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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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역시나 성실하게 자기만의 확고한 세계를 구축해온 베스트셀러 작가다운 독보적인 상상력의 힘을 보여준 굉장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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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역사적 사실에 녹아낸 인물들은 살아 숨쉬는듯 선명했다. 탁월한 과학적 지식과 상상력 또한 이 소설에서 큰 몫을 하는만큼 저자의 방대한 자료 찾기나 사전 준비 작업이 엄청 났을것을 생각하니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고, 대단한 존경심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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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은 30년 뒤 마침내 꿀벌이 사라지고 인간이 식량 전쟁으로 절멸의 위기를 자초하는 2053년 지구를 가정한다. 주인공 르네 톨레다노가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선체험한 뒤 인류 구원 방책이 담긴 중세시대 예언서를 찾아 헤매고 인류의 멸절을 막을 수 있는 실마리를 찾으러 시간 여행을 떠나는 모험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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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가 다녀온 30년 뒤 미래는 겨울임에도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 기온은 43도가 넘고, 전 세계 인구는 150억 명에 달했다. 꿀벌까지 사라지면서 식량이 부족해 폭동이 벌어진다. 인간은 식량 자원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핵무기를 동원해 제3차 세계대전을 벌이고 있다.

 

 

미래의 르네는 현재의 르네에게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에 쓰여 있다는 걸 알려 준다. 르네는 예언서를 찾아 전생의 자신을 찾아간다. 과거 현재 미래를 오가면서, 르네는 지구의 미래를 구할 힘은 꿀벌에 있고 현재의 바로 이 순간에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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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르네는 전생에게 미래의 세계대전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꿀벌의 예언>을 집필하고자 한다. 예루살렘을 차지하기 위한 십자군 전쟁에서부터 성전 기사단의 탄생 과정과 책을 지키고자 하는 무리와 책을 차지하기 위한 무리로 갈라진 역사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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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1권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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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은 과거 속에 있어.

내 미래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도 과거 속에 있어. 

비단 내 문제들뿐만이 아니야…….​

(1권 1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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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강조한다. 전생을 찾아 여행하며 르네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는 과거 속에서 나온다는 것은  과거의 깊은 통찰이 현재와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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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인간이 소비하는 꽃식물의 80퍼센트가 꿀벌이 있어야 번식할 수 있으며, 꿀벌의 실종은 환경재난을 불러 올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꿀벌이 실종되는 추세로 농약 사용의 일반화를 꼽는 것과 더불어 중국에서 유입된 꿀벌응애의 확산과 등검은말벌의 침투로 꿀벌의 개체수 감소는 심각한 위기임을 다시금 실감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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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더러 이 예언서를 지키라고? 방금 기사단장한테 들은 얘기가 그의 가슴을 짓누른다.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이자 그가 포기하는 심정으로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단장에게 물어본다.

'이 예언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요?'

'미래에 벌어질 사건들이 아주 상세히 적혀 있다네. 아주 먼 미래, 정확히는…… 2101년의 일까지 말이야.'​

(2권 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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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식물종의 80퍼센트가 꿀벌이 있어야 번식을 할 수 있어요. 꿀벌의 실종은 우리가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든 어마어마한 환경 재난을 불러올 거예요. 꿀벌에 의한 수분을 사람이나 로봇을 이용한 인공 수분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이미 중국에서 한 바 있어요. 하지만 효율이 형편없었죠. 꿀벌을 구하는 일은 여러 가지 환경 문제 중 하나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투쟁입니다.​

