 안드레아 신부님의

신학생 시절 무전여행의 경험을 엮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처음 여행을 시작하며 정한 규칙은,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고,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돌아보고

돈을 가져가지 않고 혹시 돈을 얻게 되더라도

사용하지 않고,

아는 사람의 도움은 되도록 받지 않고,

신학생이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는 것 등이다.

돈 없이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것은

하느님에게만 의지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남편이 대학생 시절에

자전거로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도는

자전거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전화로 "맛있는 거 사 먹어!"라고 했다가

남편이 "돈을 그렇게 막 쓰면 안 돼."라고 해서

무안했던 게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 난다.

또, 대학교 강의실에서 자려다가

경비원 아저씨들이랑 함께 라면 끓여먹고

경비초소에서 잤다는 경험담도 들었다.

남편의 자전거 여행 덕분에

처음엔 신부님의 여행이 새롭진 않았다.

다만, 무전여행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식사와 잠자리를 해결했을까,

그것이 최대 관심사였다.

그런데, 신부님이 잘 곳이 없어

아파트 계단에서 잤다는 대목에서

아이쿠, 이걸 어째, 걱정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ㅋ

누가 올라올까봐 걱정되어 잠을

제대로 잤을까.

배가 고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들어간

빵가게에서 욕을 얻어 먹었을 때는

나까지 움츠러드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힘든 여행,

왜 하는 거야,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반전은,

잘 곳, 먹을 것을 찾지 못했을 때는

한없이 처량해보이지만,

귀인을 만나 배부르게 밥을 얻어 먹고

지붕있는 집에서 따뜻하게 자는 모습을

보면 나까지 배가 불러왔다는 것.ㅎ

다만, 신부님은 이런 상황에서

다시 고민이 깊어갔다.

내가 이렇게 대접받아도 되나,

내가 부러 이런 음식과 잠자리를 얻으려고

성당을 찾아간 것은 아닐까,

그 고민을 함께 하며

고민하고 웃고 배불렀다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신부님이 길 위에서 만난 귀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길 위의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따뜻한 잠자리와 음식을 나눌 수 있을지

재고 쟀다.

혹시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지,

계획적으로 접근한 사람일지도,

그래도 절실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지도 모르잖아.

신부님의 무전여행기는

길 위의 귀인들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다.

신부님과 함께 감사한 마음을

그분들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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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이퀼리브리엄 - 미래교육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서
정제영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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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영, 폴김, 최재화, 조기성,

실리콘밸리, 워싱턴DC, 서울을 잇는

미래교육 석학 4인의 대담을 엮은 책.


코로나로 인해 아이가 학교에 정상(!) 등교를

하지 못한 지 꼬박 2년째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는 내년에도

학교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태이니

자연스레 위드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그려보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부모와 학생들은 무엇을 해야하며,

코로나로 한껏 앞당겨진 미래 사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책은 코로나로 깨어진 균형에서 시작한다.


이 깨어진 균형은 분명 새로운 균형을 이루어 나갈 것이고

그 새로운 균형은 어떤 모습일지,

또 어떠한 모습이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석학 4인의 대담이 요약된 책이다.


연구를 하는 전문가들이다보니

소신있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과거의 패러다임에 얽매이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미래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이

감동적이었다.


교육이 어떻게 감동적일 수 있냐고?


아이들 개개인의 능력과 관심사를

세세히 살피며 그 개인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술이든, 교육자의 역량이든,

시스템의 변화이든, 무엇이든 아이들에게

맞추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그렇게 느껴졌다.


우리 부모가 받은 교육은,

그리고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교육은,

많은 아이들을 교실에서 다루기 쉽게하고,

또 배운 것을 빠르게 습득하고

빠르게 해결하는 데에 집중되었으며,

많은 지식을 가르치는 모습이다.


