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청춘이란 무엇인가 - 방황하고 사색하고, 아프니까 사랑이다
헤르만 헤세 지음, 서상원 엮음 / 스타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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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에 스위스의 한 한적한 마을에 자리잡아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때로는 그림을 그리며 일상을 보내고 있는 헤세.

그가 지난 날의 개인 역사와 당시의 심정, 그리고 현재의 조용한 삶에 대해 간략히 고백하며 이 책은 시작된다.


영광의 시기를 누리다가 작가정신을 가진채 전쟁 시기를 겪고,

국민들로부터 배반자라 비난받았던 일.

그의 젊은 날은 그런 자기 고뇌와 투쟁의 시기였음을.

그래서 노년기에 그가 느끼는 젊은 날에 대한 회상의 감정에 우리가 

귀기울일 가치가 있음을 알리는 그런 시작이었다.


그렇게 사랑과 청춘에 대한 그의 이야기들이

소설처럼, 또는 에세이처럼, 시처럼 이 책 안에 담겨있었다.




남성적인 힘이 차있으면서도 한편으론 낭만주의가 물씬 느껴지는

그의 글들을 읽다보니

그가 글 속에 표현한 감정들이 몇가지 메세지가 되어 읽혀졌다.

 

 

권력과 부를 얻는 것도 지나가버린 사랑보다 값지지 않고, 

그 권력과 부를 잃는 것도 사랑의 시기를 잃는 것 보다 더 괴롭지 않다는 메세지. 

그 어떤 일도 한 순간에 사랑을 갈망하는 것보다도

더 인간의 영혼을 이끄는 일은 없다는 걸.

 

때로는 사랑의 감정이 넘쳐나도 인생의 여정은 불안하여

인간을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더 먼 곳에서 지켜보고 싶게 만드는 이해불가한 마력을 발휘하기도 하고. 

 

 

 

어떨땐 찰나의 망설임으로 인해 거부한 감정이 한참동안 후유증을 남긴다는 것도.


굳이 직적접으로 말하지 않아도 이야기 속에서 전해지는 이런 자조적인 감상들은

헤세의 글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헤세의 글은 단 하나의 감정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 

또 인생이라는 하나의 단어를 두고 이야기하면서도

희로애락이 여기저기서 뒤섞여 튀어나온다. 

그러면서 또한 가족, 연인, 친구, 적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감정을 자극해낸다. 

문장과 글 속에 그런 다양한 생각들을 담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헤세라는 걸 또 다시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노년 시절을 보내며 유유히 방랑을 즐기는 때에 

일상 속에서 문득 문득 떠오르는 추억을 글로 옮기는 헤세의 모습을 그려본다. 

스위스 마을에 살 당시의 헤세의 나이에 가까워지지도 않은 내가 느끼기에도, 

지나간 추억을 전부 그러 모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운데, 

노년기가 되면 얼마나 더 가슴과 뇌가 태워질까 하면서.


 

"꽃은 아름다워라 그러나 더 아름다운 것은 젊음을 가진 사람이어라"

 

 

헤세는 젊음과 아름다움도 언젠간 늙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슬퍼지고 만다고 말하고 있다.

단지 꽃을 이쁘다고 찬양하는 게 아니라 그 꽃도 언젠간

시들어져 버릴 거라고 하는 것이

젊음의 가치를 더욱 더 도드라져 보이게 만든다. 


체험에 의해 나온 말인데도 단지 나이 많은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흘려 들을 수가 없었다.


 

책 속에서 계속 여행하고 방랑하는 남자를 계속 걷게 하는 원동력은 '젊은 날의 연애'를 추억하는 것이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대사에서도 그랬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날이기에 아름다운 거라고. 

노희경 작가는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제목의 책도 냈다. 

그러고보니 나는 어쩌면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고 막연히 믿으면서 

시간을 동일한 일상 속에 호치키스 심 찍듯이 박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하고 자책한다.





어찌되었든 헤세는 한 때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가졌었고 친

구들에 둘러싸여 있기도 했었지만

말년의 그는 작은 한 마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사색하는

노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정착이라기 보다는 방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일상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고요한 정취를 풍긴다.

유랑시인인 그가 글 속에서 "인생의 길에서 모두가 혼자다" 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었다곤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

인생에 대한 그의 자세는 너무나도 주체적인 듯 보였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방주를 탄 노아처럼 변화가 없는

자아의 섬 속에 갇혀 일생을 보내곤 한다."

