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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친구의 초대
로라 마샬 지음, 백지선 옮김 / 북플라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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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2016)와 과거(1989)가 교차로 오가며 화자인 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화자는 현재 런던에 거주하는 40대 여성으로 고등학교 때 동경하던 남자를 26세에 우연히 만나 결혼했지만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4살 아들을 둔 이혼녀이다. 프리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제법 성공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에게 27년 전 죽은 친구에게서 페이스북 친구 요청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는 그 날자신이 한 그 일이 들어날까 봐 공포에 휩싸인다. 자신이 한 그 일때문에 사랑하는 아들과 헤어질지도 모른다며 조마조마해한다. 죽은 친구의 메시지 때문에 스마트폰 메시지 알림은 공포가 되어버린다.


과연 그 날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잘 끌어온다. 떡밥 수거도 잘 되었고 독자와의 밀당도 훌륭하다. 읽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으니 흡입력은 확실하다. 내게는 웬만한 킬링타임 영화보다 좋았다.

 

40대 엄마 vs 10대 소녀

현재와 과거가 교차 편집되면서 의 나이와 상황도 당연히 달라진다. 임신이 쉽지 않은 몸이라 어렵게 얻은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와 무리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아서 (인기 있는) 친구의 눈치를 보는 소녀가 나온다. 엄마가 된 그녀는 따돌림당하는 친구를 외면했던, 나아가 따돌림에 가담했던 자신을 부끄러워한다. 따돌림에 대한 심리묘사가 모두 공감이 갔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주변 가족까지 모두 주위에 있을 법한 이들이었다.

 

성공한 사회인 vs 존재감 없는 소녀

현재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워킹맘이지만 과거에는 고등학교가 세상의 전부일 것 같은 나약한 심성의 소녀였다. 그렇지만 여전히 무리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기질은 변함없는 것 같다.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나약한 소녀가 남아있다.

 

진짜 나 vs 가짜 나

과거와 현재 문제가 아니라 언제나 보이고 싶지 않은 진짜 나’, ‘나만 알고 있는 나의 모습이 있는 것 같다. 페이스북 같은 SNS에는 보이고 싶은 가짜 나를 올리기도 하면서 으스대지만 말이다. 이런 면모도 잘 서술되어 있다.

 

미스테리의 시작이 죽은 친구의 페이스북 친구 요청인 만큼 일상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특별히 피 튀기는 살인현장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일상적이라서 오히려 오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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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커
라르스 케플러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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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이면 어쩐지 추리물이나 형사물이 당긴다. 90분 분량 1편 혹은 60분 분량 상하편의 일드SP를 주로 보고 휴일이라면 장르소설 한 권을 읽는다. 여기서 포인트는 화창한 날씨가 아닐 것, ‘단숨에 훅!’ 읽을 시간을 확보해놓는 것이다. 라르스 케플러의 <스토커>는 비가 오던 어느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새벽에 걸쳐 읽었다.

 

라르스 케플러는 추리 스릴러 작가 부부의 필명이다. 소설가 부부라니! 멋지다. 부부가 같은 직종일 때 열등감만 조심한다면 참 이상적인 케미일 것 같다. 일단 이 책은 둘의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 재미있었으니까!

 

시작은 경찰서 이메일에 첨부된 토막 동영상이었다. 그리고 처참한 모습으로 발견된 동영상 속 여자. 사망 추적 시간은 동영상이 촬영된 지 10여 분 후였다. 처음의 동영상을 어느 변태의 장난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경찰은 시체가 발견되고 나서야 동영상을 분석한다. 그러던 와중에 두 번째 동영상이 도착한다.

 

그런데 작가는 두 번째 피해자부터 그녀의 시점에서 일인칭으로 최후의 순간을 묘사하는데, 그 부분이 정말 강렬하다. ‘왜 내게 이런 일이.’라는 생각과 턱 끝까지 차오른 공포, 갑자기 훅 가해지는 공격 등 의식을 잃기까지 죽음을 피하고자 처절히 저항하는 모습을 묘사한다. 실감난 묘사라서 끔찍하지만 그래서 더 눈을 뗄 수 없고 범인이 누군지 궁금해진다.

 

사건 담당 형사는 만삭의 임신부 마고이다. 임신부라고 동료 경찰이 배려해주는 모습은 한 장면도 안 나온다. 그렇다고 보기 좋게 멋진 활약을 펼치지는 않는다. (사실 그다지 정이 가지 않는 캐릭터였다) 두 번째 피해자를 발견한 건 출장 갔다 돌아온 남편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처참한 모습에 충격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사건현장에 손을 댄 남편. 경찰은 충격으로 기억을 못하는 남편을 데리고 정신의학자 에릭을 찾아온다. 최면으로 정보를 얻으려는 것이다. (에릭은 마고보다는 매력적이었다.)