책에서 여러 번 언급된 내용인데,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어떤 아이들은 자유롭게 주어진 시간에

관심사를 좇으며 오히려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학교가 학생들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좋아하는 일을 더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성장의 끝이 어디일지 상상해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얼리워닝 시스템,

학교에서 배우는 방대한 분량의 교과목의 문제점과

그것을 가르치는 이유에 대한 고민,

학생 각자의 관심사와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교육 제도의 부재 등

미래 교육을 위해 고민해야할 것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고3이 되어서야 당신의 자녀는

대학교에 입학할 수 없습니다,라고

손쓸 수 없는 늦은 시기에 알리는 게 아니라,

미리미리 아이의 성취도와 관심을

확인하고 부모에게 알리는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진로 고민을 좀 더 이른 시기에 앞당겨

할 수 있을테니 학생, 부모, 국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별히, 인상깊은 구절이 있어

가족에게 읽어주었다.


노동력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일에서 해방되면 그만큼 시간이 확보되는데, 그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는 각자 다를 거에요. 저는 정서를 돌보고 풍부하게 하는 쪽에 시간을 쓰라고 권하고 싶어요. 기계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대신해주거나 줄여주면 우리는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죠. 하지만 기계가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예요. 그 이상의 문제, 즉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법까지 알려주거나 해결해주는 건 아니죠. 인성교육까지 해주는 기계가 나오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이 해야 할 일까지 기계에게 떠넘기진 않길 바랍니다. 따뜻한 기계를 만드는 건 언제나 관심 있지만, 기계 기반 인성교육은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206쪽)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정서적인 일,

각자 그것을 발굴하는 일이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이들의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

38) 결국 교육의 핵심은 '사람'인데 가르치는 사람부터 필요한 기술을 잘 쓸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어렵게 배워서 익히는 것들은 아이들은 몇 번 해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익혀요. 종이와 활자라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교육을 받은 세대가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친숙하고 디지털 DNA를 갖고 있는 세대를 가르치고 있는 셈입니다.


45) 한국에도 그런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있는 학교에선 이번이 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꽤 많이 만났습니다. 왜 그런가 하고 봤더니, 이런 학생들은 평소에도 자기주도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어요. 자기가 뭘 좋아하고 잘하고 공부하고 싶은지 주관이 뚜렷했지요. 이런 아이들은 환경이 바뀌어도 학습에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생기니까 자원봉사단체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하더군요.


학교가 원래 어떤 기능을 하는 곳이었는지 생각해보면, 학생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을 제공하는 기관이었습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이해해주는 곳은 아니었던 것이죠.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학교에서 온라인 학교로 변화된 것뿐이에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학생들이 주로 오전에만 수업을 받더라고요. 오후 시간은 자유롭게 자신들을 위해 쓰는 것을 보면서 이런 모습이 더 나은 교육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상은 자기주도적인 학습 역량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아니라, 저소득층 아이들과 인터넷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에요. 미국은 인터넷 교육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가정이 30퍼센트가 넘어요. 여기에 속하는 아이들은 온라인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는 셈이죠. 온라인 학습권이 박탈된 계층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스스로 학습하는 역량이 떨어지는 학생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자기주도적인 역량이 부족한 아이들,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아이들, 시키는대로 정해진 것만 하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은 이 상황이 정말 힘들 테니까요.


60) 한국은 '엘리트 교육과의 공존'보다는 '보편교육 중심', 그리고 '다양성'보다는 '공평성'의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적 합의(즉 제도)가 이루어져 있어요. 이 사회적 합의의 틀을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과정에서 습득해야 할 학습 분량이 많든 적든, 이것을 따라오든 말든, 더 높은 수준의 학습을 할 수 있든 없든 학생들을 획일화시키는 교육이 문제가 되어도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61) 관심사도 다르고 능력도 다른데 같은 교육을 받는 건 문제가 있죠. 아직도 그런 교육 방식이 교육 현장에 많이 남아 있고 진학이나 취업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모두에게 기본적인 교육은 꼭 필요하고, 그 기본을 갖춘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고 소질과 적성에 맞는 공부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101) 미래교육에서 코칭(coaching)이 중요한 이유

티칭(teaching)과 코칭(coaching), 이것은 방식의 문제라기보다 태도의 문제이다.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이기도 하다. 기존의 교육이 티칭의 자리에 있다면 이제는 코칭의 자리로 옮겨와야 한다. 왜 그럴까?


