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 - 칠흑에서 가장 찬란한 빛으로
알리체 밀라니 지음, 박종순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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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과학자의 신화, 마리 퀴리

 

유럽의 변두리 폴란드 출신의 여성 과학자의 등장은 당시 과학계에 어떤 파문을 불러일으켰을까? 지금도 이공계 쪽은 여성이 많지 않은데 100년도 더 이전의 일이라니. 마리 퀴리가 헤쳐 나갔어야 하는 가시밭길은 경험해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악조건을 견뎌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로 자리매김했다. 안타까운 점은 마리 퀴리는 온전히 그녀의 업적만으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녀가 실험실에서 피 땀 흘려 일군 결과물은 스캔들로 얼룩졌고, 세상은 그녀를 한 사람의 과학자로 바라보기 보다는 남편 피에르의 조수로 평가 절하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정말 세간에서 말하는 것처럼 부도덕한 여자인지 알 수 없지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아인슈타인과 같은 잣대로 그녀의 사생활을 평가해주길 바란다.

 

그래픽 노블로 읽는 마리 퀴리는 특별했다.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의 표현과 간결한 대사 속에서 읽어낼 수 있는 인물들의 속마음은 독자의 상상력을 더했다. 과학자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는 마리 퀴리의 처절한 노력은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활자를 통해 만나보는 인물도 특별하지만 그래픽노블은 생동감까지 더해 한 사람을 만나볼 수 있다. 과학사에 위대한 자취를 남긴 위대한 학자의 일생을 고작 200페이지로 다 알았다 속단할 수 없지만 학문을 향한 그녀의 열정만큼은 생생하게 각인되었다.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이자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수상한 위대한 과학자, 방사능 원소의 발견이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지 감이 오지 않는 문과생이지만 현재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문명의 원천이 그녀의 연구에서 비롯되었단 생각에 뭉클해진다.

 

연구를 하고 싶었던 한 여인의 삶을 조금은 더 특별하고 생동감있게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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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젬마의 아트 콜라보 수업 - 초가치를 만드는 아트×비즈니스의 힘
한젬마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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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선입견을 벗기다

 

아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전시관에서 고상한 그림들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이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나는 예술에 문외한인 사람이며 아트와 나의 접점은 전혀 없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한젬마의 아트콜라보 수업>을 읽으며 아트가 우리 일상과 얼마나 밀접한지를 알게 되었다.

 

아트는 그 자체로도 존재할 수 있지만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예술이란 범위를 나의 선입견에 갇혀 선을 그엇기 때문에 멀게 느껴졌지 우리 일상 속에서 참 쉽게 찾을 수 있는 분야다. 예술은 유명 브랜드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도 하고 마케팅의 키 포인트다. 특히 소비자는 광고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나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느껴지는 식(), 책에서 예를 든 골빔면처럼 서로 다른 것들을 조화시켜 소비자들에게 소개시켜 주면 한 개의 광고를 통해 두 가지 제품의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해외 브랜드의 화장품이 선망의 대상이 될 때 한국다움을 잃지 않으려한 한국적인 브랜드 설화수의 약진은 전통이 고리타분함만을 말하지 않는 다는 걸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품목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교훈도 남긴다.

 

아트 관련 책에서 빠지지 않는 코카콜라의 리미티드 에디션 전략은 정말 감탄스럽다. 지금에야 병도 하나의 예술이라는 통념이 널리 받아들여지지만 처음부터 그랬을 리가 없지 않는가. 병이 음료를 보관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데는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효과를 톡톡히 본다. 본질, 그 이상의 생명을 부여하는 건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할 수 있다는 걸 명백히 보여주는 예시다.

 

다만 서울의 ‘I SEOUL U’는 이미 만들어 졌으니 어떻게든 활용해야 하지만 과연 국내에서 재평가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듯하다. 예술 하는 사람의 안목은 일반인의 안목으로 쉽게 알 수 없으니 말이다. , 누군가가 엄청나게 씽크빅한 아이디어로 I SEOUL U를 흥행시킨다면 몰라도. 그건 I SEOUL U 가 가진 그 자체의 독특함 덕분이 아니라 흥행을 시킬 누군가의 유명세에 묻어가는 거니.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인가. 별 볼일 없는 것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 말이다.

 

굉장히 재밌는 책이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한국이 가진 콘텐츠들도 한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니 말이다. 콜라보레이션이 무엇인지, 이를 통해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예술의 문외한이라 자부하던 사람들도 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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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디자인 1 지식을 만화로 만나다 1
김재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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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디자인의 흐름을 알고 싶다면!

 

우리가 무심코 보는 유명 기업들의 로고들은 간결하지만 뇌리에 명확하게 박혀있다. 해당 기업의 로고를 보면 자연스럽게 그 기업을 연상하는데 디자인의 최고 명언 단순한 게 최고다를 떠올린다면 그 로고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싸맸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김재훈 디자이너의 <더 디자인>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로고들의 탄생 비화를 담고 있다. 애플사의 로고 사과가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기까지 어떤 시행착오를 거쳤는지, 코코샤넬이 가진 상징성의 의미, 코카콜라의 병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다양한 해석, 북유럽 감성 이케아의 도전기와 더불어 자동차 애호가라면 좋아할 자동차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시 여겨야 할 부분으로 심플함을 강조하는데 그 정신을 고스란히 담아 굉장히 심플하고 재밌게 구성되어 있다. 많은 내용을 담기보다는 중요한 내용만 간결하게 담았으며 독자의 흥미를 잃지 않기 위해 군데군데 배치한 유머는 소소한 재미를 준다.