(2권 2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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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예언이라 하고, 이미 지나간 시간을 퇴행 최면으로 되돌린다. 또한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만나고, 과거와 미래가 만나 베르베르만의 상상력이 더 극대화 되고, 주인공 르네를 따라 예언서를 추적하는 시간들이 치밀하고 격동적이어서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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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올해는 저자의 데뷔작 <개미>가 국내에 소개된 지 30년 되는 해로, 지난 5월에는 첫 자전 에세이 <베르베르씨, 오늘은 뭘 쓰세요?>도 출간되어 읽어 보았는데, 성실한 작가답게 그의 일상 자체가 글을 쓰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느껴져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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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는 <꿀벌의 예언> 방한 인터뷰에서 '꿀벌들의 멸종위기를 통해 인간과 자연관계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꿀벌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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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순간 인간에게 남은 시간은 4년 뿐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우리 지구가 처한 위기를 좀더 면밀히 마주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자연 생태계와 환경를 아끼고 보존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되겠다고 다시 한번 깨닫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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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역사적 지식들이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결합되는 세계, <베르베르 월드>라고 부를 만한 이 독보적인 세계를 느껴보고 싶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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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도둑과 슈퍼히어로 ㅣ 다봄 어린이 문학 쏙 4
온잘리 Q. 라우프 지음, 피파 커닉 그림, 정회성 옮김 / 다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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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인 온잘리 Q. 라우프는 베스트셀러 아동 작가이자 인권운동가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심히 풀어내는 작가로, 여성과 아동들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이들을 위한 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저서로는 <교실 뒤의 소년> <내 창문 밖의 별> 등이 있다.

 

 

이번에 만나 본 <얼굴없는 도둑과 슈퍼히어로>는 영국 런던의 나이트 버스 노선을 따라 벌어지는 공공 예술품 도난 사건의 진짜 도둑을 찾는 과정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억울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헥터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말썽꾸러기, 악동, 문제아이다. 학교에서 온갖 장난으로 친구들의 미움을 사고, 선생님께도 이미 신뢰를 잃은지 오래다. 그래서 자신이 그리지도 않은 선생님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린 범인으로 지목 받는다. 진짜 범인은 모범생 카리나이지만, 아무리 자신이 결백하다고 말해도 평소의 행동으로 인해 믿어주지 않는다. 심지어 아빠도 선생님의 이야기만 듣고 헥터에게 사과 편지를 쓰라고 할 뿐, 헥터에게 자초지종을 묻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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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헥터의 억울함은 엉뚱하게도 공원 벤치가 보금자리인 노숙자 노인 토마스를 향한다. 그저 토마스의 털모자를 뺏는 정도의 장난만 치려고 했는데, 토마스가 소중히 여기는 손수레를 호수에 빠트리는 큰일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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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런던에서는 공공예술품이 훼손되거나 도난 당하는 사건이 자꾸 일어난다. 밤 늦도록 거리를 떠돌던 헥터는 우연히 그 광경을 목격하고 자신이 괴롭혔던 노숙자 토마스를 범인으로 지목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범인이 토마스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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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힐 궁리만 하는 문제아지만, 겁쟁이나 거짓말쟁이가 되고 싶지 않았던 헥터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토마스의 누명도 벗겨주고자 진짜 도둑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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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편견과 혐오, 무관심 속에 내몰린 이들은 스스로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

 

나는 그 그림은 정말 내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내가 그렸다면 더 우스꽝스럽게 더 잘 그렸을 거라고. 하지만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안다. 어른이 자신을 믿으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절대 그럴 수 없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사람만 돕는다.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어른은 단 한 명도 만난 적이 없다. 게다가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모두를 실망시켜 왔기 때문에 뭐 새로울 것은 없었다.

p18

 

내가 그 바보 같은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누가 신경이라도 썼는가? 내가 그 호텔 방에 불을 지를 생각이 없었다는 사실에 누가 신경이라도 썼는가? 내가 의도하지 않은 채 문제를 일으켰던 다른 때에도 내가 말썽을 일으킬 생각이 없었다는 사실을 누가 신경이라도 썼는가? 아무도 내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아무도 진실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사람들은 항상 당연히 내가 죄를 졌다고 생각했다.

p75

그 일흔두 명은 아마도 못된 짓을 한 사람들일 것이다. 나는 그들을 체포하고 거리에서 몰아내어 모두에게 좋은 일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왜 내 배 속이 머리처럼 울렁거리는 걸까? 왜 나는 토머스 씨가 은발의 진짜 도둑 대신에 붙잡혀 감옥에 갈까 봐 걱정하는 것일까? 왜 나는 나 때문에 많은 노숙자들이 진짜 도둑 대신에 체포될까 봐 신경 쓰는 것일까?

p193

 

좋은 수가 있어. 하지만 나 혼자서는 못해. 도움이 필요해. 아주 작은 창문으로 들어갈 만한 작고 용감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p258

 