"그러나 삶이란 하루하루 삶의 매 순간을 날카롭게 살펴

참된 삶 속에 '실존하는 순간'을 찾게 된다."

 

그리고 상상과 사색, 고찰이 쉬지않고 그를 깨우고 있었다는 걸.........

그의 글을 읽는 나 역시 깨어있어야 한다는 조바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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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8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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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江健三郎)


오에 겐자부로 소설 「익사」는 오에가 자신의 페르소나 조코 코기토(長江古義人)를 등장시켜 아버지의 죽음의 의미를 찾아가는 소설이다. 코기토가 열살 때 그의 아버지 조토 선생은 배를 타고 물가에 나가 익사하여 자살하고 만다. 그 진정한 의미를 갖고 있을 아버지의 "붉은 가죽 트렁크"는 코기토의 어머니로 인해 철저히 봉인되어 있었고, 어머니가 영면한 뒤에야 오에는 그 트렁크를 열어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을 계기로 평생의 역작, 언젠가는 쓰기로 마음 먹고 있었던 소설 「익사 소설」을 집필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 이 소설의 시작이다. 코기토는 자신의 소설 「손수 나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날」을 공연하는 연극단과 산속 집에 모여 「익사 소설」의 집필과 조토 작품의 해석, 연극화 등의 작업을 함께 하기로 한다. 

그러나 트렁크에는 기대했던 증거나 자료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기에 코기토는 낙담하여 소설 집필을 단념하고, 그 여파로 인해 장애인 아들인 아카리에게 "넌 바보로구나!"라고 심한 소리를 해버려 사이가 크게 엇나가고 만다. 이제 이야기는 트렁크 없이 아버지의 죽음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 그리고 아들 아카리와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된다. 

 


 

 

(親子)

 

이 책에서의 핵심은 '아버지의 죽음의 의미'를 오에 자신이 이해하는 것이었다. 열살 소년 때 아버지의 죽음을 겪은 오에가, 이제는 칠십대가 되어, 오십대 중반의 아들을 두고 떠날 채비를 해야 할 노인이 되었다. 삼대를 걸쳐 조명되는 개인 역사와 일본 사회의 모습. 이 역시 「만엔 원년의 풋볼」과 나름대로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돌이켜 보면 사소설이 멋대로 뽐내고 보여줄 수 있는 솔직한 고백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주인공 조코 코기토와 아들 아카리의 냉전 시기에 아카리가 보여주는 언동 등이 유머스럽게 그려지고 있어 흐뭇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특히 거의 막바지에 가서는 당황스러운 감정이 생겨나는 걸 어쩔 수가 없었다.

 

막바지의 분위기는 다음과 같다. 오에는 이 작품에서 작중 등장인물에게 본인의 소설이 특정 시기를 기점으로 줄곧 사소설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지적 받으면서도 거기에 대해 그러한 형식으로 자신을 한계지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합리화시키고 있다. 


"나는 왜 이런 꽉 막힌 골목으로 들어와 있는가, 하고...... 그랬지만 곧바로, 이런 방식의 글쓰기가 아니면 글쓰기 자체를 지속할 수 없었다고, 즉 나 자신의 세계를 좁게 한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깨달았네." (p.345)


이어서는 세금과 생활비의 문제로 뭐라도 작품을 출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고백하고 있으니 나는 사소설 형태의 결과물 「익사」를 손에 들고 뭐라 할 수 없는 난감한 기분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소설다운 소설로서 독자에게 받여들여지고 있는 것인가 하고.


또한 조코가 소세키의 「마음」 속 대사를 인용하여 "기억해주세요." 라는 문구를 자기 소설 홍보문구로 사용한 것에 대해 한 청년 독자가 "당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면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나!" 하고 항의했다는 내용이 있다. 오에가 「익사」에 그대로 실은 이 내용이 읽고 있는 나마저 혼란스럽게 만든다. 「익사」라는 지극히 사소설다운 소설을 읽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마구 헤매게 되고 만다. 그러다 소설을 쓰는 것이 반드시 인류 공동의 작업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 체험을 예술로 극화 시키는 것에도 있다고 할 수 있었지 하고 생각한다. 개인 체험을 귀추하는 과정에서 일본 사회를 비추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 것도 이 소설이 단순한 사소설에 그치게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여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답은 이 책이 오에 겐자부로를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귀중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작중 조코가 소지하고 있는 멕시코 작가 시케이로스의 판화는 어떤 것이었을까)