우선 티칭은 일방향적인 관점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신념이 마음 안에 깔려 있다. 배우는 사람을 아래에 두는 수직적 관계를 바탕으로 하기에 잘 따라오지 못하거나 동기부여가 낮을 경우, "이것도 못 해?","몇 번을 말해야 항라 듣니?","넌 왜 이렇게 의욕이 없어?"라고 쉽게 비난하는 마음이 든다. 또한 티칭은 정답을 확인하려고 한다. 이미 답이 정해져 있으니, 그것을 맞추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배운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과정에 익숙한 학생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조금 다른 생각을 하거나 개성을 드러내면 '튀는 아이','부적응적인 아이'로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


반면 코칭은 쌍방향을 지향하는 관점이다. 코칭에는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불완전하기에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한다는 마음이 들어 있다. 존중을 바탕으로 한 수평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잘하는 것은 칭찬해주고 좀 못하더라도 기다려주며 "이 부분이 좀 어려웠구나.","네 생각은 어때?","이렇게 하니까 훨씬 더 좋네."라고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성과에 치우치기보다 동기를 불러일으킨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된 학습자는 배움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코칭을 통해 학습자는 창의적이고 비판적이되,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며 세상에 대해 이타심과 책임감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그러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방향성과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것이 미래교육에서 코칭이 더 중요한 이유다.


118) 얼리워닝 시스템으로 학습 부진을 개선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례를 좀 더 이야기해볼까요? 시스템의 목표 중 하나를 얼리워닝(Early Warning, 조기경보)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예입니다. 학교에선 시험이라는 행위를 통해 학생의 데이터를 계속 측정하니까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실력을 잘 알죠. 그런데 국가나 부모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는, 간단히 말해, 모 학생이 대학에 진학할 준비가 준비가 되어가고 있느냐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학을 갈 준비가 되어 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준비해나가는 거죠. 대학 교육이 무료라 해도, 입학한 학생이 대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초등 3학년 데이터부터 축적해서 관리하는 거예요. 심지어 시작 시점이 더 일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아요. 초등 저학년 학업이 잘 안 이루어지면 초등 3학년 이후도 다 망한다는 거죠. 더 큰 문제는, 이 결과가 대학에 가서, 그리고 취직 시점에서 드러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거죠.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인교육이죠? 대학까지 다 무료고요.


네, 그렇기 때문에 대학에 가서 학습 진도를 못 따라가면 무상교육의 의미가 없어지는 거죠. 학생이 대학에 갈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걸 미리 알면 뭔가 다른 방향으로 학습이나 진로를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예요. 고등학교 과정이 다 끝난 후에야 '이 아이는 대학 갈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알려주면 너무 늦다는 거죠.