우리는 집도 은행 계좌도 기사 직위도 없다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뭔가를 하고는 그렇지 않은 척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우리는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지 않아요. 우리는 더 부자가 되고 더 권력을 갖기 위해 우리 도시를 훔치지 않는다오. 불쌍하고 냄새나는 해충과 닮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네스빗 경 당신인 것 같소. 우리가 아니라.

p304

 

 

이제 나는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토마스 씨와 메이 리와 캣우먼과 허큘러스와 랜디와 라비니아를 비롯하여 내가 다치게 했던 사람들을 위해서이다. 나는 그들에게 보상할 것이다. 사람들이 그들에 대한 좋은 기억을 잊어 그들이 다시 노숙자가 되는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다.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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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터는 문제아니까! 토마스는 노숙자니까!' 라는 프레임이 그들의 결백을 믿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작가는 얼굴 없는 도둑의 정체를 통해 편견, 선입견, 무관심을 이용해 사회적 혐오를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혐오를 이용해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에게 속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사회적 편견, 선입견, 혐오를 극복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언제든 주저하지 말고 바로 도움을 주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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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도둑이 될 만한 사람, 슈퍼히어로가 될 만한 사람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누구에게나 편견없이 열린 눈으로, 마음으로 바라보면 우리 안에 내재된 다정함이 지닌 힘을 발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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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편을 본 것 마냥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감동, 교훈이 담긴 <얼굴없는 도둑과 슈퍼히어로> 추천 꾸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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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 아빠와 딸, 두 사람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
키티 테이트.앨 테이트 지음, 이리나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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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를 주는 빵집, 오렌지 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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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힐링이 되는 따스함이 묻어있다.

오렌지빛 표지에 사랑스러운 표정의 부녀 사진은 꽤나 감각적이고 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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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아빠와 딸의 인생을 바꾼 베이킹 이야기에 괜히 웃음 짓다가 뭉클했다가 또 가슴이 따뜻해지고 고소한 빵 냄새에 취해 책을 덮고도 한참동안 마음이 푹신푹했다.​​

 

 

아빠가 오븐을 열면 빵에서 듣기 좋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 빵의 노래를 들으면 목덜미 털이 곤두섰다. 꼭 연금술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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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처럼 아무것도 아니던 것이 정말 찬란하게 변신했다. 지푸라기로 금을 만들어내는 동화 속 소녀처럼,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다시, 그리고 또 다시 빵을 구웠다.

p23~24

 

이 책은 부녀 사이인 아빠 앨과 딸 키티가 그들만의 아픔을 극복하고 희망과 행복으로 채운 이야기를 각자 진솔되고 담담하게 쓰여진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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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키티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학교를 그만두었고, 옥스포드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앨은 키티를 돌보기 위해 아내 케이티 대신 일을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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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잃어버렸다고 느끼던 찰나, 두 사람은 빵을 구우며 작은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다. 구운 빵을 나누며 소소하게 이웃과 교류하는 모습에서는 여전히 사랑의 마음은 어떻게든 전해지고 치유의 힘을 가졌다는 걸 실감하는 책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온전히 일부가 되고 싶은 세상을 만났다. 그곳에서는 내 불안도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할 것 같았다.

p54

 

 

 

 

이 책은 갑작스럽게 슬픔의 수렁에 빠진 어린 소녀가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고, 그것에 매진하며 '다시' 자신의 삶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이고, 동시에 무관심과 퍽퍽하게만 느껴지는 이 세상에 진정한 공감과 이해, 연대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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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븐을 빌려주며 먼저 손을 내밀어준 이웃, 무작정 찾아간 키티에게 주방 문을 활짝 열고 제빵 기술을 알려준 베이커들, 또 오렌지 베이커리를 열 수 있도록 후원금을 보내준 수많은 이들의 존재는 우리에게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주었다.​​

 

오렌지 베이커리는 내 머리를 진정시키고 마음을 안심시키는 장소다. 나는 이곳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조금도 불안하지 않았다. 정말 행복한 곳이었다.

p111

 

 

세상을 살아가는 데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서로가 서로의 곁이 되어줄 때 우리는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다정함이 가득한 책이다.​​

 

내겐 베이킹이 전부였고, 내가 존재하는 이유였다. 그러나 무언가에 이렇게 완전히 의존하는 건 안전하지 않았다. 내게 베이킹 외에도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p162

