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를 들어 줄 가치가 있을까요?? 다만 모두를 죽인 건 아니라 억울하다 외치는 그 머릿속이 궁금하네요. 진실인지 망상인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인생 새움 세계문학
기 드 모파상 지음, 백선희 옮김 / 새움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시다시피 인생은 우리가 믿는 것처럼 결코 그리 좋지도 그리 나쁘지도 않답니다.” (p380)

 

국내에 흔히 여자의 일생으로 알려진 모파상의 소설을 새움출판사에서 어느 인생이란 바른 번역으로 재출간했다. 중역본의 오류로 파생됐던 명작의 제목이 100년 만에 새 옷을 입고 독자의 품에 안긴 특별한 책이다.

 

책을 완독하고 나면 왜 여자의 일생이란 오역을 제목으로 내세웠는지 이해가 갈 만큼 한 여자의 지독한 일생을 다루고 있다. 일생이라고 부르기에는 주인공 잔느의 16세 이후를 다루지만, 이전까지는 수녀원과 부모의 보호아래 있던 한 소녀가 여인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고뇌와 절망을 다룬다는 점에서 그녀의 진정한 인생이 이 시점부터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인공 잔느는 한적한 시골마을 픠플 영지에서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천진난만한 소녀다. 뭇 소녀들처럼 도시를 동경하기 보단 시골의 한적함을 갈망하고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다. 온 마음을 다해 그를 사랑할 것이며, 그도 있는 힘껏 그녀를 아껴 주리라는 걸(p33) 당연하게 상상하던 여린 소녀의 행복은 한 남자를 만나며 180도 달라진다.

 

네가 그 사람보다 훨씬 부자지만 인생의 행복이 걸린 일에 돈을 생각해선 안 되지(p76)”

 

잔느의 아버지 남작은 선량한 사람이었고 특별히 계산하기 보단 딸의 행복을 빌어주었다. 그렇게 잔느와 라마르 자작은 짧은 연애 끝에 성혼한다. 신혼여행을 떠나며 약혼 시절에는 보지 못했던 그의 폭력성과 자린고비를 목격하면서 잔느 자신이 꿈꿔온 그런 미래가 펼쳐지지 않으리란 걸 어렴풋이 느낀다. 파산한 아버지를 대신해 가계를 이끌었던 라마르 자작 쥘리앵의 생활력은 강했으나 돈을 써야할 때조차 아끼려는 모습에 남작 집안의 가솔들은 혀를 내두른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후, 마치 배역을 끝낸 배우가 평소의 얼굴로 돌아간 것처럼(p137) 쥘리앵은 가감 없이 제 본성을 드러내고 잔느의 하녀 로잘리를 건드려 임신시킨다.

 

그녀의 삶은 부서졌고, 기쁨은 끝났으며, 기대는 불가능해졌다. 고통과 배신과 절망으로 가득한 끔찍한 미래가 눈앞에 보였다.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게 바로 끝날테니 (p172).

 

꿈 많던 순수한 소녀의 삶은 한 남자로 인해 무너져 내렸다. 차라리 죽음을 떠올릴 만큼 그녀의 정신은 피폐해졌다. 도둑이 제 발 저려 사위의 부도덕함을 비난하지 못하는 남작과 남작부인의 침묵은 그녀를 더욱더 나락으로 떨어뜨렸으리라. 그때 그녀의 삶에 새 생명이 찾아왔다. 절망 속에 피어난 한줄기 꽃처럼, 그녀의 아들 폴은 잔느의 전부였다. 이제 그녀에겐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내 아이. 돌연 그녀는 사랑에 실망하고 희망에 배신당한 만큼 열정적이고 극성스러운 어머니가 되었다(p201).

 

오직 아들만 바라보는 잔느의 삶은 여전히 평탄하지 않다. 세상은 그녀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친구라 믿었던 백작부인과 남편의 부정을 알면서도 모른 척 넘길 만큼 현재를 유지하고 싶었던 그녀의 작은 소망은 새로 부임한 톨비악 신부의 개입으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쥘리앵이 죽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녀의 삶은 단조롭고 평온했다. 잔느의 전부였던 아들 폴이 건실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어린 폭군이 그녀에게 근심을 주지 않았더라면, 잔느는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었을까? 잔느의 말년은 아들의 연인을 질투하면서도 차마 아들을 버리지 못하는 전형적인 어머니로 남는다.

