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느 편이냐? - 한국 언론 프레임전쟁
조성식 지음 / 책밭(늘품플러스)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한국 언론이 어떤 식으로 사건을 이념에 맞게 편집하고 편중 보도하고 있는지를 '검찰총창 혼외자 의혹 사건'과 관련된 보도 양상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언론의 정직성은 늘 도마에 오르는 소재인데, 이 책이 우리나라 안에서 가장 최근에 일어난 사건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점이 아닐까 싶다. 



(아래는 책에 담겨진 주장과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사실상 현실의 사건 중 어떤 것을 골라, 어떻게 보도할지는 언론사가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도에 있어서, 프레임(지면 배치, 제목, 사진, 기사 분량 등)에서 각 언론사의 취지가 다르다. 


"뉴스 미디어의 속성이 '선택'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p. 89) 

언론학에서는 이런 '선택'에 근거해 '프레임 이론'을 만들었다. 언론학자 터크만에 의하면 '프레임'은 '세상을 묘사하는 도구'이다. 그런데 이 프레임이 사회적 사건과 그에 대한 시민의 주관적 개입을 지배한다. 언론의 프레임은 이데올로기와 문화 등의 가치를 사회에 작위적으로 전파시킬 힘을 갖고 있다. 이는 프레임이 보도하고자 하는 현실을 선택(선택이 있다는 건 즉 배제도 있다는 의미), 해석, 강조하기 때문이다. 기틀린은 언론이나 뉴스를 '의미 조작자'라고 하기도 했다. 저자는 여러 사건에 대해 각 언론사의 보도 테크닉을 주시하면 매체의 프레임이 정보 수용자들의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뉴스의 내용과 설득적 함의가 지닌 영향력도 중요하지만, 뉴스 스토리를 구성하는 방식이 개인의 인식, 해석, 그리고 의견에 미치는 영향이 보다 미묘하고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p.95)

그래서 기자는 프레임을 구성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적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서 언론 보도의 입장도 보수와 진보, 양측으로 극명히 나눠진 논조를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사건을 해석하고 보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 양상을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건'을 통해 살펴본다. 저자에 의하면 '스트레이트'한 객관적 보도와, 객관성을 띠면서도 주관적 내용이 담긴 보도가 있으며, 이를 통해 언론의 성향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이해관계가 상당히 복잡한 사건이어서 문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 다양하기 때문에 언론의 정보 편중 선택과 가공의 예시를 보여주는 사례로서 선택하지 않았을까. 책에서는 프레이밍 이론의 분석 방법을 적용해 언론의 보도 방법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이 이루어지고 6가지 프레임 유형에 기초해 분석되고 있다. 


언론의 보도 프레임 6가지
사건공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문제정의: 무엇이 문제인가 / 문제의식은 어디에 있는가 
원인진단: 사건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도되는가
진상규명: 사건의 시시비비 / 어떤 규명을 요구하고 있는가
갈등: 사건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가 

언론윤리: '언론권력'이나 '언론공작'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가 





(꼼꼼하고 치밀한 조사다)

이 책은 이미 기정 사실 "언론의 정파적 보도가 논쟁적 여론을 형성한다"라는 것에 기초하여 쓰여져있다. 이 '주장' 자체에 대한 실증적인 자료는 책에 많이 담겨져 있지 않다(그러니 언론이 주도적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사례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를 더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단지, 이런 기정 사실을 받아들이고 언론의 프레이밍 기술을 분석하는 것 자체가 시도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 책에선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프레임 분석을 통해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이 실제 보도과정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보았다." (p. 184) 



언론 보도에 의해 사건이 재해석되고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이 자체가 언론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정체성과 관련해서 언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많이 논해지고 있는 것 같다. 책 본문에서도 언론에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언급한다. 학자들은 언론이 사회적 사건을 개인의 경험에 환원시키기 말고, 원인과 해결책을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 의하면 우리나라 언론은 임원진 배정에서부터 이미 정계와 연결이 되어있고, 보수/진보 두 개의 세력으로 양분되어 있다. 이는 보도에도 영향을 미쳐, 사회의 여론을 형성하고 몰아가는 보도 성향을 띠게 한다. 이 책은 이런 현상에 대해서 수용자로 하여금 "분별력 있게 보도를 수용하라" 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 언론학에서의 이론과 '현상 묘사', '분석'을 주 내용으로 책을 작성하였다. 그래서인가, 정보가 특정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 추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다른 자료를 더 찾아보아야 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특정 주제를 갖고 쓰여지는 '논문'에 기초한 책이라 그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에필로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주관적 감정을 배제하고 쓴 듯한 느낌이 들어 읽는 데 부담감이나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다.


요즈음은 양분된 여론의 다투는 목소리 보다도, 감정싸움에 치닫는 현상을 안타까워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잘 들려오고 있다. 어렵거나 가치 판단적인 내용이 없는-그러나 이상적일 뿐인 것으로 들릴 수도 있는-말을 붙이자면, '조화'와 '균형'의 중요성을 언급할 수 있겠다(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ㅎ). 적어도 그 '균형잡힌 객관적 시각'에 대해 돌아볼 기회를 줄 거라는 '추천평'에 대해서는 공감하게 되는 바가 없지 않다. 

"보수, 진보 언론이 서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 최승호 '뉴스타파' PD, 전 MBC 'PD 수첩' PD (추천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