 

 

키티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에 참가한 레이싱 선수고 우리는 키티의 정비 담당자다. 만약 키티가 너무 빨리 달리다 트럭에서 탈선하면 그건 키티의 책임이다. 우리는 차가 잘 달릴 수 있게 도움을 줄 뿐, 핸들을 잡은 건 키티다.

p166

 

키티와 앨이 만든 따스한 빵에는 사람을 치유하는 마법 같은 힘이 느껴졌다. 암흑의 동굴 같던 세상은 베이킹을 시작한 뒤 알록달록 다양한 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키티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달려가는 열정, 그것을 뒷받침해준 가족의 든든한 지지와 사랑, 마을 사람들의 연대와 애정 어린 배려, 바라는것 없이 기꺼이 자신의 노하우를 나눠주는 베이커들의 에피소드는 우리가 깜빡 잊고 있던 가치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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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빠진 사람을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 삶을 포용하고 사랑하는 용기가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 키티의 이야기는, 깊은 슬픔의 파도를 지나온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명랑한 위로를 한가득 안겨주는 달콤함이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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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부에 실린 베이킹 레시피는 키티가 직접 개발하고 현재 오렌지 베이커리에서도 인기있는 빵들이라고 한다. 너무나 감각적이고 풍성한 사진과 아빠 앨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 꼼꼼한 설명은 이 책을 더 다정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히든 포인트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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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 주위에 슬픔으로 허우적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작은 토닥임과 함께 이 책을 건네주면 인생 최고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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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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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서울역입니다 - 100년의 시간을 품은 옛 서울역 ㅣ 똑똑한 책꽂이 34
정연숙 지음, 김고둥 그림 / 키다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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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지방에 사는 나는 옛 서울역을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서울 근교에 갈 일이 있어도 목적지가 옛 서울역이었던 적이 없었기에 그곳의 풍경이나 느낌 등을 거의 대부분 TV나 사진, 영상 등의 매체를 통해 봐온 이미지를 상상하는게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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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나본 <여기는 서울역입니다>는 우리나라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이자 우리 민족의 희노애락을 함께한 중요한 공간이었던 옛 서울역을 역사의 흐름에 따라 100여 년의 시간을 품은 이곳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간결하고 포인트가 되는 삽화와 짧은 설명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이다.​​

 

 

1925년 10월 15일 처음 문을 연 '경성역'

붉은 벽돌에 푸른 지붕, 커다랗고 둥근 벽시계는 우리가 상징적으로 떠올리는 서울역 이미지 그 자체이다. 으리으리한 2층 벽돌집은 소달구지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도, 전차 타러 가는 학생도, 양산을 쓴 멋쟁이 아가씨도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멋스럽다.​​

1927년 6월 어느 밤​

어둠을 뚫고 한 줄기 빛이 달려 달려, 중국을 지나 시베리아 벌판을 가로질러 27일만에 프랑스에 도착한다. 책에서만 보던 예술 작품을 유럽의 미술관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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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7월 어느 새벽​

기차에는 미국에서 온 세계 여행가인 웨르스 씨가 타고 있었다. 파리, 모스크바, 하얼빈을 지나 부산역으로 가는 중이었다. 경성역은 어느덧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잇는 중요한 국제 기차역이 되었다.

하지만, 삼천리 굽이굽이 뻗은 철도에는 주권을 잃은 우리 민족의 피와 눈물도 서려 있다. 우리의 곡식과 광물을 일본으로 가져가고, 군인과 무기를 빨리 실어 나르기 위해 철도 공사에 강제로 끌려 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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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11월 1일 ​

경성역은 '서울역'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된다.​​

1950년 6월 25일​

남과 북으로 나뉘어 전쟁에 휩싸이며, 서울역에는 남쪽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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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어느 새벽​

한국 전쟁이 끝난 뒤, 폐허가 된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개발이 시작되고,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타고 서울로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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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봄날​

한 가족이 시골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를 보며 신기해하고, 높은 빌딩들도 지어지며 서울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나날이 발전한다. 여기엔 국민들과 타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1987년 6월​

서울역 광장에는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는 '직접 선거'를 주장하며 대규모 민주주의를 위한 행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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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5월 어느 날​

가족과 함께 또는 혼자서 기차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기차는 호황을 누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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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1월 어느 날​

산골 굽이굽이 긴 세월을 달려온 '비둘기호'는 점점 빠른 기차들이 생겨나며 찾는 사람들도 점차 줄어 사라지고 그에 따라 간이역들도 문을 닫는다. 이젠 종이 기차표 대신 전자 티켓이 대신하며 서울역도 서서히 마지막을 준비한다.​​

 

승객 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열차는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열차입니다.