 

90여 페이지가 넘어갔을 때 드디어 (내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했다. 어떤 사건 때문에 죽은 걸로 알려졌다가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나타난 요나가 바로 주인공. 요나가 겪은 지난 사건이 저자의 전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언급되어 괜찮다. 요나를 묘사하는 바로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나는 읽는 내내 요나와 울버린을 연결해 생각했다. 한창 때 전설이었는데 몸이 망가져서 비척거리는 모습 때문에. 그래도 전설은 전설이다. 요나는 주인공 면모를 보이면서 (몸이 망가져서 조마조마하지만) 나름 액션도 선보이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젊음 하나 믿고 설치는 애송이 형사들이 해결 못하고 날뛰기만 할 때 혼자 고군분투하며 해결하는 모습이 멋지다. 요나 한 명 믿고 끝까지 봤다. ! 그리고 제목이 사건과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마지막에는 아주 딱 맞는 제목이란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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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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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가에는 공식처럼 공포영화가 개봉한다. 10대였을 때에는 귀신 영화를 무서워했는데, 20대 중반부터는 귀신보다 사람의 악이 더 무서워졌다. 프로파일러는 범죄를 분석해 살인자의 패턴을 예측하고 어떤 사람일지 추정한다. 하지만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원한이나 치정에 의한 살인이 아닌 사이코패스에게 던지는, “왜 죽였나?”라는 질문처럼 공허한 메아리는 없다.

 

실제 살인사건의 범인에게 정신 질환이나 어릴 적 학대 경험등이 발견되었다고 해도 동정심은 1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식상해서 분노가 치밀어 오를 뿐이다. 애초에 살인자가 저지른 살인의 이유에 대해 사람이 이해란 걸 할 수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여름이 되면 스릴러 소설을 일부러 찾아서 읽는다. 작년 여름에 M.J. 알리지의 <이니미니>를 아주 숨 막히게 읽었다. <인형의 집>은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영화, 드라마, 책 모두 시리즈라면 무조건 1/1/1권부터읽는 성격이다. 하지만 <인형의 집>만 읽어도 된다. 사건은 한 권 내에서 발생하고 종결되니까 말이다.

 

헬렌 그레이스는 완전 여전사다. 읽는 내내 어서, 헬렌! 빨리 그녀(피해자)를 구해줘!’ 하고 응원했다. ‘살인사건 해결경찰서 내의 알력다툼(?)’이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연일 이어지는 폭염 때문인지 몰라도(;) 아주 짜증 제대로 나는 캐릭터가 나온다. 헬렌을 시기하는 세리 하우드 총경. 치고 올라오는 헬렌을 무너뜨리고 싶어 한다. 정말 꼴불견이었다.

 

검은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여성의 시체가 해변가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피해자의 아버지는 바로 얼마 전에 SNS에 글이 올라왔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 범인은 피해자()를 죽이고 몇 년간 SNS에 글을 썼다. 흥미로웠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의 제목인 인형의 집은 중의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피해자가 감금된 곳 그리고 SNS 관계망.

 

죽음의 공포, 절망 속에서 진짜 집을 희망하는 피해자의 모습이 절박했다. 책장을 덮고 나서, 소중한 사람에게 지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랑말랑한 에세이를 읽고 내릴 법한 결론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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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사회 - 당신의 모든 것이 수집되고 있다
프랭크 파스콸레 지음, 이시은 옮김 / 안티고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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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마트폰에 언제나 위치표시를 꺼놓는다. 인터넷 쇼핑을 하다 무료’ ‘할인을 내세우며 정보를 입력하라는 유혹에도 절대 입력하지 않는다. 가입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면 사이트 가입도 안 한다. 2008년 옥션 고객 아이디가 해킹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나도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그 일이 있기 전에는 회원가입에 적는 개인정보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블랙박스 사회>를 읽고 나니 내 노력은 전혀 소용없는 것 같다. 이미 알게 모르게 내 정보는 어딘가에 기록되고 누군가가 이익을 창출하는 데 이용되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온 사례를 읽으면서 혹시 나도?’ 하는 의심이 여러 차례 들었다.

 

이 책에서는 블랙박스에 기록되는 정보를 크게 평판, 검색, 금융으로 분류했다. 평판 블랙박스에서 기억에 남는 사례는 미국 문구용품 회사 오피스맥스의 실수였다. 우편물 수신인에 마이크 시(고객 이름), 딸이 차 사고로 사망(개인정보)’라고 프린트해 발송한 것이다. 그때는 그의 딸이 사망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았을 때라고 한다. 물론 그는 오피스맥스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문구를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 정보가 따로 저장해둘 만한 정보였을 것이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전설적인 마케터의 노하우가 생각난다. 그의 낡은 수첩에는 고객 이름 옆에 가족관계, 자녀 이름, 기호, 고향 등이 적혀 있었다. 마케터가 성과를 위해 정보를 원하는 건 이해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이의 정보를 몰래 관리했다는 건 좀.