133) 원하는 목표의 수준과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해당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전문가들이 충분히 과학적으로 검증했고 이미 정착된 기술을 한 가지 꼽자면, '맞춤형 시험(adaptive testing)'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개별화/맞춤형 기술 활용 중 하나인데, SAT나 GRE 시험을 칠 때 기계가 문항을 골라주고 채점을 해주잖아요. 맞춤형이고 개별화가 분명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맞춤형'을 마케팅 용어로 채택하여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정확히 말하면, 맞춤형 학습이 아니라 맞춤형/대응형 시험이에요. 이때의 개별화는 랭크 오더(rank order), 즉 학생의 순위 정보 파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개별화입니다. A라는 학생이 3등이냐 4등이냐, A가 B라는 학생보다 잘하냐 못하냐 하는 식으로 순위 정보 파악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알고리즘이 바로 맞춤형 시험 알고리즘입니다. 교육에 이 과정이 필요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사람 대신 기계가 순위 정보 파악의 효율을 높이는 것일 뿐이니, 개별화 교육 기술과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135) 맞춤형 교육을 하려면 그 속에 '맞춤형 시험', 그리고 더 진화된 '맞춤형 진단'이 포함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다음 진화 단계가 '맞춤형 피드백'을 포함하는 알고리즘이고요. 학생의 취약점이 파악되면, "이 학습을 하십시오", "이 동영상을 보십시오","이 과제를 하십시오" 등의 코디네이팅 알고리즘을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아직 학문적으로 표준화되지 않았습니다. 학습 피드백이 천차만별이고 어떤 피드백이 어떤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와 검증할 수 있는 틀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죠. 아직까지는 '주장' 혹은 '의견'의 형태로만 존재합니다.


157) 우리나라는 유급제도가 없죠. 누구나 똑같은 내용으로 학습을 하고 그에 따라 순위르 ㄹ매기고 있잖아요. 평가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학교의 주된 역할이 교육이 아닌 평가와 선별인 듯 보일 때가 많습니다. 학교의 역할이 왜곡되어 있는 상태가 오랜 기간 계속되어왔어요. 그래서 이런 근대식 교육을 바꾸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네요. 학교 시스템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왼쪽 앞바퀴가 잘못된 것 같아 최신형 광폭타이어로 교체했는데, 외려 자동차가 덜컥거리고 잘 작동하지 않는 것과 비슷해요. 학교에서 평가 방식도 바꾸고 교육과정도 바꾸는 등 부분별로 최적화하는 시도를 했는데, 전체적인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성능을 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은 거죠. 그래서 코로나로 인해 교육계 전체가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수 없는 지금이야말로 시스템적인 전환, 전체적인 전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164) 선생님들의 말대로라면 다음 단계의 수학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전 단계의 수학을 배우는데, 이것이 아이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서 답을 못하고 있는 거지요.

다른 과목도 비슷합니다. 중학교 2학년 국사 시험 문제 중 하나가 망이, 망소이의 난이 몇 년도에 일어난 거냐 하는 거예요. 여러분, 망이, 망소이의 난이 몇 년도에 일어났는지 아세요?

몰라도 사는 데 전혀 지장 없습니다. 망이, 망소이의 난이 일어난 해를 아는 게 삶을 살아가는 데 어떤 도움이 되겠어요. 인터넷 정보 검색을 하면 다 나오는 거잖아요.

그보다는 그 시대에 천민들이 왜 난을 일으켰는가를 이해하는 게 오히려 더 오래 남을 수 있는 지식이죠.

바로 그겁니다. 그런데 그 사건이 몇 년도에 일어났고 순서는 어떻게 되며 만적의 난과 비교해서 어느 게 더 먼저 일어났는지를 외우고, 지역이 어딘지 지도에서 찾고....

우리가 지식을 왜 이렇게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해요. 많은 교육학자들이 이를 젠가 게임에 비유하는데요. 핵심적인 틀을 남기고 나머지를 빼는 게 젠가 게임의 원리잖아요. '교육과정이 꽉 차 있다','원리 중심으로 교육하고 핵심적 개념을 남기고 다 빼야 한다'는 의미이지요. 빼는 과정이라야 하는데, 우리는 논의를 할수록 플러스 과정이 되고 있어요.

이것 좀 넣어 달라, 저것도 좀 넣어 달라고 하는 이익집단들이 많아서 그래요. 교육에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있으니까요.