 

소설가라는 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자기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읽어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읽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사소설'의 의미에 사로잡혀 계속 의구심을 품고 있었지만. 이번 오에의 소설도 그렇다. 다 읽고난 후에는 읽었다고, 다 읽어냈다고 성취감에 도달할 수 있는 그런 소설이었다. 대체 어떤 힘이 그런 기분을 자아내게 하는 걸까. 나는 그것이 오에의 지위 때문에 무의식중에 생기는 의식이 아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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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 - 변화의 시작, 변화와 혁신의 심리학
이민규 지음 / 끌리는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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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만 되면 어느 매체에서도 다 새해 목표를 세웠냐고 물어본다.

올 한해도 작년과 같을 게 뻔한데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심기일전하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껴진다고,

목표를 세워봤자 어차피 얼마 안가 점차 시들어질 거라고 그렇게 말한 친구가 있다.

심지어는 새해만 되면 사회가 포기를 조장하는 거 같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런 매너리즘에 빠져 새해의 분위기에 동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지금 이 시기에 읽으면 좋을만한 책이 있다.

제목 <하루 1%>, 부제 “Change Big? Try Small!”이다.

새해에 계획을 세우고연말이 되면 아아계획한 걸 전혀 이루지 못했어.” 하고 한탄하게 되는 경험.

누구나 갖고 있을 거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은 “한 달에 5kg을 감량해야지!” 하고 큰 포부를 키운다그러고는 요요현상이 이미 약속되어 있는 원푸드 다이어트에 도전한다그리고 원푸드에 질려원래의 식습관을 유지하는 일상생활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연말이 되면 연초의 계획을 추억해보고는 깨닫는다. “, 5kg를 빼기는커녕, 5kg 가 더 쪘네....”

저자 이민규 교수는 이런 좌절 상황이 반복되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명쾌히 진단한다.

 

첫째인간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둘째너무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셋째효과적이지 않은 계획을 세운다.

 

그렇다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마리가 드러난다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계획하고변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적용해보는 것이다. <하루 1%>는 조금씩 변화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또 효과적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어변화의 의지도 얻고 심리학 용어도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비슷한 논조를 갖는 자기계발서심리학 도서 등은 많이 있었다그중에서도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실제 우리나라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거둔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러한 성과는 저자와 함께 실행력 증진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경험담이다자극적이다나와 같은 문화권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성공을 했다면나라고 못할 게 있겠나


책은 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크게 생각하기. 
2장. 작게 실천하기.
3장. 다시 도전하기.


각 장은 여러 작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안에서 일화와 심리적 현상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각 항목의 내용이 끝나면 그림을 이용해서 요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이 구성이 참 좋다. 자기계발서와 같이 ‘메시지’가 강력한 책에서 이런 ‘정리된 내용’을 제공하는 건 이 책을 자꾸 꺼내 보고 싶게 만든다. 




또 중간중간에는 위인들의 명언 등이 실려있어 읽는 재미를 준다. 아, 인생 선배들은 이미 변화의 중요성과 자기 사랑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한다.



1장에서는 효과적으로 변화하기 위한 준비 자세를 일깨워 준다. 우리가 변화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아직 고생 덜 했네.” “아직 덜 아파봤네”라는 말을 있는데, 바로 이게 답이란 걸 알게 됐다. 우리가 변화의 필요성을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여주인공이 예뻐지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바로 충격이었다그 동안 날씬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자각하지 못 했던 여자가 짝사랑하는 남자의 본심(돈이 되니까 잘해주지 안 그러면 저런 뚱뚱한 여자는 상대도 안 해)을 듣는 순간 굴욕을 느끼고 다이어트를 결심한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건바로 이런 굴욕과 충격에 있다.

 

충격 이외에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다인생에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그래야 매일 시간이 허비되는 것을 안타까워하게 되고개인적 혁신을 일으킬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변화를 마음먹는 것에 촉진제처럼 사용될 수 있는 건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나는 XX다.”라고 변화하고 싶은 존재그 자체가 된 것처럼 스스로에게 암시를 거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행동은 자연스럽게 변화한다한 일본 TV 예능 방송에서 나온 다이어트 사례 중에서, “나는 음식을 천천히 먹는 귀부인이다.”라고 자기 암시를 건 여성이 진짜로 식습관이 귀부인처럼 개선되어 초고도 비만에서 탈출했다고 한 것이 생각났다.