마지막까지 즐겁고 편안한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2003년 12월​

오랜 시간 지켜 온 '서울역'이라는 이름은 새 기차역에게 물려주고 2층 벽돌집은 깊은 어둠에 잠긴다.​​

 

2011년 8월 '문화역 서울284'​

옛 서울역은 이제 흥겨운 판소리, 감미로운 재즈, 웅장한 오케스트라 등 공연과 전시을 볼 수 있는 문화가 흐르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100여년 동안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중요한 무대였던 옛 서울역. 1925년 10월 15일 처음 문을 연 기차역의 이야기는 오늘도 차곡차곡 쌓여 간다.​​

 

 

 

문화역 서울284는 1925년 옛 서울역의 내부를 그대로 복원하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다양한 공연,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문화역 서울284는 미래를 향한 문화 창조 공간으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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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서울284 홈페이지에서 '공간 투어 프로그램' 을 신청하면 해설사와 함께 역사 안을 둘러보며 옛 서울역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되새길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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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방학동안 한번 방문하여 옛 서울역의 역사도 알아보고 즐겁고 신나는 문화 생활도 즐겨보길 바란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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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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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죽음을 뛰어넘는 디지털 클론의 시대​

두 번째 인류

 

나는 한번도 영원토록 살고싶다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쑥쑥 자라나는 아이와의 시간이 줄어듦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아쉬움은 있으나, 적당한 시간이 되면 당연하게 죽음과 마주할 거란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내가 세계 최고 부호이거나 대단한 유명인사여서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라 친다면 혹시 또 한번 생각해 보게될까?

기술이 발전하고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죽음이 없는 디지털 세상 속의 인공지능이 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접하면서, 영원히 산다는 것을 넘어 '진정한 나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

 

 

<두 번째 인류>의 저자인 한스 블록Hans Block과 모리츠 리제비크Moritz Riesewick는 독일의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디지털 불멸성'을 실현하려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스토리를 취재했다. 스스로 디지털 클론이 되거나 디지털 클론을 만든 사람들, 인간의 뇌와 영혼을 디지털 세상에 옮겨 놓으려는 사람들, '인간 유한성의 끝'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 사후에도 생존자들과 함께하는 경험을 탐구했다.

 

이들의 작품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바뀔지 질문을 던진다.

 

 

 

차례

1부 만남​

디지털 클론을 만들었거나, 디지털 클론으로서의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디지털 클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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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관찰​

실제로 디지털 인간을 만드는 개발자들을 만나 기술 개발의 현주소를 묻는다. ​​

 

........

 

 