206) 노동력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일에서 해방되면 그만큼 시간이 확보되는데, 그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는 각자 다를 거에요. 저는 정서를 돌보고 풍부하게 하는 쪽에 시간을 쓰라고 권하고 싶어요. 기계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대신해주거나 줄여주면 우리는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가질 수 있죠. 하지만 기계가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예요. 그 이상의 문제, 즉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법까지 알려주거나 해결해주는 건 아니죠. 인성교육까지 해주는 기계가 나오길 바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간이 해야 할 일까지 기계에게 떠넘기진 않길 바랍니다. 따뜻한 기계를 만드는 건 언제나 관심 있지만, 기계 기반 인성교육은 가능하지 않다고 봅니다.


220) 성실함, 협동성, 유연함, 그리고 끈기를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세상은 무한경쟁을 통한 승자독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자는 상생의 사회와 문화일 거예요. 시대정신이 공공선의 특성을 담보한다면, 기계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의 위험성에 과몰입하지 않아도 되지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끈기를 강조하는 경향이 좀 많았죠?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성적이 개인의 인내와 끈기로 이룬 성과에 달려 있는 한 협업이 이뤄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우리가 미래 세대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들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익히게 할지 고민이 됩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찾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현재의 교육이 각성하고 달라져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232) 수업 방식도 변화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기본적인 지식을 선생님이 녹화해서 알려주기도 하고 하나하나 분석해서 개인별 지도를 하는 식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5년 후, 10년 후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개별화된 학습, 학생이 원하는 학습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교육과정이 미니멀해져야죠. 모든 것을 학교에서 다 가르친다는 욕심을 버리고 필수적인 것만 가르쳐야 해요 그 이후에 학생들이 각자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야죠. 학생들 모습이 다 다른 것처럼 능력도 다르고 인성도 다르고 창의력도 다른 인재로 성장하도록 하는 게,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 같아요.

교육부에서 교육과정을 문제해결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공언했으니 그대로 가겠죠. 이를 위해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의 교육 목표에도 변화가 필요하고, 교사 교육에서도 융합교육 중심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식 중심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가르칠 수 있도록 변해야 하니까요. 거기에 더해, 데이터를 잘 다루고 분석할 수 있다면 수업이 정말 많이 바뀔 거예요.


241) 나만의 콘텐츠가 없으면 기계가 이긴다

사실 학교가 참 바쁜 곳이에요. 그래서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다 배워서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죠 .새로운 기술이되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고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가 최근에 관심 있게 보는 것이 증강기술, 증강지능인데요, 그중 증강지능을 기계의 도움을 받아 인간의 기본적인 지능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역량을 더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더라고요. 컴퓨터 과학에서 오래전에 나왔던 '모라벡의 역설(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게 쉽다)'을 적용해본다면,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기술에 맞서거나 기술을 대립적인 것으로 보지 말고 '인간을 돕는 조력자'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243) 남의 지식을 내재화할 줄만 아는 사람은 전문가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됐죠.


245)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고, 또 한편으로 점점 고도화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대두와 맞물려서, 학생들에게 중요하게 키워주어야 할 역량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자기주도적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를 겪으면서도 자기주도 역량이 있는 학생들은 전혀 문제가 없어요. 설문조사를 해보니 스스로 판단해서 자신만의 학습계획도 세우고, 스스로 공부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는 학생들이 25퍼센트 정도 된다고 해요. 그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부하는 게 더 좋대요. 학교 가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더 많아졌고,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고,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하면서 미술관이든 박물관이든 직접 가서 체험할 수도 있고요. 지금 우리가 나누는 이야기들이 예전엔 관심이 없었나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줄기차게 이야기를 했어도 학교가 변하지 않았던 거죠. 오히려 자기주도적으로 할 수 없도록 학교가 막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학생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관심, 호기심, 능력에 집중하지 않고 전혀 상관없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다른 분야인데, 학교에서 요구하는 것은 문제를 빨리 풀고 정답을 맞히는 것이니까요. 언젠가 수능시험 문제를 봤는데 정말 놀랍더라고요. 제가 고등학교 때 봤던 시험문제와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빨리 푸느냐가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그런 것들이 과연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능력일까?' 의구심이 생기죠. 아이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관심 분야, 호기심, 이런 것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하고, 또 다양한 곳에 관심을 갖게 하면 할수록 여러 가지 새로운 시각이 개발되는데 말이죠.