 

자기 암시는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목표가 있다면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반복해서 자문해야 한다목표를 이루었을 미래와 이루지 못 했을 경우의 파생효과(어떤 일의 결과에 따라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일들상상하면 지금 당장 손 놓고 있을 수 없게 된다일상의 모든 일들을 목표와 연관 지어 생각한다면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다결국변화를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일상은 보다 알차지고시간은 절약된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의 문장 사이(between the lines)에서 읽은 내용이다.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는 부족하다생각을 바꾸면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2장에서는 변화를 조금씩 실천하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목표가 거대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져 목표를 단념하게 되니달성 과정을 잘게 쪼개고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작게 시작하면 패배감을 느낄 확률이 적어지니까 도중에 좌절할 가능성도 줄어든다또 단계적으로 성공해 나가다 보면 발동이 걸려 점차 변화를 즐기게 된다목표를 쪼갤 때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실천 방안), 그리고 백업 플랜(플랜-B)까지 설정하여 결심한다.

 

누가 정상에 오르는가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사람이다.” (p.120)

 

잘게 자른 실천 목표는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하자사람은 나중에 하는 게 심리적으로 편하니까 자꾸 일을 미루는 본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심지어는 나중에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구실도 만들어 합리화한다책을 읽다보니 <그곳에 가는 길>이란 책에 실려 있는 양조업 회사 보스턴 비어 컴퍼니 창립자 짐 코크의 일화가 생각난다.

 

「그 남자는 월요일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다그러나 그는 일요일 밤에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월요일은 절대로 오지 않았다. ‘언젠가 하겠다라고 말하는 일은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곳에 가는 길)

 

저자 이민규 교수도 이 나중으로 미루는 습관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는데상당히 강력하다.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다.” (p.132)

 

삶이 5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상상해보면, 매 순간 순간은 가장 '중요한'일을 해야 할 때로 인식된다.

   

3장에서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사실 결코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하지만 실패도성공에 이르기 위한 과정으로 보면 의지는 다시 생긴다변화는 하루아침에 성과를 나타내지 않는다변화가 시간을 들이고 쌓이다가 임계수준에 다다르면 상승곡선을 그리며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1-3장에서 소개된 내용을 잊을만하면 다시 상기하고 다시 의지를 되찾는 것이다그래서 본문에서 이야기 한 거처럼 사람에게는 목표를 상기” 시켜줄 알림 도구가 곁에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자기계발서에 불만을 품는 이유가 뭔가일부 책은 어떤 특정한 생활패턴을 갖도록 권고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자기 전에 책을 읽어라.” 등등이런 행동의 장점을 열거하며 너무나도 구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권고한다자기계발서를 읽고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책의 논조가 우리 개인의 필요성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스스로가 그렇게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도록 공감대를 형성해줄 수 없다면 "자기계발서는 먼 나라 꿈나라얘기지" 라는 감상을 남기게 된다. 이 책은 단편일률적인 행동을 요구하지 않고, 다양한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꼭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를 찾은 사람자꾸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원인을 자기 자신의 생활습관에서 찾은 사람.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해서 인생의 만족감과 활력을 되찾은 사례들이다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변화의 이유와 의지를 스스로의 안에서 찾자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저자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이유를 세 가지를 들었지만여기에 하나 추가해도 되겠다우리가 자꾸 실패하는 건 상상력이 부족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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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편이냐? - 한국 언론 프레임전쟁
조성식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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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 언론이 어떤 식으로 사건을 이념에 맞게 편집하고 편중 보도하고 있는지를 '검찰총창 혼외자 의혹 사건'과 관련된 보도 양상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언론의 정직성은 늘 도마에 오르는 소재인데, 이 책이 우리나라 안에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건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점이 아닐까 싶다. 



(아래는 책에 담겨진 주장과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사실상 현실의 사건 중 어떤 것을 골라, 어떻게 보도할지는 언론사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도에 있어서, 프레임(지면 배치, 제목, 사진, 기사 분량 등)에서 각 언론사의 취지가 다르다. 