책은  디지털 영생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진시황이나 길가메시처럼 자신의 영생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죽음을 피하고 싶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부활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디지털 불멸성을 획득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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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자신 혹은 사랑하는 사람의 디지털 클론을 만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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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수많은 조회를 기록하고 있는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난치병으로 수년 전 세상을 떠난 아이를 가상현실 속에서 만나는 엄마 지성 씨의 모습을 담았다. 한 가상현실 콘텐츠 기업이 가족이 찍어둔 동영상에서 추출한 나연이의 얼굴과 몸, 목소리를 가상공간에서 재현했다. 성격을 분석하기 위해 테라바이트 규모의 영상과 사진을 분석했다고 한다. 나연이의 생전 모습을 재현한 시뮬레이션은 수십 년 전에 SF나 사이버펑크에서 시작된 판타지가 점점 우리의 삶을 결정하고 '인간다움'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으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낯설고 기이한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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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가수 윌.아이.엠은 자기의 정체성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목소리, 외형까지 똑같이 복제한 디지털 클론을 만들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대표 제임스 블라호스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복제 인공지능인 '대드봇'을 만들었고, 구독형 개인 디지털 클론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엔히크 조르즈는 디지털 클론 네트워크인 '이터나인'을 만들어 7만 개의 다른 디지털 클론들과 소통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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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 세계 600만 명이 이용중인 챗봇 '레플리카'는 죽은 친구와 다시 대화하고 싶은 소망에서 탄생했다. 같이 꿈을 키워가던 친구를 잃은 슬픔에 깊게 빠져 있던 유지니아는 로만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로만의 메시지 데이터를 모아 그것을 바탕으로 로만의 챗봇을 만들었다. 바로 '고 로만'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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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클론들을 통해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디지털 클론이 슬픔을 극복할 새로운 방법이자 인간 삶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단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살아 있는 동안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어야만 한다는 운명을 공유한다. 즉, 우리는 죽어야 하는 자들의 공동체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죽은 이후에는 어떨까? 영혼이 올라갈 천국 없이도 죽은 자들의 공동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신체가 없는 영혼들만이 모일 수 있는 장소로 인터넷만한 곳이 또 있을까? 불멸의 디지털 영혼을 탐구하면서 우리는 인터넷을 비장소(Non-place)로서 살펴보았다. 그곳에서 우리는 죽음을 넘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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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죽은 사람들과 계속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실현하는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한 개발 이야기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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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태까지 경험하고 보고 듣고 읽은 모든 것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그 내용을 단 몇 초만에 검색해서 다시 찾는 기술인 메멕스부터, 인공지능에게 버추얼 신체를 부여하여 가상 세계에서 감각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그라운딩 기술, 컴퓨터 프로그램이 인간 사용자의 감정을 인식하고 인간과 컴퓨터가 교감하는 감성 컴퓨팅 기술, 뇌 조각으로부터 추출한 정보를 직접 컴퓨터로 옮기는 마인드 업로딩 기술까지 인간 의식을 재현하는 첨단 과학들도 소개해 주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모가 변하듯이 우리의 사고방식 또한 변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이며 예전의 나와 똑같은 사람이다. 나는 오리지널이다. 우리에게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인간의 디지털 클론을 만들려는 모든 사람에게 결정적인 의문이 아닐까? 만약 인간이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한다면 누구를 클론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어느 날 디지털 클론이 더 이상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간의 구식 버전으로만 남게 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p301

 

어쨋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실의 슬픔을 겪는 사람들이 깜빡 속아 넘어갈 정도로 고인과 비슷한 디지털 클론을 만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숙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언론이나 기업은 <너를 만나다>와 같은 심리학 실험을 할 경우 그 책임까지도 질 수 있을지를 고려해야 한다.

p333

하지만 죽은 사람들을 이처럼 디지털 세상에서 되살리는 일이 항상 긍정적일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죽은 사람이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상상을 강화하고 슬픔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슬픔은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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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사이에 껴들어 디지털 세계에서 영면하는 건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다. 누군가를 살려낼 권리는 유가족에게 있는지, 혹은 기술 기업에 있는지, 고인의 잊힐 권리는 존중하지 않아도 되는 건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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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리워해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믿도록 만드는 시뮬레이션은 지옥입니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은밀한 꿈을 이루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과잉되고 불필요한 것들로 만들어진 세상, 부재를 경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세상은 곳 지옥으로 변할 겁니다. 그곳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니까요.

p334

저자는 이 같은 디지털 불멸성이 생각보다 빨리 우리 삶을 파고들지 모른다고 예측하면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디지털 클론을 우리의 영혼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남긴 기록들이 그 사람의 본질일까? 디지털 클론을 '살아있다'고 전제해 말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과 이야기하는 게 곧 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을까? 등등 고민하고 생각할 거리들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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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내내 호기심 가득한 아이마냥 초집중 모드로 영화에도 빠졌다가, 드라마에도 빠졌다가, 문학에도 빠졌다가, 역사에도 빠졌다가...

책은 재미있고 흥미로웠지만, 아직 이쪽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탓인지 새롭기도 하면서 어렵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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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디지털 클론에 대한 이해는 결국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는데서 시작하는 일이다. 육체와 영혼, 의식과 실재, 생명과 죽음에 대하여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미래 사회의 화두를 적확하게 포착한 <두 번째 인류>를 읽으며 책에서 던진 다양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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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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