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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미니 ㅣ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전행선 옮김 / 북플라자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M.J. 알리지의 이력이 남다르다. 15년간 영국 TV드라마 제작을 했고 최근까지 드라마와 시나리오 각색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읽는 내내 상황이 그려지고 전개가 속도감 있었다. 영상 편집을 한 것마냥 씬이 팍팍 바뀌면서 긴장감이 팽팽하다. 게다가 화자도 확확 바뀌는데 독자의 궁금증을 톡톡 자극한다.
여름에 추리물, 스릴러물 소설(혹은 영화, 드라마)을 일부러라도 챙겨보는데, <이니미니>는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소설을 찾는다면 딱이다.
다만, 너무 묘사가 적나라해서 나도 모르게 (가끔) '윽' 소리를 내기도 했다.
비위가 약하다면 각오(?)를 하고 봐야 한다.
(밥 먹으면서 CSI, 크리미널 마인드, 본즈 등등을 무리없이 본다면 문제없다. - 본인 얘기)
첫 장면, 처음 두 문장은 이렇다.
"샘은 잠이 들었다. 지금 당장에라도 난 그를 죽일 수 있다."
강렬하지 않은가? 나는 (응? 남편에게 감금당했나? 남편이 사이코인가?) 단박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쭈욱 책에 빨려들어갔다.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헬렌 그레이스'라는 여성 경찰(팀장)이 주인공이다.
승승장구하며 실적을 쌓고 (여성임에도) 팀원이 따르는 카리스마에 아픈 비밀(?)이 있는 점에서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주인공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스트로베리 나이트>도 재미있게 봐서 나는 오히려 더 몰입되고 좋았다.
연쇄살인마의 살인수법은 둘(연인, 직장동료, 모녀 등등 다양함)을 감금하고
총알이 하나 든 권총 한 자루를 준다.
음식과 물은 없다.
기한도 없다.
탈출은 한 명만 가능하다.
탈출 방법은 총으로 자살하든지 다른 한 명을 죽여야 한다.
....
피해자들은 아주... 처절하게 묘사된다.
사건이 발생할수록(연쇄살인마의 살인이 거듭될수록) 생각해보게 된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모르겠다.
추리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반전도 훌륭하다.
마지막까지 책장이 쉴새없이 팍팍 넘어가는 소설이다.
본문은 465쪽에서 끝나는데 결코 호흡이 길지 않다.
딱 웰메이드 영국 TV드라마 한편 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