266) 어떤 사람이 더욱더 창의적이게 되는가에 대해 개인적인 결론은 인성이에요. 제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왜 자꾸 인성교육을 말하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탁월하게 창의적인 사람이 되려면 먼저 인성을 갖춰야 합니다. 탁월하게 창의적으로 평가받으려면, 세상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문제를 찾아내서 풀어야 하거든요. 그러려면 시선을 내가 아닌 밖으로 돌려 타인에게 매우 세밀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떤 문제나 고통을 겪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타적이지 않으면 남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찾아내기 어렵죠. 결국 인성으로 해결해야 하는 영역이 나타납니다.


290) 학습 과정도 이런 과정을 겪죠. 우리가 무언가를 학습할 땐 성장과 퇴보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고,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발전하는데 성장 시점에 머물러 더 배우려고 하지 않거나, 퇴보 시점에 빠져서 넘어서려는 의욕을 갖지 않기도 하죠. 아이들이 그런 과정을 겪을 때 교사는 물론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자만에 빠져 있는 아이들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상위 목표를 보여주고, 절망에 빠진 아이들은 다시 올라올 수 있도록 격려해줘야 합니다.

우리나라 학교 제도로 친다면 중학교 1학년까지가 자만감이 높아지는 시기예요. 이때까지는 시험을 안 보거든요. 종단연구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창의성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이 중1까지 최고치를 이루다가 중2 때 갑자기 확 떨어져요. 중2 때부터 중간, 기말고사를 보거든요. 이전까지 최고의 자신감을 가지고 살다가, 중2 때 자기 점수를 보고 절망의 늪에 빠지는 거지요.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걸 배울 때도 비슷하다고 해요. 피아노든 수영이든, 처음 배울 땐 자신감이 생기다가 어느 순간 절망에 빠지는 단계가 있잖아요. 어떤 일에서든 이런 '절망의 계곡'을 만나게 되는데, 배움의 과정에서 자주 겪는 일이죠.

그래서 아이들의 학습과 성장 단계에 맞게 지지해주고 다음 단계로 이끌어주는 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자만심을 느끼거나 너무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옆에서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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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영문법 3800제 중간.기말고사 대비편 1학년 중학영문법 3800제 중간.기말고사 대비편
마더텅 편집부 지음 / 마더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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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텅

중학영문법 3800제 1학년

중간·기말고사 대비편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지원받아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예비중학생 아이,

여름 방학동안

마더텅 중학영문법 3800제

1학년 빠르게 한 번 보고,

9월부터는 인강으로 재독 중이에요.





영문법 기초 교재로

마더텅 중학영문법 3800제

많이들 권하더라고요.


1,2학년은 한 번씩 보고

3학년 교재에 중요한 게 많으니

3학년 교재를 여러 번 반복하는게

좋다고요.


워낙 영어에 들인 시간이 적은 아이라

1학년 2학년 교재도

두 번씩은 공부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마더텅 프리패스 결제했어요.


12월까지 마더텅 동영상 강의를

모두 수강할 수 있는데

아이는 중학영문법 3800제

1,2,3학년 교재 완독하는 게 목표!


중학영문법 3800제 1학년 문제는 풀었으니

아이 이해도를 확인할 겸

새로운 문제가 더 필요했어요.


그러다 중학영문법 3800제 1학년

중간·기말고사 대비편이

있는 걸 알게 됐고요.