 

평판 블랙박스에서 나온 특정 단어로 이력서 분류해서 면접자 등급 매기기예도 재미있었다. 1장 평판 블랙박스가 흥미로웠다면 2장 검색 블랙박스는 공감을 넘어 아주 실감났다. 검색 블랙박스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쉽게 경험한다. ‘이 상품을 선택한 사람이 함께 본 상품이라든지 고객님을 위한 추천 상품이라든지. 또한 검색엔진에 누가, 언제, 무엇을 검색하는지가 누군가에게는 돈을 주고 살 만한 정보가 된다. 구글과 관련한 이야기도 많이 언급된다. 이 책에서 구글의 현재를 정의한 문장이 재미있었다. “구글의 사업 초점은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는 쪽에서 사용자를 이용해 더 많은 돈을 버는 쪽으로 바뀌었다.”

 

3장에서는 금융 블랙박스를 다루고 4장에서는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4장의 도입부에 블랙박스 사회를 예견한 소설이 언급되는데, 내용이 궁금해서 나중에 읽어볼 생각이다. (도서까지 추천해주다니!)

 

처음에는 왜 제목에 블랙박스가 들어있을까?’ 하고 고개를 갸웃했는데 읽고 나니 아주 걸맞은 제목이란 걸 알겠다. 나중에 뒤표지의 접힌 부분을 보니 친절하게 블랙박스가 언급된 분문 발췌가 실려 있었다.

 

특이한 점은 이 책에는 각주번호만 있고 각주가 없다. 아니, 실리지 않았다. 각주가 책 한 권 분량이어서 실을 경우 독자에게 대중서로서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아 실지 않았다고 한다. (안티고네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제공한다고 함) 이 책을 다 읽고 여기저기 들춰보다 알게 된 사실이었다. 사실 각주를 찾아볼 생각도 들지 않을 정도로 술술 읽혔다.

 

빅데이터에 관심이 많다. 가끔 매체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내놓으면 흥미를 느낀다. 2016년에는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자격증도 생겼다고 하니 IT시대에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늘면 늘었지 식지 않을 것 같다. 빅데이터에 관심이 많으면서 블랙박스 사회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 아이러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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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미니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전행선 옮김 / 북플라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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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M.J. 알리지의 이력이 남다르다. 15년간 영국 TV드라마 제작을 했고 최근까지 드라마와 시나리오 각색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읽는 내내 상황이 그려지고 전개가 속도감 있었다. 영상 편집을 한 것마냥 씬이 팍팍 바뀌면서 긴장감이 팽팽하다. 게다가 화자도 확확 바뀌는데 독자의 궁금증을 톡톡 자극한다. 

여름에 추리물, 스릴러물 소설(혹은 영화, 드라마)을 일부러라도 챙겨보는데, <이니미니>는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소설을 찾는다면 딱이다.

다만, 너무 묘사가 적나라해서 나도 모르게 (가끔) '윽' 소리를 내기도 했다.

비위가 약하다면 각오(?)를 하고 봐야 한다.

(밥 먹으면서 CSI, 크리미널 마인드, 본즈 등등을 무리없이 본다면 문제없다. - 본인 얘기)


첫 장면, 처음 두 문장은 이렇다.

"샘은 잠이 들었다. 지금 당장에라도 난 그를 죽일 수 있다."

강렬하지 않은가? 나는 (응? 남편에게 감금당했나? 남편이 사이코인가?) 단박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쭈욱 책에 빨려들어갔다.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헬렌 그레이스'라는 여성 경찰(팀장)이 주인공이다.

승승장구하며 실적을 쌓고 (여성임에도) 팀원이 따르는 카리스마에 아픈 비밀(?)이 있는 점에서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주인공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스트로베리 나이트>도 재미있게 봐서 나는 오히려 더 몰입되고 좋았다.

연쇄살인마의 살인수법은 둘(연인, 직장동료, 모녀 등등 다양함)을 감금하고

총알이 하나 든 권총 한 자루를 준다.

음식과 물은 없다.

기한도 없다.

탈출은 한 명만 가능하다.

탈출 방법은 총으로 자살하든지 다른 한 명을 죽여야 한다.

....

피해자들은 아주... 처절하게 묘사된다.


사건이 발생할수록(연쇄살인마의 살인이 거듭될수록) 생각해보게 된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모르겠다.


추리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반전도 훌륭하다.

마지막까지 책장이 쉴새없이 팍팍 넘어가는 소설이다.

본문은 465쪽에서 끝나는데 결코 호흡이 길지 않다.

딱 웰메이드 영국 TV드라마 한편 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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