"뉴스 미디어의 속성이 '선택'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p. 89) 

언론학에서는 이런 '선택'에 근거해 '프레임 이론'을 만들었다. 언론학자 터크만에 의하면 '프레임'은 '세상을 묘사하는 도구'이다. 그런데 이 프레임이 사회적 사건과 그에 대한 시민의 주관적 개입을 지배한다. 언론의 프레임은 이데올로기와 문화 등의 가치를 사회에 작위적으로 전파시킬 힘을 갖고 있다. 이는 프레임이 보도하고자 하는 현실을 선택(선택이 있다는 건 즉 배제도 있다는 의미), 해석, 강조하기 때문이다. 기틀린은 언론이나 뉴스를 '의미 조작자'라고 하기도 했다. 저자는 여러 사건에 대해 각 언론사의 보도 테크닉을 주시하면 매체의 프레임이 정보 수용자들의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뉴스의 내용과 설득적 함의가 지닌 영향력도 중요하지만, 뉴스 스토리를 구성하는 방식이 개인의 인식, 해석, 그리고 의견에 미치는 영향이 보다 미묘하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p.95)

그래서 기자는 프레임을 구성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적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서 언론 보도의 입장도 보수와 진보, 양측으로 극명히 나눠진 논조를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사건을 해석하고 보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 양상을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건'을 통해 살펴본다. 저자에 의하면 '스트레이트'한 객관적 보도와, 객관성을 띠면서도 주관적 내용이 담긴 보도가 있으며, 이를 통해 언론의 성향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이해관계가 상당히 복잡한 사건이어서 문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 다양하기 때문에 언론의 정보 편중 선택과 가공의 예시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선택하지 않았을까. 책에서는 프레이밍 이론의 분석 방법을 적용해 언론의 보도 방법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이 이루어지고 6가지 프레임 유형에 기초해 분석되고 있다. 


언론의 보도 프레임 6가지
사건공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문제정의: 무엇이 문제인가 / 문제의식은 어디에 있는가 
원인진단: 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도되는가
진상규명: 사건의 시시비비 / 어떤 규명을 요구하고 있는가
갈등: 사건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가 

언론윤리: '언론권력'이나 '언론공작'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가 





(꼼꼼하고 치밀한 조사다)

이 책은 이미 기정 사실 "언론의 정파적 보도가 논쟁적 여론을 형성한다"라는 것에 기초하여 쓰여져있다. 이 '주장' 자체에 대한 실증적인 자료는 책에 많이 담겨져 있지 않다(그러니 언론이 주도적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사례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를 더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단지, 이런 기정 사실을 받아들이고 언론의 프레이밍 기술을 분석하는 것 자체가 시도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책에선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프레임 분석을 통해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이 실제 보도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았다." (p. 184) 



언론 보도에 의해 사건이 재해석되고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이 자체가 언론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정체성과 관련해서 언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많이 논해지고 있는 것 같다. 책 본문에서도 언론에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언급한다. 학자들은 언론이 사회적 사건을 개인의 경험에 환원시키기 말고, 원인과 해결책을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의하면 우리나라 언론은 임원진 배정에서부터 이미 정계와 연결이 되어있고, 보수/진보 두 개의 세력으로 양분되어 있다. 이는 보도에도 영향을 미쳐, 사회의 여론을 형성하고 몰아가는 보도 성향을 띠게 한다. 이 책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수용자로 하여금 "분별력 있게 보도를 수용하라" 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 언론학에서의 이론과 '현상 묘사', '분석'을 주 내용으로 책을 작성하였다. 그래서인가, 정보가 특정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 추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자료를 더 찾아보아야 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특정 주제를 갖고 쓰여지는 '논문'에 기초한 책이라 그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에필로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주관적 감정을 배제하고 쓴 듯한 느낌이 들어 읽는 데 부담감이나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다.


요즈음은 양분된 여론의 다투는 목소리 보다도, 감정싸움에 치닫는 현상을 안타까워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잘 들려오고 있다. 어렵거나 가치 판단적인 내용이 없는-그러나 이상적일 뿐인 것으로 들릴 수도 있는-말을 붙이자면, '조화'와 '균형'의 중요성을 언급할 수 있겠다(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ㅎ). 적어도 그 '균형잡힌 객관적 시각'에 대해 돌아볼 기회를 줄 거라는 '추천평'에 대해서는 공감하게 되는 바가 없지 않다. 

"보수, 진보 언론이 서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 최승호 '뉴스타파' PD, 전 MBC 'PD 수첩' PD (추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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