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 귀찮의 퇴사일기
귀찮 지음 / 엘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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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퇴사라는 단어가 많은 매체에 등장한 듯 하다. IMF이후 평생 직장의 개념은 사라졌고, 그에 따라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 졌다. 그러다 보니, 퇴사라는 것은 이제 쉽게 생각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자신의 의지이든, 그렇지 않든. 이 책의 저자는 매우 젊다. 이제 서른. 스물 아홉살에 퇴사를 하고 나서 그 전후의 1년 동안의 일상에 대해 쓴 글이 이 책의 소재이다.

제목부터가 매우 특이하다. 본인의 이름 또한 특이하게 사용한다. ‘귀찮’. 책의 구성도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구성이다. 마음먹고 1시간 이면 충분히 다 읽어 갈 수 있는 분량이다. 짧은 글들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구성. 그러나 그 안에서 저자는 여러 말들을 하고 싶은 듯 하다.

이 책의 구성과 같은 그림과 짧은 글들을 연재하는 것이 이 책 저자의 직업인 듯 하다. 그와 관련된 회사를 관두고, 가족(엄마와 동생)과 함께 시골의 작업실을 마련하여 제2의 도전을 해보려 하는 이야기. 분야 자체가 충분히 프리랜서로 가능하기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도 생겼겠지만, 젊은 나이에 쉽지 않은 도전이라 생각된다.