 

책 말미에 서술되어 있는 P.S 디자인은 디자이너로서 살아가는데 고달픈 현실을 가감 없이 밝혔다. 디자이너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디자이너들의 모순된(?) 취향은 디자이너도 사람이라는 교훈을 주었다.

 

단순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면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했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예술과 대중이 원하는 디자인을 해야 하는지 갈등하는 예술가의 현실적인 고민, 디자인이 좋다면 디자이너의 윤리와 도덕의식을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는지. 일반인은 생각해보지 않았던 또 다른 고민거리를 던져주었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고 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생각한다면, 좋은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기 좋은 책인 것 같다. 무엇보다 나는 자동차 쪽으로 문외한이지만 저자는 상당히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츠와 같은 스포츠카 디자이너에 대해 설명했다. 차를 좋아한다면 정말 즐겁게 읽을 거라 확신한다.

 

지금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디자인들이 한때는 시대를 상징하는 트랜드였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책을 읽으면서 훗날 21세기를 떠올릴 때 상징할만한 로고가 무엇일지 상상해보게 된다.

 

어렵고 복잡한 책에서 벗어나 즐겁고 빵빵 터지며 디자인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더 디자인>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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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오 옮김 / 하다(HadA)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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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도련님의 사이다 일대기!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도련님은 교사로 재직한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마쓰야마는 도련님의 도시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나쓰세 소세키를 향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책의 주인공인 도련님이 시골의 교사로 발령 나면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초임교사가,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시골에 와서 겪는 좌충우돌 사회생활 적응기를 보여준다. 도련님은 끊임없이 실수도 하고 괄괄한 성품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보지만 적어도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은 아닌 순수함에 독자들의 응원을 받는다.

 

소설 속 학교라는 공간은 사회의 축소판이기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정직한 사람은 뭇 사람의 공격을 받으며, 최종 결정권자는 언제나 자신의 안위를 우선으로 한다. 그 와중에 권력자 앞에서 알랑방귀를 뀌는 사람,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속은 시컴해 보이는 사람 등 옆에 두면 정말 피곤할 것 같은 사람들 틈에서 사회 초년생인 주인공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그렇다고 주인공인 도련님이 마냥 착하지만 한 건 아니다. 다혈질이며 정의감에 차올라 흔히 말하는 낄낄빠빠를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의 의도가 불순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그 무엇이든 도련님편이 이겼으면 좋겠다. 조금은 철없어 보이지만 도련님 바라기 기요 할멈 덕에 그 성향을 조금은 억누를 수 있다.

 

이미 형성된 집단 안에서 새로운 인물이 휘젓고 다니며 할 수 있는 건 극히 드물다. 도련님도 어쩌면 더럽고 치사해도 버티면서 사는 삶을 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진실한 성품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을 무시하지 않으며 할 수 있는 걸 한다. 자신이 화살을 피해갔다고 해서 그 자체로 안심하지 않는다.

 

어쩌면 먹여 살릴 처자식이 없어 거침없이 행동할 수도 있었겠지만 속물들만 가득한 폐쇄적인 사회 속에서 상식을 깨는 그의 행보는 내가 그렇게 할 수 없기에 더 인상깊고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 마쓰야마를 가보진 못했지만 나쓰메 소세키는 그곳에서 이 작품을 집필했다고 한다. 봇짱열차를 타고 온천을 다니는 도련님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보면 나도 그처럼 세상에 사이다를 선사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두 말이 필요 없는 명작이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란 칭송이 결코 허황되지 않았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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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단편선 - 영혼을 깨우는 이야기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미숙.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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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작가, 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더위에도 지지 않는 미야자와 겐지, 문학을 통해 사람들을 치유하고 싶어 했던 그의 꿈은 현실의 벽에 무너졌지만 집필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역작 은하철도의 밤은 여전히 사람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국내에 미야자와 겐지의 책이 이미 많이 출간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난해한 어조에 읽는데 애를 먹는데 하다출판사에서 나온 <미야자와 겐지 단편선>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번역이 되어 편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은하철도의 밤과 비에도 지지 않고 외에는 그의 작품을 알지 못했는데 단편선으로 여러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 문학의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은하철도 999의 원작으로 널리 알려진 은하철도의 밤, 캄파넬라와 조반니의 우주여행은 결말을 알고 봐서 그런지 참 조마조마하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다움을 느낄 수 있어 언제 읽어도 신선하다. 처음 읽을 땐 무슨 내용인가 갸우뚱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굉장히 철학적인 내용이라는 깨달음이 몰려온다.

 

그의 단편선을 읽고 나니 신기루,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은 신비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대표작 은하철도의 밤과 신비한 전학생을 담은 바람의 아들, 마타사부로의 이야기가 강렬하게 남아있어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람을 통해 사람을 말하지만 그의 작품은 귀여운 면도 있다. 바로 고양이 사무소. 이게 정녕 고양이들의 이야기란 말인가. 인간 세상의 치열함이 고양이 세계에 펼쳐지면 어떨까. 그 답을 귀엽게 풀어냈다. 사람을 통해 사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진부하니 고양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

 

사람들의 즐거움만을 생각한 작가. 그의 뜻은 생전에 이뤄지지 못했지만 후세에 길이남아 그들의 즐거움이 된다. 사실 즐거움이란 단어를 쓰기에는 그의 작품들은 조금 오묘하고 무겁지만. 행복한 글을 쓰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한 작가를 기억하고 싶기에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저 하늘 어딘가에 은하철도가 달릴까 상상해본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어딘가 외롭고 쓸쓸해 보인다. 조금은 아웃사이더랄까. 어쩌면 그 주인공들이 미야자와 겐지 그 자신이 아니었을까. 나이가 들면 그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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