 

 

 

보시다시피 인생은 우리가 믿는 것처럼 결코 그리 좋지도 그리 나쁘지도 않답니다.” (p380)

 

그녀의 인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만약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느 순간으로 가고 싶어할까. 잔느의 시녀였던 로잘리의 마지막 말이 참 의미심장하다. 잔느의 삶은 분명 불행했다. 그런데 그녀만 이런 삶을 살았을까? 로잘리가 보기에 잔느의 인생은 그리 좋지도 그리 나쁘지도 않은 삶이다. 살면서 운이 없었다는 잔느의 불평에 로잘리는 오히려 그녀를 타박한다.

 

마님께서 빵을 얻기 위해 일을 하셔야 했다면, 날품팔이를 하러 가기 위해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셔야 했다면 무슨 소리를 하실 겁니까? 그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은 너무 늙어 일을 못하게 되면 비참하게 죽어간다고요.” (p366)

 

그녀는 불행했지만 먹고 살기위해 애써야 하진 않았다. 생활전선에 뛰어들지도 않아 세상에 치이지도 않았다. 귀하게 자란 남작가의 아가씨는 개망나니 같은 남편과 철부지 아들을 만나 언제나 비통했지만, 귀족의 불장난으로 다른 남자와 결혼해 사생아를 키워야 했던 로잘리의 일생을 재조명한다면 잔느의 삶은 귀여운 투정에 불과할 것이다.

 

나와 타인이 가진 슬픔의 무게를 비교하지 않아야한다. 모두가 다 슬프고 힘들기 때문이다. 잔느는 누가 봐도 불행했고 불운했다. 그런데 그녀의 삶은 왜 불행했을까? 왜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을까. 타인에 의해 자신의 가치가 결정된, 씁쓸한 뒷맛이 남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1일 1페이지 시리즈
데이비드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지음, 허성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65, 하루에 한 가지씩 매일 새로운 걸 알고 싶다면!

 

세상은 넓고 내가 알지 못하는 지식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수히 많다. 소위 남들이 말하는 상식을 제대로 알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공부를 해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과도 같은 책이 나왔으니, 역사,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종교까지! 매 요일마다 새로운 분야의 지식을 배울 수 있다.

 

대충 들어는 봤는데 정확히 뭔지 모르는 지식들이 총 망라되어 있는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365>는 제목 그대로 하루에 한 페이지밖에 안 되는 분량인데도 모아서 보면 어마어마하다. 알파벳이 뭔지는 알아도 그 역사와 기원을 아는 사람은 드물지 않은가? 세계적인 문호와 음악가, 그들의 대표작, 쉽게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는 각종 철학자들과 이론을 부담 없이, 하루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페이지만 읽는다면 1년 후면 당신도 척척박사가 될 수 있다.

 

너무 많은 내용을 함축적으로 한 페이지에 담으려다보니 해당 분야에 이미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기초적인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 가장 큰 약점이었던 과학분야 같은 경우 정말 내가 그 동안 상식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할 만큼 백지장 같았다. 지구를 특별한 방법으로 측정했던 에라토스테네스, 태양의 흑점, 표면 장력과 수소의 결합 등 단어조차 생소한 과학적 지식들을 간략하게나마 무엇을 뜻하는 지 설명해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기본적인 상식이 필요한 수험생들에게 권한다. 무언가를 깊게 공부할 여유는 없지만 대충 무슨 뜻인지를 미리 알고 있는 게 유리한 시험을 준비한다면 이 책 안에 있는 내용을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책의 내용의 난이도는 내 상식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니 유독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가 있다면 해당 부분을 따로 공부하면 더 효과적으로 이 책을 읽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이 책을 매일 꾸준히, 한 페이지씩 찾아 읽는 끈기와 실행력이라면 상식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요소들을 얻을 수 있지 않나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 - 혼자 있는 시간의 그림 읽기
이동섭 지음 / 홍익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쉬이 잠들지 못하는 이 밤을 당신에게.

 

바쁜 하루를 보내다보면 잠 잘 시간을 놓치곤 한다. 어쩌면 해결되지 않은 현실의 문제점들이 잠드는 것을 막는 것일 수도. 잠들지 못하는 이 밤에 <새벽 145, 나의 그림 산책>을 읽어본다. 저자의 조근 조근한 글과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명화들을 한 점 한 점 살펴보며 오늘 나를 괴롭게 했던 것들에서 해방된다.