저자 스스로 이 책에 쓰고 느끼고 있듯이, 이 책이 뭔가 깊이 있게 퇴사를 다루거나 자신 스스로 대단한 이력을 가진 경우는 아니다. 약간의 특이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젊은이의 1년간의 그림 일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퇴사를 결심하고, 새로운 길을 걸어나가는데 있어 두려움도 있고, 여러 고민이 있었겠지만, 저자는 주위의 여러 용기를 주는 분들 덕분에 이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많은 책들은 그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심어주거나, 자신이 가진 지식을 나눠주고자 많은 내용을 넣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이 책과 같이 다소 가벼운 책을 만나면 당황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책이라는 것을 통해 한 젊은이의 용기와 솔직 담백한 속마음을 보고, 그로부터 힘을 낼 수 있다면 그것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도 조금은 더 무언가 독자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부분을 넣어 봤으면 어떨까라는 마음은 지나친 욕심일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젊은 시절을 모두 보내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보다 이 책은 아직 도전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도 한 번 되돌아 보게 해주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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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 코끼리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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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 코끼리. 제목도 그렇고 표지 그림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상상한며 책을 펼친다. 책을 아이와 같이 읽어 간다. 어두운 색감이 마음에 걸리지만, 그냥 지나친다. 갑자기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동화책에 나온다. 섬뜻 놀라 아이의 표정을 살핀다. 무덤덤한 표정. 코끼리는 어디로 갔냐는 질문. 나를 당혹시킨다. 사실 죽음 이라는 것은 선뜻 아이에게 말하지 못하는 주제 중 하나이다. 아이에게는 즐거운 것, 교훈적인 것 등과 같은 이야기만 해주려 한다. 순전히 어른의 기준에서 선별을 하는 것이다. 과연 이런 주제를 들었을때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할지, 그에 내가 어떻게 대응해줘야 할지도 막막하다. 이 책을 통해 아이와 그러한 것을 조금 접근해 보면 어떨까 한다.
같이 다니던 코끼리의 갑작스런 죽음, 주인공인 소년 데헷은 운다. 그리고 그 코끼리는 닮은 코끼리는 철사로 만든다. 그리고 그 만든 코끼리가 기존의 코끼리인 것처럼 데리고 다닌다. ‘이별’ 누구나 겪어 보았고, 또 겪어야 되는 것이다. 매번 쉽지 않다. 소년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받아들이는 것 외엔 없다.
소년은 많은 상처를 겪은 후, 이제 성장한다. 자신이 만든 철사 코끼리와의 이별을 한다. 그것을 통해 새로운 종을 선물로 만난다. 이 짧은 동화책 속에 우리의 인생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이 결국 만남에서 시작해 이별로 끝이 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조금 더 이해하려면 저자의 상황을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들과의 이별, 그것을 겪으며 자신도 소년 데헷 처럼 성장 했을 것이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 자체는 괜찮으나, 그걸 말하기 위해 소녕이 고철을 모아 산을 넘어 혼자 간다는 내용 자체는 너무나 내용 자체가 무겁지 않아 생각이 든다. 마치 고행을 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듯 하여 어른을 위한 동화책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동화책을 통해 이별이라는 과정을 이렇게 다룬 책이 과연 있을까. 아이에게도 언젠가는 어떤 형태이든 이별이라는 것이 찾아올 것이다. 그때 아이가 이 책을 생각하며 그 과정을 이겨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그러한 이별이 있은 후에 내적 성장을 하고, 그러한 이별은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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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와 바오밥나무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7
디미트리 로여 지음, 사빈 클레먼트 그림, 최진영 옮김 / 지양어린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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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며 동화책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과연 어떤 동화책이 아이들에게 좋을까?
이 책의 소개란에 ‘난민’ 문제에 대해 다룬다고 되어 있어 과연 어떻게 그려낼지 궁금했다. 난민은 사실 우리하고는 너무 먼 문제였다. 그러나 최근 제주도 난민 문제로 우리도 이제 우리도 이것을 고민할 때이다. 그런 와중에 만난 이 책은 어른인 나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난민 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너무도 쉽고 흥미진진하게 그려내었다.
떡갈나무와 바오밥 나무라는 두 곳의 공간에 각각 서로 다른 말을 하는 다람쥐가 사는 소재. 너무도 참신하다. 글밥이 의외로 많아 어린아이가 혼자 보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워 할 수 있으나, 부모가 같이 읽어 준다면 흥미롭게 내용에 빠져들 것이다.
사실 이 책의 주제를 난민 이라는 큰 주제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니것과 내것을 구분하며 서로를 시기하고 싸우는 일상적인 우리들의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욕심에 대한 내용이라고 해야 할까. 마지막에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형식에서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이 책을 보며 동화책의 한계를 우리가 너무 작게 보는 것이 아닌가 한다. 너무 쉽고 좋은 내용만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과연 맞을까? 이러한 소재의 좋은 동화책이 많이 나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생각과 고민을 하게 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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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책모임 - 책, 수다에서 토론까지
강원임 지음 / 이비락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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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책모임.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그냥 책좀 읽는 사람들의 모임이겠구나 하는 정도의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가며 이러한 모임이 가지는 파급효과에 대해 많은 긍정적인 면들을 보았다. 책이라는 수단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간다. 그리고 주변과의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모두 다같이 긍적적인 방향으로 성장해 간다.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는 사실 핵가족화 되며 야기된 것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교류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발전해 간다면 사회 전체적으로도 상당히 긍적적인 방향이 되지 않을까 한다. 책의 저자처럼 낯선 이들과의 만남이 힘들다면, 가족끼리의 책모임은 어떨까 한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책을 정말 잘 썼다는 것이다. 내용도 풍부하지만, 책의 구성, 인용문에 대한 처리등 어느것하나 나무랄때가 없어 보인다. 사실 사소한 인용문에 대한 처리가 어떻게 되느냐가 얼마나 크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러한 차이가 책의 집중도를 다르게 한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너무도 잘된 책 같다. 아마도 저자가 많은 책들을 읽은 배경이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책 모임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모두 다루고 있는 듯 하다. 누구나 쉽게 나도 한번 책모임을 해볼까? 책모임 리더를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자신이 겪은 수많은 이야기를 이 책안에 잘 녹아내었다. 리더로서의 역할, 책 선정에 대한 방법, 논제에 대한 고민 등, 책모임을 하며 겪을 수 있는 이야기가 모두 깊이있게 다뤄지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좋은 점은 좋은 책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책 소개에 대한 책은 종종 유명인들이 써서 시중에 있다. 그러나 그런 책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게 주류기 때문에 선뜻 읽고 싶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 추천한 것은 실제 책 모임을 하며 모두가 공감을 한 책이다 보니 정말 읽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처음 들어본 이름의 책들, 특히 소개된 동화책은 반드시 읽고 싶게 만든다.
책을 통한 모임. 책좀 읽은 사람들만의 모임이 아니다. 누구나 해볼만한 모임이고, 한 번 해보고 싶은 모임이다. 우선 동네 카페에 이런 모임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에 다루고 있는 내용을 잘 적용한다면 충분히 유익한 책 모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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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의 신
아가와 다이주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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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출근을 하며 사람으로 꽉 찬 지하철을 탄다. 지하철이라는 공간을 크게 의미는 두지 않는다. 단지 목적지로 가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곳일 뿐. 그러나 만약 내가 탄 지하철이 30분 이상 지연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만약 그 차가 막차였다면?
이 소설을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출발한다. 그와 관련된 일곱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해나간다. 이 소설을 읽으며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와 비슷한 면이 많이 있으면서도, 상당히 낯선 면이 있는 것을 느꼈다. 첫번째 소재로 나온 여장 남자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랬다. 그러한 인물을 소설 속 다른 인물들은 자연스럽게 대하고, 저자 또한 담담하게 그러한 면을 그려낸다.
일곱 개의 이야기가 막판에 서로 연관이 되는지 긴장하며 읽어갔다. 그러나 큰 연관은 없었다. 각각의 소소한 우리들의 일상을 그려간다. 각각의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것 같지만, 사실 우리의 삶이 하나 하나 묻어난다. 야근에 시달리는 평범한 직장의 직장인들, 왕따 친구에 대한 학교에 대한 이야기, 자영업-이발소-를 하며 평범했던 가족이 병을 얻으며 발생하는 이야기, 지하철 매점에서 일하며 자신을 구해준 은인을 찾는 이야기, 하나하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며, 지하철을 타고 있는 나의 마음이 달라진다. 지하철을 지나며 있는 매점에서 일하는 분들을 보는 나의 마음이 달라진다. 그들은 각자의 삶이 있고, 그 안에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출퇴근 등을 위해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안에서 우리는 나와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이들과 무미건조하게 마주친다. 그러한 면이 다소 쓸쓸하고 안타깝다.
우리 일상의 단면들을 보여주는 좋은 소설 같으나, 번역의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옮긴이의 말이외의 모든 장에서 번역의 아쉬움이 있다. 번역이 조금 더 자연스러웠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하철을 무미건조하게 타고 가는 우리 주변의 인물들에게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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