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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강양구 지음 / 북트리거 / 2025년 7월
평점 :
이번주 장마로 인한 엄청난 재난이 닥쳐서 안타까운 사고들이 연이어 빗발치고 있습니다. 오산시와 충남 당진에 이어 어제 광주시 북구일대는 수분사이에 도심 전체가 잠겨버리는 대응도 어려운 재난이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코로나 19로 인한 대응하기 어려웠던 질병이 있었던것도, 며칠사이에 상상하지 못했던 폭우로 수해를 맞이한 것도, 앞으로는 그동안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일들이 현실로 보여질 것이라는 예고일수도 있습니다. 해괴망측한 상상력이 이제는 오히려 현실이 될 수 있는 시대,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여름밤을 잠못이루게 만들 것 같습니다.
저는 혼자있을때 가끔 희한한 상상을 합니다. 가령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존재하지 않는 층에 멈추면 내가 모르는 기계실과 사람들이 있다던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우리 몰래 이미 외계인과 소통을 하는 조직이 있다던지, 최근들어서는 저속노화 가속열풍이 고물가시대에 맞춘 일종의 짜여진 스토리텔링이라던지 하는 것들이죠. 논리적으로 보면 말이 안되지만, 세상은 무슨일이든 일어날수 있고, 이것은 상식밖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에 등장하는 디지털 감시, 수자원의 고갈, 타인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기술, 영원히 늙지 않는 세상등을 가정한 것도 상상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감시등은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개인정보 다수는 이미 융통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실제 피해로 만들기위한 절차가 복잡할 뿐이죠. 에너지의 고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단 전력수요 급증뿐만이 아니라, 미국 북버지니아에서는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인한 수냉각 방식때문에 사람들이 쓸 일용수가 부족한 사태가 작년부터 급증하고 있습니다. 호흡기성 질환도 영화 <감기>에 나왔던 공포는 5년전 전세계에 다가온 것입니다. 겉보기엔 상식과 논리를 벗어난것 같지만, 정보의 접근성 차이때문에 우리가 외면당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은 ‘망가진(?) 세상에서 인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로 질문하는 서적이지만, 20여권에 가까운 대표적인 SF소설속에 나온 배경지식을 잘 정리하여 전달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고, 작가에 대한 정리 뿐만 아니라, 서적 말미에 보면 저자가 정리한 테마별 작가들의 더 읽어야 하는 서적의 DB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었습니다. 또한 인간은 본능을 거슬러 기록을 통해 문명진화를 할 수 있었고, 기록과 상상력이 만나 기술이 발전하게 된 만큼, 현 세대와 더불어 다음세대를 이끌 분들이 본서를 통해 더욱 풍부한 상상을 통해 앞으로 맞이할 사건사고와 이슈를 해결할 방법들의 단초가 될 힌트를 발견하길 바랍니다.
‘어떤 일이던 일어날수 있고, 무엇이던 해결할 수 있다는 것’