 

이 책은 대체적으로 그림에 대한 서술을 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그림일기. 그림에 대한 상식을 넓히려는 책이 아니다. 저자의 일기와 사색에 잠기기 좋은 그림들이 군데군데 삽입되어 있다. 하루살이가 고단했지만 그럼에도 희망과 즐거움을 찾으면서도 투덜거리는 저자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책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달까.

 

악기를 배운다면 첼로를 꼽으며 귀스타브의 첼리스트와 카미유의 성직자를 실었다. 첼로에 흥미가 있어 이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는지 이 그림들이 마음에 들어 첼로에 눈길이 갔는지, 궁금해진다. 나도 내가 마음에 와 닿는 그림,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그림을 수집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잠 못 드는 밤, 내 생각을 구체화 시켜줄 수 있는 그림을 모으다보면 어느 샌가 나도 작가가 되어있지 않을까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숱한 사람들이 흔히 겪을법한 고민, 특히 청춘의 특권은 시간낭비라는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의 위안을 줬다. 센치해지기 좋은 새벽에 이렇게 감성적인 글이라니! 차라리 실패하는 쪽이 좋다는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은 그의 굴곡진 삶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오죽하면 그는 이런 말을 했을까.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베르메르처럼 힘들 때일수록 더 밝고 아름답게 세상을 그리는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은 그림에 대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이 심란할 때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 줄 그림들이 실려 있다. 그림의 뜻을 알지 못하더라도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고 희망을 꿈꾸게 해준다. 잠 못 드는 밤, 나를 괴롭히기 보단 이 책을 통해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사는 왜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가 - 은밀하고 뿌리 깊은 의료계의 성 편견과 무지
마야 뒤센베리 지음, 김보은.이유림.윤정원 옮김 / 한문화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사가 여자의 말을 믿지 않는다는 자극적인 제목에 홀린 듯이 이 책을 읽었다. 남성 의사가 지배한 의료계에서 여성의 호소는 심리적 요인으로 치부되기 마련이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료 연구가 미비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굉장히 많은 자료를 토대로 의료계가 얼마나 여성에 무관심한지를 제시하며 실제 큰 병을 앓고 있음에도 그 증상을 가벼이 여긴 의사 때문에 피해를 본 여성들의 증언이 주를 이룬다. 진짜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을 만큼 이 책에 나온 의사들은 무성의하며 환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탓하고 운동부족, 호르몬 이상 등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단순한 건강염려증 환자로 만들어버린다.

 

다만 이 책이 크게 공감이 가지 않는 이유는 미국과 한국의 의료시스템 차이에 있는 것 같다. 병원을 가는 게 큰일인 미국과 달리 도처에 널린 1차 의료기관, 이상 증세가 보이면 상급 의료기관에서 충분한 진료를 받을 수 있기에 여성이라서 의료 행위에 있어 차별을 당한 기억은 단연코 없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내 몸이 불편한데 의사가 괜찮다고 해서 바로 납득하는 착한 환자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의사를 협박해서라도 상급의료기관 의뢰서를 받아 내거나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다른 병원을 갈 것이다. 정말 몸이 좋지 않을 때 1차 의료기관을 찾는다면 가벼운 증세로 병원을 갔을 때 보지 못했던 의사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냥 감기약이나 처방 받을 때는 몰랐는데 증세가 심각해보이면 바로 상급의료기관으로 보낸다. 대학병원 급으로 가면 일단 검사부터 하니 병원만 제때 간다면 어지간한 병은 쉽게 발견한다.

 

물론 이전에 행해졌던 의료계의 성차별은 여성의 병명조차 제대로 진단해내지 못했었다. 해당 병명의 카테고리에 여성을 생각지도 않는 오진이 빈번했다. 어쩌면 지금도 같은 일이 행해지고 있는지 모른다. 다만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다. 내가 알지 못한다하여 차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실 피부에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역에서 여성이 차별을 받는다는 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의료 실험에 있어 저자의 주장처럼 여성이 많은 부분 배제되는 것이 사실이라면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여성에게 자주 발병하는 질병에 여성 실험자가 없는 아이러니를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상상도 못했었다.

 

사실 요즘 병원을 가면 남녀를 막론하고 병의 원인을 특정할 수 없을 때는 단순한 스트레성이라고 진단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항상 의구심이 들었다. 정말 스트레스가 전부일까?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알지 못하는 영역은 심리적 문제로 치부하는 건 현재의 의학계의 트랜드(?)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여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러한 부분에서 문제 제기를 해봤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