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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 - 변화의 시작, 변화와 혁신의 심리학
이민규 지음 / 끌리는책 / 2015년 11월
평점 :
새해만 되면 어느 매체에서도 다 새해 목표를 세웠냐고 물어본다.
올 한해도 작년과 같을 게 뻔한데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심기일전하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껴진다고,
목표를 세워봤자 어차피 얼마 안가 점차 시들어질 거라고 그렇게 말한 친구가 있다.
심지어는 새해만 되면 사회가 포기를 “조장”하는 거 같기도 하다고 말한다.
이런 매너리즘에 빠져 새해의 분위기에 동조할 수 없는 사람들이 지금 이 시기에 읽으면 좋을만한 책이 있다.
제목 <하루 1%>, 부제 “Change Big? Try Small!”이다.
새해에 계획을 세우고, 연말이 되면 “아아, 계획한 걸 전혀 이루지 못했어.” 하고 한탄하게 되는 경험.
누구나 갖고 있을 거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은 “한 달에 5kg을 감량해야지!” 하고 큰 포부를 키운다. 그러고는 ‘요요’현상이 이미 약속되어 있는 ‘원푸드 다이어트’에 도전한다. 그리고 원푸드에 질려, 원래의 식습관을 유지하는 일상생활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연말이 되면 연초의 계획을 추억해보고는 깨닫는다. “아, 5kg를 빼기는커녕, 5kg 가 더 쪘네....”
저자 이민규 교수는 이런 좌절 상황이 반복되는 원인을 다음과 같이 명쾌히 진단한다.
첫째. 인간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둘째. 너무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셋째. 효과적이지 않은 계획을 세운다.
그렇다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실마리가 드러난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계획하고, 변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적용해보는 것이다. <하루 1%>는 조금씩 변화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또 효과적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어, 변화의 의지도 얻고 심리학 용어도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비슷한 논조를 갖는 자기계발서, 심리학 도서 등은 많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실제 우리나라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거둔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성과는 저자와 함께 ‘실행력 증진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경험담이다. 자극적이다. 나와 같은 문화권, 같은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성공을 했다면, 나라고 못할 게 있겠나?
책은 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크게 생각하기.
2장. 작게 실천하기.
3장. 다시 도전하기.
각 장은 여러 작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안에서 일화와 심리적 현상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각 항목의 내용이 끝나면 그림을 이용해서 요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이 구성이 참 좋다. 자기계발서와 같이 ‘메시지’가 강력한 책에서 이런 ‘정리된 내용’을 제공하는 건 이 책을 자꾸 꺼내 보고 싶게 만든다.

또 중간중간에는 위인들의 명언 등이 실려있어 읽는 재미를 준다. 아, 인생 선배들은 이미 변화의 중요성과 자기 사랑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한다.

1장에서는 효과적으로 변화하기 위한 준비 자세를 일깨워 준다. 우리가 변화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아직 고생 덜 했네.” “아직 덜 아파봤네”라는 말을 있는데, 바로 이게 답이란 걸 알게 됐다. 우리가 변화의 필요성을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여주인공이 예뻐지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바로 ‘충격’이었다. 그 동안 날씬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자각하지 못 했던 여자가 짝사랑하는 남자의 본심(돈이 되니까 잘해주지 안 그러면 저런 뚱뚱한 여자는 상대도 안 해)을 듣는 순간 굴욕을 느끼고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건, 바로 이런 굴욕과 충격에 있다.
충격 이외에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다. 인생에는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매일 시간이 허비되는 것을 안타까워하게 되고, 개인적 혁신을 일으킬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변화를 마음먹는 것에 촉진제처럼 사용될 수 있는 건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나는 XX다.”라고 변화하고 싶은 존재, 그 자체가 된 것처럼 스스로에게 암시를 거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행동은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한 일본 TV 예능 방송에서 나온 다이어트 사례 중에서, “나는 음식을 천천히 먹는 귀부인이다.”라고 자기 암시를 건 여성이 진짜로 식습관이 귀부인처럼 개선되어 초고도 비만에서 탈출했다고 한 것이 생각났다.
“자기 암시는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목표가 있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반복해서 자문해야 한다. 목표를 이루었을 미래와 이루지 못 했을 경우의 파생효과(어떤 일의 결과에 따라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일들) 상상하면 지금 당장 손 놓고 있을 수 없게 된다. 일상의 모든 일들을 목표와 연관 지어 생각한다면,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다. 결국, 변화를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일상은 보다 알차지고, 시간은 절약된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의 문장 사이(between the lines)에서 읽은 내용이다.
“열심히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는 부족하다. 생각을 바꾸면 구체적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2장에서는 변화를 조금씩 실천하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목표가 거대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져 목표를 단념하게 되니, 달성 과정을 잘게 쪼개고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작게 시작하면 패배감을 느낄 확률이 적어지니까 도중에 좌절할 가능성도 줄어든다. 또 단계적으로 성공해 나가다 보면 발동이 걸려 점차 변화를 즐기게 된다. 목표를 쪼갤 때는 구체적인 액션플랜(실천 방안), 그리고 백업 플랜(플랜-B)까지 설정하여 결심한다.
“누가 정상에 오르는가?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는 사람이다.” (p.120)
잘게 자른 실천 목표는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하자. 사람은 나중에 하는 게 심리적으로 편하니까 자꾸 일을 미루는 본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나중에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구실도 만들어 합리화한다. 책을 읽다보니 <그곳에 가는 길>이란 책에 실려 있는 양조업 회사 보스턴 비어 컴퍼니 창립자 짐 코크의 일화가 생각난다.
「그 남자는 월요일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일요일 밤에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월요일은 절대로 오지 않았다. ‘언젠가 하겠다’라고 말하는 일은, 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곳에 가는 길)
저자 이민규 교수도 이 나중으로 미루는 습관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는데, 상당히 강력하다.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다.” (p.132)
삶이 5분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상상해보면, 매 순간 순간은 가장 '중요한'일을 해야 할 때로 인식된다.
3장에서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결코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실패도‘성공’에 이르기 위한 과정으로 보면 의지는 다시 생긴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성과를 나타내지 않는다. 변화가 시간을 들이고 쌓이다가 임계수준에 다다르면 상승곡선을 그리며 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1-3장에서 소개된 내용을 잊을만하면 다시 상기하고 다시 의지를 되찾는 것이다. 그래서 본문에서 이야기 한 거처럼 사람에게는 “목표를 상기” 시켜줄 알림 도구가 곁에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자기계발서에 불만을 품는 이유가 뭔가. 일부 책은 어떤 특정한 생활패턴을 갖도록 권고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자기 전에 책을 읽어라.” 등등. 이런 행동의 장점을 열거하며 너무나도 구체적인 행동을 하도록 권고한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책의 논조가 우리 개인의 필요성에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스스로가 그렇게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도록 공감대를 형성해줄 수 없다면 "자기계발서는 먼 나라 꿈나라얘기지" 라는 감상을 남기게 된다. 이 책은 단편일률적인 행동을 요구하지 않고, 다양한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꼭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절박한 이유를 찾은 사람. 자꾸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원인을 자기 자신의 생활습관에서 찾은 사람.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해서 인생의 만족감과 활력을 되찾은 사례들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변화의 이유와 의지를 스스로의 안에서 찾자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저자는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이유를 세 가지를 들었지만, 여기에 하나 추가해도 되겠다. 우리가 자꾸 실패하는 건 ‘상상력’이 부족해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