중학영문법 3800제 1학년

중간·기말고사 대비편은,

시험에 꼭 나오는 문법과

기본 확인 문제,

내신유형으로 객관식/서술형 문제,

그리고 각 챕터 별로

실전테스트 객관식/서술형 문제,




4개의 종합테스트 객관식/서술형 문제로

구성되어 있어요.






조목조목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재확인하는 구성이

마음에 듭니다.


There에 따라오는 be동사는

그 뒤의 명사 수에 따라 결정한다는 걸

알고 있더라고요.




아직 문장 구성에 맞춰

영작하는 걸 어려워하고,

인칭과 시제 확인하는 거

익숙하지 않네요.





영어 학원 다닐 시간을 내기 힘들고

사실 영어를 좋아하지도 않아서;;;

아이 영어 공부에 걱정이 많았는데

영문법 기초는

중학영문법 3800제 + 인강으로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인강으로 공부해본 적이 없어서

결제할 때 효용성에 대해 반신반의

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 날 때 틈틈이,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반복적으로

공부하기에 인강이 좋네요.

아이 옆에서 저도 함께

듣고 싶어져요.ㅎ



중학영문법 3800제와

중학영문법 3800제

중간·기말고사 대비편

학년 별로 두 권씩 완독하면

영문법 기초 단계는 마스터하리라 믿고,

무엇보다 중학교에 가서

영어 내신 문제 유형을

미리 익힐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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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코딩지식 - 디지털 시대,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EBS <코딩, 소프트웨어 시대>, <링크, 소프트웨어 세상> 제작팀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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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코딩지식




EBS <코딩, 소프트웨어 시대>,

<링크, 소프트웨어 세상>

총 32편의 방송 중

20편을 선별하여 해설을 더해 만든 책.


두 프로그램은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와

네이버 커넥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엔트리나 스크래치 등을 접하며

코딩을 자연스럽게 익히죠.


학교 정규 수업이 개설되고 있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맞이할 미래에는

코딩이 필수라고도 합니다.


마치 현대에 우리가

장소와 시간 제약없이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넘나드는 것처럼

지금의 아이들은

미래에 삶의 전반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그것이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이 될 가능성이 높죠.


그렇다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두가

프로그래머는 아닌 것처럼

미래에도 모두가 코딩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겠죠.


다만,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기술을

이해하면 '기회'를 잡을 수 있겠죠.


예를 들어, 로봇이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사양 산업으로 진로를 정하진 않을 겁니다.


즉, '코딩' 그 하나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미래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키워야

직업이나 삶의 진로를 찾고자 할 때

앞서 준비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미래 사회 준비에 관한

책들이 출간되고 있는데,

<최소한의 코딩지식>은

초등생 아들과 같이 봐도 될만큼

메시지가 간결하고 흥미로워요.


아이와 제가 똑같이

"우와!" 감탄한 대목이 있었는데요.

바로 '리캡차(reCAPTCHA)'에

관한 것이었어요.




캡차는 본래 사람과 컴퓨터를

구별하는 보안 기술로

컴퓨터가 인식하기 어렵게

문자열을 왜곡해서 제시하면

사람이 읽고 그대로 입력하고

문자열이 일치하면

사람으로 판단하는 원리로 동작합니다.


그런데, 고문서를 디지털화 하면서

자동으로 인식하지 못한 문자들을

판별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카네기멜론대학교 연구팀이

함께 고민한 끝에

오래된 문서를 복원하는 작업에

캡차를 이용하기로 하고

탄생한 시스템이

'리캡차'라고 합니다.


모르는 사이에

고문서를 디지털화 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었다니

신기하고 뿌듯하죠.ㅎ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앞으로는 가치를 창조하고,

희소하며, 모방이 어려운 일이

부상할 것이다."라고 합니다.


즉, 미래에는 기계가 대신하기 어려운

창의적인 작업을 요하는 일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말이죠.







아직은 어렴풋이 상상만 하는

미래이지만

모른 척 할 수 없는 변화가

생겨날 미래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고

대화 나누기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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